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
알랭 투렌 / 당대 / 2000.11.6
이 책의 저자인 알랭 투렌은 프랑스 사회과학고등연구원의 명예교수로 있으며 부르디외, 에드가 모랭과 함께 현존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회학자로 손꼽힌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시대를 휩쓸고 있는 세계화와 자유주의에 대한 자신의 비판적 견해를 피력하고, 이를 넘어서고자 하는 대안을 모색한다.
그가 내놓는 대안은 물론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자는 자유주의도 아니고, 국가제도의 보완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공화주의적 좌파 (사회당이 중심)도 아니며, 현실을 폭로하고 비판하는 데에만 만족하는 극좌파 (공산당이 중심)도 아니다.
이 책의 사상의 줄기는 ‘가능함 (le possible)에 대한 모색’이다. 그는 ‘사회적 좌파’라는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세계화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몸부림 – 노동과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운동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운동까지 – 을 포용하고 지원하는 실용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는 앤서니 기든스의 ‘제3의 길’을 비판하며, 새로운 사회운동과 국가의 사회연대적 정책의 복원을 핵심으로 하는 ‘2½의 정치’를 제시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제3의 길이 중도우파로 정의될 수 있다면, 2½의 길은 중도좌파”를 의미하는 것이며, 이것은 ‘생산과 분배를 동시에 고심하는 좌파정치’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먼저 세계의 작동구조와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실업과 빈곤의 문제를 제기하고, 그 내부의 탈출시도, 좌파정치세력의 다양한 구도를 설명한 후, 대안적 노선을 제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진보세력의 역량 등 적잖은 부분에서 프랑스와 한국 사회는 이질성을 드러내고 있지만, ‘광폭한 자유주의’에 노출되어 소외된 자들이 더욱 소외되고 있다는 공통된 현실 속에서 한국 사회는 그의 주장을 귀기울여 들어봄직 하다.

○ 목차
옮긴이의 말 …5
머리말 …21
- 자본주의의 회귀 …35
- 자본주의로부터의 네 가지 출구 …65
뒤를 향하여 …66
아래를 향하여 …80
위를 향하여 …92
가능성을 향하여 …95 - 새로운 사회운동들 …103
최근 상황에 대한 잘못된 해석 ..103
새로운 사회운동의 좌표 …106
북아프리카 이민 2세 운동 …114
동성애자와 에이즈 퇴치 운동 …114
소유하지 못한 자들의 운동 …122
무주거자들의 운동 …125
실업자들의 운동 …127
상 파피에(불법체류자) 운동 …130
문화운동 …138
논평 …149 - 사회적 좌파와 극좌파 …143
세 좌파와 하나의 정부 …171 - 두 개의 정치적 대안 제3의 길과 ‘2½의 정치’ …179
노동의 우선권 …187
지속 가능한 발전 …192
문화간의 소통 …197
유럽과 국가 …201
우리는 프랑스인으로 남을 수 있는가? …204
맺음말 …207
지식인의 역할 …207
거부에서 창안으로 …217
에필로그 …223

○ 저자소개 : 알랭 투렌 (Alain Touraine)
1925년에 태어난 알랭 투렌은 피에르 부르디외, 에드가 모랭과 함께 프랑스 최고의 사회학자로 손꼽히는 현대 사회학의 거장이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 (EHESS) 사회학과 명예교수이며, ‘사회학적 분석과 개입을 위한 연구센터’를 운영했다.
산업사회와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프랑스 사회의 현재적인 문제들과 다양한 사회운동들로 자신의 관심폭을 확장시키고 있으며, 30여 권의 저서가 세계 각국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행동의 사회학』(1965),『사회학을 위하여』(1974),『오늘날의 사회운동들』(1982),『노동운동』(1984),『근대성 비판』(1992),『민주주의란 무엇인가』(1994) 등이 있다.
한국내에서는 『탈산업 사회의 사회 이론』(1994,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과 『현대성 비판』(1995, 문예출판사) 등이 번역 출판되었다.

*알랭 투렌 (지은이)의 말
만일 당신이 경제세력들의 냉혹한 지배에 도저히 저항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 같은 지배 속에 존재하는 사회운동의 가능성을 믿지 못할 것이다. 기껏해야 당신은 그 운동들 속에서 체제 내적 모순들의 표출이나 객관적인 비참함과 고통의 표현만 볼 수 있을 따름이다.
이것은 아무런 대안도 갖고 있지 못한 급진적 비관주의 혹은 저 유명한 법칙, 역사가 ‘지배하는’ ‘과학적’ 법칙의 추구로 나아갈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우매한 피지배 인민들은, 정치적 지도자를 자처하고 있는 그리고 사회에 대한 보다 합리적인 비전을 가지고 경제적 지배에 대항해 싸워나간다고 자처하고 있는지식인들의 개입에 따라야 한다.
이와 대립되는 행보는 다음과 같은 신념에 기초하고 있다. 행동은 가능하며, 이 행동은 사회조직화의 필연적이고 효율적인 변화로 이어진다는 믿음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고통과 배제 앞에서 전적으로 수동적인 입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분석과 행동의 독점을 주장하는 이데올로그들을 추종하든가 아니면 희생자들이 다수의 세력을 자신의 주위로 집결시킬 수 있는 정의나 평등 같은 일반적 원칙에 호소하고 있을 때 그들 역시 행위자라는 것을 인정하든가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적 단절의 필연성을 믿는가, 아니면 반대로 지배받는 사회계층들의 행동능력을 강화시키게 될 집단적 운동의 가능성을 믿는가? 나는 두번째 입장을 옹호한다.
– 역자: 고원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사학과 동대학원 서양 중세사 전공. 프랑스 파리10대학에서 〈브로델 연구〉로 박사학위 수여. 경의대학교, 중앙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옮긴책 알렝 투렌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 것인가》

○ 출판사 서평
투렌은 먼저 세계의 작동구조를 설명하고 이어서 그 내부의 고통스러운 몸부림, 대안적 탈출시도, 좌파정치세력의 다양한 구도를 설명한 후, 대안적 노선을 제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하면, 그는 20세기 말 자본주의의 세계화가 갖는 실질적 의미, 그로 인해 인간들이 겪게 되는 고통과 그로부터 벗어나려는-사실 자유주의에서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반드시 진보적이거나 전향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다양한 몸부림, 기존의 노동과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저항적 운동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운동, 이러한 운동들이 기존의 좌파정치세력과 조우하며 만들어 내는 다양한 모습의 좌파담론을 차례로 점검한 후, ‘제3의 길’을 비판하고 보완하는 의미에서 낡은 사회민주주의와 제3의 길 사이에 존재하는 ‘2½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다음으로, 이와 같은 사상적 줄기를 가지고 각 장이 어떤 의미를 지니고 씌어졌는지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먼저 제1장 ‘자본주의의 회귀’에서는 세계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는 실업과 빈곤의 문제를 설명하고, 세계화 담론의 배후에 도사리고 있는 자유주의가 프랑스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고 있는지를 밝힘으로써 일국에 대한 세계적 규정성을 설파하는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있다.
제2장 ‘자본주의로부터의 네 가지 출구’는 이 척박한 현실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회적 행위자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형태의 몸부림을 예시하고 그 의미를 진단하고 있다. 그의 표현이 상징적으로 말해 주듯 이 몸부림은 ‘과거 지향적’ ‘미래 지향적’ ‘지배계급 중심적’ ‘피지배계급 중심적’이라는 네 가지 상이한 지향성을 지니고 각축하고 있다.
제3장 ‘새로운 사회운동들’은 이러한 몸부림을 관통하며 현재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사회운동의 다양한 형태들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면서 이를 통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맹목적 합리화나 칭찬보다는 새로운 사회운동 속에 존재하는 취약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제4장 ‘사회적 좌파와 극좌파’는 이처럼 사회운동이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 좌파정치세력이 어떠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투렌은 최근 출현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사회운동에 대해 프랑스 좌파정치세력의 전통적 구분인 ‘공화주의적 좌파(현재 사회당 중심의 좌파)’나 ‘극좌파(공산당 중심의 좌파)’와 구분되는 ‘사회적 좌파’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여기에 새로운 희망을 부여하고 있다.
제5장 ‘두 개의 정치적 대안-제3의 길과 2½의 정치’는 이 논의를 좀더 확대시켜 현재 세계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른바 ‘제3의 길’ 논쟁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새로운 사회운동과 국가의 사회 연대적 정책의 복원을 핵심 기조로 하는 이른바 ‘2½의 정치’를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제3의 길이 중도우파로 정의될 수 있다면, 2½의 길은 중도좌파를’ 의미하고, 이것은 생산과 분배를 동시에 고심하는 좌파정치로 정의할 수 있다.
투렌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부분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대안은 공화주의적 길도, 극좌파의 길도, 더욱이 어설픈 재3의 길도 아니며, 새로운 사회운동이 발현하고 자발성이 계획과 조화를 이루는 ‘2½의 길’이라는 것이다.
- 알랭 투렌(Alain Touraine)
1925년에 태어난 알랭 투렌은 피에르 부르디외, 에드가 모랭과 함께 프랑스 최고의 사회학자로 손꼽히는 현대 사회학의 거장이다. 파리 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 사회학과 명예교수이며, ‘사회학적 분석과 개입을 위한 연구센터’를 운영했다. 산업사회와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에서 출발해 프랑스 사회의 현재적인 문제들과 다양한 사회운동들로 자신의 관심폭을 확장시키고 있으며, 30여 권의 저서가 세계 각국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행동의 사회학』(1965),『사회학을 위하여』(1974),『오늘날의 사회운동들』(1982),『노동운동』(1984),『근대성 비판』(1992),『민주주의란 무엇인가』(1994)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탈산업 사회의 사회 이론』(1994,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과 『현대성 비판』(1995,문예출판사) 등이 번역 출판되었다.

○ 독자의 평
세계화 담론의 배후 조종자 자유주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고, 또 그 이데올로기의 허구성은 무엇일까. 또 제3의 길은 우리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세계적 지성 알랭 투렌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중도좌파라 할 수 있는 ‘2½의 길’을 제시한다.
자유주의자들이 주의주의적으로 미래를 건설하려 하면서 시장의 인도에 우리 몸을 내맡기라고 권유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근본적인 개혁을 시도하기보다 기존의 사회질서와 사회제도의 옹호에 골몰하면서 ‘소외된 이들’을 무시하고 ‘풍요로운 이들’을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같은 흐름은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지 3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곱씹어 봐야 할 성찰적 물음이 아닐까.
바로 이런 물음에 대한 답과 함께 대안적 길을 제시하는 책 「어떻게 자유주의에서 벗어날까」(알랭 투렌 지음·고원 옮김·당대 펴냄)는 시의적절하다.
이 책을 쓴 알렝 투렌은 피에르 부르디외, 에드가 모랭과 함께 프랑스 최고의 사회학자로 산업사회와 노동운동에 대한 연구로 출발해 프랑스 사회의 현재적 문제들과 다양한 사회운동들로 관심의 폭을 넓혀온 세계적 석학이다.
- 신자유주의의 환상
그는 이 책을 통해 ‘자본주의의 전지구화’의 전도사인 신자유주의의 환상을 유럽의 사회주의 역사를 기반으로 꼬집으며 새로운 대안적 노선을 제시한다.
그는 20세기 말 자본주의 세계화가 갖는 실질적 의미를 “하나의 사회주의에서 하나의 자본주의로 이행했으며, 시장은 변화를 조정하는 주요한 힘으로서의 국가를 대체”한 것으로 본다.
그러면서 그는 사회적 정치적 변화가 더 이상 가능하지 않다는 믿음을 확산시키면서 사회 전체를 점점 더 지배해나가는 세 가지의 사상적 조류에 대해 비판한다.
자신들이 거추장스럽게 생각하는 예외성을 무시해 버리라고, 그리고 우리 자신의 시장의 인도에 맡기라고 권유하는 자유주의가 그 첫 번째.
두 번째는 존재의 의미를 박탈당한 희생자의 이름으로 지배행위를 폭로하고 발언하는 것에 만족하는 극좌파, 그리고 세 번째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사회 해체에 효과적으로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책은 제도라고 간주하면서 이 제도들에 대한 거의 근본주의적 방어를 부추기는 공화주의가 그것이다.
그로 인해 인간들이 겪게 되는 고통과 그로부터 벗어나려는 – 사실 자유주의에서 벗어나기 위안 탈출구를 모색하는 움직임이 반드시 진보적이거나 전향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점에서 – 다양한 몸부림, 기존의 노동과 자본을 중심으로 하는 저항적 운동에서 벗어나 새롭게 출발하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그는 지금 새롭게 출현하고 있는 사회적 소수자들의 운동, 이러한 운동들이 기존의 좌파정치세력과 조우하며 만들어내는 다양한 모습의 좌파담론을 점검하면서 제3의 길을 비판하고 보완하는 의미에서 낡은 사회민주주의와 제3의 길 사이에 존재하는 ‘2½의 길’을 제시한다.
- 이 책은 중립적 입장서 썼다
그가 내세운 ‘2½의 길’은 새로운 사회운동과 국가의 사회연대적 정책의 복원을 핵심 기조로 하는데, 굳이 분류한다면 “제3의 길이 중도우파로 정의될 수 있다면, 2½의 길은 중도좌파”로 생산과 분배를 동시에 고심하는 좌파정치로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투렌이 이 책을 통해 말하려는 것은 현재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대안은 공화주의적 길도, 극좌파의 길도, 더욱이 어설픈 제3의 길도 아니며 새로운 사회운동이 발현하고 자발성이 계획과 조화를 이루는 2½의 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투렌은 이 책은 의사나 교사 혹은 법률가의 작업처럼 중립적이라며 사람들이 자신이 당하고 있는 지배와 투쟁하면서 그리고 모든 사회적 행동보다 우월하다고 상정되는 논리의 이름으로 자신들의 행로에 주어진 설명과 투쟁하면서 자신들의 역사를 돌아보고 생각하길 바란다고 에필로그에서 썼다.
그래서 이제부터 우리가 무력하다고 설득하는 담론을 단호히 거부하자면서 언제까지 우리의 감성과 우리의 행동 그 자체를 반대하는 말을 들을 것인가고 반문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