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파르마 수도원
스탕달 / 동서문화사 / 2010.10.1
– 스탕달의 만년의 걸작
‘적과 흑’의 쥘리앵 소렐처럼 야심 많고 대담하고 도덕감이 결여된 주인공 파브리스 델 동고가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정열과 욕망을 펼치는 이야기로, 자유를 꿈꾸는 청년이 단조롭고 용렬하며 타산적인 19세기 사회(파르마 공국)에서 어떻게 살아나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불멸의 청춘상을 그려내고 있다.
‘파르마 수도원’은 앙드레 지드가 “프랑스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는 작품이며, 동시대를 살았던 발자크 역시 “모든 면에서 완벽함이 돋보인다”고 극찬했다. 나폴레옹의 전투, 이탈리아의 법정 음모, 그리고 아름다운 로맨스가 함께 어우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고전이다.
○ 목차
머리글
제1권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2권
제14장
제15장
제16장
제17장
제18장
제19장
제20장
제21장
제22장
제23장
제24장
제25장
제26장
제27장
제28장
스탕달의 생애와 파르마 수도원
스탕달 연보
○ 저자소개 : 스탕달 (Stendhal, 본명: 마리 앙리 벨 Marie Henri Beyle)
발자크와 함께 프랑스 근대소설의 창시자로 불리는 스탕달은 1783년 프랑스 그르노블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자신과는 성향이 매우 달랐던 가족과의 불화 속에서 우울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소설 외에 문예평론·여행기·평전을 남겼다.
문필활동 말고는 나폴레옹시기에 군인·군무원을, 7월혁명 이후에 외교관을 지낸다.
1800년 용기병 소위로 임관받아 이탈리아로 떠난 이후 스탕달은 나폴레옹 제정의 관료로서 몇 차례의 승진과 함께 출셋길에 오르고 나폴레옹 원정군을 따라 알프스를 넘지만, 1814년 나폴레옹 몰락과 함께 이탈리아 밀라노에 머물면서 본격적인 문필생활을 시작한다.
이 시기에 『이탈리아 회화사』, 『아르망스』 등을 집필했다. 1819년 메칠드와 생애 최고의 연애를 하지만,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 경험은 뒷날에 평론 『연애론』(1822)을 탄생시킨다.
1821년 파리로 돌아와 문필활동을 계속하며 1825년 『라신과 셰익스피어』를 발표하여 낭만주의운동의 대변자가 된다.
첫 소설 『아르망스』(1827)는 성적 불능자를 주인공으로 한 특수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그다지 주목받지 못한다.
7월혁명 이후 대표작 『적과 흑』(1830)을 출간하며 처음으로 ‘스탕달’이라는 필명을 사용한다.
그 밖에 미완성 장편소설 『뤼시앙 뢰방』, 『라미엘』, 사후에 ‘이탈리아 연대기’로 간행되는 『카스트로의 수녀원장』 등 중·단편들을 모은 『한 만유자의 메모』(1838)를 발표한다.
‘이탈리아 연대기’의 연장인 『파르마의 수도원』(1839)은 그의 생애를 매듭짓는 걸작이 된다.
이처럼 발상과 기법의 참신함 때문에 작가 생전에는 많은 이해를 얻지 못하지만, 죽은 뒤 스탕달의 작품은 점점 많은 독자를 얻어 세계적인 명작으로 발돋움한다.
스탕달은 1842년 파리에서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으며, 그의 유해는 몽마르트르 묘지에 안장되었다.
– 역자 : 이혜윤
가톨릭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졸업. 이화여자대학교 일반대학원 불문과 석사과정 수료. 옮긴책 동화일러스트판 도로테 드 몽프리드 [이젠 나도 알아요] 이자벨 주니오 [이젠 나도 느껴요] 라 퐁텐 [라 퐁텐 우화집] 페로동화집 [장화신은 고양이]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사랑하라! 그리하여 행복하라! 세상은 오직 이것뿐이다.
.앙드레 지드가 극찬한 “프랑스 문학의 최고봉”
.정의를 추구하고 사랑을 꿈꾸는 ‘행복한 소수’를 위한 낭만의 대서사시!
– 세상에 진실한 것은 오직 “사랑과 행복뿐”
『파르마 수도원』의 주인공 파브리스는 『적과 흑』의 쥘리앵 소렐만큼 세련되지 못하다. 그는 오히려 무모하리만큼 영웅을 꿈꾸고 광기에 가깝게 사랑을 좇는다. 하지만 무작정 모험 속으로 뛰어드는 돈키호테적 인물이라기보다는 행복한 세상을 만들려는 야심을 품은 나폴레옹적 인물이리라.
스탕달이 『파르마 수도원』에서 그려내는 ‘행복한 소수’는 인습에 얽매이지 않은 사람, 비굴함 속에서는 행복을 찾지 못하는 사람, 감각과 본능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사랑과 행복’만을 위해 치닫는 예외적 인물들은 결코 우리에게 낯섦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익숙하고 정겨우며 때론 안쓰럽기까지 하다.
이것은 스탕달이 생활 속에서 관찰하고 떠오른 감상을 곧바로 적어가며 작품에 응용한 덕분이다.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인간적인 결점이나 약점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들이 작가의 유머러스한 풍자를 통해 용서되고 극복되기 때문이다.
심리적·정치적 통찰로 유명한 스탕달은 붓이 흘러가는 대로 소설을 쓰는 작가라 할 수 있다. 그에게는 다듬어진 문장보다는‘단번에 분출하는 생각’이, 그 진실성과 자연스러움 면에서 더 귀중한 것이었다. 소설의 시작과 함께 주인공들을 둘러싼 가족적 환경, 역사적 상황 등이 파노라마 형태로 소개되며, 그들이 겪는 수많은 역설적 갈등과 욕망이 뒤섞인 현실이 끝없이 확대되어 나간다.
이 책을 읽는 독자를 포함한 모든 인간이 지니고 있을 만한, ‘사랑과 행복’의 추구에 있어서 허영심과 자만심의 묘사를 통한 공감 형성이야말로 세기를 넘어 진실한 감동과 깨달음을 전해준다.
– 대담한 영웅주의, 영원한 로맨티시즘!
이탈리아의 고문서(古文書)에서 착상한 이 작품에서 스탕달은, 자유를 꿈꾸는 청년이 단조롭고 용렬하며 타산적인 19세기 사회(파르마 공국)에서 어떻게 살아나가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불멸의 청춘상(靑春像)을 찾았다.
『파르마 수도원』의 결말은 비극이고, 누구 하나 행복하지 않은 채 죽음을 맞게 된다. 파브리스는 아들의 죽음과 사랑하는 클렐리아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고 수도원에 은거하다가 세상을 등진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삶과 사랑하는 이들의 죽음!
스탕달은 ‘파르마’라는 역사적 장소를 중심으로 나폴레옹의 워털루 전투, 이탈리아의 정치적 현실과 법정 음모, 그리고 타고난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들의 운명을 놀라울 만큼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이 과정에서 때로 극한으로 치닫는 인물들의 모험과 사랑이 환상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독자를 공모자로 끌어들이는 스탕달의 글의 힘, 만년에 이른 작가 자신의 경험을 쏟아넣은 진정성일 것이다.
물질주의와 기회주의가 팽배한 세상, 가진 자들이 온갖 악행과 음모로 ‘루저’들이 즐비한 세상. 지금 우리에게는 영웅이 필요하다. 비인간적은 능력을 가진 자가 아닌 ‘우리와 닮은 영웅’이 말이다. 영웅주의와 로맨티시즘을 꿈꾸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파르마 수도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 스탕달 VS 마리 앙리 벨
스탕달은 마리 앙리 벨(Marie Henri Beyle)이다. 그는 자신의 필명 스탕달이 아닌 본명마리 앙리 벨로 벨리슴(Beylisme)이라는 낱말을 만들었다. 벨리슴은 소설의 방법 및 행복의 추구를 가리키며, 벨리슴 신봉자는 앞서 말한 ‘행복한 소수’의 한 사람이다.
1830년 『적과 흑』이 출판된 뒤에도 그는 여전히 행복을 추구하고 있었고, 이 행복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다. 벨리슴은 인간의 행동을 재료로 삼아 인생을 유물론적·관능적으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완전히 의식적인 수단을 만들어낸다. 그래서 그의 소설 속 인물들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어느 시간 어느 공간에서나 숨 쉬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늘 변화한다. 요컨대 행복에 대한 스탕달의 개념 속에는 신비주의적인 면이 전혀 없었다.
스탕달은 일정한 주소나 직업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에게는 집도 자식도 없었고, 심지어는 애인도 없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천성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갈망했고 누구보다 훨씬 더 간절히 우정을 유지하려 애썼다. 그럼에도 오늘날 확인되는 그의 삶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그의 친구들은 그에게 진정한 공감을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의 본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따라서 앙리 벨의 가장 근본적인 삶은 ‘스탕달’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한 소설 속에서 영위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작품들은 서로 다른 무대 속에 펼쳐진 앙리 벨의 환상이며, 어른이 되기를 거부하는 한 젊은이의 이야기이다. 『적과 ?』의 쥘리앵과 『파르마 수도원』의 파브리스는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그들을 매혹하며, 그들의 마음속에 질투심을 심어주기도 한다.
스탕달의 주인공들은 각기 다른 사회에 나타나 다른 공동체의 일원이 되지만, 그들의 욕망과 감수성 및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똑같다. 그들은 스탕달이 상상하는 스탕달 자신이며, 그의 소설들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19세기의 스탕달과 마리 앙리 벨은, 20세기를 넘어 21세기의 쥘리앵과 파브리스가 되어 우리의 현실을 위로하고 용기를 준다. 『파르마 수도원』을 읽고 나면 우리 주위에 얽혀 있는 관계들, 벗어나기 힘든 상황들, 상처 입은 마음을 또렷이 비쳐보면서 한결 익숙해진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희망을 품게 되리라.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