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동차 이야기 : 슈퍼카에서 수소자동차까지
김우성 / 미래의창 / 2015.9.22
- 교양 역사 시리즈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동차 이야기』
자동차 세상을 역사와 디자인, 문화, 테크놀로지, 전기자동차까지 다섯 가지 섹션으로 나눠 살핀 책이다. 1769년의 조제프 퀴뇨에서 출발해, 1884년 칼 벤츠가 만들어낸 파텐트 모토바겐과 1908년의 포드 모델 T를 거쳐 1966년 등장한 최초의 슈퍼카 람보르기니 미우라, 대중 자동차의 혁명을 불러온 1974년의 폭스바겐 골프, 한국 자동차의 수준을 단숨에 끌어올린 1991년의 알파 엔진 등을 돌이켜보고 미래의 전기자동차와 자율주행 자동차까지 폭넓게 얘기한다.
○ 목차
Prologue
역사
니콜라 조제프 퀴뇨 Nicolas-Joseph Cugnot
칼 프리드리히 벤츠 Karl Friedrich Benz
앙드레 시트로엥 Andre Citroen
헨리 포드 Henry Ford
세계대전 World War
피아트 FIAT SpA
페르디난트 포르셰 Ferdinand Porsche
혼다 소이치로 本田宗一郞
도요타 Toyota
포니 Pony
랠프 네이더 Ralph Nader
슈퍼카 Supercar
슬로니즘 Sloanism
디자인
디자이너 Designer
에어로다이내믹 Aerodynamic
오픈 드라이브 Open Drive
미니 Mini
카로체리아 Carrozzeria
미니밴 Minivan
골프 제너레이션 Golf Generation
핑크 캐딜락 Pink Cadillac
문화
포뮬러 원 Formula One
아우토반 Autobahn
아우토슈타트 Autostadt
아메리칸 드림 American Dream
포드 머스탱 Ford Mustang
본드카 Bond Car
블러드하운드 Bloodhound
오토캠핑 Auto Camping
프리미엄 Premium
모터쇼 Motor Show
세마쇼 SEMA Show
MX-5 & NSX
리콜 Recall
차이나 익스프레스 China Express
테크놀로지
프리 세이프 Pre Safe
트락숑 아방 Traction Avant
사륜구동 4Wheel Drive
알파엔진 Alpha Engine
미쉐린 Michelin
로터리와 수평대향 Rotary & Flat Engine
루돌프 디젤 Rudolf Diesel
i드라이브 iDrive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자동차 Google vs. Apple
이산화탄소 배출량 Co2 Emission
전기자동차 배터리 Battery
도요타 프리우스 Toyota Prius
테슬라 Tesla
수소자동차 Fuel Cell Vehicle
국제전자제품박람회 CES
○ 저자소개 : 김우성
저자 김우성은 일찌감치 자동차에 푹 빠져 10대를 보내고 신문사 사회부 기자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2년여의 신문기자 생활을 거쳐 자동차 전문기자로 전직해 수백 대의 신차를 시승하며 15년 넘게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일했다.
요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급변하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구조와 시장흐름, 그리고 모든 변화의 밑거름 역할을 하고 있는 각 자동차 브랜드들의 역사다.
매일매일 쏟아지는 신기술에 감탄하고 미래 자동차 기술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지켜보는가 하면, 전통적인 내연기관과 수동변속기에 대한 미련 또한 쉽사리 버리지 못하고 있는 ‘아날로그적 미래관찰자’이기도 하다.
오랫동안의 자동차 전문기자 생활을 거쳐 현재 폭스바겐코리아 홍보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두근두근 자동차 톡!》을 쓰고, 《오토 디자인, 100년 후 미래를 그리다》를 번역했다.
○ 책 속으로
오늘날 자동차는 마치 PC처럼 집집마다 갖고 있는 생활필수품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PC의 진화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하고 황당한 사건들을 거친 끝에 자동차는 우리 일상 속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이를 가능하게 해준 이들은 18세기 이후 지금까지 무수히 등장했던 괴짜들이었다. 말과 마차가 최고의 운송수단이던 시절부터 일찌감치 머릿속으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 이상의 무언가’를 꿈꾸었던 그들은, 오늘날 실리콘밸리의 수재들조차도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희대의 대천재이자 괴짜들이었다. (본문 13페이지)
시트로엥의 마케팅이 어찌나 적극적이었던지, 당시 프랑스에서는 “아기가 태어나 처음 배우는 말이 엄마, 아빠, 그리고 시트로엥”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했을 정도였다. 시트로엥의 발랄한 마케팅과 혁신적 아이디어는 모두 기술적 자신감이 있어 가능한 것이었다. 설립자 앙드레 시트로엥은 진정 탁월한 엔지니어이자 마케팅의 천재였다. 오로지 자신이 만들어낸 브랜드와 자동차에만 빠져 일생을 보낸 행복한 괴짜였으며 스스로의 꿈을 멋지게 실현해낸 집념의 몽상가였다. (본문 29페이지)
자동차 성능 개발과 속도 향상은 항공공학을 만나면서 급성장했다. 항공기 엔지니어들이 자동차산업에 대거 뛰어든 시기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쟁 동안 군수산업에 종사했던 엔지니어들은 전쟁이 끝난 뒤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런 그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가장 쉽게 적용할 수 있었던 분야 중 하나가 자동차산업이었다. 현재 영국의 명차 벤틀리를 만들고 있는 유서 깊은 크루 공장은 1946년 자동차 생산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공군의 자랑이었던 슈퍼마린 스핏파이어의 엔진을 만드는 핵심 시설이었다. 바로 이 전투기에 장착된 롤스로이스 멀린 엔진을 당시 롤스로이스 산하에 있던 크루 공장이 조립했던 것이다. (본문 36~37페이지)
어느 날 젊은 직원이 “1만 개에 하나 정도니까 이제 우리 제품의 불량률은 고작 0.01퍼센트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했다. 젊은 엔지니어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혼다 소이치로 사장은 불 같이 화를 냈다. 우리에겐 1만 개에 하나겠지만, 운 없게 그걸 구입한 사람에게는 우리 제품의 불량률이 100퍼센트이지 않느냐는 게 소이치로 사장이 화를 낸 이유였다. 그는 만족을 몰랐고, 만족하려 하지도 않았다. (본문 63페이지)
슈퍼카라는 영예로운 명칭을 맨 처음 부여받은 차는 1966년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한 람보르기니 미우라였다. 1970~80년대 슈퍼카 전성기를 이끌었던 거장 마르첼로 간디니의 손끝에서 태어난 미우라의 보디라인은 환상 그 자체였다. 예술작품 같은 우아한 차체 뒤쪽에 V12 4.0리터 350마력 엔진을 탑재한 미우라는 당시 지구 상에 존재하던 모든 자동차의 범주를 뛰어넘는 존재였다. 숨 막히게 아름답고 기술적으로 출중했으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빨랐다. 20세기 자동차 기술이 빚어낸 마법이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82킬로미터, 출발하고 단 6.7초면 시속 100킬로미터에 도달했다. 심지어 람보르기니 스스로도 이 차의 콘셉트가 너무 미래지향적인 게 아닐까 고민했을 정도였다. 이 차를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 ‘평범한 지구인들’은 미우라를 가리켜 슈퍼카라 부르기 시작했다. (본문 83~84페이지)
포드와 폭스바겐 같은 경쟁 브랜드들은 GM의 고의적 진부화 전략을 비판했지만, 신제품에 쉽사리 들뜨는 미국 소비자들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신차에 열광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신차를 구입하면서도 계속 들려오는 다른 신차 소식에 귀를 기울였고, 금세 구형이 되고 마는 자신의 신차를 이전 세대처럼 애지중지하지도 않게 되었다. 고장이 나거나 반드시 필요해서 자동차를 바꾸던 시대가 막을 내린 것이다. 대량생산을 통해 자동차의 대중화를 앞당긴 포디즘은 평범한 중산층 소비자들이 아무런 부담 없이 유행에 따라 자동차를 쉽사리 바꿔버리는 슬로니즘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이를 빗대 미국 언론들은 “포디즘을 꺾은 슬로니즘”이라 부르곤 했다. (본문 92페이지)
‘근대 자동차 디자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주지아로는 1974년 폭스바겐 골프를 그려냄으로써 단숨에 전설의 반열에 올라섰다.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륜구동 콤팩트 해치백인 골프는 작고 간결한 디자인에 효율적인 실내공간을 담아냄으로써 승용차 시장에 일대 혁신을 불러왔다. 골프는 이전까지 폭스바겐을 대표하던 비틀과는 전혀 다른 자동차였다. 이전 세대의 부드러운 곡면 대신 뚜렷하고 강직한 직선을 내세운 기하학적 형태의 골프는 소위 ‘포스트 이시고니스’ 시대를 열었다. 주지아로 디자인으로 단장한 골프는 등장하자마자 압도적 인기를 누렸고, 폭스바겐은 비틀 후계자에 대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늘날 폭스바겐이 유럽 최대의 자동차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분명 주지아로의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본문 102페이지)
이탈리아 카로체리아들은 과거 갑옷을 만들던 판금 기술 그대로 일일이 금속을 두드려가며 형태를 잡는 방식을 고수하고, 다루기 쉬운 고무찰흙 대신 까다로운 석고로 모형을 잡는 고집도 여전하다. 컴퓨터로 그려낸 현란한 디자인은 없지만, 아무리 오랜 세월이 흘러도 물리지 않는 깊고 그윽한 멋은 감탄을 자아낸다. 차갑고 단단한 강철판을 마치 떡 주무르듯 하며 무아의 경지에 빠져 있는 카로체리아들의 작업을 지켜보다 보면 절로 숙연해진다. 카로체리아 스칼리에티는 자신의 작업을 가리켜 “우리는 자동차를 인간의 몸 위에 입히는 수트처럼 여긴다. 인간의 몸에 있는 그대로 내려앉는 맞춤 정장 같은 자동차를 그려낸다”라고 말했다. 컴퓨터와 첨단 장비로는 도저히 흉내 낼 수 없는 ‘감성’이다. (본문 115페이지)
자동차 디자인 기술의 발달은 공기저항계수를 계속해서 낮춰갈 것이다. 1980~90년대 고성능 경쟁 시절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펼쳐질 전기자동차 시대에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에어로다이내믹 디자인 연구가 이어질 것이다. 폭스바겐이 얼마 전에 공개한 전기 하이브리드카 XL1의 공기저항계수는 0.186까지 내려갔다. 마치 날개 없는 항공기 동체처럼 생긴 이 차의 연비는 무려 리터당 111.1킬로미터에 이른다. (본문 123페이지)
미니의 혁신적 디자인 역시 이시고니스의 뛰어난 공학적 식견을 바탕으로 하고 있었다. 그 모든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시고니스의 감각은 천재적인 것이었다. 그의 스케치에서는 머뭇거리거나 망설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밀리미터 단위까지 꼼꼼히 따지는 완벽주의자이면서도 일단 도면 앞에 앉으면 직관에 따라 서슴없이 그려나가기로 유명했다. 자동차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을 깨뜨린 그는 “새로운 자동차를 디자인할 때 절대, 절대 다른 자동차를 따라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본문 134페이지)
데뷔와 동시에 미국 대중문화를 접수한 엘비스 프레슬리는 못 말리는 자동차 마니아이기도 했다. 무명 시절부터 중고 캐딜락을 갖고 있었던 그는 스타가 되자마자 캐딜락을 한 대 더 사서 차체를 핑크빛으로 칠해 어머니에게 선물했다. 최고의 스타로 군림하는 내내 그의 노래에는 끊임없이 자동차가 등장했고, 그의 차고는 캐딜락을 비롯한 고급차로 가득했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가수로서는 물론 자동차 마니아로서도 시대를 잘 만난 행운아였다. 그가 가수로 절정기를 구가하던 때와 미국 자동차의 전성기가 기막히게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호사스러운 취미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본문 153페이지)
애스턴마틴이 본드카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작품은 1965년의 3탄 〈골드핑거〉. 당시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던 젊은 시절의 숀 코너리 옆에는 새로운 본드카 애스턴마틴 DB5가 서 있었다. 마치 조각 작품과도 같은 디자인과 넘치는 카리스마로 자동차 마니아들의 시선을 단번에 빼앗은 DB5는 이후 제임스 본드의 또 다른 이름으로 여겨질 만큼 인기를 끌었다. 시선 끌기에 성공한 애스턴마틴은 이후 숱한 007 시리즈에 본드카를 공급하며 제임스 본드의 가장 ‘친숙한 파트너’로 입지를 다지게 된다. (본문 202페이지)
현재 지구 상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는 1997년 영국에서 만들어진 트러스트 SSC다. SSC는 초음속 자동차를 뜻한다. 영국의 리처드 노블은 이 차를 몰고 시속 1,230킬로미터를 기록했다. 1.6킬로미터의 거리를 단 4.7초 만에 주파한 무시무시한 속도다. 트러스트 SSC는 F-4 팬텀 전투기 엔진 2기를 얹은 로켓이었다. 이 놀라운 기록이 깨질 날도 머지않았다. 역시 영국에서 개발 막바지에 들어간 블러드하운드 SSC가 바로 그 주인공. 최고 출력 13만 5,000마력의 제트 엔진을 쓰는 블러드하운드 SSC는 시속 1,000마일 (시속 약 1,609킬로미터)에 도전한다. 21세기에 처음 등장한 초음속 자동차답게 블러드하운드 SSC는 최첨단 기술과 기발한 디자인으로 가득하다. 덕분에 이전까지의 초음속 자동차들과 달리 구경하는 재미부터 쏠쏠하다. (본문 210~212페이지)
흔히 자동차는 시대상과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일개 기계 덩어리임에도 불구하고 그 특성에 따라 ‘자동차의 국적’을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었다. 미래에도 지금과 같은 뚜렷한 국적이 존재할지 장담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뚜렷한 ‘브랜드 성격’이 존재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엄청난 기술력과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소수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는 얘기다. 중간을 받아들이지 않는 지금의 자동차산업 트렌드는 마치 모두가 ‘1등만 되고 싶어 하는’ 인간 사회를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본문 228~229페이지)
21세기로 접어든 지금, 가솔린과 디젤 엔진은 모두 ‘환경 친화적이면서 효율적이고 성능까지 좋은 엔진’을 추구하고 있다. 잘 달리거나 연료를 적게 먹기만 하면 그만이라는 건 이제 까마득한 옛말이 되었다. 지금의 엔진은 시장과 시대가 원하는 모든 걸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마치 이런 일을 예측이라도 한 듯, 그리고 바이오 디젤의 등장을 예견이라도 한 듯 루돌프 디젤은 이런 말을 했다. “식물 원료에서 연료를 확보하는 게 지금 당장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보다 100년도 더 전인 1912년에 한 말이다. 천재 엔지니어의 놀라운 예측이 아닐 수 없다. (본문 320페이지)
구글은 자동차를 팔아 돈을 벌 생각이 없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그들이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이 하루 종일 모바일 데이터에 연결되어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현대인들은 매일 운전에 몇 시간씩 빼앗기고 그 시간은 데이터 연결 공백기가 될 수밖에 없는데, 바로 그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컴퓨터와 스마트폰, 자율주행 자동차 등으로 ‘매개체’가 바뀌었을 뿐 1998년 회사 설립 이래 구글이 집중해온 주력 사업에는 큰 변화가 없다는 얘기다. (본문 332페이지)
자동차회사들의 적응력은 실로 대단해서, 브랜드 존폐를 걸고 시작된 친환경 기술 경쟁은 어느새 기술 과시용 마케팅 경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주요 브랜드들은 이제 저마다의 친환경 기술에 미래지향적 디자인까지 더하는 추세다. 친환경 자동차의 가격 현실화라는 또 다른 과제는 향후 시장 확대에 따라 풀어가야 할 부분이다. 물론 자동차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주요 자동차시장의 친환경 기준이 엄격해지면 엄격해질수록 소비자들은 즐거워질 것이고 지구의 환경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다. (본문 346페이지)
모델 S의 실내 역시 기존 자동차의 그것과 사뭇 다르다. 간결한 대시보드에는 태블릿 PC보다 큰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자리 잡고 있다. 기존 자동차의 대시보드에 달려 있는 모니터의 크기가 대개 7~8인치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모델 S의 터치스크린이 얼마나 큰지 짐작이 될 것이다. 크기가 큰 만큼 중요한 역할도 많이 한다. 이것 하나로 스티어링 설정과 서스펜션 선택, 음악과 내비게이션 제어, 인터넷 연결과 스마트폰 연동 등 모든 기능을 컨트롤할 수 있다. 시동을 거는 장치도 따로 없다. 운전석에 앉아 주행모드로 레버를 맞추기만 하면 전원이 켜지면서 모델 S는 발진 준비를 모두 완료한다. 자동차 운전석이라기보다 컴퓨터 제어실 같은 분위기다. (본문 367페이지)
수소를 연료로 삼을 경우 전기를 생성하고 배출되는 부산물은 물과 열뿐이다. 캘리포니아에서의 시승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엔지니어는 차체 뒤쪽의 배기 머플러에 한참 동안 갖다 대놓았던 유리컵을 뿌듯한 표정으로 보여줬다. 그에게서 받아든 컵 안에는 방울방울 맺힌 물방울만 가득했다. 순도 100퍼센트의 물이었다. (페이지 371~372페이지)
○ 출판사 서평
영화 [베테랑]은 마치 시속 200킬로미터로 질주하는 잘 빠진 컨버터블 같았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의 말미에 잊을 수 없는 도심질주 씬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유아독존 ‘금수저’ 재벌 3세로 분한 유아인은 근육질의 머슬카를 타고 도로 위의 차들을 무참히 깨부순다. 이 머슬카의 정체는 탄력 있게 달려 나가는 말 로고가 선명한 포드 머스탱 3.7 V6 모델이다. 근육이 잔뜩 붙은 마초 같은 외모에, 웅장하고 후련한 배기음을 내뿜는 머스탱은 거칠 것 없는 재벌 3세를 보여주기에 최상의 선택이었다.
머스탱 외에도 유아인의 애마로 포르쉐의 카이엔이 등장한다. SUV도 포르쉐가 만들면 근사한 섹시미를 갖게 된다는 걸 알려주는 카이엔은 1억 5,000만 원이라는 금액에도 불구하고 포르쉐의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차는 출시 전 포르쉐 마니아들의 끊임없는 질타를 감수해야 했다. 게다가 머스탱을 흥행시킨 리 아이아코카는 머스탱 때문에 오히려 해고를 당했다.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화려한 브랜드에 가려진 이면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것은 물론, 대표적인 자동차 모델과 기술의 탄생, 발전 과정까지 알기 쉽게 풀어놓았다. 이는 모두 15년 넘게 ‘자동차 전문가’로 살아온 저자의 내공 덕분이다. 《두근두근 자동차 톡》으로 이미 자동차 마니아들의 가슴을 뛰게 만든 저자 김우성은 어렵고 딱딱한 자동차를 탁월한 솜씨로 요리해 맛깔 나는 ‘이야기’로 바꿔놓는다.
누구나 엠블럼만 보면 자동차 회사의 이름이 툭툭 튀어나오고, 지나가는 차를 보며 모델명을 술술 말할 수 있는 시대. 그쯤이면 자동차에 대해 정말 잘 아는 걸까? 충분히 흥미진진했으나, 더욱 흥미진진해질 자동차의 ‘진짜’ 모든 것!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동차 이야기》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고 짜릿한 드라이브를 약속한다. 원한다면 일단 시승부터!
- 자동차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순간은 지금이다!
“이 책은 이미 충분히 흥미로웠고 앞으로 더 흥미진진하게 펼쳐질 자동차 세상을 가장 쉽고 재미있게 훑어줄 것이다.”
자동차와 함께해온 350년 중 우리는 가장 혁신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다. 증기기관을 얹은 수레로 시작한 자동차는 전기자동차, 수소자동차, 자율주행 자동차로 진화를 거듭하며 비약적인 발전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이 아니다. 자동차가 발명된 350년 전부터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이 책은 자동차의 역사에서 시작해 디자인, 문화, 테크놀로지, 전기자동차까지 아우르며 자동차의 어제, 오늘, 미래를 50가지 키워드로 풀어낸다.
최초 자동차의 최초 교통사고라는 아찔한 사건으로 시작해 가전제품박람회에 등장한 자동차로 마무리 하면서 자동차의 흐름을 차근차근 선명하게 짚는다. 50가지 키워드를 하나씩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자동차 역사의 350년을 단숨에 읽어 내려간 듯한 기분이 들 것이다. 《50가지 키워드로 읽는 자동차 이야기》는 자동차 세상을 안내하는 가장 쉽고 재미있는 한 권이다.
- 자동차, 발명이 죄였다?
자동차를 최초로 발명한 이는 프랑스의 군인이었다. 그의 이름은 조제프 퀴뇨. 그는 무려 350년 전 와트의 증기기관을 도입해 자동차를 구상한다. 이유는 무거운 포차 운반 때문이었다. 그의 획기적인 아이디어에 부유한 공작이 투자를 하면서 6개월 만에 시제품이 완성되었고, 파리의 길 한복판에는 기묘하게 생긴 증기자동차가 나타났다. 시운전을 시작하는 순간 ‘말’없이 저절로 움직이는 ‘마차’를 본 사람들은 기겁을 했고, 퀴뇨는 그 사이를 시속 4.8킬로미터의 속도로 유유히 달려갔다. 그러나 엄청난 연기를 뿜어내며 달리던 그의 증기자동차는 길모퉁이에서 그만 커브를 제대로 돌지 못해 벽을 들이받았다.
굉음에 놀란 시민들이 도망을 쳤고,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육군 장교들은 퀴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사람들에게 ‘겁’을 주었다는 이유였다. 그는 결국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최초의 자동차와 시운전, 교통사고가 단 하루 만에 일어난 셈이다. 이후 퀴뇨는 절치부심하며 자동차 제작에 매달렸지만 이미 ‘무서운 기계’가 되고만 고철덩어리에 관심을 갖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는 결국 떠돌이 신세가 되어 쓸쓸하게 죽고 말았다. 최초의 자동차는 이토록 비극적이었다.
- 자동차, 드라마를 쓰다!
자동차가 만일 비극의 역사로 끝나고 말았다면 지금 우리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다행히 자동차는 그 이후로도 무사했다. 브랜드명으로 더 익숙한 벤츠, 포르쉐, 시트로엥, 포드 등 일명 ‘자동차 박사’들이 계보를 이었기 때문이다. 벤츠는 유달리 여복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의 여복은 아무도 관심 갖지 않았던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운전자는 벤츠의 아내였다. 106킬로미터의 거리를 밤새 꼬박 달린 그날의 실험은 오늘날 럭셔리 브랜드 벤츠를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눈물겨운 감동의 드라마가 있는가 하면 막장 드라마도 만만치 않다. 이탈리아에서 ‘왕조와 동격’으로 여겨질 만큼 재력과 명예를 과시하는 피아트그룹은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다. 바람둥이 후계자의 화려한 여성편력은 물론, 장남의 자살, 하나 뿐인 딸과의 의절은 귀여운 피아트 500의 이미지와 영 어울리지 않는다. 이밖에 에펠탑에 세계 최초의 옥외광고를 한 시트로엥, 자동차를 ‘질리게’ 만든 알프레드 슬론, F1 서킷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전설의 레이서 아일톤 세나, 본드카의 영원한 파트너 제임스 본드까지 ‘카 가이’들의 풍성한 드라마는 계속해서 이어진다.
- 자동차, 핸들이 사라지다!
자동차는 친환경 정책과 함께 대전환 시대를 맞았다. 본격적인 친환경 자동차의 시작을 알린 것은 바로 실리콘밸리의 한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다. 테슬라의 모델 S는 100% 전기자동차로 무소음, 무공해를 자랑하는 세련된 세단이다. 이를 추진한 이는 영화 [아이언맨]의 실제 모델인 일런 머스크. 그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개발해 최근 가장 주목을 끌고 있는 젊은 기업가다.
전기자동차 뿐만 아니라 순도 100%의 물만 배출하는 수소자동차도 미래의 자동차로 관심을 끌고 있다. 토요타의 미라이 수소자동차는 그 이름마저 ‘미래’라는 뜻으로, 한층 가까워진 미래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이 정도로 놀라긴 이르다. 이제는 무인자동차 시대다. 구글의 무인자동차, 즉 자율주행자동차는 2018년 상용화를 앞두고 주행실험을 진행 중이다. 발명 350년 만에 자동차에서 핸들이 뽑히는 대사건이 예견돼 있는 것이다. 자동차는 언제나 우리에게 상상 그 이상의 미래를 보여준다. 발명부터 놀라움 투성이였던 ‘움직이는 수레’는 계속해서 진화하며 인간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그리고 이 놀라운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것은 진정 행운이다.
자동차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안다는 것은 ‘기계’에 대한 지식을 넘어 ‘미래’를 내다보는 것과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자동차에는 더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이야기가 깃들어있다. 그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이 믿음직한 자동차에 본격적으로 올라타라! 50개의 터널을 거쳐 당신이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 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