서적소개
화려한 유괴 : 니시무라 교타로 장편소설
니시무라 교타로 / 블루홀식스 (블루홀6) / 2022.3.25
- ‘천재 범죄 집단 vs 천재 명탐정’의 불꽃 대결
블루홀식스는 지금까지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작가들의 작품들이 유독 많은 편이다.

대표적으로 ‘나가우라 교’, ‘미키 아키코’, ‘아사쿠라 아키나리’, ‘오승호’(고 가쓰히로), ‘저우둥’, ‘후루타 덴’(작가명 가나다 순)등의 다양한 작가의 작품들을 마치 미스터리 출판사의 사명(使命)처럼 출간하여 왔다.
또한 한국내에서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우사미 마코토’, ‘하야사카 야부사카’, ‘레이미’를 발굴하였으며 특히 ‘나카야마 시치리’의 작품들을 시리즈 위주로 꾸준히 소개하여 대표 인기작가가 되었다. 이 또한 블루홀식스 출판사만의 기쁨이자 지향점이라고 할 수 있다.
꽃피는 삼월에, 최근 한스미디어에서 『살인의 쌍곡선』으로 국내 미스터리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은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인 『화려한 유괴』를 선보이며 순도 높은 클래식 미스터리의 최정점으로 보는 독자들에게 큰 재미와 기쁨을 아낌없이 드릴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는 퀄리티 높은 미스터리를 매달 선보일 계획이다.
○ 목차
1장. 올림픽 작전
2장. 중요 참고인
3장. 두 번째 살인
4장. 후쿠오카 공항
5장. 플라스틱 폭탄
6장. 뜻밖의 전개
7장. 안전을 사다
8장. 코로넷 작전
9장. 신천지의 꿈
10장. 사자와 덫
11장. 승리와 패배란
옮긴이의 말

○ 저자소개 : 니시무라 교타로 (西村 京太郞)
철도를 무대로 한 트래블 미스터리로 판매 부수 2억 부를 기록한 일본의 국민 작가.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립 전기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11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현상 공모에 도전한 끝에 1963년 단편 『일그러진 아침』으로 제2회 올요미우리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65년 『천사의 상흔』으로 제1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초기에는 사회파 미스터리, 스파이, 밀실 등 다채로운 작품을 발표하다가 1978년 『침대특급 살인사건』을 선보이며 엄청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2004년 일본 미스터리 문학계의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8회 일본 미스터리 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화려한 유괴』는 ‘천재 범인 집단이 일본 전 국민 1억 2천만 명을 유괴한다’라는 기발한 발상으로 1977년 첫 출간 당시부터 주목받은 작품이다. ‘천재 탐정’과 ‘천재 범죄 집단’이 치열하게 펼치는 공방과 함께 클래식 미스터리의 진수를 엿볼 수 있다. 다른 작품으로는 『살인의 쌍곡선』 『명탐정 따위 두렵지 않다』 『종착역 살인사건』 등이 있다.
– 역자: 이연승
아사히신문 장학생으로 유학, 학업을 마친 뒤에도 일본에 남아 게임 기획자, 기자 등으로 활동했다. 귀국 후에는 여러 분야의 재미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아오사키 유고의 『체육관의 살인』 시리즈를 비롯해 니시무라 교타로의 『살인의 쌍곡선』, 우타노 쇼고의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아키요시 리카코의 『성모』, 미쓰다 신조의 『붉은 눈』, 시즈쿠이 슈스케의 『범인에게 고한다』 『염원』, 오츠이치의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이노우에 마기의 『그 가능성은 이미 떠올렸다』, 나카야마 시치리의 『히포크라테스 선서』 『테미스의 검』 『은수의 레퀴엠』 『악덕의 윤무곡』, 오승호(고 가쓰히로)의 『도덕의 시간』 『스완』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사몬지 탐정 사무소는 신주쿠역 서쪽 출구 옆 36층 초고층 빌딩의 꼭대기 층에 있다. p9
사몬지 스스무는 1945년 로스앤젤레스에서 일본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일본인 어머니에게는 동양인 특유의 섬세함, 그리고 미국인 아버지에게는 버터 냄새 풍기는 외모와 논리적 사고를 물려받았다. 컬럼비아 대학에서 범죄 심리학을 공부하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탐정 사무소에서 일했지만 부모님이 병으로 연이어 세상을 뜨자 일본으로 건너왔다.
그때 우연히 지인이 휘말린 사건을 해결하게 됐고 사건을 통해 알게 된 후지와라 후미코와 결혼 후 일본 국적을 취득해 이곳에 탐정 사무소를 연 것이다. p11
“잘 이해가 안 되는데.”
사몬지가 옆에서 끼어들었다.
“뭐가 말이지?”
야베가 되물었다.
“뭐가, 라니. 우리는 이미 조사를 마쳤어. 그런데 왜 계속 이렇게 붙잡아 두는 거지? 하물며 수사1과인 자네가 지금 여기 있는 이유도 모르겠고.”
“지금부터 그걸 설명하려고 하네.”
“그래. 꼭 듣고 싶군.”
“다만 설명하기 전에 자네가 하나 약속해 줬으면 해. 이야기를 다 들으면 우리에게 협력해 주기로.”
“꽤나 골치 아픈 사건이 일어났나 본데.”
“그래, 맞아. 부인도 약속해 주시겠습니까?” p18
남자 목소리 그래. 현재 일본의 방위비가 연간 약 5천억 엔이라더군. 일본인 1억 2천만 명의 안전이 우리 블루 라이언스의 손아귀에 있는 이상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방위비 5천억 엔을 우리가 요구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어? 아무튼 지금 당장 가서 이 사실을 총리에게 전하도록 해. 우리는 23일까지 대답을 기다릴 거야. 만약 그때까지 답변을 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 인질을 죽일 거고. p26~27
“지금 네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라는 걸 잊었나? 그 몽타주 덕분에 일이 잘 풀리면 너도 혐의를 벗게 되는 거야. 즉 널 위해서 만든 몽타주라고. 그런데 뭐? 경찰에 협력했으니 대마는 못 본 척해 달라?”
“……알겠습니다.”
야기는 기어드는 목소리로 힘없이 대답했다.
“살인범이 되느니 대마 소지죄로 기소되는 게 낫겠죠…….”
“정확히 말하면 대마 소지와 판매죄다.” p80
“블루 라이언스는 분명 좀 특이한 닉네임이긴 해. 보통은 조금 더 씩씩하고 용맹한 느낌의, 그러니까 ‘킹 라이언스’나 젊음을 강조한 ‘영 라이언스’ 같은 이름을 붙이지 않을까? 또는 출신지를 넣어서 ‘도쿄 라이언스’라고 하거나. ‘블루’를 넣은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p115
“그들은 철저히 계획대로 움직이고 있어. 자신들의 계획에 절대적인 자신감을 갖고 있지. 그러니 불필요한 살인은 삼가는 게 아닐까. 그것이 그들의 자부심이자 신조 같아.” p154
“하지만 우리를 노리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드는데.”
“우리가 아직 그들에게 가까이 가지 못했다는 증거 아닐까. 우리가 주시하는 그 세 사람이 어디서 뭘 하는지도 모르고 있잖아. 그러니 그쪽도 아직 우리를 제거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거야.” p225
이노우에 형사는 주머니에서 지름 약 8센티미터의 둥글고 두꺼운 천으로 만든 와펜을 꺼내 야베 앞에 내려놓았다. 와펜 가운데에는 ‘안전과 평화’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미리 만들어 둔 건가?”
“네. 5만 개 정도를 만들어 뒀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람을 써서 추가 생산 체제에 돌입했다고 하네요.” p250
“우리가 사는 이곳 일본에서는 매일같이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어. 동기도 저마다 천차만별이지. 그런 살인범들이 상대가 와펜을 달았는지 안 달았는지를 따질까?” p354
“냉정하게 자기 자신을 볼 수 있으니까. 자네도 승리에 도취돼 있느라 미처 깨닫지 못한 큰 함정에 빠졌다는 걸 이제는 깨달았겠지.”
“함정 같은 걸 인정하지 못하겠다면?” p385
“미쳤어, 이 세상은.”
“맞아.”
사몬지는 고개를 끄덕이고 또다시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신주쿠의 야경을 바라봤다.
“미치기는 했어도 아름다운 곳이지.” p428

○ 출판사 서평
– 이 책에 대하여
- 니시무라 교타로의 대표작! 우리 블루 라이언스는 현재 일본 전 국민을 납치했다.
『화려한 유괴』는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이자 중요한 대표작 중 하나다. 또 ‘트래블 미스터리’의 마스코트인 ‘도쓰가와 경부’와 견줄 만한, 작가의 또 다른 대표 탐정 캐릭터 ‘사몬지 스스무’가 등장하는 ‘사몬지 스스무 탐정 사무소’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화려한 유괴』는 1977년 첫 출간 당시부터 ‘천재 범인 집단이 일본 전 국민 1억 2천만 명을 유괴한다’라는 기발한 발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2020년 완성판이 출간되기까지 몇 차례나 새로운 판본으로 출간을 거듭하며 현지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니시무라 교타로’의 초기작 중에는 이와 같은 과감한 설정과 흥미로운 스토리로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독 호평을 받는 작품들이 있는데, 『화려한 유괴』는 작가 스스로 자신의 작품 중 베스트 5로 꼽는 작품이기도 하다.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납치 사건을 그린 과감한 설정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 책을 한번 펼치면 중간에 놓기 어려울 정도로 사로잡는 전개와 뛰어난 가독성도 주목할 만하다.
줄거리를 간략히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날, 전대미문의 협박 전화가 총리 공관으로 걸려 온다. 그로부터 사흘 후, 도쿄의 초고층 빌딩 찻집에서 젊은 커플이 설탕통에 든 청산가리를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한 죽음인가, 협박 전화를 건 범인의 묻지 마 살인인가. 난항에 봉착한 경찰은 명탐정 사몬지 스스무에게 협력을 요청하고 그가 사건에 뛰어든다. 하지만 사건은 예상치 못한 전개를 맞게 되는데……
이렇듯 사건은 기상천외한 방향으로 흘러가며 흐름 속에서 ‘천재 탐정 vs 천재 범죄 집단’의 치열한 대결 묘사를 즐길 수 있다. 물론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클래식 미스터리의 재미와 가치는 덤이다.
- 유괴 납치 미스터리 역사상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걸작!
“미쳤어, 이 세상은.”
“맞아.”
“미치기는 했어도 아름다운 곳이지.”
클래식 미스터리의 레전드! 1930년 도쿄에서 태어나 도립 전기공업학교를 졸업한 후 11년간 공무원으로 근무했다. 퇴직 후 사립탐정, 경비원, 세일즈맨 등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현상 공모에 도전한 끝에 1963년 단편 『일그러진 아침』으로 제2회 올요미우리 추리소설 신인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65년 『천사의 상흔』으로 제1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지위를 확립했다.
이렇게 작가로의 입지를 확보한 후, 니시무라 교타로는 2021년까지 출간 작품 수 약 700편, 누적 발행 부수 2억 부가 넘는 일본 미스터리계의 거장 중의 거장이다. 그는 1961년 단편 『검은 기억』으로 데뷔 후 90세가 넘은 지금도 백 엔짜리 볼펜으로 특별 주문한 400자 원고지를 하루에 20장씩 쓰며 정력적으로 집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현역 작가이기도 하다. ‘국민 작가’라는 수식어가 식상할 정도며 일본 미스터리 소설계의 ‘리빙 레전드’라 부르는 게 적합할 정도다.
실제로 아야츠지 유키토, 아리스가와 아리스 등 일본을 대표하는 수많은 유명 중견 미스터리 작가들이 교타로의 영향을 받았다고 했으며, 특히 1978년작 『침대특급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하는 그의 ‘트래블 미스터리’ 시리즈는 향수를 자극하는 일본 명소들을 아름답게 묘사할 뿐 아니라 열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활용해 참신한 트릭을 선보였다.
이러한 작가는 2017년 출간한 작품이 600편이 넘을 시점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출간해 도쿄의 대형 전파탑인 스카이트리의 높이(634미터)를 넘기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2021년 현재 출간 작품 수 680편을 넘기며 작가의 목표는 그대로 현실이 되었다. 2019년에는 대표작인 ‘도쓰가와 경부 시리즈’로 ‘요시카와 에이지 문고상’을 수상하며 또다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그 자리에서 니시무라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글을 쓰기 시작한 지 30년 정도 됐지만 아직도 마음은 신인과 같다. 집필 속도가 늦어지면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하리라는 불안감이 든다. 앞으로도 펜을 놓지 않고 계속 도전하겠다.” 작가의 포부가 잘 느껴지는 대목이다.
680편이 넘는 작가의 작품 중 옥석 같은 작품을 국내 독자들에게 선보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책장을 펼쳐주시기를 바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