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멍 때리기 대회’, 호주에서도 통했다
10주년 맞은 웁쓰양 작가의 퍼포먼스형 대회, 첫 호주 상륙 … 분주한 일상 속 ‘멈춤’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색 대회 성료
주시드니한국문화원 (원장 윤선민, 이하 ‘문화원’)은 지난 9일, 호주 멜버른의 대표 예술 축제인 「라이징: 멜버른」(RISING: Melbourne, 이하 ‘라이징’)과 협력하여, 한국의 이색 예술 프로젝트인 ‘멍 때리기 대회’를 현지에 성공적으로 선보였다.
문화원은 라이징과 협력하여, 한국의 시각예술가 웁쓰양이 이끄는 「웁쓰양 컴퍼니」가 진행하는 독창적인 ‘멍 때리기 대회’를 호주 최초로 개최했다. ‘라이징’은 기존의 예술 축제들을 통합하여 2021년 출범한 호주 멜버른의 종합예술축제로, 금년도 라이징은 6월 4일~15일까지 개최했다.

올해 10주년을 맞은 이 대회는 국내는 물론 중국, 일본, 네덜란드 등 다양한 무대에서 인정받으며 국제적으로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동 대회의 기획자인 시각예술가 웁쓰양은 대회를 통해 빠르게 움직이는 현대 사회 속에서 고요함과 정적인 순간의 가치를 조명해왔다.
이번 대회는 6월 9일, 호주 멜버른 중심에 위치한 페더레이션 광장 (Fed Square) 내 아트리움 (The Atrium)에서 열렸다. 현장에는 부모와 함께 참가한 아이들부터 형제와 자매, 80세가 넘는 최고령 참가자까지 남녀노소를 막론한 다양한 참가자들이 몰렸으며, 대회 시작 전부터 대회 참가를 위한 줄이 길게 이어졌다.
대회 규칙에 따라 참가자들은 90분간 ‘멍 때리기’를 하며 가능한 한 안정적인 심박수 (기술점수)를 유지해야 한다. 독특한 의상이나 관중의 호응도 등 (예술점수)을 바탕으로 10명의 후보가 선정되고, 이 중 최종 우승자가 가려진다.
이날 대회에서는 ‘할머니 집 분수’를 모티브로 한 의상을 입은 여성 참가자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엔지니어 복장을 한 남성 참가자, 대회 최초의 반려견 참가자와 그 주인, 그리고 독특한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시상식 단상에 올랐다.

웁쓰양 작가는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직업을 나타내는 의상을 입고 올 것을 당부했는데, 실제로 현장에는 요리사, 엔지니어, 학생, 회사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참가자들이 모여, 그녀가 의도한 ‘작은 도시의 축소판’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조용히 멍을 때리는 참가자들과, 그 주변을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과 차량이 선명한 시각적 대조를 이루며, 바쁜 도심 한가운데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의 가치와 의미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대회의 기획자인 시각예술가 웁쓰양 작가는 “대회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는데, 정작 참가자들이 더 많이 준비하고 즐겨준 것 같아 대회가 더욱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 같다”며, “호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사는 줄 알았는데, 막상 대회를 위해 멜버른을 방문해보니 한국 못지않게 바쁘고 치열하다는 걸 느꼈다. 이 대회를 통해 사람들이 커피 한 잔 사 마시듯, 일상 속에서 잠깐의 멍 때리기를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윤선민 문화원장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이색 대회를 호주 현지에 소개하게 되어 뜻깊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보다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호주에 소개되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참여형 예술 공연이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대회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Space-out Competition> 행사 정보
-장소: 호주 멜버른 페더레이션 광장(Fed Square) 내 아트리움(The Atrium)
-일시: 6월 9일 월요일, 오후 3시
-누리집 주소: https://koreanculture.org.au/space-out-competition-in-rising-melbourne/
![]() 멍 때리기 대회 포스터 ![]() 시각예술가 웁쓰양 |
![]() 대회 현장 사진 I ![]() 대회 현장 사진 II |
![]() 대회 현장 사진 III ![]() 참가자 단체 사진 |
제공 = 주시드니한국문화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