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 이집트 방문기 (15)
시드니인문학교실에서는 지난 2023년 10월 11일~21일 (이집트·이탈리아, 10박 12일), 10월 22일~24일 (강릉 오죽헌·설악산·남양주 다산생가, 2박 3일)에 “아는 만큼 보인다” (“I Can See As Much As I Know”)라는 주제로 제2차 인문학여행을 33인이 동행해 실시했다. 가서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가보니 오히려 더 알 수 없는 신비함에 압도되어 한동안 방문기를 어떻게 써야하나 생각하다가 몇 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희미한 기억보다는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용기내어 기록해 본다. _ 편집자 주.
베네치아의 운하를 따라 곤돌라와 바포레토 뱃놀이, 그리고 베네치아를 나서며
2023년 10월 18일(수) 우리 일행은 베네치아 입구에서 바포레토 전세선에 탑승해 본섬으로 이동, 탄식의 다리를 거쳐 두칼레 궁전과 산마르코 성당을 둘러보았다.
이어 카날 그란데에서 곤돌라 탑승과 자유시간에 커피 한잔의 여유도 가졌다.
베네치아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대운하를 통해 돌아오며 전세선으로 베네치아 일대를 둘러보는 호사도 누렸다.
곤돌라로는 50여분, 바포레토 전세선으로는 20여분 대운하를 따라 둘러보는 베네치아의 풍광은 장관이었다.
카날 그란데에서 곤돌라 탑승과 자유시간
두칼레 궁전과 산마르코 성당을 둘러본 후 우리 일행은 4-5명씩 카날 그란데에서 곤돌라에 올라 베네치아 일대를 둘러보았다.
뱃길을 따라 뱃사공의 안내를 들으며 베네치아를 둘러보다보면 역사와 이야기로 가득 찬 베네치아의 새로운 면면을 보게 된다.
산 마르코 광장의 바치노 (Bacino of San Marco)에서 시작하여 그 유명한 통곡의 다리(Bridge of Sighs)를 지나 구시가지를 통과하며 구석구석 베네치아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곤돌라라는 용어는 11세기부터 불려왔는데 평평한 바닥을 가진 슬림한 로마 보트인 스카우라 (scaula)였다고 본다.
베네치아가 16세기에 세계 무역의 중요한 도시가 되었고 그후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스카우라는 베네치의 혼잡한 운하와 석호를 여행하는데 적합하지 않게 되었고 조금씩 보트의 디자인이 진화하기 시작했다.
배의 모양은 극적으로 더 길고 좁아졌으며, 부분적으로 물에서 튀어 나오게 되었다. 이런 곤돌라 형태는 구불구불한 베네치아 운하의 광대한 네트워크를 능숙하게 탐색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1800년대 전형적인 베네치아 곤돌라의 길이는 약 36피트이고 무게는 약 770파운드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상징적이고 비대칭적인 바나나 모양은 20세기 초에 점차적으로 발전했으며 그 이후로는 그 형태가 유지되었다.
간소화된 실루엣으로 곤돌라는 베네치아에서 가장 쉽고 인기있는, 세련된 교통수단중 하나가 되었다.
새로운 모델에는 정교한 장식과 호화로운 트리밍이 장착되어 있어 운하 그란데를 따라 부와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부유한 상인과 고위 인사에게 상징물이 되기도 했다.
곤돌라의 작은 오두막 ‘펠즈’ (felze)는 잘 장식되어 사생활 공간이자 일기로부터 승객을 보호한다.
베네치아 곤돌라는 대부분 검은 색인데 그것은 검정색으로 칠하도록 법제화 했기 때문이란다.
물론 오늘날에는 때때로 운하를 따라 떠다니는 곤돌라가 밝은 색으로 다니는 것을 볼 수 있으나 베네치아는 여전히 모든 곤돌라에 어두운 색을 칠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곤돌리들이 광택있는 검은색을 칠함으로써 전통을 고수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
곤돌라 탑승을 마치고 우리 일행은 운하사이의 뒷골목을 둘러보는 자유시간을 가졌다.
베네치아 운하 사이를 흘러가는 곤돌라들을 바라보며 즐기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큰 즐거움이었다.
베네치아 대운하의 역사
모든 수로가 이야기를 전하고 모든 다리가 과거의 비밀을 속삭이는 낭만이 떠다니는 도시 베네치아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개는 역시 대운하이다.
이 매혹적인 도시 베네치아 중심에는 미로 같은 거리와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을 가로지르는 구불구불한 수로 대운하가 그 정취를 더한다.
수세기 전, 아드리아 해의 습지 석호에 베네치아의 기초가 놓였다.
현재 도시의 주요 동맥 역할을 하고 있는 대운하는 자연의 침식력에 의해 천천히 깎여나가는 얕은 조수 하구로서 초라하게 시작되었다.
정착민들이 도착하여 이 지역에 공동체를 형성함에 따라 운하는 베네치아 군도의 여러 섬을 연결하는 중요한 수로로 발전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대운하는 물길을 준설하고 강둑에 튼튼한 궁전과 분주한 시장을 늘어놓은 수많은 노동자들의 손에 의해 그 규모가 커졌다.
중세 시대에 베네치아는 해양 강국에 두각을 나타냈고, 대운하는 먼 나라에서 온 곤돌라, 바지선, 무역선으로 가득 차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번화한 운하로 떠올랐다.
이때 베네치아는 세레니시마 공화국, 즉 가장 고요한 공화국으로 알려진 부유하고 강력한 도시 국가로 발전했다. 이 해양 제국의 중심에는 베네치아 사회의 생명선 역할을 하고 무역, 교통, 문화 교류를 촉진하는 매개에 대운하가 있었다.
대운하 기슭을 따라 늘어선 웅장한 궁전과 화려한 교회는 베네치아 귀족 가문의 부와 영향력을 입증한다. 대운하를 가로지르는 가장 오래되고 상징적인 다리 중 하나인 리알토 다리는 유럽과 동양 전역의 상인들이 모여 상품을 사고파는 물물교환 장소로 번화한 상업 중심지가 되었다.
르네상스 시대는 베네치아에서 비교할 수 없는 예술적, 건축학적 성취의 시대를 열었고 대운하는 이 도시의 가장 유명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캔버스가 되었다. 해안을 따라 복잡한 외관과 우아한 아치로 장식된 웅장한 궁전과 교회가 눈에 띄게 솟아올라 베네치아 엘리트들의 부와 세련미를 반영했다.
탐험의 시대에 베네치아는 동쪽으로 향하는 관문인 대운하의 전략적 위치 덕분에 권력과 번영의 정점에 도달했다. 운하는 유럽과 지중해 전역의 상인과 무역업자들이 모여드는 번화한 도로가 되었으며, 먼 땅에서 베네치아의 유서 깊은 해안까지 상품과 보물을 운반했다.
대운하는 이 황금시대 베네치아 경제의 생명선이자 향신료, 비단, 귀금속 등의 상품이 도시로 유입되는 주요 동맥 역할을 했다. 분주한 해안가 시장과 운하를 따라 있는 교역소는 상인들이 알려진 세계의 먼 곳에서 온 이국적인 상품을 놓고 흥정하는 활기가 넘쳤다.
대운하는 무역 외에도 베네치아와 동양 간의 문화 교류도 촉진했다. 도시의 풍부한 예술적 유산은 비잔티움 출신의 장인과 장인의 도착으로 더욱 풍성해졌으며, 그들은 앞으로 수세기 동안 베네치아 예술과 건축을 형성할 새로운 기술과 스타일을 가져왔다.
무역과 상업을 통해 축적된 부 덕분에 베네치아의 귀족 가문은 도시 역사상 가장 멋진 건축 프로젝트를 의뢰할 수 있었다. 대운하를 따라 있는 궁전은 확장되어 호화로운 문양들로 장식되었으며, 교회와 시민 건물은 정교한 모자이크, 프레스코화, 조각품으로 장식되었다.
현대에도 대운하는 중요한 교통 동맥이자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를 위한 분주한 도로이자 도시의 지속적인 정신을 상징하는 베네치아 생활의 중심 역할을 계속하고 있다.
바포레티, 수상 택시, 곤돌라는 대운하를 오가며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필수적인 교통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퇴근, 관광 또는 단순히 여유로운 크루즈를 즐기는 등 운하를 항해하는 것은 독특하고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제공한다.
대운하는 매년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의 방문객이 모여드는 주요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가이드 투어, 보트 타기, 곤돌라 크루즈는 여행자에게 운하의 역사적인 랜드마크, 그림 같은 다리, 매력적인 해안가 지역을 탐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베네치아의 풍부한 역사와 문화를 엿볼 수 있다.
베네치아를 나서며 만나는 풍광들
우리 일행은 바포레토 전세선으로 대운하를 통해 베네치아를 나서며 펼쳐진 풍광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하지만 일정상 우리 일행은 대운하를 따라 베네치아 외관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운하를 따라 있는 궁전
대운하에는 숨이 막힐 정도로 많은 궁전이 늘어서 있으며, 각각은 이전 궁전보다 더 화려하다. 바르바로 궁전 (Palazzo Barbaro), 다리오 궁전 (Palazzo Dario), 그리마니 궁전 (Palazzo Grimani)은 운하 제방을 장식하는 절묘한 르네상스 궁전의 몇 가지 예일 뿐이다. 궁전의 우아한 외관과 화려한 인테리어는 베니스 황금기의 웅장함을 잘 보여준다.
.교회 및 종교 기관
대운하는 궁전 외에도 여러 개의 웅장한 교회와 종교 기관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장엄한 돔과 대리석 외관을 갖춘 산타 마리아 델라 살루테 성당은 성모 마리아에 대한 도시의 헌신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역경에 맞서는 희망과 회복력의 상징이다.
.교량 및 해안가 광장
대운하는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모이는 장소 역할을 하는 일련의 상징적인 다리와 해안가 광장으로 구분된다.
바다의 신부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도시 베네치아는 118개의 섬이 약 400개의 다리로 이어져 있다.
그중 베네치아 4대 다리로는 리알토다리, 탄식의다리, 스칼치 다리, 아카데미아 다리가 있다.
우아한 아치와 분주한 시장 가판대가 있는 ‘리알토 다리’는 방문객들이 베네치아 역사 중심지의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인기 장소다.
‘리알토 다리’ (이: Ponte di Rialto, 베: Ponte de Rialto)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있는 카날 그란데를 연결하는 다리 네 개중 가장 오래된 다리이다.
산마르코 세스티에레 (지구)와 산폴로 세스티에레를 연결하는 이 다리는 12세기에 부교로 처음 지어진 이래로 여러 차례 재건되었으며, 오늘날 베네치아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이다.
.베네치아 예술
1895년 처음 시작해 2년마다 열리는 베네치아 비엔날레는 3세기를 관통하는 오랜 역사 덕에 20세기 이후 현대미술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국제 현대미술 전람회’다.
이런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도시답게 베네치아에는 시대를 이끄는 작가들과 작품으로 가득하다.
베네치아의 대표적인 미술관으로는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 ‘코레르 박물관’, ‘카 페사로 박물관’ 등 멋진 미술관과 박물관이 즐비하다.
오늘날 베네치아는 도시의 역사, 예술, 건축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높아져 독특한 유산을 보호하고 기념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문화 부흥을 경험하고 있다.
대운하는 베니스의 회복력과 지속적인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남아 있으며, 도시의 유서 깊은 과거와 유망한 미래를 일깨워주는 역할을 한다.
역사를 통틀어 대운하는 예술가, 작가, 시인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고, 그들은 예술과 문학 작품에서 그 아름다움과 매력을 불멸의 존재로 삼았다.
대운하의 반짝이는 바다와 그림처럼 아름다운 궁전은 시대를 초월하여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카날레토의 빛나는 풍경부터 JMW 터너의 낭만적인 풍경까지, 운하는 시대를 초월한 매력의 독특한 측면을 포착하는 무수한 스타일과 해석으로 묘사되었다.
작가와 시인 역시 구불구불한 바다와 유서 깊은 해안을 문학 작품의 구조로 엮어 대운하에 매료되었다.
헨리 제임스 (Henry James)의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부터 바이런 경 (Lord Byron)의 서정적인 산문까지, 운하는 사랑, 음모, 모험 이야기의 배경이 되어 베니스와 세계의 문학적 유산을 풍성하게 했다.
대운하의 예술적, 문학적 표현은 대중 문화에 깊은 영향을 미쳐 집단적 상상 속에서 베니스와 상징적인 수로에 대한 인식을 형성했다.
영화, 음악, 심지어 비디오 게임까지 운하에서 영감을 얻어 문화적 아이콘이자 베네치아 정체성의 상징으로서의 지위를 더욱 확고히 했다.
베네치아가 직면한 도전들
세기가 흐르고 역사의 흐름이 바뀌면서 베니스의 운명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무역로의 발견과 유럽의 경쟁 세력의 부상은 도시의 경제적 지배력을 점차 약화시켰고, 이는 쇠퇴와 침체의 시기로 이어졌다.
또한 석호 중심부에 위치한 베네치아의 독특한 위치는 홍수, 침식, 오염과 같은 환경 위협에 취약했다.
인간 활동으로 인해 악화된 해수면 상승과 침강은 도시의 생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으며 대운하를 포함한 역사적인 랜드마크를 보호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촉발시켰다.
지속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대운하는 오염, 침식, 기후 변화 영향 등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운하의 취약한 생태계를 보호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지만 장기적인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려면 더 많은 작업이 필요하다.
이러한 어려움에 직면하여 베네치아는 도시를 활성화하고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한 도시 재생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도시의 역사적인 건물과 기반 시설을 수리하고 유지하기 위한 복원 프로젝트가 수행되었으며, 지속 가능한 관광을 촉진하고 대규모 방문으로 인한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베니스 대운하의 역사를 따라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우리는 이 상징적인 수로의 지속적인 유산과 영향력을 상기하게 된다.
천연 수로로서의 보잘것없는 기원에서부터 베네치아의 아름다움과 회복력의 상징으로 변모하기까지, 대운하는 도시와 세계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다.
대운하는 베네치아의 풍부한 문화 유산과 건축 유산을 보여주는 증거로서 수세기에 걸친 예술적,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반영한다.
그림 같은 경치와 역사적인 랜드마크는 그것을 보는 모든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경외심과 감탄을 불러일으키며, 그 유산이 다음 세대에도 지속될 것을 기대한다.
베네치아의 대운하는 단순한 수로 이상으로 베네치아 자체의 상징으로, 도시의 혁신, 창의성, 역경에 맞서는 회복력을 추구하며 구현하고 있다.
베네치아가 현대 세계의 도전을 헤쳐나가는 동안 대운하는 이 매혹적인 도시를 고향으로 여기는 모든 사람들과 베네치아를 거쳐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의 등불이자 영감의 원천으로 남아 있고 또 남을 것이다.
참고 = 위키백과, 나무위키, 베네치아시 홈페이지
임운규 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회원)
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