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기 사관 • 김은려 사관 은퇴감사예배 안내
.일시: 2026년 9월 27일 (주일) 오후 2시
.장소: 구세군 채스우드 한인교회
.주소: Coner of Archer St. and Johnson St. Chatswood NSW 2067 Australia
.문의: 0432 765 722
김환기 사관의 은퇴예배 설교문

37년 3개월, 시편 37편 3절의 고백
(2026년 9월 27일 2시, 채스우드 구세군 교회, 은퇴 예배 설교)
저는 1989년 6월 11일, 미국 시카고에 있는 구세군 사관학교에서 구세군 사관으로 임관과 안수를 받았습니다. 그날부터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사명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임관 후 한국에서 8년 6개월 동안 사역하였고, 1997년 12월 1일자로 새로운 사역지인 호주 시드니로 옮겨왔습니다. 낯선 땅과 문화 속에서 다시 사역을 시작한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호주에서 총 37년 3개월 동안 구세군 사관으로 섬겨 왔습니다.
이제 은퇴를 앞두고 ‘37년 3개월’이라는 시간을 묵상하다가 시편 37편 3절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라 땅에 머무는 동안 그의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을지어다.”
‘37년 3개월’이 ‘시편 37편 3절’과 연결된다는 사실은 저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말씀은 지난 사역을 돌아보게 할 뿐 아니라, 은퇴 이후에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 줍니다. 여호와를 의뢰하고, 선을 행하며, 하나님의 성실하심을 먹을거리로 삼아 살아가는 것입니다.
첫째, “여호와를 의뢰하라.”
구세군 사관으로 첫걸음을 내디딜 때, 저는 앞으로 펼쳐질 길을 알지 못했습니다. 어디로 파송될지, 누구를 만나게 될지, 어떤 기쁨과 어려움을 겪게 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셨다는 믿음으로 한 걸음씩 순종하였습니다.
한국에서의 사역을 마치고 호주로 옮겨 온 일은 큰 믿음이 필요한 결정이었습니다. 익숙한 언어와 문화를 떠나 낯선 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가는 곳마다 필요한 사람들을 만나게 하시고 새로운 사역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지나온 길이 언제나 평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기도해도 응답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었고, 최선을 다해도 기대한 열매를 얻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저의 부족함으로 낙심하고,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기다려야 했던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제가 하나님을 끝까지 붙들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부족한 저를 끝까지 붙들어 주셨기에 이 길을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37년 3개월은 저의 능력이나 업적을 증명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을 의뢰하며 그분의 인도하심을 경험한 믿음의 시간이었습니다.
둘째, “선을 행하라.”
구세군은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라는 정신으로 복음을 말과 행동으로 전합니다. 한 손에는 성경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빵을 들고, 영혼 구원을 넘어 전인 구원과 사회 구원을 위하여 헌신합니다.
지난 37년 3개월 동안 저는 말씀을 전하고 예배를 인도하며 성도들의 믿음과 삶을 돌보았습니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고, 결혼하는 이들의 앞날을 위하여 기도하였습니다. 병든 사람들을 찾아가 위로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분들과 함께 울었습니다. 낙심한 사람들에게 소망을 전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저의 섬김이 언제나 충분하거나 완전했던 것은 아닙니다. 더 사랑하지 못한 분들이 계셨고, 미처 헤아리지 못한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부족한 종의 작은 순종까지 받아 주시고 사용해 주셨습니다. 저는 씨를 뿌리고 물을 주었을 뿐이며, 생명을 주시고 자라게 하신 분은 하나님이셨습니다.
저는 사람들을 섬겼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들을 통하여 더 큰 사랑과 은혜를 받았습니다. 가족과 동역자들, 그리고 성도들의 기도와 사랑, 인내와 격려가 있었기에 이 길을 끝까지 걸어올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해 주신 모든 분께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셋째, “그의 성실을 먹을거리로 삼을지어다.”
37년 3개월 동안 저를 지탱한 것은 저의 의지나 능력이 아니었습니다. 날마다 새롭게 공급해 주신 하나님의 은혜와 변함없는 성실하심이었습니다.
제가 충성하지 못했던 순간에도 하나님은 신실하셨고, 제가 지쳐 멈추고 싶을 때에는 다시 일어날 힘을 주셨습니다. 필요한 때에 필요한 사람들을 보내 주셨고, 막힌 길 앞에서는 새로운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눈물의 시간에는 위로해 주셨으며,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귀중한 교훈을 얻게 하셨습니다.
한국에서도 하나님은 신실하셨고, 호주에서도 변함없이 동행하여 주셨습니다. 나라와 문화, 사역지는 달라졌지만 저를 부르시고 붙들어 주신 하나님의 손길은 언제나 한결같았습니다.
그러므로 은퇴를 앞둔 지금, 저의 성실함보다 하나님의 성실하심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제가 잘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 주셨습니다.
부족한 저를 부르시고 훈련하시며, 복음을 전하고 이웃을 섬기도록 사용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맺는말
저의 37년 3개월은 하나님을 의뢰하며 걸어온 믿음의 시간이었고, 선을 행하며 이웃을 섬긴 사랑의 시간이었으며, 하나님의 성실하심으로 살아온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구세군 사관으로서의 공식적인 직무에서는 물러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까지 내려놓는 것은 아닙니다. 직책에서는 은퇴하지만 사명에서는 은퇴하지 않겠습니다. 공식적인 책임에서는 물러나지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는 자리에서는 물러나지 않겠습니다.
이제는 앞에서 이끌기보다 뒤에서 격려하고, 더 많은 일을 이루기보다 지금까지 받은 은혜와 경험을 나누며 다음 세대를 세워주고자 합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날까지 기도하고 사랑하며, 조용히 선을 행하는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37년 3개월은 제가 하나님을 위하여 많은 일을 이룬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하시며 부족한 저를 붙드시고 빚어 오신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서 저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여러분과 함께한 모든 순간은 제 인생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제 저는 새로운 걸음을 내딛지만, 여러분이 베풀어 주었던 은혜는 제 마음 깊이 남아 은퇴 후의 새로운 삶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김환기 사관 (구세군채스우드한인교회)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