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아이, 로봇 : I, Robot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 / 주연) 윌 스미스, 브리짓 모이나한, 브루스 그린우드 /
‘아이, 로봇’ (I, Robot)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단편 소설 모음집 <아이, 로봇>과 각본가 제프 빈타의 초고 각본 <하드와이어드>를 원작으로 한 윌 스미스 주연의 SF 액션 영화로, 2004년 7월 29일 개봉되었다. 감독은 노잉, 크로우, 다크 시티, 갓 오브 이집트를 감독한 알렉스 프로야스. 배급은 20세기 폭스가 맡았다.
근 미래인 2035년, 인간은 지능을 갖춘 로봇에게 생활의 모든 편의를 제공받으며 편리하게 살아가게 된다. 인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로봇 3원칙’이 내장된 로봇은 인간을 위해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보며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될 신뢰 받는 동반자로 여겨진다.
NS-4에 이어 더 높은 지능과 많은 기능을 가진 로봇 NS-5의 출시를 하루 앞둔 어느 날, NS-5의 창시자인 래닝 박사가 미스터리한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수많은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시카고 경찰 델 스프너(윌 스미스)는 자살이 아니라는데 확신을 갖고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끔찍한 사고 이후로 로봇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던 그는 이 사건 역시 로봇과 관련이 있다고 믿고 이 뒤에 숨은 음모를 파헤치려고 한다.
로봇 심리학자인 수잔 캘빈 박사(브리짓 모나한)의 도움으로 로봇 “써니”를 조사하기 시작한 스프너 형사는 로봇에 의한 범죄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된다. 하지만 래닝 박사의 죽음은 자살로 종결 지어지고, 은밀하게 사건을 추적해 들어가던 스프너는 급기야 로봇들로부터 공격을 받게되는데…
원작 소설 <아이, 로봇>에서 차용한 부분은 꽤 있지만 거의 소재만 따오고 실질적으로 이야기상 접점은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내용은 제프 빈타의 <하드와이어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 제작 / 출연
- 제작진
감독: 알렉스 프로야스
각본: 아키바 골즈먼, 제프 빈타
제작: 존 데이비스, 존 킬켄니, 스티븐 맥글로덴, 로런스 마크, 토퍼 도우, 윅 갓프레이
원작: 아이작 아시모프의 ‘나는 로봇’
촬영: 시몬 더건
편집: 리처드 리어로이드, 아르멘 미나시안, 윌리엄 호이
음악: 마르코 벨트라미
제작사: 20세기 폭스
배급사: 20세기 폭스
개봉일: 2004년 7월 29일
시간: 110분
국가: 미국
- 출연진
윌 스미스 – 델 스프너 형사
브리짓 모이나한 – 수전 캘빈 박사
브루스 그린우드 – 랜스 로버트슨
제임스 크롬웰 – 앨프리드 래닝 박사
치 맥브라이드 – 존 베긴 형사
샤이아 러버프 – 파르베
앨런 터딕 – 서니
에이드리언 리카드 – 그래니
제리 웨저먼 – 발데즈
피오나 호건 – 비키
피터 신코다 – 친 1
테리 첸 – 친 2
데이비드 헤이점 – NS4 로봇
스콧 헤인들 – NS5 로봇
○ 내용
영화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인 2035년의 시카고이다. 로봇회사 USR의 신형 로봇 모델인 ‘NS-5’의 출시를 앞두고, 개발자인 래닝 박사 (제임스 크롬웰)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형사인 델 스프너 (윌 스미스)가 수사를 개시하고, 캘빈 박사 (브리짓 모이나한)가 이를 도우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 3원칙이 영화 전체를 꿰뚫는 주제이다. USR사의 슈퍼컴퓨터 비키 (VIKI)와 NS-5 로봇 중 하나인 써니 (Sonny)는 이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비키는 3원칙을 해석하여 인간 사회를 통제하고 인간에 대한 폭력 행사까지 가능하다고 해석한다. 이에 무조건 인간을 보호하는 구형 로봇들을 폐기하고, NS-5 모델 로봇들을 동원한 인간 통제를 실행으로 옮긴다. 반대로 써니는 인간 편에 서서, 스푸너 형사가 비키의 작동을 중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 현대 SF 소설의 거장 ‘아이작 아시모프’ [전승일의 과학융합예술]
알렉스 프로야스(Alex Proyas) 감독이 2035년 근미래를 배경으로 2004년에 제작한 SF 영화 ‘아이 로봇(I, Robot)’에는 “첫째, 로봇은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으며, 인간이 위험한 상황에 부닥쳤을 때 방관해서도 안 된다. 둘째, 첫 번째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로봇은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셋째, 첫 번째와 두 번째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선에서 로봇은 자신의 존재를 보호해야 한다.”라는 ‘로봇 3원칙’이 등장한다.
이 ‘로봇 3원칙(Three Laws of Robotics)’은 로버트 A. 하인라인(Robert Anson Heinlein), 아서 C. 클라크(Arthur Charles Clarke) 등과 함께 현대 SF 문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미국 소설가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 1920~1992)가 자신의 단편 SF 소설 ‘Runaround’(1942)에서 처음으로 제시한 개념으로, SF 잡지 ‘Super Science Stories’와 ‘Astounding Science Fiction’에 수록된 단편을 모은 소설집 ‘I, Robot’(1950)에서 좀 더 구체화 되었으며, 영화 ‘I, Robot’의 원작과 모티브가 되었다.
그리고 아이작 아시모프는 후에 ‘Robots and Empire’를 쓰면서 ‘로봇 3원칙’에 “로봇은 인류에게 해를 가하거나, 행동을 하지 않음으로써 인류에게 해가 가도록 해서는 안 된다.”라는 ‘0번째 법칙(Zeroth Law)’을 추가하였다. “로봇은 반드시 인류에 대한 헌신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위해서 행동해야 한다.”라고 축약할 수 있는 ‘로봇의 법칙’은 과학기술의 진보도 결국 인간을 배려하는 것이라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철학적 질문으로 오늘날 로봇과 인공지능의 윤리에 대한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생물학과 화학을 공부한 아이작 아시모프는 19살에 SF 잡지 ‘어메이징 스토리즈(Amazing Stories)’ 3월호에 발표한 첫 단편 소설 ‘Marooned off Vesta’를 시작으로 SF 문학에 데뷔하면서 천재적인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하였고, 천문학 · 물리학 · 화학 · 생물학 등 광범위한 과학 분야에 대한 해설자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 중에서 ‘Foundation series’는 은하제국(Galactic Empire)의 심리역사학자(psychohistorian) 해리 샐던(Hari Seldon)을 주인공으로 하여 미래 은하계의 가상 국가 ‘파운데이션’의 500년 역사를 다룬 대하 SF 소설이다. ‘Foundation series’는 1951년 첫 번째 단행본을 포함하여 총 7권으로 구성되었으며, ‘세계 SF 협회(World Science Fiction Society)’에 의해서 주어지는 휴고 상(Hugo Awards)에서 ‘Best All-Time Series’를 수상했고, 2021년부터 Apple TV+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다.
‘우주의 조약돌(Pebble in the Sky, 1950)’, ‘암흑성운(The Stars, Like Dust, 1951)’, ‘우주의 기류(The Currents of Space, 1952)’로 구성된 ‘우주 3부작(Galactic Empire Trilogy)’은 은하제국 전성기를 다룬 아이작 아시모프의 또 다른 대표작으로 ‘Robots and Empire’에서 지구인들이 본격적으로 우주로 나가게 된 후, ‘Foundation series’에 등장하는 트랜터 행성이 중심이 된 은하제국의 성립까지의 광범위한 시간대가 포함된다.
단편 ‘I, Robot’, ‘The Rest of the Robots’, ‘Robot Dreams’, ‘The Positronic Man’, ‘The Caves of Steel’, ‘The Robots of Dawn’ 등이 포함된 로봇 시리즈 모음 ‘Robots and Empire’는 1985년에 출간되었다.
휴고 상과 네뷸러 상(Nebula Award)을 받은 ‘바이센테니얼 맨(The Bicentennial Man)’은 1976년 중편으로 발표된 후, 1992년 장편으로 재출간된 아이작 아시모프의 유작이 된 작품으로, 1999년 크리스 콜럼버스(Chris Columbus) 감독에 의해 동명의 SF 영화로 제작되었다. 영화에서 로봇 ‘앤드류(NDR-114의 애칭)’는 가사 로봇으로 인간과 대화가 가능하고, 생활을 함께하며 집안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지능형 로봇으로 그려져 있다.
영화 속에서 로봇 ‘앤드류’는 인간이 되고 싶은 소망을 갖고 결국 이를 실행에 옮기는데, 원작 소설 ‘The Bicentennial Man’은 자신의 불로불사를 포기하면서까지 인간이 되고 싶어 하는 로봇을 주인공으로 하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인간이라는 존재의 규정,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여러 유수 대학으로부터 14개의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71년에는 미국 SF작가 협회로부터 SF와 판타지 문학에 기여한 업적이 탁월한 사람에게 주어지는 ‘그랜드 마스터상(Damon Knight Memorial Grand Master)’을 받으며 ‘SF의 그랜드 마스터’라는 칭호를 받은 바 있고, 1977년부터 그의 이름을 딴 SF 잡지 ‘Asimov’s Science Fiction Magazine’이 발행되고 있다. (*전승일 오토마타 공작소 대표감독 / The Science Times, 2021.03.16)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