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제이 보고서 (Kinsey Reports)

남성의 성적 행동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 1948)
여성의 성적 행동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 1953)
알프레드 킨제이 • 워델 포메로이 / 1948 • 1953년
킨제이 보고서 (Kinsey Reports)는 알프레드 킨제이와 워델 포메로이가 집필한 보고서로, 인간의 성적 행동을 다루고 있는 두 권의 책 ‘남성의 성적 행동’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 1948년)과 ‘여성의 성적 행동’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 1953년)으로 구성되어 있다.
1930년대 당시 인디애나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킨제이는, 성에 관한 학문적 연구 결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록펠러 재단의 후원 하에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한다.
1948년, 5,300명의 남성의 표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첫 번째 보고서인 ‘남성의 성생활’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 1948년)이 출간되었다.
워델 포메로이, 클라이드 마틴과의 공저로 발표된 이 책에서, 킨제이는 조사 대상 중 4%의 남성이 평생을 동성애자로 일관했으며, 37%의 남성이 쾌락을 동반한 동성애 경험을 최소 1회 이상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해 극소수 남성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동성애에 대한 미국인들의 편견을 깨는 데 일조했다.
2번째 보고서인 ‘여성의 성생활’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 1953년)은 5,940명의 여성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하였으며, 1953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이 두 책에서 킨제이 등급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인간의 성적 지향성이 연속성을 가짐을 설명했다. 킨제이 등급은 다음과 같다.

– 등급 • 설명
0.절대적인 이성애자.
1.이성애자에 가깝지만, 부분적으로 동성애 성향을 나타냄.
2.이성애자에 가깝지만, 동성애적 성향이 1등급보다 큼.
3.양성애자.
4.동성애자에 가깝지만, 이성애적 성향이 5등급보다 큼.
5.동성애자에 가깝지만, 부분적으로 이성애적 성향을 나타냄.
6.절대적인 동성애자.
X. 성적 지향성을 가지지 않는 사람.
킨제이 보고서에 따르면, 만 20세에서 35세 사이의 백인 남성 중 11.6%가 3등급 (양성애자)에 해당하며, 동일 연령대의 미혼 여성의 7%, 이혼한 여성의 4%가 3등급에 해당한다. 또한, 만 20세에서 35세 사이의 여성 중 2~6%는 5등급, 동일 연령대의 미혼 여성의 1~3%는 6등급인 절대적 동성애자에 해당한다고 한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곧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당시까지만 해도 금기에 해당했던 여성의 성 (性)을 직접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논란의 중심에 섰으며, 비난이 계속되자 록펠러 재단이 연구 후원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킨제이 보고서는 사회계층에 따라 성 문화가 다르며, 이성애 및 금욕생활이 도덕적이고 일반적인 규범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 동성애에 대한 대중의 인식 변화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이성애자의 동성에 대한 일회적 성적경험에 불과한 것을 동성애 범주의 경험으로 잘못 규정하거나 소수 양성애 영역을 세분화시켜 과장시키고 타고난 이성애자와 마찬가지로 타고난 동성애자에 대한 기본 정의를 후천적 시각, 단일한 이성애, 동성애를 정도 경향으로 왜곡하는 동성애 혐오적 태도를 고착화했다는 비판이 있다.

– 내용
킨제이는 인간의 성생활에 대한 연구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처음에는 미 전역 교도소에 복역중인 사람들 중에서 18,000여명을 인터뷰해서, 그 자료들을 가지고 1948년에 ‘인간 남성의 성적 행위’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Male)를 출판했고, 1953년에는 ‘인간 여성의 성적 행위’ (Sexual Behavior in the Human Female)를 출판했다.
다만 교도소에 복역중인 사람들은 첫 조사에서의 이야기이고, 그 뒤로는 대다수가 일반인들로 구성된 모집단에서 조사를 하여 10만명 가량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고 지속적으로 개정된 보고서를 내었다.
킨제이 스스로 1948년의 첫 책은 단지 sample progress report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하였을 정도이므로 이 점을 명확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이 보고서는 ‘인간의 성 (性)’이라는 금기시되었던 내용을 주제로 방대한 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다는 점에서 당시 미국 사회를 깜짝 놀라게 했다.
조사 내용 역시 큰 충격을 가져왔는데, 이성애 및 금욕생활이 도덕적이고 일반적인 규범이라는 사회적 통념을 깨뜨렸다.
동성애, 혼외정사, 혼전순결, 난교 등 당시 기준으로 꽤나 쇼킹한 내용이 많았기에 숫자와 도표, 그리고 그래프만 잔뜩있는 단순한 학술보고서에 불과함에도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하였으며,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내용이 내용인 만큼, 탄압을 받기도 하였다.

킨제이의 조사는 교도소에서 시작되었지만, 이후 다양한 곳으로 확대되었으며, 10만명 가량의 대상자에게 조사를 하게 된다.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는데, 첫째, 킨제이는 ‘부유하고 교육받은 중산층’의 샘플이 아닌 비교적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하류층 사람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길 원했다. 둘째, 킨제이가 조사했던 교도소들은 지금 우리가 상상하는 흉악범 단체 수용소와는 많이 다르다.
연구가 이루어지던 1940년대의 미국은 교회의 영향으로 지금보다 한없이 성에 대해 종교적이고 폐쇄적이었고, 자녀를 낳기 위한 부부관계를 제외한 모든 성적인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었다. 그중에는 서로 동의 하에 성관계를 맺은 커플 (중에서 남성)이 잡혀오거나, 심지어는 자위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된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이에 대한 반작용인지 이전 금주법 시대에 밀주 사업 등으로 자본을 축적한 마피아가 본격적으로 세력을 확장해나간 시기이기도 하다. 영화 대부의 시대적 배경이 1940~50년대이다.
그러나 후대에 와서는 대상 선정 자체가 무작위가 아닌, 결론을 도출하기 위해 의도된 대상들로 선정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어 신빙성은 낮아졌다. 더 정확하게 언급하자면, 이후의 연구와 비교하면 수치가 너무 높게 나오는 사례가 많은데 이는 통계적 처리에 있어서 모집단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킨제이가 일부러 성적으로 문란한 사람들만 표본에 집어넣고 조사를 한 것인지, 모든 사람들을 조사했는데 결과에 맞추기 위해서 비율을 조작했는지, 모든 사람들에게 질문을 했지만 응답을 해준 사람들의 비율 때문에 이런 결론이 나온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가 많은 편이다.
대상이 성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질문에 응답 자체를 거부한 사람들의 비율이 상당할 것인데, 이 회피자들은 모집단에 포함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사회에 던진 충격이 컸기 때문에, 그 영향력과 파장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통계학회 저널 (Journal of American Statistical association)에는 어느 통계학자의 킨제이 보고서에 대해서 평가가 실렸다. “내가 처음에 킨제이 보고서를 읽었을때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때 나는 흥미로운 결과에 초점을 두었고, 조사방법에는 거의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내가 조사가 행해진 방법에 관심을 돌리자 결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결점들은 사소한 기술적인 문제들로 생각했다. 마치 거대한 기념물의 표면에 난 흠집같은, 전체적인 결론에는 영향이 없이 세부적으로 결과의 일부를 수정하기만 하면 되는 그런 결점으로 생각했다. 즉 두세 개의 오류 요인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결과는 여전히 중요하고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조사에 사용된 통계적 방법을 자세히 살펴보고는 보고서에 있는 결과들에 대해 신뢰를 가질 수 없었다. 사실 내가 보기로는 조사방법에 있어서의 결점이 너무 커서 킨제이 보고서는 중요한 영역에 대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는 역할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기가 불가능하다.”
– 성생활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

1948년 1월 5일 성생활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서가 발간됐다. ‘남성의 성적 행동’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는 기혼 남성의 85%가 혼전 성경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고 유부남의 30~45%는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37%의 남성이 생애 한 번은 동성애 경험이 있다고 했고 남성의 90%는 자위행위를 했다. 사창가를 간 적이 있는 남성은 70%에 달했다. 당시 보수적인 미국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 보고서는 동물학자이자 대학교수였던 알프레드 킨제이가 펴낸 것이었다. 바로 아직까지 논쟁이 계속되는 ‘킨제이 보고서’다. 킨제이는 1950년대 보수적인 미국사회에서 금기시했던 혼외정사, 동성애, 자위, 매춘 등을 고스란히 보고서에 담았다.킨제이는 미국 인디애나대학 교수로, 전공은 곤충학이었다. 하지만 사람의 성적 행동에 대한 통계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록펠러재단의 후원으로 전국 1만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로 1948년 ‘남성의 성적 행동’을 펴냈고 5년 후 ‘여성의 성적 행동’을 출간해 킨제이 보고서를 완성했다. ‘여성의 성적 행동’에는 여성 60%는 자위행위를 하며 유부녀의 약 30%가 혼외정사를 경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킨제이 보고서는 25만부가 판매될 정도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킨제이는 1953년 시사주간지 타임 커버에 실리기도 했다. 하지만 비판도 거셌다. 조사 대상자가 백인, 중서부 중산층, 대학생들에 치우쳤다는 점이 지적을 받았고 조사에 응한 자원자들 중 죄수와 성범죄자들도 포함됐다는 점은 신뢰도에 금이 가게 했다.킨제이 개인도 곤욕을 치렀다. 성도착자이자 사기꾼으로 매도당했고 부인과 서로 혼외정사를 허용했다는 점 때문에 아내를 이용해 매춘을 한다는 비난을 들어야했다. 2005년 개봉한 영화 ‘킨제이보고서’에도 킨제이의 동의 아래 그의 아내와 조교가 정사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킨제이가 양성애자라는 점도 공격대상이 됐고 연구를 위해 성행위를 관찰한 것 때문에 관음증 환자 취급을 받기도 했다. 결국 그는 논란 속에 1956년 8월 25일 급성 폐렴으로 사망했다. 그가 숨지자 뉴욕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킨제이의 객관적인 접근이 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의 어려움들을 극복했다고 평가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