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10월 모임 실시
이미진 작가의 ‘파친코 1,2’와 박종수 교수의 ‘디아스포라 주변인 : 단절, 주변화, 문화화’ 나눠
다음모임은 11월 13일과 27일 온라인 모임 [10월 23일 발제 전문 포함]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지도 구본영 교수)는 2024년 10월 9일과 23일 (수) 온라인 모임에 이미진 작가의 ‘파친코 1, 2’ (인플루엔셜 출판, 2022년), 박종수 교수의 ‘디아스포라 주변인 : 단절, 주변화, 문화화’ (동연 출판, 2024년)를 나눴다.
10월 9일 모임에 이미진 작가의 ‘파친코 1, 2’ (이민진 / 인플루엔셜 / 2022년 8월 5일)는 출판사의 서평나눔으로 실시했다. “역사는 우리를 저버렸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본서는 1권에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부산 끄트머리에 자리한 작고 아름다운 섬 영도. 빼앗긴 나라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고된 삶이지만 양진과 훈이는 하숙집을 운영하며 하나뿐인 딸 선자를 애지중지 기른다. 훈이가 결핵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후에도 양진과 선자는 함께 하숙집을 꿋꿋이 꾸려나간다. 열여섯이 된 선자는 제주 출신의 조선인으로 일본에서 일하는 생선 중개상 고한수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가 오사카에 아내와 딸들을 둔 유부남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그의 아이를 가진 후였다. 오사카로 가는 여행 도중 선자네 하숙집에 머물던 개신교 목사 백이삭은 선자를 자신의 운명이라고 여겨 청혼을 하고, 선자는 이삭을 따라 오사카로 향한다. 그러나 그곳에는 열일곱의 선자가 상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삶이 기다리고 있었다.
2권은 해방이후의 이야기다. 해방 이후 일본에 남은 선자네 가족은 두 아이를 기르며 꿋꿋이 버텨나간다. 일본에서 태어난 노아와 모자수는 차별과 멸시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일본인들 사이에서 떳떳하게 살아가기를 원하는 노아는 극적으로 등록금을 마련해 와세다대학교에 진학하고, 모자수는 학교를 그만두고 파친코 사장 밑에서 일을 배운다. 누군가는 일본을 떠나 고향으로 향하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꿈꾼다. 그리고 노아는 선자가 오랫동안 숨겨온 비밀을 알게 된다. 이것은 양진에서 선자, 모자수, 솔로몬까지 4대로 이어지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이다.
이미진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다. 경계인으로서의 날카로운 시선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으로 복잡다단한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포착하며 “제인 오스틴, 조지 엘리엇을 잇는 작가”라는 찬사 속에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했다.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일곱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갔다. 예일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후 조지타운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일했으나, 건강 문제로 그만두게 되면서 오랜 꿈이었던 글쓰기를 시작했다. 2004년부터 단편소설들을 발표하며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2008년 미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첫 장편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Free Food for Millionaires》으로 작가로서 이름을 알렸다. 두 번째 장편소설 《파친코》는 작가가 역사학과 학생이었던 1989년에 ‘자이니치’라 불리는 재일조선인의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결심한 후 2017년 출간되기까지 3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 집필한 대작이다.
10월 23일에는 임운규 목사의 발제로 ‘디아스포라 주변인 : 단절, 주변화, 문화화’ (박종수 저자 / 동연 출판 / 2024년 6월 10일)를 나눴다. “주류 사회 구성원도, 한국 사회의 한국인도 할 수 없는, 오직 디아스포라 주변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견하고 그 일들을 감당할 때, 주변성의 한계는 새로운 창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프롤로그 ‘첫 문장’이 본서의 중요점을 잘 보여준다.
본서의 저자 박종수 교수는 “한인 디아스포라 이민자와 이민교회는 한국에서의 신학, 한국인 중심적인 신학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나안에서의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란에서 살던 그들과 전혀 달랐듯이, 한인 디아스포라 이민자의 상황은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한국인과 상이하기 때문이다.”라며 “이민 신학적 사유는 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는 디아스포라 이민교회와 이민 목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학문적 성찰과 연구, 목회적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선의 이민 목회자들과 성도들도 ‘하나님은 왜 우리를 이민자로 부르셨을까? 하나님은 우리 이민자 신앙 공동체를 통해 무엇을 원하실까?’ 등의 질문들을 진지하게 묻고 대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여 한국적인 신학과 목회 철학, 목회 프로그램 등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을 지양하고, 이민교회 현장에 맞게 비평적으로 도입하고 사용하는 지혜와 자세를 길러야 한다. 이민교회의 목회와 교육은 이민자와 다음 세대들을 위한 실천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저자 박종수 목사는 시드니신학대학교 한국어학부 (SKTC) 교수로, 장로회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과 신학을 공부했고 (B.A, M.Div), 멜번신학대학교 (UD)에서 기독교교육과 이민신학을 연구하였다 (M.Theol., Ph.D). 한 사람의 이민자이자, 이민신학자로서 저자의 가장 큰 학문적, 실천적 관심은 디아스포라 한인들과 한인교회들이 최초의 디아스포라 기독 교회였던 안디옥교회처럼 성장하고 성숙하며, 교육하고 선교하는 것이다. 스데반의 박해로 흩어진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세운 안디옥교회는 예루살렘교회의 복사판이 아닌,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 교회로서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저자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도 한국교회의 복제품이 아닌, 디아스포라 교회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대로 디아스포라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민자와 이민교회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이민신학적으로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가르치면서, 이민신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캠버웰연합교회 (호주인 회중)를 목회하면서 한인 이민자의 경계를 넘어 지역 주민들과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다. 더 나아가 여전히 백인 중심적인 호주교회에 소수 이민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섬기는 교회와 교단이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다문화교회’로 더욱 성숙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어 저서로는 『디아스포라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교육과정』 (동연, 2017), 『있는 모습 그대로, 톡』, 부모 훈련 교재 3권 (장신대기독교교육연구원, 2017-18), 공저로는 『사회적 신앙인의 발자취』 (동연, 2017) 등이 있다. 영어 저서로는 Christian Education Curriculum for the Digital Generation (Wipf & Stock, 2015), Who Do You Say I Am?, 이민 2세 교육 교제 (ACME, 2015) 등이 있다.
한편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는 독서에 관심있는 분 누구나 환영한다. ‘시드니 시나브로’의 목적은 “독서를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해외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함”이며, 목표는 “창의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 그리고 융합적 사고를 통하여 삶의 비전을 구체화시키기 위함”이다.
운영방식은 독서안내자가 책을 선정하여 소개하면 독서회원 각자가 주1회 장별로 읽고 요약하여 발표한 후 상호의견을 교환하는데, 모임은 매월 2, 4주째 수요일 오후 5시에 온라인으로 모인다.
구본영 교수와 함께하는 독서토론모임에 관심있는 분들은 전화 (0433 486 425)나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문의하면 된다.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2024년 11월 온라인 모임 안내
.모임: 매월 2, 4주째 수요일 오후 5시
.일시: 2024년 11월 13일, 27일 (수) 오후 5시
.아래 문의처로 연락주시면 온라인 모임에 합류됩니다.
지도 구본영 교수 (0433 486 425, [email protected])
총무 임기호 목사 (0414 228 660, [email protected])
간사 임운규 목사 (0425 050 013, [email protected])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디아스포라 주변인 : 단절, 주변화, 문화화
박종수 저자 / 동연 출판 / 2024년 6월 10일
“주류 사회 구성원도, 한국 사회의 한국인도 할 수 없는, 오직 디아스포라 주변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견하고 그 일들을 감당할 때, 주변성의 한계는 새로운 창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프롤로그 ‘첫 문장’)
본서의 저자 박종수 교수는 “한인 디아스포라 이민자와 이민교회는 한국에서의 신학, 한국인 중심적인 신학에서 벗어나야 한다, 가나안에서의 아브라함과 사라는 하란에서 살던 그들과 전혀 달랐듯이, 한인 디아스포라 이민자의 상황은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한국인과 상이하기 때문이다.”라며 “이민 신학적 사유는 이 다름을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제는 디아스포라 이민교회와 이민 목회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학문적 성찰과 연구, 목회적 고민과 실천이 필요하다. 학자들뿐만 아니라 일선의 이민 목회자들과 성도들도 ‘하나님은 왜 우리를 이민자로 부르셨을까? 하나님은 우리 이민자 신앙 공동체를 통해 무엇을 원하실까?’ 등의 질문들을 진지하게 묻고 대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하여 한국적인 신학과 목회 철학, 목회 프로그램 등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을 지양하고, 이민교회 현장에 맞게 비평적으로 도입하고 사용하는 지혜와 자세를 길러야 한다. 이민교회의 목회와 교육은 이민자와 다음 세대들을 위한 실천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본서의 목차와 저자소개, 인상 깊은 귀절과 본서의 장점을 나눈 후 마치려 한다.
○ 목차
이 책의 의미 / 프롤로그 / 1장 이민자의 삶: 단절, 주변화, 집단화 그리고⋯ / 2장 이민자의 적응과 정착: 문화화 / 3장 이민자와 정체성 / 4장 이민 신학 / 5장 이민 교회 / 6장 이민 교회의 목회와 교육 / 에필로그 / 참고문헌
○ 저자소개 : 박종수 교수
시드니신학대학교 한국어학부 (SKTC) 교수. 장로회신학대학교 및 동대학원에서 기독교교육과 신학을 공부했고 (B.A, M.Div), 멜번신학대학교 (UD)에서 기독교교육과 이민신학을 연구하였다 (M.Theol., Ph.D). 한 사람의 이민자이자, 이민신학자로서 저자의 가장 큰 학문적, 실천적 관심은 디아스포라 한인들과 한인교회들이 최초의 디아스포라 기독 교회였던 안디옥교회처럼 성장하고 성숙하며, 교육하고 선교하는 것이다. 스데반의 박해로 흩어진 무명의 그리스도인들이 세운 안디옥교회는 예루살렘교회의 복사판이 아닌, 디아스포라를 위한 디아스포라 교회로서 이방 선교의 전초기지가 되었다. 저자는 디아스포라 한인교회들도 한국교회의 복제품이 아닌, 디아스포라 교회를 부르신 하나님의 뜻대로 디아스포라를 위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이민자와 이민교회가 자신들의 정체성과 사명을 이민신학적으로 깊이 성찰할 수 있도록 가르치면서, 이민신학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캠버웰연합교회 (호주인 회중)를 목회하면서 한인 이민자의 경계를 넘어 지역 주민들과 지역 사회를 섬기고 있다. 더 나아가 여전히 백인 중심적인 호주교회에 소수 이민자의 목소리를 내면서, 섬기는 교회와 교단이 다양성과 차이를 존중하는 ‘다문화교회’로 더욱 성숙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을 보태고 있다. 한국어 저서로는 『디아스포라 다음세대를 위한 기독교교육과정』 (동연, 2017), 『있는 모습 그대로, 톡』, 부모 훈련 교재 3권 (장신대기독교교육연구원, 2017-18), 공저로는 『사회적 신앙인의 발자취』 (동연, 2017) 등이 있다. 영어 저서로는 Christian Education Curriculum for the Digital Generation (Wipf & Stock, 2015), Who Do You Say I Am?, 이민 2세 교육 교제 (ACME, 2015) 등이 있다.
○ 인상 깊은 구절
성경에는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예수의 제자 공동체 안에는 세리와 열심당원이라는 원수 같은 관계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다양한 차이와 불일치가 존재했을 것이고, 그렇기에 제자 공동체는 조용할 날이 없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정치색, 종교색, 삶의 목적 등으로 인해 반목과 다툼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 한 예가 복음서에 기록되어 있는데,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에게 은밀히 자리 청탁을 하자 다른 제자들이 분노하며 싸웠다는 기사이다. 예수는 이렇게 문제 많고 탈 많은 제자 공동체를 이끄시면서 때마다 일마다 그들이 자신의 진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가르치셨다. 〈4장_이민 신학〉 중에서
이민 교회의 주변성을 넘지 못하는 교회, 즉 양자택일 혹은 양자 수용의 수준에 머무는 교회 대부분은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이 깊다. 1세 중심의 교회에서는 1세는 2세를 파트너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방향대로 따라오라고 강요하며, 2세는 그런 1세의 힘과 권위주의 앞에서 순응하거나 아니면 교회를 떠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결국 많은 2세들이 조용히 교회를 떠나고, 남은 2세들은 1세 문화에 순응하게 되어 두 문화의 변증법적 승화는 불가능하게 된다. 그렇기에 이민 교회에서 세대 간의 존중과 연대, 협력과 통합은 이민 교회의 주변성을 극복하고 창조적인 공동체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2세들을 키우고 세우는 것은 단순히 다음 세대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1세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며, 더 나아가 이민 교회 공동체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5장_이민 교회〉 중에서
주변성에 대한 이민 신학자들의 공통적인 해석 중의 하나가 바로 ‘창조성’이다. 주변인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주변인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주류 사회 구성원도, 한국 사회의 한국인도 할 수 없는, 오직 디아스포라 주변인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발견하고 그 일들을 감당할 때 주변성의 한계는 새로운 창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주변성을 통해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이들이 바로 창조적 주변인이다. 창조적 주변인에게는 이민 생활의 부정적, 긍정적 경험들을 통합하여 승화시킬 수 있는 변증법적 능력이 필수다. 변증법적 능력만이 이분법적 양자택일의 패러다임을 넘어선다. 〈6장_ 이민 교회의 목회와 교육〉 중에서
○ 본서의 장점
본서의 장점 몇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로 이민자와 이민자 교회들 속에서 고민하는 ‘삶’, ‘적응과 정착 (문화화)’, ‘정체성’, ‘신학’, ‘교회’, ‘목회와 교육’ 등 현실적인 주제들을 연구했다는 점이다.
둘째로 매 장마다 주제별 반추와 토론을 위한 질문은 본서의 맥미 (白眉)다. 1장의 질문들을 살펴보면 첫 질문으로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 새로운 땅에서 새롭게 정착하는 이민자들은 모두 단절을 경험하게 된다. 이민자로서의 나의 단절 경험들을 반추해 보자. ‘조국 사회’, ‘주류 사회’ 그리고 ‘자녀 (혹은 부모)’와의 단절 경험들이 있는가? 이러한 경험들이 나에게 주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의미들은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참으로 적절한 질문이 아닌가! 다음 질문으로 “소수 인종, 소수 민족 이민자들을 주류사회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부로 밀려나는 경우들이 많다. 즉 ‘주변화’, 주변으로 내몰린 삶이다. 내가 경험한 주변화의 상황들을 반추해 보자. 주변화의 경험들은 나의 정체성과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쳐왔는가?”라고 묻는다. 이어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같은 문화를 공유한 이민자들이 함께 모여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 집단화이다. 이민자의 집단화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민자의 집단화가 게토화로 변질되어 주류사회나 타 민족공동체들과 소통하지 않는 폐쇄적 공동체가 되는 것이다. 무엇이 집단화를 게토화로 변질시키는가? 내가 속한 한인공동체의 상황은 어떠한가?” 등 매우 현실적인 질문들을 매 장마다 보여준다.
셋째로 본서는 그 이론적 배경을 잘 정리했다. 그 예로 2장 ‘이민자의 적응과 정착 (문화화)’을 살펴보면 ‘이민자의 적응 모델’로 스티븐강의 이론을, ‘존 베리의 문화화 모델’, ‘한인 이민자들의 적응과 정착: 1세와 2세’의 현황을 이론서와 자료집들을 통해 잘 정리했다. 이어 토론을 위한 첫 질문으로 “오늘날 많은 이민 국가가 다문화사회이고 다문화주의를 주요 사회정책으로 표방하며 사회의 화합을 추구한다. 다문화주의에 대한 나의 경험과 생각들을 반추해 보자. 다문화주의의 허와 실은 무엇인가? 기독교인으로서 다문화주의가 가져오는 도전과 통찰은 무엇인가?” 묻는다. 이론과 함께 현질적 물음을 동시에 꿰뚫는 것이다.
넷째로 구체적인 현장성이다. 본서의 3장 ‘이민자의 정체성’은 이민자들 내면의 정서적 측면을 정확하게 진단한다. 척 베리의 문화를 대하는 태도는 한사람의 정체성과 직결된다고 보고 통합적 태도, 분리적 태도, 동화적 태도, 소외적 태도 이상 네 가지 범주를 네 가지 정체성 유형으로 발전시킨다고 보고 ‘개인 정체성’ ‘집단 정체성 (민족정체성, 인종정체성, 문화정체성, 신앙정체성)’을 살핀 후 토론을 위한 첫 질문으로 “정체성은 한번 확랍된 이후 변화되지 않고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의 상황, 세계관, 가치 등이 바뀔 때 함께 변화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민 오기 전의 정체성과 이민 온 이후의 정체성의 변화의 폭을 1 (변화의 폭이 거의 없음)부터 7 (변화의 폭이 매우 큼) 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숫자 몇을 선택할 것인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
다섯째는 대안 제시다. 본서 4장은 ‘이민 신학 (이정용, 이상현, 앤드류 성박, 안성호, 대니얼 리)’을, 5장은 ‘이민 교회 (지역교회로서의 이민 교회, ‘변증법적 초월’ 공동체로서의 이민 교회, ‘그리스도의 문화’ 공동체로서의 이민 교회’를, 6장은 ‘이민 교회의 목회의 교육 (다문화 목회와 교육, 이민자 정체성 확립을 돕는 목회와 교육, 디아스포라 선교를 위한 목회와 교육’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본서의 저자는 디아스포라 주변인들의 이야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민 신학’, ‘이민 교회’ 그리고 ‘이민 목회와 교육’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정리했다.
○ 나가며
마치며 ‘이 책의 의미’를 쓴 김도일 교수 (장신대 기독교교육학과)의 글귀를 인용하며 마친다. “이 책에는 오랜 이민 생활 가운데 저자 박종수 교수가 온몸으로 경험해 온 디아스포라 주변인의 아픔과 한계, 그 잠재력과 창조성이 저자의 오랜 이민 신학적인 고민과 성찰을 통해 깊이 있게 그리고 통찰력 있게 진술되고 있다. 한 사람의 이민자, 이민 목회자, 이민신학자로서의 저자의 열정과 진정성, 학문적 몸부림과 깊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민자와 이민 교회에 대해 저자가 던지는 근본적인 신학적 질문들은 상황과 처지가 다르다 하더라도 모든 디아스포라 한인과 한인교회가 함께 고민하며 답해야 할 질문들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한 그 질문들에 대한 답변은 한 바가지 마중물이 되어 모든 디아스포라 한인과 한인교회의 신학적 펌프에 부어져 더욱 깊이 있고 다채로운 생각들과 담론으로 이어져야 한다. 여기에 이 책 디아스포라 주변인의 가치와 의미가 있다.”
발제 : 임운규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회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