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의 영화
25시 (The 25th Hour, La Vingt-Cinquieme Heure)
감독) 앙리 베르누이 / 주연) 안소니 퀸, 비르나 리지 / 1967년
루마니아의 산골 폰타나의 농부 요한 (Johann Moritz : 안소니 퀸 배우)은 아내 스잔나 (Suzanna Moritz : 버나 리지 배우)의 미모를 탐낸 경찰서장 도브레스코 (Dobresco : 그레고이리 아스란 배우)의 계략으로, 유태인이라고 상부에 거짓 보고되어 강제 노동에 보내진다. 스잔나는 서장의 꼬임에 넘어가 남편과의 이혼서에 강제 서명을 한다.
수용소를 탈출한 요한은, 스파이 혐의로 검거되어 독일로 끌려가 강제 노동을 하게 된다.
그러나, 독일 친위대 대령에게 아리안족의 순혈통을 가진 영웅의 일원으로 인정받아, 수용소장에 임명된다.
1944년 4월, 소련이 루마니아를 침공했을 때, 요한은 미국포로가 되어 전범자로서 뉘른베르크의 재판을 받게 된다. 이때 변호인은, 재판정에서 아내 스잔나가 요한에게 보내는 8년 동안의 기록을 법정에서 낭독한다.
석방된 요한은 아내와, 그리고 소련군의 능욕에 의해 태어난 아이를 포함한 세 자식들과 감격적인 상봉을 한다.

○ 제작 및 출연
- 제작진
감독: 앙리 베르누이 (Henri Verneuil)
제작: 카를로 폰티 (Carlo Ponti)
원작: C. 비르길 게오르규 (C. Virgil Gheorghiu)
각본: 프랑소아즈 보이어 (Francois Boyer), 울프 만코위츠 (Wolf Mankowitz), 앙리 베르누이 (Henri Verneuil)
촬영: 안드레스 윈딩 (Andreas Winding)
음악: 조르쥬 들르뤼 (Georges Delerue)
편집: 프랑수아즈 보노 (Francoise Bonnot)
미술: 로베르 클라벨 (Robert Clavel)
의상/분장: 로진 델라마르 (Rosine Delamare)
- 출연진
안소니 퀸: 요한 모리츠 역
비르나 리지: 스잔나 모리츠 역
그레구아르 아슬랑도: 브레스코 역
마르셀 달리오: 스트룰 역
얀 베리히: 콘스탄틴 역
세르주 레지아니: 트라얀 코루가 역
마이클 레드그레이브
마이어 티젤니커
존 르 메주리어
케네스 J. 워렌
마리우스 고링
리암 레드몬드
알렉산더 녹스

○ 줄거리
루마니아의 한 시골 마을에 요한 모리츠라는 청년 농부가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다. 여느 청년들처럼 그도 미국에 가서 돈을 벌어 올 생각을 하여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동료 한 명과 함께 출발하기로 한 날, 사건이 터졌다.
그는 마을 부호 요르그 요르단의 딸 스잔나와 사랑하는 사이였는데 하필 그 날 스잔나가 밀회하러 몰래 나온 것을 요르그 요르단이 알고 말았다. 그는 대노하였고, 스잔나는 집에 돌아가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예상한 대로 문제가 생겨, 대노한 요르그를 말리다 스잔나의 어머니가 살해당하고 말았고, 요한은 미국에 가기로 한 계획을 취소하고 스잔나와 결혼하여 마을에 남는다.
요르그 요르단은 살인죄로 감옥에 들어갔고, 몇 년이 흘러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다. 요르그 요르단은 전재산을 독일군에 바쳐 장갑차 한 대를 사게 하고, 자신은 하사관으로 입대한다. 독일의 동맹국인 루마니아까지 불어온 유대인 박해의 와중에, 요한은 유대인으로 몰려 수용소에 가게 된다.
스잔나는 요한을 사랑하지만 주택의 토지승계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이 이혼서류를 작성하게 된다. 이 때 이혼사유를 ‘인종 문제’로 적어버리는 바람에 요한은 수용소 내에서 유대인으로 완전히 낙인찍히고 강제노역을 하게 된다.

그리고 요한은 다른 유대인들과 함께 헝가리로 탈출하지만 헝가리에서는 요한이 루마니아인이라는 이유로 그에게 자유를 주지 않고 고문하다가 독일에 그를 노무자로 팔아버리고 요한은 다시 강제노역 신세가 된다.
이후 공장에서 노동을 하다가 골상학을 숭배하는 인류학자에게 영웅족 게르만인 인증을 받고 친위대가 되어 강제 수용소의 감시자로 근무하게 된다.
심지어 다른 게르만 족인 힐더라는 여성과 결혼도 주선받아 아이까지 낳는다.
그러나 요한은 프랑스 포로를 도와 함께 프랑스로 탈출한다. 그리고 거기서는 독일군 병사였다는 이유로 포로수용소에 감금된다.
참고로 힐더와 아이는 독일이 패전하고 난 뒤 사망한다.
이후 요한은 극적으로 수잔나와 재회하게 되는데, 냉전 체제에 돌입하고 동유럽 국가의 외국인이었던 요한은 다시 수용소에 감금되고, 전범 혐의로 인해 연합국 수용소에서 장기 복역할 위기에 처하지만 끈질기게 요한에 대한 탄원을 시도하던 드라이얀의 시도가 마침내 받아들여져 요한은 풀려나게 된다.
그리고 요한은 가족들을 위해 미군 병사로 자원하게 되고 이야기는 끝난다.
마지막에 요한이 가족 증명 사진을 찍는다 할 때 혼자서 엄청나게 울다가 사진사가 웃으며 찍으라 하니 명령대로 따를 수 없어 눈물이 흐르는데 장교가 강제로 더 엄하게 명령하며 웃게 한다.
처음에는 조금 웃다가 결국 도저히 웃을 수가 없어서 연속으로 찍히는 사진 속에 점차 얼굴이 굳어지는 게 마지막 장면이다.

○ 원작자 : 콘스탄틴 비르질 게오르기우 (게오르규)
원작은 1949년 발표된 콘스탄틴 비르질 게오르기우의 소설 ’25시’다.
작가가 미군에 의해 2년간 옥살이를 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다. 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약간의 상상력이 가미되어 있다.
제목인 25시의 의미는 (작중 인물인 코루가의 말에 의하면) 하루의 24시간이 모두 끝나고도 영원히 다음날 아침이 오지 않고 아무도 구원해 줄 수 없는 최후의 시간을 의미한다고 하며 현재의 시간을 뜻한다고 한다.
게오르규는 이 소설로 정교회 사제 자격을 얻었다.
○ 작품 이모저모
’25시’는 꿈도 희망도 없는 사건의 연속이다. 유대인으로 몰렸다가 독일 게르만족이 되질 않나, 애써 탈출했더니 다시 감금되고, 결정적으로 자유를 얻나 싶었더니 냉전으로 마무리된다.
주인공인 요한 모리츠는 작품 초반만 해도 돈을 벌기 위해서 미국으로 가는 등 어느 정도 깨어있는 면모를 보이다가 중반부에 포로수용소로 가는 부분부터는 거의 백치 수준이 된다. 애초에 자신의 인종을 이리저리 뒤섞으며 정치적으로 흔들리며 부인도 명예도 몸도 다 빠짐없이 빼앗긴다. 여기서 작가가 그리려 했던 인간상은 끝까지 기계문명에 저항하는 인간상이다.
위 줄거리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이 소설은 요한의 시점과, 끊임없이 모리츠에 대한 탄원을 시도하는 드라이얀 코르가의 시점이 계속 변화하며 진행된다. ’25시’는 그가 집필했다는 설정으로, 마지막에는 그가 수용소에서 자살하고, 그의 미망인 엘레오노라에 의해 완성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