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교회 주교, 설교중 흉기로 공격당해 … 호주경찰, 테러로 규정
NSW 주지사, 추가 폭력 사태 막기 위해 천 명의 경찰관 파견
호주 시드니 한 교회에서 한 남성이 예배 설교 중인 주교를 흉기로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4월 14일 (주일) 호주 시드니 남서부 웨이클리에 위치한 ‘선한 목자 그리스도 교회’에서 저녁 예배 중 검은 옷을 입은 한 남성이 주교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칼로 찔러 4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마르 마리 엠마누엘 (Mar Mari Emmanuel) 주교가 설교하던 도중 검은 옷을 입은 가해자가 그에게 다가와 흉기로 공격했다. 이를 말리려던 신부와 신도들에게도 부상을 입혔다. 50대 남성은 자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30대와 60대 남성은 열상 치료를 받는 등 4명이 다쳤다.
뉴사우스웨일스(NSW) 카렌 웹(Karen Web) 경찰총장은 가해자는 16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그는 “범인이 흉기 난동을 시작하며 종교적 동기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우리는 모든 자료를 검토한 결과, 이번 사건을 종교적 동기의 ‘극단주의’ 행위로 간주하며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며 “처음부터 칼을 들고 교회를 찾은 것으로 볼 때, 어느 정도 계획성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살아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했다.
당시 예배가 인터넷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범죄 장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으며, 해당 영상은 소셜미디어 (SNS)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 교회가 속한 아시리아정교회는 이라크와 시리아에 퍼져 있으며, 호주 내 신자들은 중동의 박해와 전쟁을 피해 온 기독교인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동방교회의 부활절인 5월 5일을 앞두고 사순절 기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NSW의 크리스 민스 (Chris Minns) 주지사는 보복이나 추가적인 폭력 사태를 막기 위해 천 명의 경찰관을 파견했다. 또 시드니 전역 종교 공동체의 지도자들과 회의를 갖고, 평화와 안정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복음주의 지도자인 라일 셸턴 (Lyle Shelton) 가족제일당 (Family First Party) 전국대표는 “지난 밤 서부 시드니에서 마르 마리 엠마누엘 주교에 대해 벌어진 공격은 충격적이고 견디기 어려웠으며, 특히 주말 ‘본디 정션’ (Bondi Junction) 학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라 더욱 그랬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모든 폭력은 정말 악하다. 주교를 상대로 한 대담한 공격에 대한 분노와 고조된 감정은 이해할 수 있으나, 일부가 폭력을 행사하는 모습은 실망스러웠다. 폭력은 우리의 방식이 아니며, 경찰을 표적으로 삼아 부상을 입히는 것은 비난받을 수 있다”며 “안정을 촉구한 크리스 민스 총리의 의견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앤서니 피셔 (Anthony Fisher) 가톨릭 대주교는 “이번 공격은 매우 충격적이었으며, 지역사회의 많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며 “이번 공격이 교회 내에서 예배 중 종교 지도자에게 일어났다는 사실을 특히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후 교회 밖에서 발생한 폭력에도 직면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나는 신자들이 이러한 사건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란다. 추가 공격에 대한 우려로 예배당을 기피하거나, 분노로 인한 보복 행위에 가담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며 “폭력과 두려움에 대한 최선의 반응은 기도와 평화”라고 덧붙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