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앵무새 [parrots]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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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산책길에 20여마리의 Cockatoos 떼를 매일 만나게 된다. 나무에 앉아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ground 잔디밭 위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쪼아 먹는데 그들의 주식[主食] 거리가 잔디밭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집 앞에는 상당히 넓은 면적의 숲이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골짜기에는 냇물이 졸졸 흐르며 여우와 토끼, 에키드나 같은 희귀 포유동물을 비롯해서, 겨울철 한 밤중이면 한국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Cockatoos무리도 이 숲 속에서 둥지를 틀고 서식하고 있다. 먼동이 트는 새벽에 숲 속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Cockatoo무리가 유칼립투스 고사[枯死]목 가지 끝에 올라 앉아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매일 아침 보고 있다. 작년[2015년] 9월 하순 새벽녘에 집 앞을 지나는 굵은 전선[電線] 위에서 Cockatoos 한쌍이 짝짓기 하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 본 일이 있다. 앵무새[parrots]류의 부부애는 잘 알려진 일이지만 애정행위도 다른 새들과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 되었다. 암수가 날개를 늘어뜨린채 시간도 꽤 오래 끌며 격렬한 모습이었다. 해가지는 저녁 나절엔 한 쌍의 Cockatoos가 전선 위에서 kiss라고 봐야 할 행위를 종종한다. 주둥이를 마주 대고 날개를 펄럭이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시드니의 주택가를 휘젓고 있는 Cochatoos 무리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Cockatoos는 관앵무새[Cacatuidae]과에 속하며 20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카투는 호주대륙이 주요 분포지역이며, 뉴질랜드, 뉴기니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남태평양 지역에도 있다. 대부분이 흰색을 띠고 붉은색이나 노란색 무늬가 있으며 일부는 검은색을 띤 것도 있다. 고카투의 특징은 머리에 관[冠]이 있는 것이다. 관이 없는 종류도 있다. 관이 없는 코카투[cockatoos]류가 깃 색깔이 더 화려하다.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전문가라야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있으나 분류학적인 용어로 앵무목[Psittaciformes]에 속하는 앵무새 종류를 Parrots라고 하는 것이다. 시드니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ockatoos도 분류상으로 앵무목[패럿류]의 한 부류다. 코카투는 단독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떼를 지어 날라 다니며 소란도 떨고 먹이도 찾는다. Cockatoos는 일부일처[一夫一妻]제로 생활하며 나무 구멍에다 둥지를 튼다. 코카투앵무류는 주로 흰색이다. 분홍코카투앵무[C.leadbeafern]는 몸길이가 38㎝ 정도이고 분홍색을 띠며, 노란색과 붉은색의 띠가 앞으로 흘러내린 관모에 가로질러 나 있다. 이 종은 오스트레일리아 내륙의 여러 지역에서 서식하며, 가장 아름답지만 훈련시키기 가장 어려운 코카투무리다. 코카투무리 중 가장 크고 가장 큰 부리를 갖는 종은 종려앵무[Probosciger aterrirnus]로 몸길이 65~75㎝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뉴기니, 제도의 은둔성[隱遁性] 조류로 실과 같은 관우(冠羽)가 있으며, 깃털이 없는 붉은색 뺨은 흥분했을 때 파랗게 변한다. 드물게 말을 잘하는 종류도 있다. 일부는 50년 이상을 산다고 한다. Cockatoos가 주택가 주변에서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지만 일부 Cockatoos종은 숲이 파괴되고 둥지를 틀만한 큰 나무가 벌목 되거나 사라져서 서식처를 잃고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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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atiels
호주의 새에 관한 도감이나 책을 보면 볏이 있고 덩치가 큰 종류를 Cockatoos라고 하고 덩치가 작고 볏이 있으며 화려한 색깔의 parrots를 Cockatiels라고도 한다. 이보다 더 세분[細分]해서 Cochatoos, Rosellas, Lolikeets, Parakeets 4종류로 나누기도 한다. 몇 일전 산책길에서 감을 좋아 하는 Rosellas와 비슷한 parrots를 보았다. 도감을 확인해 보니 Galah였다. Galah도 목덜미에서 배 쪽까지 진홍색이고 날개나 꽁지가 회색이며 약 35cm 정도 되기 때문에 자세하게 살피지 않으면 흔히 보이는 Parrots로 보이기 쉽다. 필자의 집근처 골목어귀에 매일 아침 30여마리의 Galahs떼가 날라와 조기회[早起會-?]를 한다. Galahs는 앞쪽에 흰색의 짧은 볏이 있고 목덜미에서 배쪽으로 진한 주황색을 띠고 있다. 마을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Galahs가 모여드는 옆집 주인이 수 년 동안 매일 모이를 뿌려 줘서 많은 parrots가 모여 들었다고 한다. 그 집 주인은 바뀌었지만 그때 찾아 들던 parrots 중에 Galahs무리만 아침이 되면 날라 오는 것이라고 한다. 호주가 앵무새 천국이다 보니 모이 주기 체험장이 곳곳에 있으며, 골드코스트에는 관광명소가 된 모이주기 체험장도 있다. 이곳에 길들여진 앵무새[Parrots]는 Rosellas 종류다. Rosellas는 호주 개척기에 Parramatta 옛 지명이었던 “Rose Hill-Rosehill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영국인들이 최초로 parrots를 발견한 장소가 “Rose Hill-Rosehiller-파라마타의 옛지명”라고 한다. Rosellas는 과수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원수[怨讐]다. Parrots중에서도 Rosellas는 감 같은 과일이 익으면 거의 끝장을 내는 악동 짓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과수원도 새들의 피해가 있긴 하지만 호주 새들의 과수원 공격과는 비교될 수 없을 것이다. 블루마운틴 기슭에 한 과수원 주인에게 새들의 피해에 관해서 물어 보았더니 40%는 새가 먹는다고 진담반 농담반의 언급을 들은 일이 있다. Rosellas는 과일이라면 죽자 사자 덤벼드는데 반해서 꿀 빠는 데만 열중하는 parrots도 있다. 이 종류의 Parrots중에서 덩치가 작고[대체로 20cm내외], 주둥이가 특이하게 진홍색인 종류를 Lolikeets라고 한다. 호주의 주택가 앞뜰에 많이 심겨져 있는 Grevillea는 꽃이 마치 병딱는 솔[blush] 처럼 생겨서 bottle blush flower라고 하는데 꽃에 꿀이 많은 것 같다. 거의 매일 몇 종류의 새들이 이 나무의 꽃몽우리를 뒤지는데 Lolikeets도 정기적으로 훑고 간다. Lolikeets와 비슷한 Parakeets라는 종류도 있다. 체구가 작고 꿀을 빠는 것 보다는 잔디밭이나 초원에서 작은 풀씨를 선호하며 호주 남동쪽 지역에 분포하는 종류다. 호주에는 새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변종도 많아서 새에 매달리는 전문가가 아니고는 식별하기가 어려우며 그 중에도 Parrots류는 복잡한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Parakeets
Parakeets는 한국사람들에게 잉꼬새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앵무새[Parrots]류다. “잉꼬”라는 말이 일본어 ‘inko(鸚哥)’에서 온 것이라 “원앙부부” 혹은 “사랑새”라고 고쳐 부르자는 주장이 있다. 호주 원산[原産]인 Parakeets가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어 세계적으로 널리 사육되고 있고 시장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영어로 budgerigar[bʌdʒərᵻɡɑːr], 또는 budgie라는 nickname이 따라 다닌다. 몸체가 작고 긴 꼬리에 아름다운 색깔이며, 주로 씨앗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사육하기가 쉬워서 사육조로 최고로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앵무새[Parrots]를 애완용으로 사육한 것은 꽤 오래된 것 같다. 신라 흥덕왕이 짝을 잃은 앵무새가 슬퍼하다 죽는 것을 보고 노래를 지었다는 설화가[說話歌]는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흥덕왕이 왕위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사람이 앵무새 한 쌍을 가져왔는데, 오래지 않아 암놈은 죽고 숫놈이 슬피 우는지라, 왕이 거울을 앞에 걸어주도록 하였다고 한다. 숫놈은 거울 속의 그림자를 짝으로 생각하여 거울을 쪼았는데 그림자임을 알고 슬피 울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흥덕왕이 즉위하던 해에 아내인 장화부인(章和夫人)이 죽었는데, 왕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슬퍼해서 군신들이 재혼할 것을 청하였으나 거절하였다고 한다. 또한, “척조(隻鳥)가 짝을 잃어도 슬퍼하는데 어찌 사람이 짝을 잃었다고 곧 다시 아내를 맞겠느냐”라고 하면서, 시중드는 여자도 가까이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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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katoos의 부리
Cockatoos 종류는 좋아하는 견과[堅果]를 깨기에 적합한 투박한 부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뿌리를 파내거나 나무에서 곤충의 애벌레를 물어내기에 알맞게 진화되어서 반달 형태인 언월도[偃月刀]모양을 하고 있다. 중국소설 삼국지연의에 장수들의 개성적인 무기가 등장하는데 관우關羽]는 80근 무게의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휘둘렀다고 한다. 반달과 같이 생긴 칼끝에 기다란 자루가 달린 것이 특징으로, 서양 사람들은 브로드소드[[broadsword]의 일종으로 말한다. 삼국지 소설이 없었다면 청룡언월도나, 창두가 뱀처럼 구불구불했고 길이가 1장 8척(3m 60cm)이라는 장비의 장팔 사모[丈八 蛇矛], 여포의 방천화극[方天火戟] 등을 고대 중국의 상징적인 무기들을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코카투의 부리를 이와 같은 무기와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이지만 새의 부리치고는 강한 힘을 발휘함을 본다. 필자의 앞 뜰에 20여년이 넘는 마카다미아 나무 한 그루가 있으며 매년 꽤 많은 열매가 달리는데 가장 먼저 이 나무의 nuts를 건드리는 것은 Cockatoos무리다. 미처 여물기도 전에 코카투 한 떼가 와서 쪼아대고 나면 멍석에 나락 널어놓은 것 처럼 바닥이 안보이게 떨어 뜨려 놓는다. 완숙한 마카다미아의 속껍질은 망치나 바이스가 아니면 깨뜨릴 수가 없는데 코카투는 돌처럼 단단한 마카다미아 속껍질을 부리로 쪼아서 깨뜨리고 맛있는 속 알갱이를 빼 먹는 것을 보며 대단한 부리를 가졌다고 감탄하게 한다. Cockatoo라는 새 이름도 영어의 vice나 grip처럼 강한 부리[strong beak]라는 의미의 “kakatuwah”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Cockatoos는 견과류를 비롯해서 각종열매, 과일, 감자, 고구마, 곤충 등을 먹이로 하는 잡식성으로 영양분이 있을만한 것은 다 먹는다.
Cockatoos의 발성[發聲-vocalization]
Cockatoos의 발성[發聲-vocalization]은 시끄럽고 거칠다. 종종 10여 마리 이상의 Cockatoos떼가 공중에서 난리 난 것처럼 괴성을 지르며 군무[群舞] 비행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든 동물의 발성[發聲]에는 의미가 담겨 있듯이 과학자들은 코카투의 지저귐[calls]에 담겨 있는 몇 가지의 message를 확인하였다. 동료에게 자기의 존재를 알리는 소리며, 둥지의 위험을 경고 한다든가, 이동을 위한 예언적 발성 등을 알아냈다. 전문가가 아니라도 상대를 위협하는 Cockatoos의 괴성을 종종 들을 수 있으며, 죽은 나뭇가지를 두들겨서 드럼치는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먼 거리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한다. 주위의 소리를 흉내내는 데에 탁월하다. 앵무새는 한번 배운 것을 잘 잊지 않는 것은 사람들에게 번거롭게 하는 수가 종종 있다. 동물학의 고전 떡밥인 ‘물들이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대상이 되는 앵무새는 영리한 만큼 정서도 발달된 동물이다. 게다가 사회적인 동물이기도 해서 야생상태의 앵무새는 무리를 짓는 녀석들이 많고 무리를 짓지 않더라도 꼭 짝과 함께 지낸다. 이는 앵무새를 사육할 시 ‘함께 있어 줄 존재’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루에 적어도 몇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지내야 하고 혹은 함께 지낼 ‘짝’이 필요하다. 소통할 대상이 전무하거나, 하루 웬 종일 혼자 지내야 한다거나, 가지고 놀 장난감도 없이 먹고 자고 싸는 일밖에 못하는 신세이거나… 이런 경우가 조금만 지속돼도 매우 높은 확률로 폭풍비명 혹은 자해로 직결된다고 한다. 자해란 앵무새가 스스로 자기 깃털을 뽑는 것을 말하는데 심하면 죽는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비명[悲鳴-scream]이나 자해증[自害症]때문에 주인이 사육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앵무새의 문제가 아니고 주인에게서 비롯된 문제이기에 호기심에 앞서서 존엄한 생명체로서 대하며 따듯한 애정을 쏟을 수 있어야 한다고 한다. 버려지는 반려동물[伴侶動物]들이 다 그러하지만 앵무새종류도 자기가 버려졌다는 것을 금새 눈치채고 굉장한 슬픔과 우울함을 겪게 되면서 성격이 삐뚤어지게 된다고 한다. 이런 삐뚤어진 앵무새들은 다른 사람에게 재분양 된다해도 새 주인과 가까워지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비슷한 발음으로 단어를 다시 가르쳐야, 배웠던 욕을 그나마 잊게 하기 때문이다. 가르친 사람에게 악의는 없더라도 결과적으로 대단한 민폐다. 윈스턴 처칠은 앵무새를 좋아하며 독일의 나치나, 히틀러에게 하는 쌍스러운 욕을 앵무새에게 가르쳐서 방문객을 당황하게 하였다고 한다. 처칠 사후에 “욕쟁이 찰리”는 앵무새는 격리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육조[飼育鳥], Cockatiel
Cockatoo가 애완용으로 사육되며 인기가 있지만 덩치가 크고 사료비飼料費]가 만만치가 않으나 Cockatoo의 일종인 Cockatiel은 사육조[飼育鳥]로 인기가 높다. 덩치가 비교적 작고 순응과 번식을 잘하기 때문에 잉꼬 다음으로 많이 사육되고 있다. 1793년에 스코트랜드[Scottish]의 작가[writer]이며 박물학자[naturalist]인 Robert Kerr는 호주의 Cockatiel을 서술한 최초의 기록이 있으며 그 내용은 생물분류의 기준이라기보다는 작가의 관점으로 본 내용이었다. 유럽인들은 Cockatiel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Cockatoo와는 종이 다르다고 생각하여 종[種-species]의 생물분류단계인 속[屬-genus]에서 갈라진 앵무새의 일종으로 간주[看做]하였었다. 생물분류는 종[種-species; 고양이], 속[屬-genus; 고양이속], 과[科-family; 고양이과], 목[目-order; 식육목], 강[綱-class; 포유강], 문[門-division; 척추동물문]의 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유럽인들은 Cockatiel의 속명으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신이라는 뜻의 Nymphycus라고 하였던 것이다. 그 후에도 아름다운 앵무새[parrot] 같기도 하고 머리에 관을 가진 것을 보면 Cockatoo와 근친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는 등 논쟁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었으나 현재는 Nymphicinae라는 단일 아과[亞科-suborder]로 분류되어 있다. 어찌 되었던 Cockatiel은 이름에서 나타내듯 생태습성이 Cockatoo와 흡사하며 뛰어난 자태[姿態]때문에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반려조[伴侶鳥]가 되었다. Cockatiels는 Tasmania와 해안가를 제외한 호주대륙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 원생종이다. 과습[過濕]한 해안가보다는 건조한 내륙의 기후에 적응하였다. 규모가 넓고 밀집되어 있지 않은 유칼립투스 벌판이나 사막에 가까운 초원에서 야생하는 Cockatiels떼를 목격하게 된다. Cockatiels떼들도 Cockatoos떼와 비슷하게 15-20마리가 집단행동을 하지만 가뭄 때는 강가나 호수가 근처에 수 천 마리의 Cockatiels떼가 장관을 이룬다. 그들은 물이나 먹이를 찾아서 수시로 70km이상의 장거리 비행도 한다.
앵무새의 지능
보통 새들은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곤 주인이 정을 쏟아도 사람을 잘 따르지 않고 주인을 잘 알아보지도 못하지만, 앵무새들은 주인을 알아보는데다 찾기능력과 인지능력을 보여준다. 때문에 학자들의 오랜 연구대상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이 키우고 있다. 중대형 앵무새는 2~3살 아이만큼 지능이 좋다고 하며, 인간의 말을 가장 잘 모사하는 아프리카 회색 앵무새는 5살 아이 정도의 지능을 지녔다고 한다. 인간과의 의사소통도 원활하다. 일부 종의 경우 기관구조가 사람과 유사하고 혀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서 인간의 말소리, 물 흐르는 소리, 다른 새의 울음소리 등을 흉내낸다. 앵무새가 수다스럽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진 바이다. 그들은 인간의 소리를 – 상스러운 욕설까지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앵무새는 때로 스타가 되기도 한다. 천재새로 명성을 떨쳤던 알렉스가 2007년 9월 31세의 나이로 죽었다는 것이 세계적인 뉴스가 된 일이 있었다. ‘이 앵무새는 두 살 유아 수준의 감정 표현력과 다섯 살 수준의 뛰어난 기억력, 문법과 기호를 이해하는 능력, 자의식, 남의 의도를 파악하는 능력, 모방, 창의력을 갖추었던 것으로 평가 받았었다. 앵무새는 말할 수 있는 능력 때문에 오래 전부터 애완동물로서 인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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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앵무새, 알렉스(Alex)
1977년 동물심리학자이자 미국 턱선 대학(University of Tucson) 연구원인 아이린 페퍼버그[Irene Pepperberg]는 한 살짜리 수컷 아프리카 회색앵무새 한 마리를 연구실로 데려와 알렉스(Alex)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영어발음을 따라 하도록 가르쳤다. 대화를 시도할 무렵 동물에겐 사고능력이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통설이었다. 동물은 자극에 기계적으로 반응하는 수동적 존재일 뿐, 스스로 생각하거나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알렉스는 100개보다 조금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하지만 그는 말하는 것을 이해한다는 점에서 특별했다. 예를 들어, 알렉스에게 어떤 물체를 보여주고 그것의 모양이나 색깔 또는 재질에 대해 질문하면 정확하게 분류했다. 알렉스는 접시 위에 있는 파란 물건들의 수를 정확하게 대답했다. 인간은 우리가 지구상에서 가장 총명한 생물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그래서 어떤 동물이 약간의 지능이라도 보이면 뉴스거리가 됐다. 그러나 그것은 피로감을 풀기 위한 기분전환용이었을 뿐 동물에 대해 진지한 접근은 없었다. 우리는 뇌의 구조가 우리와 비슷한 영장류와 같은 동물이 다른 동물들보다 좀 더 총명하다는 사실을 마지못해 시인한다. 학자들은 기발한 실험을 통해 동물에게서 이런 능력을 하나하나 찾아내고 있다. 어치는 먹이를 훔치는 녀석이 있다는 것, 감춰둔 먹이가 상할 수 있다는 걸 안다. 양[sheep]은 얼굴을 식별할 수 있다. 침팬지는 다양한 도구를 사용해 흰개미 집을 쑤시고 무기로 작은 포유동물을 사냥한다. 돌고래는 사람이 취하는 자세를 흉내낸다. 물을 뿜어 곤충을 사냥하는 물총고기는 노련한 녀석의 사냥법을 관찰해 물줄기 겨누는 법을 터득한다. 그리고 알렉스는 신기할 정도로 말을 잘한다. 30년 동안 연구원들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페퍼버그는 꾸준히 알렉스에게 영어를 가르쳤다. 앵무새는 무리와 어울리길 좋아하는 동물이다. 알렉스에겐 연구원들과 어린 앵무새 두 마리가 있었다. 알렉스는 앵무새의 우두머리 행세를 했고 이따금 페퍼버그에게 골을 내기도 했다. 페퍼버그 이외의 여자들은 소 닭 보듯 했지만 남자 연구원이 들어오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다고 한다. 앵무새 종류가 말도 할 수 있고 지능도 뛰어난 것은 증명 되었지만 까마귀지능에는 못 따라 간다는 주장이 있다. 천재로 꼽힌 알렉스는 예외이고 일반적으로 앵무새류가 인간 3살 정도의 지능은 가졌다고 보는 반면 까마귀는 7살 정도의 지능이라는 주장이 있다.
누벨 칼레도니 까마귀(Corvus moneduloides)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정도로 영리한 누벨 칼레도니 까마귀(Corvus moneduloides)의 지능은 일부 대영장류를 능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 한일이 있었다. 호주 동부 로열티 제도에 사는 이 까마귀들은 야생 상태에서 막대기를 이용해 개미굴 속의 개미를 꺼내 먹는 것으로 유명한데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연구진은 새 연구를 통해 이 까마귀들이 시험과 오류가 아닌 ‘상식’을 이용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까마귀의 이런 복잡한 문제해결 능력은 대영장류의 능력과 맞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까마귀의 부리가 닿지 않는 깊은 구멍에 고기를 넣어놓고 먹이까지는 닿지 않는 짧은 막대기를 가까이에, 먹이까지 닿는 긴 막대기는 까마귀의 부리가 닿지 않는 상자 속에 놓아두었다. 그러자 까마귀들은 작은 막대기를 이용해 긴 막대기를 꺼낸 뒤 다시 긴 막대기를 이용해 먹이를 꺼내는 행동을 보였다. 실험에 동원된 까마귀 7마리 가운데 3마리는 훈련없이 첫번 시도에서 짧은 막대기를 이용하는 능력을 보였으며, 모든 까마귀가 25차례 이내의 시도로 먹이를 꺼내먹는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카푸친 원숭이를 상대로 한 같은 실험 결과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연구자들이 밝혔다. 당시 원숭이들 가운데 4분의 3은 50차례의 시도 끝에 작은 막대기를 사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 실험에서 연구진은 길고 짧은 막대기의 위치를 바꿔보았는데 이때 까마귀들은 처음엔 작은 막대기가 든 상자를 들여다보았지만 결국은 직접 긴 막대기를 사용해 먹이를 꺼내 먹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행동은 시험과 오류를 통한 학습이란 단순한 방법이 아니라 유추적 사고, 다시 말해 ‘상식’을 이용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유추적 사고에는 새로운 상황을 이전의 상황과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인류 최초의 돌[石] 연장으로 미루어 볼 때 인류 진화의 핵심에는 유추적 사고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구상의 수많은 까마귀 가운데 유독 도구를 사용하는 누벨 칼레도니 까마귀의 능력은 인간 특유의 능력이 대영장류와 함께 이들에게도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앵무새 종류가 사람의 언어를 흉내 낼 수 있는 것 등으로 봐서 까마귀보다 지능이 높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검증된 결과는 까마귀의 지능이 훨씬 높다는 것이다.
Parrots의 번식[繁殖-breeding]
야생 앵무새무리의 번식기는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호주의 남부 지방은 8월과 12월 사이이며, 북부지방은 우기가 끝난 후인 4월경이 번식기다. 내륙에 서식하는 종류는 번식기가 일정하지 않고 기후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수컷이 둥지[nest]를 틀 장소를 물색하고 부리로 표시를 하게 되며 암컷에게 소개하는 절차를 밟는다고 한다. 덩치가 큰 Cockatoos는 알을 1개만 낳는 것이 일반적이며, 이미 형성되어 있는 나무구멍보다는 딱따구리처럼 부리로 구멍을 뚫어서 둥지를 만든다. Cockatoos는 물이 있고 먹잇감이 가까이 있는 곳에 둥지[nests]를 만든다. 호시탐탐 Cockatoos를 노리는 천적들이 있다. 매나 독수리 종류의 공격도 받고 나무를 기어 올라갈 수 있는 도마뱀[lizards]이 Cockatoos의 알을 노린다. 비단뱀이나 퍼섬[possums]도 그들에게는 귀찮은 존재다. 세밀하게 관찰하여 보면 그들도 삶의 과정 속에서 생로병사[生老病死]에 시달리며 살아가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전염병도 있고 때로는 불구가 되여 천덕꾸러기로 버티고 있기도 하다. Cockatiels는 4-5개의 알을 낳고 암수가 함께 알도 품고 새끼를 키우는 정형적인 일부일처제의 조류[鳥類]다. 알을 품는 것을, 암컷은 저녁부터 밤사이에 하고 수컷은 이른 아침부터 오후 늦게 까지 분담한다고 한다. 18-20일 만에 부화[孵化]하고 4-5주 만에 둥지를 나와서 8-10개월간 부모들의 보호를 받다가 독립하게 된다. 잉꼬[Parakeets]의 암컷은 이틀에 하나씩 4-6개의 알을 지속적으로 낳는다. 암컷은 이 알을 18일 동안 따뜻하게 품어 부화시킨다. 새끼는 부리 끝의 작은 끌처럼 생긴 난치를 이용하여 껍질을 깨고 나온다. 갓 나온 새끼는 아직 부화하지 않은 알 위에 머리를 얹고 쉰다. 이후 새끼는 어미가 소화된 먹이를 입으로 나누어 주는 것을 받아먹고 빠른 속도로 자란다. 부화된 새끼들은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서로 얽혀서 붙어 있다. 17일 정도 지나면 새끼는 성숙한 새의 깃털을 갖기 시작하고, 생후 21일이 되면 복실복실한 모습으로 단장을 한다. 생후 6주가 되면 보금자리를 떠나 새로운 집에 들어갈 채비를 하는데 이때 스스로 씨앗을 쪼아 먹을 수 있으며 아직 완전한 비행은 할 수 없으나 홰에 불안한 자세로 설 수도 있다. 4개월이 되면 처음으로 깃털을 갈게 되는데 그 깃털은 끝이 뾰족하고 그 자리에 새로운 깃털이 생겨난다. 이때 잉꼬는 구부러진 깃털을 바로 펴기 위해 몸을 잘 다듬는다. 털갈이가 끝나면 완전히 성숙해지고 5개월 정도 지나면 스스로 알을 품을 줄도 알고 잘 날려고 하지도 않고 홰에서 불안해하며 서 있는 모습도 보여 준다.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과 결벽성[潔癖性]
앵무새의 사육자들이 가장 큰 골치꺼리가 앵부새들이 끊임없이 지저대는 소음[騷音]이다. 보통 새의 소리라 하면 산에 놀러갔을 때 들을 수 있는 상쾌한 소리를 생각할 수 있으나, 앵무새는 금속성의 고음을 낸다. 물론 듣기 좋은 지궈김을 하는 몇몇 앵무새도 있지만 대부분의 앵무새는 그렇지 못 하다. 해가 뜬 아침과 해가 지는 저녁에는 특히 심하다(앵무새는 최하위 포식자로 아침과 저녁에 서로의 안부를 물어본다고 한다). 소형 앵무새도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의 경우 옆집의 불평을 들을 수 있으며, 중형 이상의 앵무새는 상상을 초월하는 소음을 낸다. 시드니 스트라스필드역 광장에는 해가 지는 저녁나절 Lorikeets로 보이는 Parrots떼가 프라타나스 나무가지 사이에서 바글거리며 지절대는 아우성은 보통 소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Mobile phone으로 촬영은 하였지만 선명하지는 않으나 대개는 부부로 보인 한 쌍이 마주대고 지절거리는데 잠자리 들기 전에 부부가 서로 털어 놓아야 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 하루 종일 소음을 내진 않으며, 불을 끄면 거의 바로 잠에 들기 때문에 밤이나 새벽에는 별다른 소음이 없다. 매사 다 그렇지만 앵무새를 키우려면 일단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형종 한 두 마리라면 그렇게 심하게 지저분해지지는 않지만 앵무새의 몸집이 크면 클수록, 앵무새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청소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이다. 앵무새는 높은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바닥이 더러워지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는다. 새장 밖으로 먹이통의 먹이를 쏟아버리기도 하고, 알곡의 껍질이 날리기도 하며, 파우더를 날려서 밑바닥은 지저분한데 앵무새가 생활하는 높은 공간의 공기에 민감하다. 환경이 나빠지면 신경질을 부리게 되는데 귀를 찌르는 듯한 소음도 내고 큰일 낼 것처럼 폭풍성 비행을 한다고 한다. 개와 고양이, 닭, 소 등은 오래 전부터 가축화되어 질병이나 습성, 먹이 등에 많은 정보가 있지만 앵무새는 인간과 함께한지 불과 200년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간과 함께하는 습성보다는 야생에서의 습성이 더 높다.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은 정보가 더 많기 때문에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앵무새의 나쁜 습관[지나친 소음, 공격적인 성향 등]이 생겼을 경우에도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고, 질병에 걸렸을 때도 앵무새를 케어해줄 수 있는 동물병원이 몇 없어 쉽게 목숨을 잃게 된다고 한다.
입질
앵무새는 보통 위험한 상황에 놓이면 날개를 이용하여 날아가지만, 분양을 받아 윙컷을 한 경우에는 앵무새가 날아 도망갈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사람을 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앵무새의 부리는 딱딱한 견과류 껍질을 벗겨 먹을 정도로 단단하며, 부리의 크기가 작은 소형앵무새의 경우에도 쌔게 물면 피가 날 정도다. 입질이 없을 수도 있지만 초보 애조인의 경우 처음엔 앵무새가 좋아서 입양하지만, 얼마 견디지 못하고 재분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한 이 딱딱한 부리는 소중한 무엇인가를 부숴버릴 수도 있다. 원목 탁자, 피아노, 고가의 가구 등은 앵무새에게는 장난감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월에 접어들면서 필자 집 앞에 있는 Macadamia의 nuts의 수확기가 되었으며 Cockatoos는 이시기를 너무 잘 안다. 매일 한두 차례 몇 마리가 그 단단한 마카다미아 열매를 깨 먹으려고 물어뜯어 떨궈 놓는다. 15%정도는 망치나 바이스로 깰 수 있는 단단한 속 껍질을 깨고 속 알맹이를 파먹는다. 그런데 최근에 발견된 현상은 열매의 새싹이 나오게 되는 작은 구멍이 있는데 이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을 해서 속알맹이를 파먹는 현상이 생겼다. 나무 밑바닥에 나락 널어놓듯 털어 놓은 Macadamias를 줏으며 15%정도는 그들의 지분으로 인정하고 열매를 터는 일을 거들어 준 대가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앵무새[Parrots] 천국에서나 벌어지는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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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