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인문학교실 제2차 인문학여행 (6)
성 베드로 성당에 대하여
바티칸에 있는 가톨릭 교회의 성당 등급 분류상 최고등급인 대성전 (Major Basilica)중 라테라노 대성전에 이어 두 번째이다. 명칭의 유래는 ‘베드로(피에트로,피터)의 무덤 위에 세워졌다’고 하여 베드로가 붙었다.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최대 성당 건축물로,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비롯한 당대 최고의 건축가들 여럿이 건물을 설계했으며 수차례의 설계 변경을 거쳐 힘들게 완성된 건물이다.
부속된 예술품과 장식들도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할 만한 것들로 채워져 있다. 이에 따라 1984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하였다.
349년 최초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베드로의 묘지 위에 성당을 세웠으며, 1506년 교황 율리우스 2세가 다시 대성당을 착공하여 123년만인 1629년에 완공하였다.
처음 브라만테가 착공하고 라파엘로,미켈란젤로,마데르노,베르니니 등이 이어 받았다.
성 베드로 대성당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예술의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길이 211.5m, 폭 114.69m, 높이 45.44m의 성당 내부에 11개의 예방당과 44개, 성인상 395점이 있다.
현재는 사람들이 성당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지만, 당시에는 로마 유적에서 건축 자재를 충당했기 때문에 소중한 문화유산을 훼손하였고, 건축에 필요한 엄청난 자금 마련을 위해 교회가 면죄부를 발행하였다. 결국에는 마틴 루터가 95개조의 반박문을 발표하고 종교개혁을 부르짖는 계기가 되었다.
대성당 중앙계단 양옆에는 높이 5.55m의 베드로와 바울의 조각상이 있다. 1849년 교황 비오 9세 때 파브리스와 타돌리니가 만들었다. 베드로 상은 오른손에 천국의 열쇠 한쌍을, 왼손의 두루마리에는 ‘나는 너에게 천국의 열쇠를 주겠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바울 상은 오른손에 칼을, 왼손의 두루마리에는 ‘내게 힘을 주시는 분 안에서 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습니다.’라는 글귀가 있다.
대성당 정면은 1606~1612년에 마데르노가 높이 45.44m, 폭 114.69m로 완성했다. 정면의 8개 기둥(높이 27m, 직경 3m)위에 있는 지붕에는 5.7m의 조각상 13개가 서 있다. 가운데 예수와 세례 요한을 중심으로 좌우에 11명의 사도가 자리한다. 건설 당시에는 대성당의 정면이 너무 커서 돔을 가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성당 정면 2층 중앙에 있는 ‘강복의 발코니’ (Loggia delle Benedizoni)는 콘클라베에서 새 교황이 선출되었음을 선언하는 장소이며, 교황이 광장의 군중 앞에서 강복을 하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 (Urbi et Orbi)’가 열리는 곳이다.
매년 성탄절과 부활절 정오에 교황이 전세계에 보내는 우르비 에트 오르비 또한 여기에서 이뤄진다.
성당 오른쪽에는 미켈란젤로의 최대 걸작인 <피에타 (Pieta)>가 있다. 예수의 시신을 안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에서 애절한 슬픔이 묻어 나온다. 미켈란젤로가 24세 때에 만든 걸작으로 유일하게 서명을 남긴 작품이다. 성모 마리아의 어깨띠에 ‘피렌체인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 제작 (MICHEL. AGELVS. BONAROTVS. FLORENT. FACIEBAT)’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다. 피렌체의 <다비드상>, 성 베드로 대성당의 <모세상>과 더불어 미켈란젤로의 3대 조각 작품으로 꼽히며, 그 중 가장 완성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피에타>상은 1972년 한 관람객에 의해 손상을 입고 난 뒤 방탄 유리상자로 보호되고 있다.
서기 60년대의 로마 제국에서, 최초의 교황인 성 베드로가 로마의 테베레 강 서쪽에 있는 네로 경기장 (Circus of Nero)에서 역십자에 매달려 순교했다고 한다. 베드로의 시신은 그 자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바티카누스 언덕에 매장되었다고 한다. 이 주변은 순교한 기독교인들이 베드로의 곁에 묻히기를 원하면서 공동묘지로 발전했다.
서기 90년 아나클레토 교황은 베드로가 처형된 자리에 작은 사원을 지었다.교황이 미사를 집전하는 제대 밑에 베드로의 무덤이 있다고 하며, 제대 뒤로는 베드로의 의자가 있어서 교황이 정통한 베드로의 계승자임을 강조한다.
세계 최대의 단일 종교의 본산에 걸맞게 장대한 역사를 자랑한다. 베드로의 무덤 위에 옛 대성당이 지어진 이후 그것을 철거하며 새 대성당이 다 지어 지기까지 100년이 넘는 세월과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었고,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비롯한 르네상스 및 바로크의 대표 예술가, 건축가들이 다수 투입되었다. 교회가 이렇게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 이유는 당대의 가톨릭이 고대로마와 같은 고전적 권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며, 그 근원인 로마라는 도시와 그 곳의 성지인 베드로의 무덤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새 성당이 막 지어질 즈음의 시기는 옛 대성당은 물론이고 도시 로마 자체가 상당히 쇠잔한 시점이었는데, 도시 재개발까지 병행하는 것을 각오하면서 엄청난 규모의 새 대성당을 지어야만 했다.베드로의 무덤 위에 세워진 중앙 제대를 중심으로 옛 대성당 바깥의 장방형 정원에는 역대 교황의 무덤이 자리했다. 이곳에는 콘스탄티누스 1세의 모후 플라비아 율리아 헬레나가 예루살렘 성지순례때 가져온 성 십자가, 성녀 베로니카의 수건, 롱기누스의 창과 같은 성유물이 봉헌되어 각국의 순례자들로 붐볐다.사실 베드로의 무덤은 오랜 기간 믿음을 통해서만 이곳에 있다고 여겨지고 있었는데, 훗날 1950년 12월 23일, 비오 12세가 새 대성당의 지하실 기저 공간에서 성 베드로의 무덤을 확인했다고 공표했다. 여기서 출토된 유골을 감정한 결과 서기 1세기에 사망한 60대 중반 남자로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발견 당시의 유골이 금실로 수 놓인 자주색 천에 싸여 있었던 점, 유골이 발견된 곳 주위의 벽면에 베드로라는 글자가 새겨진 낙서가 많았던 점 등을 볼 때 교황청에서는 베드로의 유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1968년 6월 26일, 바오로 6세는 이 유골이 베드로의 유해가 거의 확실해 보인다고 발표한 후 그 다음 날 처음 발견된 자리에 다시 매장했다. 옛 대성당에서 800년 카롤루스의 시성 로마 황제 대관식이 열리는 등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역사가 쌓이면서 확고한 가톨릭의 성지로 자리 매김 했다. 그러나 로마를 침략한 서고트족, 반달족, 사라센족, 노르만족과 같은 이민족들에게 약탈당해 그때마다 만신창이가 되었다. 더욱이 천 년이 넘도록 너무 오랫동안 사용한 데다, 아비뇽 유수로 교황청이 대성당을 신경 쓸 겨를이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낡을 대로 낡은 건물은 틈틈이 계속된 보수 공사에도 결국 붕괴 직전의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니콜라오 5세 (1447 ~ 1455 재위)는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Leon Battista Alberti)와 베르나르도 디 마테오 델 보라 감베렐리 (Bernardo di Matteo del Borra Gamberelli)에게 보수 공사를 맡기면서 성당을 신축하는 수준의 설계도를 작성하도록 했으나 교황이 사망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성 베드로 대성당 내부에는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비롯해 수많은 성상들이 있고, 모자이크로 유화를 재현한 호화로운 벽화도 많이 있다. 그야말로 대성당의 한구석 한 구석 모두 예술품이라고 할 만하다. 이 성당의 실내 장식은 원래 르네상스 양식에 따라 지금보다는 덜 화려 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조각과 모자이크 등이 추가되며 바로크 양식으로 변화하였다.
로마 시의 모든 성당들과 같이 성 베드로 대성당의 입장이 무료다. 따라서 유료인 바티칸 미술관으로 입장해서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게 아닌 한, 무조건 줄을 서서 들어가야 한다. 또 주의해야 할 점으로, 교황이 직접 주관하는 미사 티켓이라며 정체불명의 티켓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 사기니 절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매치기도 많다고 하며, 특히 피에타 상 앞에서 털리기 쉽다는 이야기가 있다.입장 시 엄격한 복장 제한이 있어서 기본적으로 이곳에 들어가려면 단정한 복장이 요구된다. 사실 꼭 성 베드로 대성당을 포함한 유럽의 다른 오래된 성당이 아니라도, 성당에 들어갈 때 단정한 복장을 갖추는 것은 기본적인 예절이지만 유독 이 성당은 더 엄격하다. 어깨가 노출되는 민소매나 탱크톱, 무릎이 노출되는 미니스커트, 반바지 등을 입고 들어갈 수 없으며, 슬리퍼 종류의 신발도 입장불가. 이 때문에 성당 앞에 복장 제한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으며, 입구에서 입장객들의 복장을 육안으로 일일이 검사한다.
2018년 10월 17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가 바티칸을 방문중인 문재인 티모테오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골롬바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주재로 집전 되었다. 특히 미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주제로 10분간 연설한 것에 대해서 교황청은 ‘매우 특별하고 이례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강 회원 (시드니인문학교실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