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고독한 시월의 밤
로저 젤라즈니 / 시공사 / 2010.12.30
『고독한 시월의 밤』은 로저 젤라즈니가 세상을 떠나기 두 해 전인 1993년 출간된 환타지 장편소설이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인 초·중기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경쾌하고 위트와 풍자가 넘치는 이 소설은 ‘고딕소설, 탐정소설, 판타지의 절묘한 배합’ 이라는 찬사와 함께 젤라즈니의 후기 대표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젤라즈니식 판타지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인 강력한 신화적 상징과 마법 시스템 및 초자연적 존재를 통한 세계의 묘사가 흥미롭다. 또 이전 작품들처럼 특정 문화권의 신화가 아니라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에게서 기원한 크툴루 신화에 바탕을 두고 펼쳐진다.
소설 속에는 각기 자신의 동물 파트너를 동반한 채 만월이 되는 할로윈의 밤에 벌어질 ‘어떤 사건’ 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은‘개방자’ 혹은 ‘폐쇄자’ 의 역할을 맡아 그 사건을 일어나게 하거나 막기 위해 애쓰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바탕이 되는 세계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크툴루 신화이다. ‘선주신’ 이나 ‘위대한 존재’ 처럼 확연히 그 기원을 드러내는 개념들은 물론 스하이 강, 키에드 밀림처럼 살짝 바꿔서 사용된 지명들, 그리고 ‘은열쇠’ 처럼 러브크래프트의 특정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물건들이 곳곳에 삽입되어 글 읽는 재미를 한층 돋우고 있다.
젤라즈니의 장기인 아름다운 문장과 정교한 플롯에다 온갖 상상계의 스타들,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더해져 흥미롭게 읽히는 로저 젤라즈니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다.

○ 목차
고독한 시월의 밤
10월 1일
10월 2일
10월 3일
10월 4일
10월 5일
10월 6일
10월 7일
10월 8일
10월 9일
10월 10일
10월 11일
10월 12일
10월 13일
10월 14일
10월 15일
10월 16일
10월 17일
10월 18일
10월 19일
10월 20일
10월 21일
10월 22일
10월 23일
10월 24일
10월 25일
10월 26일
10월 27일
10월 28일
10월 29일
10월 30일
10월 31일
후기를 대신하여

○ 저자소개 : 로저 젤라즈니 (Roger Joseph Zelazny)
네뷸러 상을 세 번 수상하고 휴고 상을 여섯 번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이다.
1960년대 중반 혜성처럼 등장하여 향후 30여 년에 걸쳐 SF와 환상문학계에 찬란한 궤적을 남긴 불세출의 작가로, 매끄럽게 잘 짜인 구성, 현학과 아이러니를 오가는 강렬한 신화적 상징을 사용하여 아름답고 시적인 문장을 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1937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태어난 그는 유년기에는 신화와 전설 등을 탐독하며 폭넓은 문학적 안목을 갖췄고, 열세 살 때는 이미 단편 소설과 시를 쓰기 시작했다.
프로이트와 융에 흥미를 느끼고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핀리 포스터 시인 상 수상을 계기로 영문학으로 진로를 바꿔 셰익스피어, 휘트먼, 만, 릴케, 랭보 등에 심취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콜롬비아 대학의 비교문학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제임스 1세 시대의 영국 연극을 주제로 한 석사 논문으로 주목 받았다.
그 후 클리블랜드 사회보장국에 취직해 교본을 만들면서 SF를 쓰기 시작해 그 해에 작가로 데뷔한다.
19세기 프랑스와 영국, 미국의 신화와 고전, 그리고 탐정 소설에 많은 영향을 받은 그의 작품들은 현대와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시간 이전의 시간 속에 살아가는 인물들을 많이 그리고 있으며, 과학적 사유를 시적 상상력으로 그려내는 독창적인 재능을 보여준다.
졸업 후 1962년에 「어메이징 스토리즈」에 처녀작 「수난극」을, 「팬터스틱」에 「기사」를 선보인 뒤로 그의 이러한 재능은 빛을 발했는데, 뛰어난 문학성을 바탕으로 신화와 환상, SF를 융합시킨 지적인 중단편들을 발표하여 평론가와 독자 양쪽으로부터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뛰어난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1963년 한 해 동안 17편의 중단편을 발표했다.
자전적 중편인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는 휴고상 후보에 오르고, 몇 년 뒤 미국SF작가협회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훌륭한 SF단편 스물 여섯 작품 가운데 하나가 되었는데, 그 중 유일한 현대작이었다. 1965년 『형성하는 자』로 네뷸러 상 최우수 중편상을, 『그 얼굴의 문, 그 입의 횃불』로 네뷸러 상 최우수 중단편상을 수상한다.
1966년에는 젤라즈니 최초의 장편, 『내 이름은 콘라드』로 휴고 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하는데, 『듄』 (프랭크 허버트 作)과의 공동 수상이었으며, 이후 단행본으로 출간하면서 『불멸』로 제목을 바꾼다.
1968년 『신들의 사회』로 단독으로 휴고 상을 수상하면서 SF/판타지 계의 총아로 군림하게 되었다.
지적 유희가 돋보이는 명작 판타지 『앰버 연대기』 통해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하며, 이때부터 젤라즈니의 관심은 대부분 판타지로 쏠리게 되지만 꾸준히 SF 중단편을 발표하면서 팬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외에도 국내에 번역된 도서로 『변화의 땅』 (1981), 『저주받은 자, 딜비쉬』 (1982), 『별을 쫓는 자』 (1982년) 등이 있다.
– 역자: 이수현
학교 안 전공은 인류학, 학교 밖 전공은 환상문학이라고 주장한다.
서울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석사 논문을 썼고, 《패러노말 마스터》로 제4회 한국판타지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환상 문학 웹진 <거울> (http://mirror.pe.kr)의 필진이며, 소설가 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멋진 징조들》 《사물의 안전성》 《이 책이 당신의 인생을 구원할 것이다》 《꿈꾸는 앵거스》 《천국의 데이트》 《이리저리 움직이는 비비 원숭이》 《유리 속의 소녀》 《빼앗긴 자들》 《서부해안 연대기》 《샌드맨 시리즈》 《피터 잭슨 시리즈》 등이 있다.

○ 줄거리
악취 섞인 안개가 짙게 깔린 런던 근교, 어둠이 찾아들기 시작하자 스너프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그의 주인인 잭이 드디어 ‘시월의 마지막 밤’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잭이 필요한 물건들을 모아가는 동안 감시견인 스너프는 망을 본다. 이 일에 있어서는 파트너 간의 호흡이 매우 중요한데,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온 둘은 꽤 손발이 잘 맞는 편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월에 접어든 이상 정보와 필요한 재료들을 모아 ‘그날’을 준비하는 동시에, 끊임없이 ‘게임의 참가자’로 예상되는 인물들을 정탐하고 분류해야 한다.
참여자가 몇 명인지 또 그가 어느 편에 서는지에 따라 게임의 전체 그림이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대개 정탐은 동물 파트너의 몫이고, 그래서 오늘도 스너프는 유력한 후보인 ‘미치광이 질’의 파트너 그레이모크와 탐색전을 벌인다.
하지만 개와 앙숙인 고양이라는 점을 차치하고라도 그레이모크는 결코 만만히 볼 상대가 아닌데 …

○ 출판사 서평
‘SF 판타지계의 가장 밝은 빛’ ‘한 세대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뛰어난 작가’ ‘뉴웨이브 문학의 기수’ 등 로저 젤라즈니를 수식하는 말들은 실로 화려하기 그지없다. 1966년 첫 장편소설 《내 이름은 콘래드》로 휴고 상 수상, 같은 해 무려 세 작품을 연달아 네뷸러 상 후보에 올리고(그중 두 작품이 수상작으로 선정), 다음해 《신들의 사회》로 또다시 휴고 상을 수상하는 등 ‘60년대 최고의 신인’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룬 이 불세출의 작가는 이후 휴고 상 6회(14회 노미네이트), 네뷸러 상 3회(역시 14회 노미네이트), 로커스 상을 2회 수상하는 등 실로 불멸의 족적을 남기고 갔다. 그리고 그 화려한 수상 경력만큼이나 독자들의 기나긴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국내에도 박찬욱 감독이 극찬한 바 있는 《앰버 연대기》, 중단편집으로는 드물게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등이 출간되어 여전히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고독한 시월의 밤》은 로저 젤라즈니가 세상을 떠나기 두 해 전인 1993년 출간된 작품으로, 그가 살아생전 완성한 마지막 소설이다. 다소 무거운 분위기인 초·중기 작품들에 비해 훨씬 더 경쾌하고 위트와 풍자가 넘치는 이 소설은 ‘고딕소설, 탐정소설, 판타지의 절묘한 배합’이라는 찬사와 함께 젤라즈니의 후기 대표작으로 평가 받고 있다.
메리 셸리, 에드거 앨런 포, 브람 스토커, H.P. 러브크래프트, 레이 브래드버리, 로버트 블록, 앨버트 페이슨 터훈, 그리고 수많은 고전영화 제작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 로저 젤라즈니
어린 시절부터 지독한 독서광이었던 젤라즈니는 19세기와 20세기 영미 고전 시 (詩)들과 각국의 신화, 그리고 탐정소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는데, 그의 마지막 소설 《고독한 시월의 밤》은 이러한 영감의 원천들의 종합편이라 할 수 있다. ‘고독한 시월의 밤 (A Night in the Lonesome October)’이라는 제목은 에드거 앨런 포의 시 <울라룸 Ulalume>에서 따왔고, 두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잭의 이름은 유명한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 좀 더 정확하게는 영화 <사이코>의 원작자인 로버트 블록의 소설 《리퍼의 밤 Night of the Ripper》의 주인공에게서 가져온 것이다. 그 외에도 아서 코넌 도일의 셜록 홈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위대한 탐정’, 매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찬조 출현한 듯한 느낌의 ‘훌륭한 박사’, 1941년 영화 <울프맨>의 주인공과 같은 이름을 가진 늑대인간 등 그야말로 고전 영화와 문학의 스타들이 대거 등장한다.
또한 젤라즈니식 판타지의 주요 특징 가운데 하나인 강력한 신화적 상징과 마법 시스템 및 초자연적 존재를 통한 세계의 묘사가 이 책에서도 빠지지 않는데,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이전 작품들처럼 특정 문화권의 신화가 아니라 작가 H. P. 러브크래프트에게서 기원한 크툴루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위에 나열한 인물들은 모두 원작에서 빠져나와 젤라즈니가 마련해둔 세상의 운명을 건 게임의 참여자로 초대되었다. 각기 자신의 동물 파트너를 동반한 채 만월이 되는 할로윈의 밤에 벌어질 ‘어떤 사건’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개방자’ 혹은 ‘폐쇄자’의 역할을 맡아 그 사건을 일어나게 하거나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리고 그 바탕이 되는 세계관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바로 크툴루 신화이다. ‘선주신’이나 ‘위대한 존재’처럼 확연히 그 기원을 드러내는 개념들은 물론 스하이 강, 키에드 밀림처럼 살짝 바꿔서 사용된 지명들, 그리고 ‘은열쇠’처럼 러브크래프트의 특정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물건들이 곳곳에 삽입되어 글 읽는 재미를 한층 돋우고 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전체적인 이야기가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간 (혹은 초자연적인 존재)들이 아닌 개 ‘스너프’의 시점으로 진행된다는 것이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소설의 각 장은 프롤로그 격인 첫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월의 마지막 밤에 이르는 여정을 스너프의 관점에서 하루씩 정리한 것이다. 게다가 잭의 파트너이자 사실상 소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이 충직하고 현명한 감시견은 단순히 관찰자 수준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사건의 중심에 서서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다. 이렇게, 젤라즈니의 장기인 아름다운 문장과 정교한 플롯에다 온갖 상상계의 스타들, 그리고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 더해져 실로 재미의 종합선물세트라 할 수 있는 매력적인 작품이 탄생하였다.
○ 추천글
진부한 장르의 재료를 가지고 그것에 유쾌한 세련됨과 교활함을 부여하여 자신의 작품들을 재가공해낸 그는, 뉴웨이브 시대의 왕자이자 진정 매력적인 작가였다. – 인디펜던트 (미국)
《고독한 시월의 밤》은 젤라즈니 최후의 작품이자 가장 훌륭한 작품 중의 하나다. 이 책은 풍자와 어둠의 유머가 가미되어 가벼워진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빅토리아 시대의 호러·판타지·멜로드라마, 악마학, 심지어는 양자역학의 요소까지 모두 동원해 만든 미친 혼합물이다. – 고스트우즈
모든 작가들이 시도했으나 결국 이루지 못한 화려한 경지를 로저 젤라즈니는 이룩해냈다. – 할란 엘리슨 (소설가)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