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세계 하마의 날 (World Hippo Day)
2월 15일은 ‘세계 하마의 날’ (World Hippo Day)이다.
하마는 지구상에서 세 번째로 큰 육지 포유류다.
몸의 길이는 3미터, 어깨 높이는 1.5미터 정도이며 몸무게는 1.5톤으로 거대한 동물이다.
몸빛은 갈색으로 털이 거의 없고 피부가 두껍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전역에 분포하는 하마는 물 속에서 열고 닫을 수 있는 콧구멍과 커다란 아래턱의 송곳니를 특징으로 한다.
하마. ‘강에 사는 말’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말이 아닌 우제목 (소목)에 속한다. 코뿔소가 기제목 (말목)인 것과 반대다. ‘나일하마’라고도 불리는 보통의 하마와 피그미하마 두 종류로 나뉜다. 20~30마리씩 떼지어 사는데 큰 수컷이 반경 300m 정도의 영역권을 확보하고 무리를 지킨다. 영역권을 침해당하면 공격에 나선다.
하마가 많아 고민하는 곳은 오직 콜롬비아뿐이다. 하마와 인간의 조우는 오래됐다. 도살된 하마 뼈가 16만년 전의 지층에서 발견됐고 4천~5천년 전의 사하라사막 유적지에서는 하마 사냥을 보여주는 유물이 발굴됐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하마를 나일강의 무시무시한 서식자로 여겼고, 중앙아프리카의 요루바족은 이 동물을 ‘물에 사는 코끼리’라 불렀다. 하지만 지구상의 대부분 사람들에게 하마는 강이 아니라 동물원에 사는 동물이다.
최초로 하마를 잡아다 전시한 것이 기원전 3500년 이집트의 히에라콘폴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 동물원에 등장한 최초의 하마는 1850년 런던동물원에 갇힌 ‘오베이시’였다. 미국 하원은 루이지애나 늪지대에 하마를 들여오기 위해 1910년 ‘하마법’까지 도입했다.

나일강의 하마들은 7세기 아랍인들의 도래와 함께 인구가 늘자 살 곳을 잃었다. 마다가스카르의 ‘말라가시하마’는 인간들 때문에 1천년 새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19세기 이후로는 아프리카 남쪽 끝의 서식지도 없어졌다. 이제는 남아공 일부 지역에서부터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에티오피아, 수단으로 이어지는 하천계에서만 위용을 뽐낼 뿐이다.
콩고의 비룽가 국립공원에 사는 하마 수는 1970년대 약 2만9천마리에서 2000년대 중반 한때 1천마리 아래로 떨어졌다. 내전 때문이었다. 2017년 국제자연보전연맹 (IUCN)은 하마를 멸종위기종 목록인 ‘레드리스트’의 ‘취약’ 카테고리에 넣었다. 이때만 해도 세계의 야생 하마 수는 11만5천~13만마리로 파악됐지만 지금은 서식지 3분의 2에서 마릿수가 30~50%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레드리스트는 ‘10년 새 개체수가 절반 이하로 줄어든’ 생물종을 멸종위기로 구분한다.
살 곳이 줄어드는 것과 함께 남획과 밀거래도 하마를 위협한다. 코끼리들이 상아 때문에 죽어나가듯, 하마의 어금니는 하마를 죽이고 있다. ‘멸종위기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CITES)에 따라 하마 혹은 하마의 신체 부위를 거래하려면 누구든 허가를 받고 각국 세관에 보고해야 하지만 온전히 지켜질 리 없다. 밀렵꾼이 ‘수확’한 하마의 이빨과 가죽은 미국과 유럽으로 가서 장식품이 된다.
2023년 2월15일 ‘세계 하마의 날’에 미국 환경단체들은 하마를 멸종위기종 보호법의 보호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소송을 걸겠다며 미국 정부에 압력을 넣었다.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 사이 10년간 하마 이빨 9천여개, 가죽 5천여점, 트로피와 세공품 3700여개 등이 미국으로 수입됐다. 부자나라 사람들의 장식품과 병따개·기념품으로 수천~수만마리 하마가 희생되는 동안 말라위에서는 하마에 배가 부딪쳐 사람들이 죽는다. 기후의 역습뿐 아니라 동물의 반격에서도 재난의 불평등이 재생산된다.

한편 다양한 동물의 날은 다음과 같다.
조류의 날(1월 5일)
국제 얼룩말의 날(1월 31일)
국제 타조의 날(2월 2일)
국제 하마의 날(2월 15일)
국제 북극곰의 날(2월 29일)
국제 야생동식물의날(3월 3일)
곰의 날 (3월 23일)
비버의 날 (4월 7일)
펭귄의 날 (4월 25일)
하이에나의 날 (4월 27일)
표범의 날 (5월 3일)
거북이의 날 (5월 23일)
수달의 날 (5월 마지막 수요일)
바다의 날 (5월 31일)
악어의 날 (6월 17일)
기린의 날 (6월 21일)
침팬치의 날 (7월 14일)
뱀의 날 (7월 16일)
호랑이의 날 (7월 29일)
사자의 날 (8월 10일)
코끼리의 날 (8월 12일)
늑대의 날 (8월 13일)
오랑우탄의 날 (8월 19일)
고래상어의 날 (8월 30일)
레서판다의 날 (9월 15일)
코뿔소의 날 (9월 22일)
고릴라의 날 (9월 24일)
국제 동물의 날 (10월 4일)
파충류의 날 (10월 21일)
치타의 날 (12월 4일)
원숭이의 날 (12월 14일)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