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생각 걸러 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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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이 우리 신경세포의 기억으로 저장되어 있다’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이라고 하는 것이 실체를 가지고 우리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말해 준다. 기억의 기본 단위인 ‘엔그램’은 외부의 자극으로 인해서 생기는 생화학적 변화를 생기는 것인데 ‘기억 흔적’이라고도 말하는 개념이다. 이것은 독일의 동물학자인 ‘리하트트 지몬’이라는 사람이 처음 발견한 것으로 과거의 개인적 경험, 부정적 경험이 머리속에 남겨 놓은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 호주 기독교 대학에서 열린 특강 시리즈에서 홍안희 교수는 우리가 하는 생각이 뇌에 영향을 주고 몸에도 흔적을 남기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독이 되는 생각들이 우리의 건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독이 되는 생각을 할 때 우리 몸에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엄청난 양으로 나온다고 한다. 생각을 잘 처리하는 것이 건강하게 살아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를 생각하며 생각을 잘 돌보는 것의 중요성을 배우고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치료를 받지만 나쁜 생각들을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알지 못한 채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그것이 계속해서 나의 감정과 몸을 지배하도록 내어 줄 때가 많이 있다. 예를 들어, 전날 밤 남편과 다툼을 한 후 해결이 안되었을 때 그 다음날 하루 종일 그 생각을 하면서 부정적인 감정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부정적 생각에 시간을 다 허비한다. 그 동안 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뿜어내고 긴장되어 있으면서 면역도 약해지고 있는데 말이다.
가장 대표적인 심리 치료법의 하나인 인지 행동 치료는 인지가 사람의 건강성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지를 알고 생각 바꾸기를 통해서 사람의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그것으로 인해 부정적 생각을 하게 되기가 쉽고 부정적 생각은 부정적 감정과 건강하지 못한 대처 방식으로 이어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남편이랑 다툰 아내는 남편에 대해서 하루 종일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저녁에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왜 이렇게 늦게 돌아왔어!” 라고 잔소리부터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건강한 생각을 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데 그 무엇보다도 자신에게 대해서 건강한 생각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움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많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화살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울감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문제가 생기면 그것의 모든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들은 “다 내 잘못이다. 내가 잘못된 만남을 시작해서 이렇게 된 것이야 “라고 생각하거나 “내가 부족하니 그럴 수 밖에 없지”라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문제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할 때 그것도 근본적인 자신의 정체성과 관련되어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때 사람은 행복해지기가 어렵다. 타인보다 늘 부족하고 문제가 있는 자신과 살아가는 것이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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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생각을 하기 위해서 먼저 걸러내야 하는 생각이 바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다. 일시적인 실수로 인한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죄책감이나 미안함을 느끼는 것이 당연하지만 영구적으로 자신의 본질이 문제가 있고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잘못된 생각은 지금이라도 빨리 벗어나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된다. “내가 오늘은 좀 실수를 했지만 나는 여전히 멋있고 가치 있는 사람이다”, “나는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생각이다.
다음으로 좋은 생각을 하고 싶은데 도저히 안된다고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는 나쁜 생각을 억지로 없애려고 하기보다 좋은 생각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누구나 한 두 가지 정도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기억을 떠올리면서 마치 내가 그 기억속에 있다고 상상하는 일종의 심상 기법을 사용하면서 양쪽 무릎을 토닥토닥 쳐 주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것으로 행복한 기억을 생생하게 나의 뇌가 느끼게 하여서 행복함을 만들어 뇌의 독소를 제거하고 행복 호르몬이 나오면서 나를 평안하게 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양쪽으로 무릎을 치는 것은 평안하고 좋은 기억이 뇌의 자극을 통해 새로운 기억으로 저장되게 해주는 부분이 있다. 이런 훈련을 통해 부정적이고 독이 되는 기억은 짧게 하고 행복하고 긍정적인 기억은 오래 하도록 만들어서 긍정적인 기억이 더 뇌에 많이 쌓이도록 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생각을 거르는 방법이다. 하루에도 우리는 수 천 가지 생각들을 하는데 그 생각 중 일부는 우리가 본 영상을 통해서 또는 우리가 경험한 장면을 통해서 순간순간 침투한다. 그런데 그 생각 중에 일부는 좋은 생각이지만 많은 생각은 부정적이고 독이 될 수 있고 살아가는데 또는 관계에 도움이 안되는 생각들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을 한 번씩은 객관화 시켜서 보면서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네. 이 생각은 나의 삶에 도움이 되는 생각일까? ‘생각을 해보거나 크리스챤인 경우에는 “이 생각이 성경적 진리에 맞는 생각일까?”도 생각해 보아서 도움이 되는 생각이고 진리에 맞는 생각이면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생각이면 걸러서 쓰레기통에 넣는 것처럼 차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생각한다고 해서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우리의 기억과 생각은 수많은 오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무조건 나의 생각에 떠오른 것을 다 받아들이기 보다는 검열하는 과정을 한 번씩은 거쳐서 독이 되고 부정적인 생각은 ‘멈춤’을 하고 긍정적이고 창의적이고 기쁨을 가져다주며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생각은 계속하는 것을 통해 거르는 연습을 하는 것이 행복하고 건강한 생각을 하면서 사는데 도움이 된다.
생각의 훈련을 통해 뇌를 건강하게 정신을 건강하고 또 그것으로 육체를 건강하게 하면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변증법적 사고 (삶을 지혜롭게 하는)
호주 기독교 대학에서는 정기적으로 특강을 실시하는 데 이번 2022년 7월의 마지막 특강으로는 서울 대학교 출신의 임상 심리학자 김기환 교수님의 ‘지혜로운 마음’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그는 지혜로움의 답을 변증법적 사고에서 설명을 하고 일상생활에 변증법적인 삶을 융통성을 통해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변증법적 사고라고 할 때 우리는 헤겔의 정반합을 생각하며 변증법을 떠올리게 된다. 역사는 정반합의 원리에 의해서 발전된다고 보는 것인데 믿고 있는 진리에 대한 의문을 끊임없이 하면서 새로운 진리를 찾아가고 그런 과정에서 점점 발전되어진다는 것이다. 사회주의에서는 변증법적인 것을 유물론을 통해 설명하며 역사는 투쟁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원리를 내세우는데 일상생활에서 변증법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어떤 저자는 변증법적 사고를 하면 머리가 다섯 배가 좋아진다고 말하는데 계속해서 도전을 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에서는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세상을 살아가다 보니 머리가 좋아지는 것도 좋지만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한 것임을 생각하게 된다.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 변증법적인 사고를 조금 일상에 적용해 보자.
먼저, 변증법적 사고를 하기 위해 어떤 상황들이 발생할 때 그것의 결과만을 보지 않고 그 일이 일어난 맥락을 살펴보면서 이해를 하는 것이 변증법적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예를 들어, 어떤 한 엄마가 슈퍼마켓에서 빵을 훔쳤 다라고 볼 때 우리는 결과만을 보고 그 사람을 빵을 훔친 나쁜 여자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만약, 그녀의 남편이 나쁜 사람으로 그녀가 일을 해서 벌어 놓은 돈을 도박을 한다고 다 가져가서 돈이 하나도 없는데 아이는 배가 고프다고 계속해서 울어서 하는 수 없이 빵을 훔쳤다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여인에게 나쁜 여자라고 함부로 손가락질을 하지 못할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떤 일들을 경험할 때 한 쪽 면만 바라보며 그 현상을 해석하고 받아들일 때가 많은데 그 일이 일어나 맥락을 생각해 보면 좀 더 건강하고 객관화된 시각으로 상황들을 바라보게 된다.
친구가 약속을 어겼다라고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 어떤 사람은 그 친구에 대해서 화를 많이 낼 수 있다. 우리는 또 그 사람의 반응을 보고 “저 사람은 왜 저렇게 화를 내지? 그 친구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맥락을 보니 그 친구가 약속을 어긴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여러 번 반복되었고 이번에는 꼭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고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 우리는 화난 사람에 대해서 충분히 공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화낼 만하지‘라고 말이다. 이처럼 맥락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 좋은 매스 미디어나 뉴스는 전체의 맥락을 보여주는 반면 그렇지 못한 뉴스들은 한 쪽에 편향된 견해를 가지고 사람들을 선동하는 일들이 종종 있게 된다. 변증법적 사고를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런 일들이 있을 때 군중 심리에 끌려서 다수가 믿고 있는 생각에 끌려가기가 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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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상담을 할 때 상담사가 맥락적 사고를 하지 않게 되면 한 쪽의 일방적인 말에 또는 단편적인 정보에 의해서 상황을 판단하게 될 때 오류를 범하게 된다. 그래서 상담사로 일하는 필자는 그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맥락을 고려한 통합적인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어떤 부정적인 일들이 발생할 때 쉽게 상황이나 상대를 판단하기 보다는 어떤 맥락에서 이런 일들이 일어났는지를 한 번 더 살펴보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훨씬 더 지혜로운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두 번째로 변증법적 개념을 적용하여 지혜롭게 되고 싶은 사람은 삶에서 모순되는 점들을 찾아보고 그것을 통합하고 균형을 찾으려는 연습을 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 사실 삶에는 모순점들이 가득하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부지런해야 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그런데 너무 부지런한 사람은 어떤 가? 자수성가한 부지런한 사람들의 경우 대부분 일중독인 사람들이 많다.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그래서 가족들과 어울릴 줄도 모르고 돈을 하나도 쓸 줄 모른다면 그 부지런함은 더 이상 긍정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결국, 부지런하면서도 적당히 쉴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담에서는 타인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고 상담에서 100% 내담자의 말만 들어주고 상담자는 전혀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상담은 성공적일 수 있을까? 아니다. 로버트 카커프는 들어 주기만 하는 상담의 한계를 발견하고 내담자의 삶에서 모순된 부분을 직면하는 것이 중요함을 지적하고 직면이라는 기술을 상담에서 중요한 기술로 언급한다. 결국, 잘 들어주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을 잘 설명해 주어야 성공적인 상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자녀 양육도 마찬가지다. 어떤 부모는 너무 엄격하고 어떤 부모는 너무 방임한다. 너무 많은 자유를 주어도 좋지 않고 너무 많은 책임을 주어주어도 좋지 않다. 적절한 통합된 균형이 여기에 필요한 것이다. 이것 외에도 우리 삶에는 모순적인 것들이 가득하다. 감정과 이성, 공부와 놀이, 책임과 권리, 기쁨과 슬픔, 싸움과 도망 등등…. 이런 극과 극의 모순에서 균형을 찾아가고 통합을 이루는 것이 변증법적 개념을 일상에 적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적절한 균형이 있는 변증법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쉬운 것은 아니다. 거기에는 융통성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고 믿는 것만 옳다고 생각하며 거기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렇다 보면 나이가 들수록 생각이 편향되고 자칫 선입견, 편견 등에 사로잡혀 굳어진 사고 방식 안에 갇히게 되기가 쉽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매일 매일 자신의 삶을 점검하고 자신의 생각에 도전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일기를 쓰는 것, 책을 읽는 것,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 것, 그리고 나의 삶에 질문을 늘 하는 습관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지혜로운 마음’은 변증법적 개념에서 이야기 하는 것처럼 나의 것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 통합적인 사고와 전체적인 사고를 통해 나와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의 균형에서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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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