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감독) 켄 로치 / 주연) 킬리언 머피 /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은 2006년 개봉된 영화이다.
운명의 바람 앞에 흔들리는 두 형제의 사랑과 선택!
1920년 아일랜드, 젊은 의사 데이미언은 런던의 병원에 일자리를 얻지만, 영국군의 횡포에 친구 미하일이 목숨을 잃는 사건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는다.
결국 데이미언은 자신의 꿈인 의사를 포기하고, 형 테디가 이끄는 IRA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공화군)에 가담, 조국의 자유와 독립을 위해 싸운다.
영국군의 무기를 빼앗는데 성공한 그들은 어느날 내부의 밀고로 잡히게 되고, 형 테디는 호된 고문을 받는다.
이를 지켜보고 있던 아일랜드계의 보초병이 이들을 풀어주면서 그들은 한번의 위험을 넘긴다.
그리고 자신들을 밀고한 자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막내 동생 같은 크리스임을 알게 된 데이미언은 밀고자를 처형하라는 명령에 따라 크리스에게 총부리를 겨눈다.
“이제 돌이킬 수 없어…”
이제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 데이미언은 연인 시네이드와 함께 더욱 투쟁에 몰입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들이 염원하던 영국과의 평화조약이 체결된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나 그 조약이 아일랜드의 반쪽만 자치를 허용한다는 것임을 알게 되면서 아일랜드의 독립운동단체들은 혼란에 휩싸인다.
우선 조약을 받아들이고,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자고 주장하는 형 테디와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다시 투쟁을 시작하자고 하는 데이미언은 서로 다른 선택을 하기에 이르는데…
○ 제작 및 출연
– 제작진
.감독: 켄 로치
.각본: 폴 라버티
.제작: 리베카 오브라이언, 나이절 토머스, 폴 트리이비츠
.촬영: 배리 애크로이드
.편집: 조너선 모리스
.음악: 조지 펜턴
.제작사: 파테
.배급사: 파테(해외), 동숭아트센터(국내)
.개봉일: 2006년 5월 18일
.시간: 127분
.국가: 영국, 아일랜드, 독일,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언어: 영어
– 출연진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 데미엔 역
리암 커닝햄 (Liam Cunningham) – 댄 역
패드레익 들러니 (Padraic Delaney) – 테디 역
올라 피츠제럴드 (Orla Fitzgerald) – 시니드 역
마일스 호갠 (Myles Horgan) – 로리 역
다미엔 커니(Damien Kearney) – 핀바 역
메리 오리오던(Mary O’Riordan) – 페기 역
메리 머피(Marry Murphy) – 베르나데트 역
로렌스 베리(Laurence Berry) – 미케일 역
프랭크 부르크(Frank Bourke) – 레오 역
마틴 루시(Martin Lucey) – 콩고 역
아이던 오하레(Aidan O’Hare) – 스테디 보이 역
쉐인 케이시(Shane Casey) – 케빈 역
존 크린(John Crean) – 크리스 역
케이스 던피(Keith Dunphy) – 테렌스 역
키에란 헤가티(Kieran Hegarty) – 프란시스 역
제랄드 키어니(Gerard Kearney) – 도나차 역
쉐인 노트(Shane Nott) – 네드 역
케빈 오브라이언(Kevin O’Brian) – 팀 역
– 수상
10회 광주국제영화제(2010) 초청Justice & Action(켄 로치)
10회 메가박스 유럽영화제(2009) 초청10th MEFF Anniversary(켄 로치)
7회 메가박스 유럽영화제(2006) 초청마스터 초이스(켄 로치)
○ 줄거리
아일랜드의 젊은 의사 데이미언은 런던으로 가서 병원을 개업하려고 한다. 그의 형 테디는 IRA의 한 지역구 지휘자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데이미언은 영국으로 가기 전 그들의 친구와 아일랜드의 전통 경기인 헐링을 즐긴다. 그런데 경기 후 영국군이 ‘공중 집회를 금한다’라는 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이들을 급습하고, 이 과정에서 이름을 말하라는 영국군의 지시에 영어가 아닌 아일랜드의 고유어인 게일어로 대답하던 미하일 오 설리반이 화난 영국군에게 폭행당해 목숨을 잃고 만다. 데이미언은 이 일을 겪고도 IRA에 들어오라는 형의 권유를 거절하고 영국행 기차에 오른다. 중화기로 무장하고 압도적인 수를 가진 영국군에게 IRA 투쟁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는 것이 데이미언의 주장이었다. 그랬던 데이미언이었으나, 기차역에서 영국군의 무임승차를 거부하던 기관사가 영국군에게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음을 바꾸어 IRA에 투신한다.
IRA가 영국군을 습격하면 영국군은 그 몇 배로 보복하며 탄압하는, 피로 피를 씻는 투쟁이 계속된다. 그 와중에 해밀튼 경이라는 영국계 아일랜드인 지주는 하인인 크리스 레일리가 IRA 단원이라는 냄새를 맡고 그를 협박, IRA의 거점을 밀고하도록 만든다. 결국 테디와 데이미언을 비롯한 IRA 단원들은 모두 체포된다. 이때 리더인 테디는 영국군에게 열 손가락의 손톱을 모두 뽑히는 잔혹한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내 다른 IRA 동지들의 거점을 알려주는 것을 거부한다. 이들은 총살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고건이라는 아일랜드계 영국군 병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탈옥하게 된다. 다만 이때 한 방의 열쇠를 고건이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방의 동지들은 구해내지 못하고 이들은 순국한다.
탈출한 이들은 크리스의 배신(적극적으로 원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을 알게 되고, 비록 강압에 의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배신행위를 그냥 둘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결국 크리스와 그의 주인 해밀튼 경은 IRA에 의해 잡혀오게 된다. 데이미언과 크리스는 오래 알고 지내 온 친형제와도 같은 사이였지만, 데이미언은 자신의 손으로 크리스의 심장을 쏜다. 이후 그는 연인인 시네이드에게 그 슬픔을 토로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를 바쳐 싸우는 아일랜드가 그럴 가치가 있기를 바란다.”
계속된 항쟁으로 아일랜드에는 해방구가 늘어나게 되고, 이곳에서는 자치 정권이 수립되게 된다. 그런데 한 고리대금업자의 재판을 놓고 테디와 원칙파가 대립하게 된다. 상공업자들의 협력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관용이 불가피하다는 테디의 주장에 대해 원칙파는 원칙론을 주장하며 “만약 그렇다면 영국 정부와 다를게 뭐냐?!”고 대립한다. 여기서 형제 간의 대립이 처음으로 암시된다.
마침내 투쟁 결과 영국과 아일랜드 간에 정전 협정이 체결되게 된다. 그러나 그 내용은 얼스터 6주(現 북아일랜드)를 영국령으로 남겨두고, 아일랜드는 공화국으로 완전 독립하는 것이 아니라 대영제국의 자치령인 아일랜드 자유국으로 남으며, 아일랜드 자유국 의원들은 영국 국왕에게 충성을 맹세해야 된다는 등 원칙파의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힘든 것이었다. 이에 대해 조약 찬성론자들은 ‘완전 독립을 위한 일시적 발판’이라는 논리로 이들과 맞선다. 이 과정에서 테디는 조약 찬성론측이 되어 아일랜드 자유국의 장교가 되고, 데이미언은 이를 거부하여 새로이 만들어진 조약 반대파 IRA에 몸담게 된다.
결국 논쟁이 벌어지던 조약 반대파 동지들에게 포 코트의 항쟁 소식이 들려오고, 격노한 이들은 로리 오코너의 지휘 아래 결국 공화국 군인을 습격해서 무기를 뺏어가고 그들을 살상하며 전쟁으로 치닫는다. 결국 조약 찬성파와 반대파 사이에 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아일랜드 자유국 정부군과 조약 반대파 IRA의 이 싸움이 바로 아일랜드 내전이다. 조약 반대파의 아일랜드 자유국 정부군에 대한 습격행위에 대해 테디는 강압적인 수색 및 진압을 지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예전에 자신들의 무장투쟁 활동 당시 자신들을 숨겨주었던 민간인들의 집을, 영국군이나 다름없는 방식으로 폭압적으로 수색하게 된다. 내전 장면들은 의도적으로 영국군과의 투쟁과 비슷한 구도, 비슷한 흐름으로 촬영되었다.
하지만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군인들은 수색당하는 민간인 어른들이 독립운동을 위해 숨겨 주고 밥을 주었던 바로 그 젊은이들이고, 로리 오코너가 이끄는 조약 반대파가 공화국군을 습격하자 공화국군 간부가 복면을 한 그를 알아보고 “어떻게 동포를 살해하느냐?!”며 분노하기도 한다. 옛 동지라서 복면을 해도 알아볼 수 있었기 때문. 이렇게 과거에 같이 싸웠고 전쟁 중에도 이름까지 서로 알 만큼 가까운 동포끼리 마치 영국군과 싸우듯이 부딪치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진한 슬픔을 자아낸다.
결국 데이미언은 조약 반대파와 함께 지하 활동을 하게 되고, 자유국 정부의 무기를 훔쳐내다가 자유국 정부군에 사로잡힌다. 테디는 동생을 설득하여 전향하고 동료들의 위치를 밀고하라고 권유하지만 데이미언은 “내가 크리스 레일리의 심장을 쐈어. 왜 그랬는지 형도 알잖아?!”라는 말로 이를 거부한다. 테디는 결국 자신이 직접 동생을 처형하고 이를 동생의 연인인 시네이드에게 알리게 된다.
【 Intro 】
그녀를 향한 오래된 사랑
나의 새로운 사랑은 아일랜드를 생각하네
산골짜기의 미풍이 금빛 보리를 흔들 때
분노에 찬 말들로 우리를 묶은 인연을 끊기는 힘들었지
그러나 우리를 묶은 침략의 족쇄는
그보다 더 견디기 어려웠네 그래서 난 말했지
이른 새벽 내가 찾은 산골짜기 그곳으로 부드러운
미풍이 불어와 황금빛 보리를 흔들어 놓았네
(원문)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n Ireland dearly
‘Twas hard for mourn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ah but harder still to bear the shame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 the mountain glen
I’ll seek at morning early
And join the brave united men
While soft winds shake the barley
And shook the golden barley _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 ROBERT DWYER JOYCE (1830-1883)의 시 中 /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JOYCE 시인의 작품 제목이다.
【 About Movie 1 】
칸느가 선택한 2006년 최고의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2006년 칸느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이 호명되었다.
70살의 나이로 칸느의 레드카펫을 밟은 켄 로치 감독, 7전8기 끝에 얻은 값진 수상에 트로피를 든 그의 얼굴은 환하게 빛났다.
그리고 칸느에 모인 수많은 영화인과 기자들은 한평생을 영화에 쏟아 온 거장 감독의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동안 경쟁 후보에 오를 때마다 ‘상을 받을 만한’ 후보로 꼽혔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야 했던 켄 로치 감독은 2006년 마침내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에 대한 영화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최고의 상을 거머쥐었다.
왕가위를 비롯한 9명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 “역시, 켄 로치!”
2006년 칸느의 심사위원장 왕가위는 황금종려상 수상자로 켄 로치 감독을 선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후보에 오른 작품이 모두 훌륭했기 때문에 심사하기가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영화를 볼 때는 좋았지만 말이죠) 오랫동안 토의를 거쳤고, 우리는 결국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해 모든 심사위원이 켄 로치 감독의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선택했죠.”
이렇게 9명 심사위원이 만장일치로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수상은 한치의 이견이 없었음이 확인되었다.
이번 수상으로 유럽을 넘어 세계적 거장으로 인정 받으며 영화 인생의 정점에 오른 켄 로치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아일랜드의 상황은 지금의 이라크전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이라크를 탄압하는 미국과 영국의 구도는 아일랜드에 대한 영국의 태도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나는 과거를 통해 현재의 이러한 모순들을 비판하고 싶었다’고 밝혀 여전히 날카로운 사회 비판 의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 About Movie 2 】
살아있는 캐릭터, 리얼리티의 미학!
40여 년간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주제 의식 속에 아웃사이더들의 애환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온 켄 로치 감독. 그는 영화의 사회적 리얼리즘을 전달하기 위해 그들이 실제로 겪는 삶을 그대로 반영해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들고, 비전문 배우 기용을 통해 일상의 세세한 면까지 묘사하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 속 캐릭터에 빠져들게 한다.
그래서 켄 로치 감독의 영화는 진실되며 마음의 경적을 울리는 힘이 느껴진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경우는 헐리웃 최고의 배우로 급상승하고 있는 에메럴드 빛 눈동자의 소유자 킬리언 머피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 패드레익 딜레이니가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주로 비전문 배우를 기용해 온 켄 로치 감독이 이들을 캐스팅한 이유는 킬리언 머피와 패드레익 딜레이니가 영화 속 인물에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킬리언 머피의 경우 악역 연기를 통해 보여주던 강렬한 인상과는 달리, 섬세하고 부드러운 역할의 데이미언을 잘 소화해 실감나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고 평가받았다.
그 역할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를 기용한다는 켄 로치 감독의 원칙이야말로 그의 영화 속에 리얼리티를 심어주는 비법이다.
【 About Movie 3 】
운명의 갈림길에 마주 선 형과 동생의 사랑 이야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단순히 전쟁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 영화의 진짜 이야기는 아일랜드가 영국과 평화조약을 맺는 그 순간부터 시작된다.
아일랜드의 독립을 위해 함께 싸웠던 IRA가 평화조약의 내용을 놓고 의견이 갈리면서 그들은 새로운 갈등을 겪게 되고, 혼란을 겪는다. 그리고 그 속에 켄 로치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숨겨져 있다.
형 테디는 현실적이다. 실용적인 결정을 중요시하는 그에게 영국과의 평화조약은 간신히 얻어 낸 기회이다. 이 기회를 놓치게 된다면, 아일랜드는 영원히 영국의 속국으로 살아갈지도 모른다. 그는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에게 큰 힘이 됐던 사랑하는 동생 데이미언이 그에게 반대하고 나섰다.
동생 데이미언은 이상적이다. 그에게 있어 조국의 완전한 자유와 독립은 타협될 수 없는 단 하나의 목표이다. 영국이 제시한 평화조약은 아일랜드를 분열시키려는 비열한 술수일 뿐이다. 그는 더 나은 아일랜드를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었다. 그는 영국과의 평화조약을 받아들이자는 형 테디를 이해하지만, 그에게 동의할 수는 없다.
서로를 의지해서 살아 온 두 형제, 그러나 이제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서로를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슬픈 운명을 그린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은 켄 로치 감독이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영화 속에서 데이미언의 동료인 댄은 ‘무엇에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어렵다’ 라는 말을 한다.
독립운동을 위해 싸워온 데이미언과 테디는 영국이라는 목표물에만 전념해 왔다. 그들은 정작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것이 그들의 비극의 시작이었다.
켄 로치 감독은 두 형제 중 누구의 편에도 서지 않는다. 그저 조용한 관찰자적 시점에서 그들의 삶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를 중립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는 전작 <랜드 앤 프리덤>에서와 같이 전쟁 자체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정한 투쟁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이야기하는데 주력한다.
이러한 그의 주제 의식은 영화가 끝난 뒤 관객들에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다.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나아가는 켄 로치 감독
켄 로치 감독의 전투씬이나 총격전은 헐리웃에서 나오는 스펙타클한 영상보다는 마치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는 켄 로치 감독이 전쟁영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틀 안에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녹여내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큰 탱크, 폭격기와 같은 씬은 나오지 않을 뿐더러, 총에 맞아 흥건히 흘러내리는 피조차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전투씬 또한 과장되지 않으면서 리얼리티가 강조된다. 그는 혁명과 자유를 노래하지만 투쟁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보다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고민을 던져 이 사회가 개선되기를 바랄 뿐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 역시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비추는 거울같은 작품이 될 것이다.
【 Production Note 】
켄 로치 감독의 특별함이 돋보이는 그만의 촬영법
켄 로치는 처음부터 시나리오를 배우들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그 날 찍을 분량의 대본만을 주는 독특한 촬영법으로 유명하다.
또한 보통의 감독이 시나리오 순서와는 상관없이 같은 장소에서 여러 장면을 연속으로 찍는 것에 반해 켄 로치 감독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들더라도 장면 순서대로, 즉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이 겪게 되는 사건들을 시간 경과에 따라 찍을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식은 배우들이 영화 속 인물과 자신을 일치시키도록 만들어 캐릭터 자체가 영화 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켄 로치만의 비법이다.
이렇듯 자연스러운 인물을 창조해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켄 로치 감독의 특성 때문에 그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평소와는 다른 촬영 방식으로 긴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곧 이러한 상황에 익숙해져 더욱 실감나는 연기를 펼칠 수 있었다고 한다.
생각해서 나오는 연기가 아니라 반응으로 나오는 연기이기 때문에 훨씬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현하게 되고, 더 큰 감정의 심도를 뽑아낼 수 있다는 것이 켄 로치 감독의 촬영법이 지닌 장점이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의 경우에도 이러한 방식은 유지되었고, 그에 대해 배우들은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킬리언 머피는 “켄 로치 감독의 촬영 방식이 가지는 장점은 당신이 그 인물에 대해 무언가가 느껴진다면, 바로 그것을 역할 자체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를 찍는 것이 아니라 인물 자체로서 같은 과정을 겪는 것이기 때문에 당신은 그 역할에 대해서 완벽하게 동의하게 된다.”고 말했고, 리암 커닝햄은 “켄 로치와의 촬영은 색달랐다. 보통은 대본을 보고, 인물에 대해 고민하게 마련인데, 이곳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여기서는 듣는 일이 제일 중요했다. 우리는 언제 촬영에 돌입하게 될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촬영이 진행될수록 인물에 대한 나의 생각은 더욱 명확해졌다”라고 긴장감 있는 그의 촬영에 대해 말했으며, 올라 피츠제럴드는 “켄 로치의 영화에 배우로 출연한다는 것은 어떤 일을 겪게 될지 모르게 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정말 그랬다. 그렇지만 나는 이 촬영법이 굉장히 즐거웠다. 내가 맡은 역할의 앞날이 어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나는 계속 집중한 상태를 유지해야 했다. 이러한 긴장 상태는 나를 연기에 몰입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라고 말했다.
배우들의 이야기처럼, 켄 로치 감독의 특별한 촬영법은 영화가 아닌, 영화 속 현장을 온전히 그려내는 듯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래서 배우뿐만 아니라 다른 스탭들까지도 역사 현장 속에서 살아나가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켄 로치 감독이 지금껏 고수해 온 켄 로치 스타일의 하나이다.
【 About ‘IRELAND’ 】
아일랜드, 그 슬픈 역사의 땅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4월 부활절 기간 동안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난다.
IRB(Irish Republican Brotherhood)와 IV(Irish Volunteers), ICA(Irish Citizen Army)가 주축이 되어 일어난 이 사건은 곧 영국에 진압당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주도했던 사회주의자 제임스 코널리(James Connolly)가 처형당했다.
1918년 11월 총선거에서 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하는 보수당이 우세한 북동지역을 제외하고 신페인 (‘우리 자신’이라는 뜻)당이 다수의 의석을 얻었다.
그리고 신페인당은 아일랜드 의회를 설립, 아일랜드가 독립국임을 세계에 선언했다. 그러나 세계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영국은 그들을 더욱 가혹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서 IV는 IRA (Irish Republican Army)로 명칭을 바꾸고, 대대적인 투쟁에 들어간다. IRA는 주로 18세에서 30세의 젊은 청년들로 구성되었는데, 공장 노동자나 농부, 상점 직원 출신이 많았다.
몇몇은 1차대전에 참가했던 베테랑들로, 그들의 군사 기술은 IRA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여자들은 Cumann na mBann를 조직, IRA간의 연결을 담당하고, 아일랜드 의회를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1920년, 아일랜드 남부 지역에서 게릴라 투쟁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아일랜드의 거센 항쟁에 영국은 아일랜드와 휴전 협정을 맺고, 그들의 자치를 허용한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지역을 제외한다는 내용에 IRA는 반발하고, 결국 조약에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분열하고 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922년 12월 아일랜드 자유국이 탄생한다.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은 1920년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특수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역사는 언제나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테마라고 말하며, 이 영화가 현재의 이라크전과 같은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Character 소개 】
동생 데이미언 役 _ 킬리언 머피 Cillian Murphy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어…”
킬리언 머피가 말하는 데이미언
데이미언은 촉망 받는 의사였다. 그런 그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IRA에 참여하기까지, 그 선택의 과정은 굉장히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자신의 전부를 건 선택인 만큼 그에게 있어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은 절대절명의 목표나 마찬가지였다.
사람을 살리는 의사에서 사람을 죽여야 하는 의무를 가진 게릴라가 된다는 것, 데이미언이 가지는 특별한 운명이 나에게는 너무도 극적으로 느껴졌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그와 동화되는 순간, 데이미언이 느꼈을 법한 여러 고민들이 나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형 테디 役 – 패드레익 딜레이니 Padraic Delaney
“넌 이상주의자일 뿐이야!”
패드레익 딜레이니가 말하는 테디
나는 켄 로치 감독이 우리들을 캐스팅한 것이 어떤 식으로든 우리 안에서 각각의 인물을 보았기 때문일 거라 믿는다. 나는 테디처럼 한 가지에 전념하는 스타일인데다 고집도 세다. 사례를 통해 사람들을 이끄는 스타일인 테디는 말이 적은 편이었지만, 상황이 복잡해지면서 어떻게 말하는지를 배워간다. 침묵 속의 강함, 그것이 사람들을 이끄는 테디의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시네이드 役 _ 올라 피츠제럴드 Orla Fitzgerald
“난 너만 있으면 돼…”
피츠제럴드가 말하는 시네이드
시네이드는 IRA 무리에 속한 유일한 여자다. 그러나 그녀는 남자들 속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낸다. 그리고 그녀는 남자들이 보지 못한 것까지 생각하는 현명함까지 지녔다. 남자들이 아일랜드의 자유와 독립을 얻어내는 것에만 주력하고 있을 때 그녀는 그 이후의 상황, 즉 아일랜드가 자유와 독립을 얻은 뒤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한다. 그녀는 남성과 여성이 민주적인 환경 속에서 평등하게 살아가는 곳을 꿈꿨고, 그러한 아일랜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매력적인 여성이다.
댄 役 _ 리암 커닝햄 Liam Cunningham
“반대하기는 쉽지만,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건 어렵지…”
리암 커닝햄이 말하는 댄
댄은 더블린 빈민가 출신의 일자무식이었다. 그러던 중 시민군에 합류하면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배우고, 새로운 세상을 접한다.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억압과 차별은 댄이 독립운동에 참여하게 된 강력한 동기였다. 나 역시 그와 비슷한 면이 많다. 우리 아버지는 험한 일을 하는 부두 노동자였다. 다른 사람들은 우리 아버지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이러한 과거 때문에 나는 댄이라는 인물을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었다.
○ 아일랜드, 그 슬픈 역사의 땅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6년 4월 부활절 기간 동안 아일랜드의 수도 더블린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난다. IRB (Irish Republican Brotherhood)와 IV(Irish Volunteers), ICA (Irish Citizen Army)가 주축이 되어 일어난 이 사건은 곧 영국에 진압당했다.
그리고 이 사건을 주도했던 사회주의자 제임스 코널리 (James Connolly)가 처형당했다.
1918년 11월 총선거에서 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하는 보수당이 우세한 북동지역을 제외하고 신페인 (‘우리 자신’이라는 뜻)당이 다수의 의석을 얻었다.
그리고 신페인당은 아일랜드 의회를 설립, 아일랜드가 독립국임을 세계에 선언했다. 그러나 세계는 그들을 인정하지 않았고, 영국은 그들을 더욱 가혹하게 탄압하기 시작했다.
영국에 대항하기 위해서 IV는 IRA(Irish Republican Army)로 명칭을 바꾸고, 대대적인 투쟁에 들어간다. IRA는 주로 18세에서 30세의 젊은 청년들로 구성되었는데, 공장 노동자나 농부, 상점 직원 출신이 많았다.
몇몇은 1차대전에 참가했던 베테랑들로, 그들의 군사 기술은 IRA에 큰 도움이 되었다. 여자들은 Cumann na mBann를 조직, IRA간의 연결을 담당하고, 아일랜드 의회를 운영하는 역할을 맡았다.
1920년, 아일랜드 남부 지역에서 게릴라 투쟁이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아일랜드의 거센 항쟁에 영국은 아일랜드와 휴전 협정을 맺고, 그들의 자치를 허용한다. 그러나 북아일랜드 지역을 제외한다는 내용에 IRA는 반발하고, 결국 조약에 찬성하는 이들과 반대하는 이들로 분열하고 만다.
그리고 우여곡절 끝에 1922년 12월 아일랜드 자유국이 탄생한다.
아일랜드의 독립 투쟁은 1920년 아일랜드에서 일어난 특수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은 과거를 넘어 현재까지 이어지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역사는 언제나 나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중요한 테마라고 말하며, 이 영화가 현재의 이라크전과 같은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_출처. 씨네21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I sat within the valley green
I sat me with my true love
My sad heart strove the two between
The old love and the new love
The old for her the new
That made me think of Ireland dearly
While the soft wind blew down the glade
And shook the golden barley
T’was hard, the woeful words to frame
To break the ties that bound us
And harder still to bear the shame
Of foreign chains around us
And so I said the mountain glen
I’ll meet at morning early
And I’ll join the bold united men
While soft winds shook the barley
T’was sad, I kissed away her tears
My fond arm ’round her flinging
When a foe, man’s shot burst in our ears
From out the wild woods ringing
A bullet pierced my true love’s side
In life’s young spring so early
And on my breast, in blood she died
While soft winds shook the barley
But blood for blood without remorse
I’ve taken at Oulart Hollow
I’ve lain my true love’s clay-like corpse
Where I’ll fall soon, must follow
Around her grave I’ve wandered drear
In night and morning early
With breaking heart when near I hear
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