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미션 : The Mission
감독) 롤랑 조페 / 주연)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 1986년
롤랑 조페 감독의 1986년 작 ‘미션’은 18세기 중반 남아메리카의 브라질과 파라과이,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접경 지역에서 선교 마을들이 세속 통치 권력에 의해 일제히 퇴거당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고, 전반적으로 역사적 사실을 상당히 치밀하게 반영하고 있다.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도 유명하다. 이탈리아의 작곡가이자 지휘자. 존 윌리엄스, 한스 짐머와 더불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영화 음악의 거장이다. 굉장한 다작으로 유명한데, 지금까지 무려 500여 편이 넘는 영화의 음악들을 작곡했다.
영화 ‘미션’초반부에 가브리엘 신부(제러미 아이언스 분)가 원주민들을 앞에 두고 오보에를 부는 장면은 영화사에 길이 남은 명장면 중 하나이다.
1986년에 칸 영화제(프: Festival de Cannes)에서 황금종려상과 오스카상(Academy Award, OSCAR)에서 최고의 영화예술상을 받았다. 2007년 4월에는 Church Times의 상위 50개 종교 영화 목록에 선출되기도 하였다.
– 미션 (The Mission)
.감독: 롤랑 조페
.제작: 페르난도 기아
.각본: 로버트 볼트
.출연: 로버트 드 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음악: 엔니오 모리코네
.촬영: 크리스 멘지스
.편집: 짐 클락
.제작사: 워너 브라더스
.배급사: 워너 브라더스
.개봉일: 1986년 12월 24일 (영국, 대한민국), 2008년 6월 20일 (대한민국)
– 캐스팅
.주연
로버트 드 니로 : 로드리고 멘도자 역
제레미 아이언스 : 가브리엘 신부 역
.조연
레이 맥아널리 : 알타미라노 역
에이단 퀸 : 펠리프 멘도자 역
체리 런기 : 카롯타 역
로널드 픽업 : 혼타르 역
리암 니슨 : 필딩 역
버셀리오 모야 : 인디언 소년 역
척 로우 : 카베자 역
○ 등장 인물 소개
.로버트 드 니로 : 로드리고 멘도자 역
줄리안 신부의 순교 장면 이후 첫 등장은 로드리고 멘도사. 전직 용병이자 노예상인 로드리고는, 자신의 애인과 바람을 피운 이복 동생과 검술 대결을 펼치다가 동생을 죽이게 되었다. 반년 가까이 죽음만을 기다리며 죄의식에 시달리던 로드리고는 가브리엘 신부에게 감화되어, 그의 선교에 동참하기로 결정한다. 로드리고는 이전에 과라니족을 사냥하여 노예로 팔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에 그 죄를 참회한다는 의미에서 자신이 사용하던 모든 갑주와 무기구, 검을 그물로 묶어서 덩어리를 만들고 그것을 둘러메고는 필딩 신부, 가브리엘 신부와 함께 과라니족을 찾아가게 된다. 그곳에서 로드리고를 알아 본 과라니족은 처음에 흥분하며 로드리고의 목에 칼을 들이대지만, 로드리고를 용서하고 칼로 밧줄을 끊고 그물망에 싸인 갑주와 무기구를 강물에 버려버린다.
로드리고는 마을에 동화되어, 나머지 세 신부와 함께 정글속에 살던 과라니족을 이끌어내어 마을을 설립하며 성당을 짓는다. 십자가가 천천히 성당의 지붕으로 올라가는 장면은 가히 감동 그 자체. 로드리고는 성경을 배우게 되는데 극중 읊은 구절은 사랑절. 신앙심이 깊어진 로드리고는 예수회에 입회하게 된다.
.제레미 아이언스 : 가브리엘 신부 역
가브리엘 신부는 죽음을 무릅쓰고 원주민 과라니족에게 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그들이 있는 숲으로 간다. 가브리엘은 과라니족들이 활시위를 당겨 놓은 채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개울가에서 ‘오브에’ 연주를 시작한다.
과라니족들은 하나, 둘 가브리엘 신부 주변으로 모여든다. 과라니족과의 첫 만남은 성공적이다. 아름다운 오브에 선율이 한 몫 한 것이다. 이 영화를 아름답게 한 첫 번째 장면이다.
멘도자는 질투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그의 남동생을 결투 끝에 죽이게 된다. 자책감에 괴로워하던 그의 영혼을 가브리엘 신부가 구해준다.
가브리엘은 그를 과라니족에게 데리고 간다. 멘도사는 과라니족 에게 용서를 구하고 과라니족은 자신들을 잡아서 노예로 팔던 멘도사를 용서한다. 이 영화를 아름답게 만든 두 번째 장면이다. 이후, 멘도자는 가브리엘 신부 권유로 신부가 되어 헌신적인 활동을 펼친다.
신부들은 과라니족을 감화시켜 근대적인 마을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교회도 세운다. 하지만 스페인과 포루투갈 간 영토 문제 때문에 과라니족 마을은 위험에 빠진다. 1750년, 스페인과 포루투갈은 남미 오지에 있는 그들의 영토 경계 문제로 합의를 보았다. 자기들 멋대로 탁자 위에서 금을 그어 버린 것이다.
새로운 영토 분계선에 따라 과라니족 마을은 포루투갈 식민지로 포함된다. 포루투갈은 선교회 해체를 요구한다. 이에 불응하는 신부들과 과라니족을 설득하기 위해 추기경이 파견된다. 하지만 신부들과 과라니족은 포루투갈 군과 맞서 싸우기로 결정한다.
멘도자와 다른 신부들은 과라니족 전사들과 함께 싸우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포루투갈 군의 무력에 모두 장렬한 죽음을 맞이한다. 가브리엘은 칼 대신 십자가를 든다. 십자가를 메고 있는 가브리엘 신부 뒤를 과라니족 노인과 여성 아이들이 따른다.
포르투갈 군은 이들에게 총구를 겨눈다. 원주민 들이 하나씩 쓰러지고 가브리엘 신부도 총탄을 맞고 쓰러진다.
.리암 니슨 : 필딩 역
‘멘도자’와 뜻을 함께한 선교회의 신부 ‘필딩’은 “멘도자와 함께 하겠습니다”라며 무기를 든다. ‘필딩 신부’의 모습은 과라니족을 지키기 위한 굳은 결심이 돋보인다. 그는 신부로서의 자리도 내려놓을 만큼 어려운 결정을 한다.
.레이 맥아널리 : 알타미라노 역
.에이단 퀸 : 펠리프 멘도자 역
.체리 런기 : 카롯타 역
.로널드 픽업 : 혼타르 역
.버셀리오 모야 : 인디언 소년 역
.척 로우 : 카베자 역
○ 줄거리
가톨릭 예수회 신부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은 그의 선임자를 이어 과라니족 개종 사역을 이어가기로 결심한다. 과라니족의 땅에서 가브리엘 신부는 “가브리엘의 오보에”를 연주해 과라니족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하고 부족의 일원이 된다. 그의 가르침 아래 과라니족은 점차 개종해 숲에서 나와 산 카를로스라는 선교 마을을 건설한다.
아순시온은 이베리아 출신 정착민들의 마을로 원주민 노예가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로드리고 멘도자(로버트 드 니로)는 원주민들을 붙잡아 포르투갈 업자에게 노예로 팔아넘기는 일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동생과 애인의 불륜을 목격하고 결투 끝에 동생을 죽이고 만다. 멘도자는 죄책감에 시달려 식음을 전폐하고 죽음을 기다린다. 그러던 중 가브리엘 신부가 그에게 선교 마을에서 봉사하며 죄를 씻기를 권하고, 제안을 받아들인 멘도자는 가브리엘을 따라 과라니족이 사는 산 카를로스로 들어간다. 과라니족은 동족을 죽이고 팔아넘기던 멘도자를 용서하고, 그는 선교 공동체의 일원이 된다.
한편 1750년 머나먼 유럽 땅에서 에스파냐와 포르투갈 사이에 체결된 마드리드 조약은 남아메리카 땅에서 두 나라의 국경을 새로 규정했는데, 이 때문에 그동안 에스파냐와 교황청 관할에 속했던 지역들이 일거에 포르투갈의 영토로 편입된다. 이것은 원주민 노예화를 적어도 법적으로는 금지해온 에스파냐와 교황청의 영향력이 사라진다는 의미였고, 더 나아가 선교 마을의 안전이 더 이상 지켜질 수 없음을 뜻했다.
중앙에서는 조약의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주교 알타미라노를 아순시온에 파견한다. 그는 실상을 조사한 후, 중앙의 결정으로 인해 어느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대파국이 근처의 선교 마을들에서 벌어질 것을 직감한다. 그의 임무는 분쟁의 조정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가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선교 마을을 해산하도록 권고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그는 산 미겔과 산 카를로스를 방문하지만, 설득은커녕 오히려 지상의 신정 낙원을 목도하고 그 성스러운 분위기에 감화된다. 그러나 세속 권력의 결정은 결코 뒤집힐 수 없는 것이었고, 비정한 결정을 방관해야 하는 입장에 서게 된다.
한편 원주민들은 주교의 명령을 거부하고 그들이 건설한 도시를 지키기로 결정한다. 멘도자는 원주민을 지키기 위해 칼을 들고, 가브리엘은 “사랑”이라는 보다 큰 교리에 충실한 채 각자의 방식으로 저항한다. 결국 산 카를로스는 포르투갈 군대 앞에 함락된다.
○ 교훈들
– 우리는, 죽음의 경계 앞에 서 있다
18세기, 극단의 시대. 원주민 과라니족의 마을로 선교활동을 온 ‘가브리엘 신부’와 살인 복역수 ‘멘도자’는 포르투갈 영토에 편입되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원주민들을 목격한다.
한편 마을에는 교황 특사로 알타미라노 추기경이 도착한다. 추기경의 임무는 포르투갈과 스페인 양국의 이익을 상호 존중하며 교황청의 권위를 지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영토 경계선의 위치한 과라니족과 그 안의 예수회 선교 사제들이 골치였던 셈. 이 때 “원주민들은 사람이 아니라 미개한 짐승, 동물이므로 예수회 선교사들은 철수하라”는 식민지 지배자 측 입장과 “원주민들도 영혼을 가진 엄연한 사람이며 신앙 전파의 대상”이라는 사제들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한다. 신부들은 원주민이 동물이 아니라는 증거로 어린 원주민 소년에게 성가를 부르게 하는데, 이것이야말로 이들이 말을 하며 신앙심을 가져 하느님께 대한 경배를 드릴 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기 위함이었다.
끝끝내 식민지 지배자 측은 원주민들을 “인간의 말을 잘 따라하는 짐승”이라고 일축하였다. 그러자 가브리엘 신부는 “이들은 짐승이 아니라 영적인 존재들입니다!!”라고 맞선다. 영적인 존재들이라는 말에 발끈한 식민지 지배자 측이 “자식을 죽이는데도?”라고 말하자 가브리엘 신부는 “셋째부터 죽이는 것이며 그것은 부모 각자가 1명씩 업고 도망가기 위함, 즉 종족 보존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누구로부터? 바로 우리로부터!” 하며 일갈한다.
어찌되었건 양국 경계선의 영토 문제를 해결하는 결정권자는 교황 특사(추기경)였다. 가브리엘 신부의 안내를 따라 추기경이 돌아본 선교 사업은 너무나 훌륭한 것이었으며, 조직과 운영 등 전반에 걸쳐 그리스도교 이념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이에 추기경은 고뇌하나 국가와 교회의 정치적 관계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식민지 지배자 측의 손을 들어주게 되고, 직접 과라니족의 영역에 가 그들에게 이곳을 떠나라고 말한다. 그리고 선교사들에게도 복귀 명령을 내린다. 종교인으로서의 거룩한 정의와 정치적 문제로 인한 한 개인의 고뇌가, 이 추기경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떠나라고 말할 때 가브리엘 신부가 직접 과라니어로 통역을 해준다.
– 무력 VS 비폭력
이들을 지키기 위해 서로 다른 선택을 감행하는 두 사람, 과연 두 사람은 그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가브리엘 신부, 필딩 신부, 로드리고 수사는 이에 불복하고 원주민들과 함께 남아 싸우기로 결심한다. 이 때 가브리엘 신부와 나머지 둘의 입장이 갈리게 되었다. 가브리엘 신부는 비폭력과 평화로, 나머지 둘은 적극적인 저항으로 입장이 갈리게 된다. 이는 두 신부의 견해 차이에서 생긴 행동이다. 필딩 신부와 로드리고 수사는 그들 스스로 무장하여 그것이 폭력적인 방법이 될지라도 싸우는 선택을 한다. 가브리엘 신부는 “하느님은 곧 사랑”이라고 피력하며, 폭력이 있는 곳에는 하느님도 계실 수 없다고 말한다.
결국 지배자 측의 공세가 시작되어 우선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지에서 남미의 첫 구심점이 된 신앙의 본거지가 쑥대밭이 되고, 이어 과라니족 마을이 공격받는다. 이 과정에서 세 선교사 모두 장렬하게 순교하는데, 모두 총탄에 사망하게 된다. 다발의 총탄에 맞아 쓰러진 로드리고 수사가 확고한 신념으로 성체 현시대를 몸 가운데 들고 아이들과 함께 행진하는 가브리엘 신부를 그윽하게 쳐다보다가, 결국 가브리엘 신부가 총탄에 맞아 사망하자 눈을 지그시 감는 장면은 이 영화의 백미. 영화는 그렇게 파괴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된다.
“그리하여 사제들은 죽고, 저만 살아 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저이고, 산 자는 그분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_ 영화에서 교황 베네딕토 14세에게 보내는 알타미라노 추기경의 편지.
○ 영화 속 상징, 십자가와 칼
이 영화에서 장치한 중요한 상징물은 십자가 목걸이다.
영화 극초반, 추기경의 나레이션이 나오면서 원주민 추장의 얼굴이 나오고 바로 다음 순간 목걸이의 십자가가 클로즈업 된다.
줄리안 신부는 십자가에 메어진 채 바닥에 뉘여져 있다.
그리고 줄리안 신부를 원주민 아이들이 둘러메고 강에 쳐박을 때, 줄리안 신부가 그 목걸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줄리안 신부의 목걸이임을 추정할 수 있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가브리엘 신부와 필딩 신부가 폭포 밑으로 와서 줄리안 신부의 무덤 옆에서 기도하며 참배할 때, 가브리엘 신부가 무덤에 입맞추고 유품인 목걸이를 자신의 목에 건다.
영화 후반부 이 목걸이는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 로드리고 수사가 폭력으로라도 원주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결국 살인까지 저지른 이후 자신을 축복해 달라고 왔을 때, “수사님이 옳다면 하느님이 축복하실 것입니다. 수사님이 틀리다면 내 축복은 의미가 없습니다. 무력이 옳다면 사랑이 설 자리는 없습니다.”라고 말하며 축복할 수 없다고 거절한 후 포옹한다.
이때 로드리고 수사가 나가려는 그 순간, 가브리엘 신부는 바로 줄리안 신부의 유품이었던 그 목걸이를 넘겨 준다.
목걸이는 거룩한 순교를 상징하는 장치인 것이다.
또 하나의 상징으로 로드리고 수사의 검을 들 수 있다.
원주민을 사냥할 때도, 이복동생 펠리페와의 결투 중에서도 쓰인 이 검은, 가브리엘 신부에게 감화받아 자신의 죄를 참회하기 위해 살인과 폭력에 쓰였던 갑주와 함께 그물로 묶고 자신의 몸에 밧줄로 연결한 뒤 끊임없는 고통을 가하며 원주민의 마을로 갈 때까지 계속 등장한다.
이 검은 원주민들이 로드리고 수사를 용서하고 그가 끌고 온 갑주와 검을 강물에 던져버림으로서 사라지지만, 영화 후반부 원주민 어린아이가 강물 속으로 잠수하여 검을 꺼내온다.
그리고 그 검의 녹을 정성스럽게 닦아 내고 로드리고 수사에게 건네준다.
이 검을 다시 잡고 이제는 폭력과 야만과 돈을 위해서가 아닌 원주민들을 위해서 무예를 단련하는 모습이 바로 포스터의 그 사진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