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테러보복 공습 … 이라크·시리아에 이어 파키스탄도 공격
미국, 후티공격에 EU도 동참
이란이 직접적인 군사행동에 나서며 중동 정세가 예측 불가능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도 무력 도발을 이어가는 예멘의 친이란 무장반군 후티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이란 혁명수비대 (IRGC)가 이라크 에르빌에 있는 ‘반 (反) 이란 테러리스트 단체들’을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고 이란 관영 IRNA통신이 1월 15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IRGC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밤 탄도미사일을 에르빌 지역의 첩보기관 건물과 반이란 테러 단체 모임을 파괴하는 데 사용했다”고 발표했다.
IRNA통신에 따르면 IRGC는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역에 있는 이스라엘의 첩보기관 (모사드)를 파괴했다며 이 본부가 이 지역에서 첩보 활동을 하고 테러 행위를 계획했다고 주장했다.
이터통신에 따르면 3명의 보안 소식통은 쿠르드족 자치구에 있는 에르빌에서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역과 민간인 거주지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고했다. 2명의 의료 소식통은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쳐 현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에르빌 공항의 항공 교통 또한 중단됐다.
또한 이란혁명수비대는 지난 1월 16일(현지시간) 접경국 파키스탄에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공격 작전을 진행했다. 이란 국영 매체는 파키스탄에 위치한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파키스탄 어린이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전날 이라크와 시리아에 이어 파키스탄까지 이어진 이란의 인접국 연쇄 공습은 자국 내 폭탄테러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보고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성명에서 “이란의 도발적인 영토 내 공습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란이 주변국을 공격하는 동안 미국은 홍해에서 계속 도발하는 후티를 공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예멘의 후티 기지를 공습해 탄도미사일 4개를 파괴했다”며 “우리 해군과 홍해을 통과하는 민간 상선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후티에 몇 차례 보복 공습을 감행했으며 그들의 행위에 맞서 계속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정부가 후티를 외국테러단체(FTO)로 다시 지정할 계획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2021년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임기 종료를 앞두고 후티를 테러단체로 지정했지만 조 바이든 정부는 예멘에 대한 구호품 지원을 이유로 한 달 만에 이를 해제했다. 후티가 테러단체로 재지정되면 미국 관할의 기업과 개인으로부터 물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없다. 글로벌 금융 시스템 접근도 차단된다.
미국과 영국에 이어 유럽연합 (EU)도 후티에 대한 군사적 대응안을 마련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EU가 홍해에서 상선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해군 작전을 추진하는 데 동의했다고 전했다. 홍해에 다기능 구축함 또는 호위함 최소 3척을 보내는 안이 오는 22일 EU 외무장관회의에서 승인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이 멈춘다면 이스라엘과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 등을 겨냥한 중동 내 친이란 무장세력들의 공격도 멈출 것이란 이란 외무장관 발언이 나와 주목된다.
1월 17일 (현지시간) CNN 방송과 뉴욕타임스 (NYT) 등에 따르면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 (WEF·다보스포럼)에서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는 이스라엘과 미국 탓이라고 비판했다.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가자지구에서의 집단학살이 멈춘다면, 이건 역내의 다른 위기와 공격들도 멈추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작년 11월 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에 1주일간의 휴전이 성사되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 대한 공격을 중단한 바 있다고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은 강조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전쟁이 해를 넘겨 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수의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희생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동 내 반 (反) 이스라엘 세력이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란 게 아미르압돌라히안 장관의 주장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