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알프스 빙하붕괴 산사태로 마을 90% 파묻혀 “기후변화가 주는 경고”
붕괴 충격으로 3.1 규모 지진기록 … 19일 대피령 내렸지만 1명 실종
주택과 기반시설 90% 파묻혀 복구에 수년 걸릴듯
지난 5월 28일 (현지시간) 스위스 알프스 남부 발레주 뢰첸탈 계곡에 위치한 작은 마을 블라텐이 대규모 빙하 붕괴 및 산사태로 90%가 파괴됐다고 AP통신, 뉴욕타임스 (NYT) 등이 보도했다.

이 사고로 블라텐 마을은 90%가 진흙과 암석, 빙하 잔해에 뒤덮혔고, 실종자도 1명 발생했다.
복구에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을 위쪽에 위치한 비르히(Birch) 빙하의 거대한 일부가 이날 오후 3시 30분경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이후 1500만㎥, 약 900만톤(t)에 달하는 빙하와 암석, 진흙이 순식간에 계곡을 따라 쏟아져 내리며 마을과 인근 론자 강변, 산비탈을 완전히 뒤덮었다.
현장에는 거대한 먼지구름과 진흙더미가 치솟았고, 마을 대부분의 주택과 기반시설이 파괴됐다. 주요 도로도 통제됐다.
빙하 붕괴 충격은 리히터 규모 3.1의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질학자와 스위스 당국은 빙하 붕괴 위험을 사전에 감지해 지난 19일 마을 주민 약 300명과 가축, 주요 장비를 모두 대피시켰다.

그럼에도 64세 남성 1명이 실종됐고, 스위스 당국은 드론과 열화상 카메라를 동원해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추가 붕괴와 홍수 위험에 대비해 군 병력과 중장비도 긴급 투입했다.
블라텐의 마티아스 벨발트 시장은 “우리는 마을을 잃었지만, 공동체의 마음은 잃지 않았다. 반드시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도 “집을 잃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다”며 피해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빙하 붕괴 원인으로 기후변화와 알프스 지역의 영구동토층(영구 결빙 지반) 약화를 꼽았다.
스위스 알프스 빙하는 최근 1년 동안 10% 이상 줄었으며, 이 때문에 산사태·빙하 붕괴가 잦아지고 있다.
2023년 브리엔츠 등 인근 마을도 비슷한 위험에 직면해 대피령이 내려진 바 있다.
스위스 당국은 “이번 재해는 알프스 산악 마을이 기후변화로 얼마나 취약해졌는지 보여주는 경고”라며 “추가 피해 방지와 장기 복구 대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