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루마니아의 시인 미하이 에미네스쿠 (Mihail Eminescu, 1850 ~ 1889) 시선
다정한 샛별! 빛을 타고
여기 밑으로 내려와 주오!
나의 집, 마음으로 들어와,
내 생명을 비춰주오!
당신의 옷과 말은 이상하고
당신은 생명 없는 빛이오,
난 살아 있고 당신은 주검이고,
당신의 눈은 나를 두렵게 하오.
그러면 왜 내려오라 했소?
난 영원히 죽지 않고
당신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알지 못했단 말이오?
내게서 불멸의 빛을,
눈의 불을 거두시고,
그 대신 사랑의 시간을 주십시오…
그러나 히페리온,
너의 자리에 머물러라…
넌 나의 최초의 말
무한의 지혜를 주겠노라.
(…)
수많은 배를 주고
땅과 바다를 지배하는
군대를 주겠지만,
죽음을 줄 수 없다…
다정한 샛별! 빛을 타고
여기 밑으로 내려와 주오!
나의 집, 마음으로 들어와,
내 생명을 비춰주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그는
바다로 다시 떨어지지 않는다.
흙의 형상, 당신에게
내가 무슨 의미가 있겠소?
너희들은 좁은 세계에서 살면서
덧없는 행복을 추구하지만
난 나의 세계에서
불멸과 냉정함을 느낀다.
아, 라파엘이 광휘와 부드러운 미소를 가진
동정의 성모 마리아를 창조했던 것처럼,
나는 메마르고 차가운 마음과 사악한 영혼을 가진
창백한 여인에게서 신을 창조했다!
– 비너스와 마돈나 中
그대의 죽음은, 천사여, 왜 있어야 한단 말인가?
이 세계에는 의미가 있는가? 그대 미소 짓는 모습이여,
이렇게 죽기 위해 살았단 말인가?
이 세계에 의미가 있다면, 왜곡되었고 신은 없다,
그대의 창백한 이마에 신은 적혀 있지 않았다.
– 죽음이란! 中
그대는 갔다, 아름다운 그대여,
우리의 사랑은 죽었다.
푸른 꽃이여, 푸른 꽃이여!
이 세상은 너무 슬프구나!
– 푸른 꽃 中
이렇게만 하시면 나는 당신에게 감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이 세상에서 사는 행운을 주신 것에 대해서.
당신의 자비를 위해 나는 꿇어 엎드리지 않을 것이니
나에게 저주와 증오를 내려주십시오.
당신의 호흡에서 나의 호흡이 중단되어
흔적 없이 영원한 죽음으로 사라질 수 있도록.
– 어느 다키아인의 기도 中
시간은 가고, 시간은 온다.
모든 것은 낡고 모든 것은 새것이다.
무엇이 악이고 무엇이 선인지
질문하고 생각하라.
원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마라,
모든 것은 물결처럼 지나간다.
당신을 충동하고 불러도,
모든 것에 무관심해라.
– 주해 中
미하일 에미네스쿠 (Eminescu, Mihail, 1850.1.15~1889.6.15)
본명은 Mihail Eminovici. 루마니아의 시인.
미하이 에미네스쿠 (Mihai Eminescu) 혹은 미하일 에미노비치 (Mihail Eminovici, 1850년 1월 15일 ~ 1889년 6월 15일)는 후기 낭만주의 시인으로, 루마니아의 시인이다. 유명한 작품으로는 〈샛별〉(Luceafărul)과 〈네게 남겨진 욕망하나〉(Mai am un singur dor), 5 개의 〈편지〉(Scrisori)가 있다.
에미네스쿠는 문학 그룹 주니메아(Junimea)에서 활동했고 루마니아 보수당에서 두드러진 당원이었으며 《팀풀》(Timpul) 지의 기자였다.
루마니아 역사가인 니콜라에 이오르가 (Nicolae Iorga)는 에미네스쿠를 현대 루마니어 언어의 대부라고 평가한다. 그는 만장일치로 루마니아의 대표적인 시인으로 칭송받고 있다. 그의 시편들은 자연과 사랑에서부터 역사와 사회적 비평까지 넓은 영역의 주제를 아우르고 있다. 그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은 그의 후기 시에 그 시기에 대한 깊은 그리움으로 나타나 있다.
에미네스쿠의 작품은 크게 사랑 시와 사상시로 나뉜다. 그는 고향의 아름다운 자연, 여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역사와 사회 비평,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관심사를 작품 세계로 표현했다. 그에게 사랑이란 내면 심리의 갈등, 철학적 사고, 세계관 등을 포함하는 거대한 개념이었다. <저녁마다 언덕 위에서>, <호수> 등에서 시인은 사랑하는 여인이 출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그리고 있는데 이것은 결국 깨질 환상이다. 방해와 고통이 묘사된 이러한 사랑 시들은 지은이의 심리 발전 과정을 반영한 것으로서 그 자체가 하나의 비극이라 하겠다. 한편 <한 가지 희망>, <어느 다키아인의 기도> 등의 사상시를 통해서는 죽음의 인식, 죽음에 대한 갈망, 더 나아가 우주론을 등장시키며 형이상학적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고통에서 출발한다. 그가 고통스런 현실에서 갈망했던 평온의 상태는 세계 창조 전의 원초적인‘비어 있음’이다. 이것은 절대적인 무, 영원한 소멸이며 곧 죽음과 연관된다. 죽음은 그의 시에서 사랑을 방해하는 요소이자 그가 그리워하던 자연과의 화합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 <샛별>은 에미네스쿠가 이루지 못한 사랑의 비극으로 절망에 빠져 있다가 스스로 찾은 구원을 표현하고 있다. 98연으로 된 이 시는 지은이의 말년작이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루마니아 대표시이기도 하다. 그리스 신화를 접목시킨 루마니아 동화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샛별이면서 히페리온인 주인공은 하늘과 땅이라는 서로 다른 양극이 합쳐지면서 세상에 나옴으로써 우주의 밝은 하늘과 어두운 지상 사이에서 항상 갈등하는 영웅으로 그려진다. 다수의 낭만주의 작가들은 이 점에서 히페리온을 인간의 운명을 초월하는 상징으로 본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모순을 그린 이 시는 존재의 차이로 인한 이질감, 사랑과 불멸, 우주 공간에 대한 묘사 등으로 작가로서의 환상과 이성을 구체화해 문학적 가치를 지닌다.
에미네스쿠의 작품은 전 세계 6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