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천국의 열쇠 : The Keys of the Kingdom
감독) 존 M. 스탈 / 주연) 그레고리 펙, 로즈 스트래드너, 토마스 미첼 / 1944년
천국의 열쇠 (The Keys of the Kingdom)는 1944년에 개봉한 미국의 영화이다.
A. J. 크로닌 (Archibald Joseph Cronin, M.B., Ch.B., M.D., D.P.H., M.R.C.P., 1896년 7월 19일 ~ 1981년 1월 6일)의 동명 소설 ‘천국의 열쇠’를 영화화했다. 원작에서 크로닌은 스코틀랜드의 가톨릭 신부인 프랜치스 치셤이란 인물의 일대기를 그렸다.
의학 분야에서도 뛰어난 업적을 남긴 크로닌은 <천국의 열쇠>에서 프랜치스 치셤 신부를 주인공으로 하여 가장 직접적으로 카톨릭의 신앙세계를 다루었다.
그레고리 펙이 주연한 젊은 신부가 중국의 오지로 선교사로 파견되고 그곳에서 교회를 설립하고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지난한 과정의 모습을 통해서 인생의 여러 과정에 대한 메시지를 전해주는 영화이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어린이였던 주인공 (그레고리 펙)은 어린시절 우연한 사고로 부모를 잃는다. 부모님의 죽음의 원인은 미국 기독교와 카톨릭간 종교간의 갈등과 테러행위이다. 카톨릭을 믿는 그의 아버지를 지역개신교 주민들이 테러를 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친척의 도움으로 신학대학에 진학하고, 신부의 길로 들어선다. 그리고 다른 세속적인 것에 눈길 돌리지 않고, 진실한 마음으로 중국으로 파견된다. 영화내내 주인공 신부는 욕심과 탐욕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로지 봉사화 헌신으로 희생하고 타인에게 사랑과 도움을 베푸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세속의 고난과 어려움을 당하기도한다. 아무도움도 받지못하는 처지, 처음 그의 거주지는 마굿간같은 움막이다. 그곳에서 아무것도없는상태에서 힘들고 가난한 이들을 치료하며 점점 그의 영향력을 확대해간다.
결국 그는 그곳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게되고 교회를 세우게된다. 그리고 그 자신 성자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드디어 학교를 개설하고 수녀들의 파견도 받아 운영하게된다. 그런데 이곳에 파견온 수녀는 그와 대립적 상황에 놓인다. 영화는 해피엔딩으로만 상황을 보여주지않는다. 남녀관계인 신부와 수녀, 그리고 한 조직안에서 권력간의 다툼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영화는 그린다. 때문에 수녀는 그에게 내내 약간은 거칠은 태도로 대한다.
그러는 와중에 마을에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교회가 파괴된다. 그리고 그자신도 죽음의 위기에 처하지만, 두려워하지 않고 마을주민들을 도운다. 그리고 신부 자신도 다리에 부상을 입고 평생 한쪽다리가 불편한 상황에 처한다.
간혹 그는 하나님에게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하고 화나는 자신의 맘을 혼자 읊기도하나 분노하지는 않는다. 그냥 묵묵히 버텨나간다.
주변에서 그를 비아냥 거리기도하고, 그에게 고통스런 상황을 만들어주기도하지만, 그는 그러려니하고 버텨낸다.
아주오래된 옛날영화이지만, 이 영화를 보고있자면 인생의 여러 어려움을 어떻게 살아낼지 그리고 인간의 삶의 고통에 대해서 전체적으로 되돌아 보게된다. 그 누구나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할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담담히 자신의 해야할 일을 묵묵히 해나간다면, 이 영화속 신부의 모습처럼, 훗날 자신의 생을 되돌아 보았을때 흐뭇한 미소를 지을수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훌륭한 인생이었단걸 알게되지 않을까싶다.
○ 제작 / 출연
- 제작진
감독: 존 M. 스탈
각본: 조지프 L. 맹키위츠
너널리 존슨
제작: 조지프 L. 맹키위츠
원작: A. J. 크로닌의 천국의 열쇠
촬영: 아더 밀러
편집: 제임스 B. 클락
음악: 앨프리드 뉴먼
제작사: 20세기 폭스
배급사: 20세기 폭스
개봉일: 1944년 12월 15일
시간: 136분
국가: 미국
- 출연진
그레고리 펙 – 프란시스 치셤
로즈 스트래드너 – 마리아 수녀
토마스 미첼 – 윌리
제인 벨 – 노라
레너드 스트롱 – 차대인
광병웅 – 요셉
○ 줄거리
스코틀랜드 트위드 사이드 마을에 사는 치셤은 부모가 죽어 어린나이에 고아가 되어 불우한 소년기를 거치게 되지만 주변 사람들과 친척인 폴리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밝고 순수한 소년으로 자랐고 신부의 길을 걷게 된다.
치셤은 신부가 된 이후 개방적인 사상으로 영국을 떠나 중국에 선교사로 파견되어 35년을 머무른다.
35년간의 중국선교를 하면서 치셤은 그곳에 높은 도덕률의 문화가 형성되어 있음을 보고 특히 공자 (孔子)의 가르침을 흡수해 자신만의 참신앙을 완성시키며 타종파인 피크스 목사를 대할 때의 우호적이고 관대한 처신, 임종을 앞둔 친구 윌리에게 주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강요하지 않는 인간적인 태도 등으로 인해 처음에 그를 의심하고 오해했던 모든 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본국으로 송환된 후 치셤은 신학교 동창 안셀모 밀리 주교의 배려로 고향인 트위드사이드의 주임신부로 부임되었고 친척아이 한명을 양자로 받아들여 살게 된다.
마지막 대목은 밀리 주교가 성당의 사무 문제와 치셤 신부의 교리와 설교에 문제가 있다는 보고를 받고 비서인 슬리스 신부를 조사차 파견하면서 일어난다.
치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던 슬리스는 자기 내면의 잔혹함에 대해 깨닫게 되고 치셤에게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찢어버린 후 마을을 떠난다.
○ 관람평
천국의 열쇠는 스코틀랜드의 작가 A J 크로닌이 쓴 베스트셀러 원작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프란치스 치셤이라는 신부의 거룩하고 헌신적인 일대기를 담은 내용인데 당시 신인배우인 그레고리 펙이 파격적으로 이런 대작에 주연으로 캐스팅되었고, 이 영화 한 편으로 그레고리 펙은 명성을 얻어서 일찌감치 게리 쿠퍼나 클라크 게이블의 뒤를 잇는 헐리웃의 대표 인기배우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A J 크로닌의 원작이 너무나 좋은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어떻게 영화 한편으로 압축시킬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다.
영화는 소설의 상당한 부분이 생략되거나 축소되었지만 원작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깊은 메시지는 충실히 살린 꽤 훌륭한 각색으로 이루어졌다고 평가할 수 있다.
원작에서는 프란치스 치셤 신부와 밀리 신부라는 두 신부를 비교하여 진정성을 가지고 신앙과 헌신을 이루며 소박하게 살아가는 주인공과 사교성, 정치성이 높아서 승승장구하여 주교까지 오르는 밀리 신부의 삶을 대조하면서 진정 천국의 문에 들어갈 수 있는 열쇠가 무엇인지를 비유하고 있다.
아마도 신부입장에서라면 이런 소설은 절대 나올 수 없을 것이다.
가톨릭을 비롯한 그리스도교의 현실에 대해서 꽤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작가의 솔직한 평가와 철학이 원작에 가득 묻어 있었다.
영화는 소설과 마찬가지로 나이가 들어서 고향의 작은 본당에서 고아소년을 돌보며 살아가는 프란치스 신부에게 은퇴를 권고하기 위해서 사제가 찾아오면서 시작된다.
고향인 그곳에 남게 해달라는 프란치스 신부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냉정하게 행동하던 그 사제는 그곳에서 하룻밤을 묶으며 우연히 읽게 된 프란치스 신부의 일기장을 보며 그의 감동적이며 거룩한 삶의 자취를 비로소 알게 된다.
19세기 스코틀랜드 어느 지방,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개신교 신자인 어머니와 함께 단란한 가정을 이루며 살아가던 프란치스소년은 폭풍우가 심하던 날 사고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다.
친척에 의해서 키워지던 프란치스는 노라라는 친척을 사랑하지만 노라가 불행한 일을 당하여 사생아를 낳고 죽자 이모의 바램대로 신학교에 들어가 사제가 된다.
어느날 프란치스를 꽤 눈여겨 본 맥납주교는 그를 오지인 중국에 선교사로 보내게 되고 중국땅에서 프란치스 신부의 파란만장한 삶이 전개된다.
원작에서는 프란치스의 어린 시절과 노라와의 인연과 사랑 그리고 젊은 사제 시절에 벌어졌던 사건들에 대한 비중이 어느 정도 다루어지지만 영화에서는 중국에 가기 전까지의 내용들은 굉장히 짧게 압축이 되어 있다.
중국에 도착한 프란치스 신부는 그곳에 있다고 들은 수백명의 신자들이 모두 돈을 받기 위해서 몰려들었던 가짜신자라는 것을 알고 실망하지만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 힘든 여정을 걸어간다.
외롭게 선교를 하던 그에게 조셉이라는 진실한 중국인 젊은이가 찾아와서 유일한 봉사자의 역할을 한다.
어느날 치아라는 이름의 중국인 부자이자 고위층의 독자가 병에 걸리게 되고 프란치스 신부에게 도움을 청하자 프란치스는 혼신을 다해 아이를 치료한다.
기적적으로 아이가 완쾌되자 치아는 자신의 땅에 교회와 학교를 세워주고 치아의 도움으로 프란치스의 선교는 활발해지고 수녀들 까지 도착하게 된다.
원작에서 원장수녀와 프란치스 신부의 갈등과 오해, 그리고 신뢰회복과 긴 우정이 비중있게 펼쳐지는데 영화에서도 두 사람간의 관계를 통하여 프란치스 신부의 진실하고 헌신적인 신앙이 전해진다.
부유한 귀족집안 출신의 마리아 수녀는 남루한 차림의 프란치스 신부를 처음에는 멸시하고 도도하게 행동하지만 그의 진실한 선교앞에 가식적으로 교만한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평생 프란치스 신부와 진실한 신앙적 우정을 함께 한다.
원작에서 프란치스 신부의 친구이자 잘 나가는 또 하나의 신부를 비중있게 다루었는데 영화에서는 하나의 시퀸스만 할당하고 있다. 빈센트 프라이스가 연기한 앵거스 신부인데 등장씬은 짧지만 그가 보여준 행동과 언행을 통하여 소설에서 다루었던 그에 대한 비중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었던 캐릭터로 설정하고 있다.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훨씬 비대하고 기름져 보이는 느낌의 빈센트 프라이스는 거만하고 사교적이며 수완이 좋고 선교에 능숙한 앵거스 신부로 출연하여 프란치스 신부와는 아주 대조적인 인물을 보여주고 있다.
2시간 10분 조금 넘는 비교적 긴 영화지만 소설을 많이 압축한 이 영화는 프란치스 신부가 나이가 들어서 중국땅을 떠나게 되는 부분에서 많은 감동을 준다.
그의 충실한 봉사자였던 조셉과 프란치스 신부를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 마리아 수녀와의 이별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
이 밖에도 영화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프란치스 신부와의 관계가 짧막하지만 깊이 있게 표현된다.
무신론자인 의사 친구 윌리와의 사심없는 우정, 중국인 부자 치아와의 종교를 떠난 신뢰와 우정, 신학교때부터 자신을 잘 돌봐준 맥납 주교와의 관계 등을 통하여 프란치스 신부가 말과 행동으로 보여주는 감동적인 삶의 모습이 잘 표현되고 있다.
○ 영화 이모저모
40년대 흑백영화로서, 유명 배우의 출세작으로서, 쟁쟁한 스탭진이 참여한 대작으로서, 그리고 종교영화로서 역사에 남을 만한 가치있는 영화다.
1941년도에 출판되어 종교에 상관없이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킨 A. J. 크로닌의 소설, <천국의 열쇠>를 원작으로 한 영화이다.
그레고리 펙은 선량한 외모와 근엄해보이는 표정으로 주인공인 프란치스 신부의 역할을 20대의 신인배우 답지 않게 잘 연기해냈다.
원작에서는 키가 작고 볼품없는 외모로 소개되고 있지만 키가 훤칠하고 잘 생긴 귀공자 외모의 그레고리 펙도 소박하고 헌신적인 삶을 보여준 신부의 모습에 어울렸고 거만한 앵거스 신부역의 빈센트 프라이스는 그의 영화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비해하고 포동한 느낌을 주며 역시 개성있는 역할을 보여주었다.
젊은 프란치스 신부를 각별히 생각하던 맥납주교역에는 34번가의 기적에서 산타클로스 연기로 잘 알려진 에드먼드 그웬이 연기하였고, 도산 안창호 선생의 아들이기도 한 한국계 배우 필립 안이 중국인 부자 치아역을 하고 있다.
1940년대에 쓰여진 이 원작은 70여년이 지난 지금, 스코틀랜드에서 멀리 떨어진 한국에서도 쉽게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종교계의 현실이자 숙제이기도 한 것을 제시하고 있는 내용이다.
이 탄탄한 원작은 그레고리 펙 등 출연 배우들의 열연과 알프레드 뉴만의 음악, 그리고 감독으로도 이름을 떨친 조셉 L 맨키위츠와 누널리 존슨의 각색, 아카데미 촬영상을 세 번이나 수상하게 되는 아서 밀러의 촬영, 제작을 겸한 조셉 L 맨키위츠 등 쟁쟁한 스탭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레고리 펙의 남우주연상 후보를 비롯하여 총 4개 부분의 오스카상에 후보로 지명되었지만 수상을 하지 못했다.
프란치스 치셤이라는 한 사제의 격동적인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산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묻게 하는 영화이다.
구구한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 알려진 <천국의 열쇠>를 1944년에 제작된 고전영화로 만나 다시한번 감동에 젖어볼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