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고작 오 년짜리 용산 大兄에게
용산 대형!
북반구는 어느새 망종(6/6)이 지나 하지(21/6)를 바라보지만 여기 남반구하고도 시드니는 어느새 숲으로 풍성했던 나무들이 묶은 옷을 벗어 앙상한 가지만 보이기 시작했다. 자연의 변화를 보면서 “인생이란 무엇인가?”라는 진부한 질문 앞에 인생은 ‘생로병사’라고 할 때, 인생은 짧다는 아쉬움이 들어 있지 싶다. 그래서 한 무신론자는‘실존은 본질에 앞선다’(Jean-Paul Sartre)고 했지만 늘 앙상한 나무를 볼 때마다 필자는 무신론자가 아니어서 ‘실존은 사라지고 본질(ti estin: Aristotle)만 남는 것’ 같다(창1:27-28). 주변에서 베임을 당한 나무가 그루터기로 남아 있는 것을 종종 본다. 그루터기를 바라본 제1이사야(예루살렘 이사야)는 고난 가운데 몸은 잘려 나가도 마음(믿음)은 자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남은 자 사상/사6:13)
용산 대형!
옛 어른들 말씀에 권불십년이라는 말이 요즘은 권불 오 년이란 말로 회자되고 있다. ‘권력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란 말이 아닐까?. “고작 임기 오 년짜리 대통령”(윤석열 어록 중에서)이 함부로 칼을 휘두르면 망나니가 된다. 칼의 위엄(威嚴)은 칼집에 들어 있을 때다. 칼집에서 벗어나 유용(流用)하면 그건 살인 무기가 된다. 취임식 연설 때 자유를 35번씩이나 강조하더니 시간 날 때마다 끊임없이 자유를 연발했다. 그래, 자유를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지, 문제는 용산 대형이 말하는 자유가 뭐냐는 것아다. ‘정치적 자유인지?’ ‘경제적 자유인지?’ 아니면 ‘철학적 자유인지?’ 묻지 않을 수 없구나?.
정치적 자유라면 반대로 공산주의 좌파 빨갱이를 때려잡는 반공이 국시가 된 적이 있었지. 1920년대 미국의 반공주의는 공산주의를 이론적 비판이 아니라 ‘비 미국적 사상(Un-Americanism)’으로 낙인찍어 ‘적색 공포(Red Scare)’로 몰아가 ‘적대’와‘부정’ 논리로 20세기 초중반까지 한국의 반공주의에 영향을 주었다.
한국의 반공주의는 공산주의를 비판하고 자파(自派)의 주장을 강화하면서 반공 의식이 애국심과 연결되어 개인의 국가관에 대한 충성심을 측정하는 국민의 자격 유무를 판별하는 메카시즘(McCarthyism)이 되어 버렸다. 경제적 자유라면 시장 자유주의를 말하는 것 같고, 철학적 자유는 아예 무식하고 무지해서 자유에 대한 본질을 모르는 것 같아 참 안타깝다.
왜 한국에서는 자유 민주주의를 고집하는걸까?. 자유 민주주의는 서방에서 독일과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민주주의 안에는 자유와 평화가 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에서는 자유 민주주의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히틀러 파시즘 전체주의 시대에 ‘자유’와 ‘우생학’을 앞세워 유대인 600만 명 학살과 장애자 26만 명을 무참하게 처형 했다. 그래서 히틀러 이후 독일의 정치적 우파와 좌파가 힘을 합하여 히틀러 시대를 반성하고 성찰하는 차원에서 자유 민주주의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은 정권유지와 기득권 유지를 위해 반공을 국시로 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과 그 후예들이 지금도 자유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라는 고전적 개념은 고대 그리스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민주정(democracy)이란 단어는 ‘다수(majority)’ 혹은 ‘인민(the people)’을 뜻하는 데모스(demos)와 ‘권력(power)’ 혹은 ‘지배(rule)’를 의미하는 크라토스에서 유래되었다. 즉 민주정(democracy)이 가진 단어 그 자체의 의미는 ‘다수 또는 인민에 의한 지배(rule by the demos)’가 된다. 링컨이 말한 것처럼 ‘국민에,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가’라는 의미다. 그래서 국가수반은 ‘권력에 의한 자유’가 아니라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것이 국민의‘기본권’(법률 용어)이고 ‘인권’(도덕적 용어)이 되는 것이다. 작금의 한반도 남•북한은 자유가 기본권이 되고 인권이 되는 국가인가?. 물음을 던진다.
용산 대형!
우리는 권력이 무너지는 기현상을 역사로 똑똑이 묵도했다. 그것은 이데올로기 (ideology)를 우상화할 때였다. 극단적 민족주의와 자유주의-마르크스주의의 부정으로 자유민주 체제의 폐허 위에 새로운 문명을 건설해야 한다는 모든 파시즘은 사회학이 아니라 과학이란 이름으로 비극을 자행했다. ‘히틀러의 우생학, ‘볼셰비키의 심리학’ ‘중국 공산당의 과학적 역사관’ ‘일본제국의 마루타 해부학과 정신대 그리고 오늘날 후크시마 원전 오염수’ 등이 대표적이다. 과학 파시즘에서 그걸 추종하는 대중이 존재하고 여당이 존재하는 한 이 부분은 권위의 독점이자, 집단 지성에 대한 모독이고, 인류 양심에 대한 배신이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거룩하고 존엄한 생명 경시 행위가 된다. 이것은 분명 천벌을 받을 짓이다.
용산 대형!
그러면 물어보자. 한반도에는 과학 파시즘은 없는가?. 북한은 핵무기 개발 하나로 정권 유지가 가능하다며 인민들은 자유가 박탈당하고 가난과 질병으로 내몰리고 있다. 남한 사회가 국민 1인당 소득(GDP) 3만 5천 달러가 되고 문재인 정부 때 GDP 규모로 세계 10워였는데 2023년도 윤석열 정부에서는 13워로 떨어질 거라는 예측이 나오지만, 세계 10위 경제 대국 그리고 남한의 K-팝, K-컬처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시기에 여기서 무슨 빈민과 부자 사이 갈등을 조성할 수 있으며, 농촌과 도시 사이의 갈등을 조성해서 남조선 혁명 역량을 키워낼 수 있고 그것이 결국 빨갱이 용공 통일을 불러올 수 있도록 만들 수 있겠는가?. 그래서 북한이 남한에 지령을 내려 민주 노총이 소위 남조선 혁명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꿈을 북한에서 아직도 꿈꾸고 있다면 북한의 김정은은 참 불행한 사람이며, 대남 사업을 하는 아래 휘하 사람들이 아직도 1965년에 나온 남조선 3대 혁명역량 강화론에 맞춰서 대남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면 그건 이미 북한 정권은 끝난 것과 마찬가지다.
그러면 남한은 어떤가? 정치는 자기 지지층을 위한 기득권 정치로,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를 때리고, 언론을 압박하여 정권을 유지해 왔다. 요즘은 미•중 갈등도 여지없이 과학 파시즘(3B 반도체, 바테리 그리고 바이오 독점) 사이에서의 우위를 누가 어떻게 선점하느냐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 한국의 자리는 없는 것 같다. 이럴 때일수록 수출 다변화를 모색해도 시원찮은 판국에 ideology 파시즘과 과학 파시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사태를 과학이라는 미명아래 기울어지는 경제와 국민들의 안전을 호도하고 있어 정말 안타깝다.
과학 파시즘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간 존엄성인 생명을 파괴하고, 역대 건국 역사상 처음으로 군부 독재 정권도 못 한 언론 탄압 압수수색까지 자행되고 있다. ‘바이든 날리면’은 미 국무부도 한국의 언론 탄압으로 규정했을 정도로 아니었나?.
용산 대형!
프란츠 파농은(Frantz Fanon 1925-1961) [검은 피부 하얀가면]이라는 저서에서 ‘식민주의 심리학’을 이렇게 말했다. “식민 제국주의의 가장 무서운 무기는 억압하는 식민지 눈빛으로 자기 자신을 스스로 감시하고 억압당하게 하는 것이다” “백인이 흑인에게 가장 큰 무기는 흑인이 백인의 눈빛으로 흑인 스스로 관리•감독하여 억압당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지난날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일본 사람들은 조선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억압했던 어두운 역사를 잘 안다. “조선 사람들은 가난하고 무지해서 자유를 모른다”라는 프레임으로 조선 사람들을 조정하고 감시하고 억압했다. 이것은 해방 이후에도 군부독재 정권하에도 자행되었으며 ‘정수리에 부은 물은 발바닥까지 흐른다’는 말처럼 당신은 대통령 후보 시절 전남대학교 연설에서“자유의 본질은 일정한 수준의 교육과 그리고 기본적인 경제역량이 있어야만 자유가 있을 수 있고 자유란 것이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다. 극빈의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를 모르고,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라도 말했었지.
이 말은 자유는 선택이고, 능력이고, 자격이라는 말인데, 그럼 배우지 못하고 가난하면 자유를 누릴 권리가 없다는 말인가? 자유는 선택도 능력도 자격도 아니다 오직 권리다. 이 권리는 누구의 권리인가 모두의 권리다. 국가 존재 이유가 뭔가? 바로 배우지 못하고 가난해서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해 줘야 하는 것이 국가의 사명이고 책무 아닌가? 당신만의 권력 놀이로 권력의 자유는 있지만, 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없는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시민들의 권리와 인권 부재의 상황인 작금의 한반도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누구라도 관찰자 입장이 아니라 참여자 입장에서 타인의 고통을 공감하고 함께 아파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 것을? 하물며 일국의 대통령이 160명이나 참사당했을 때 사자 명단도 없이 누구를 위한 조문인지도 모르게 본질을 흐리게 한 죄는 받듯이 심판받을 것이다.
용산 대형!
내가 당신을 용산 대형(Big Brother)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는가? 우정의 표시, 존경의 표시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大兄(Big Brother)은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에 나오는 가공의 국가 오세아니아의 권력 집단인 당의 지도자이자 최고 권력자 이름이다. 파시즘으로 뭉친 전체주의적 정신세계와 절대권력의 위험성을 그린 소설이다. 용산 왕국 확성기에서 들었던 발언 중에 “아무 말이 없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협박도 있었지. 다시 말해서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one for all, all for one) 전체주의 신봉자에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 용산 왕국에서 했다는 사실이다.
용산 왕국 대형!
끝으로 고작 5년짜리 왕국에서
오십년도 아니고
오년도 아니고
고작 3년 10개월 후를 생각하면서…
감옥에서 은박지로 꾹꾹 눌러 쓴
김남주 님의 [자유] 시를
한 번쯤 가슴 저리게 읽어보시라
그리고 평생 자유와 평화의 노래만 불렀던
한 가수의 절규의 소리도 함께 전하고 싶다.
자유(김남주 시)
만인을 위해 내가 일할 때 나는 자유이다
땀 흘려 힘껏 일하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싸울 때 나는 자유이다
피 흘려 함께 싸우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만인을 위해 내가 몸부림칠 때 나는 자유이다
피와 땀과 눈물을 나눠 흘리지 않고서야
어찌 나는 자유이다라고 말할 수 있으랴
사람들은 맨날 겉으로는
자유여, 형제여, 동포여! 외쳐대면서도
안으로는 제 잇속만 차리고들 있으니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도대체 무엇이 될 수 있단 말인가
제 자신을 속이고서…
09/06/2023
전현구의 Music Letter 중에서

전현구 목사 (시드니조은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