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당나라의 시인 나은 (羅隱, 833 ~ 910)의 시 모음
○ 속내를 보이다 (自遺)
得則高歌失則休
얻으면 크게 노래하고 잃으면 조용히 쉬어가며
多愁多恨亦悠悠
근심 많고 한 많은 이 세상, 그럭저럭 살다 가자
今朝有酒今朝醉
오늘 아침 술 생기면 오늘 아침 취하고
明日愁來明日愁
내일의 근심일랑 내일의 근심으로 남겨두자꾸나
○ 가국흥망자유시 (家國興亡自有時)
家國興亡自有時 (가국흥망자유시)
집안이나 나라나 각기 정해진 운명이 있는 법인데
時人何苦咎西施 (시인하고구서시)
요새 사람들은 어찌하여 모든 허물을 서시에게만 돌리는가?
西施若解亡吳國 (서시약해망오국)
서시가 만약 오나라를 망하게 했다면
越國亡來又是誰 (월국망래우시수)
월나라를 망하게 한 사람은 또한 누구란 말인가?
○ 강남곡 (江南曲)
江煙濕雨鮫綃軟 강가의 안개와 비는 비단처럼 부드럽고, (강연습우,상어-교초연)
漠漠遠山眉黛淺 아스라한 먼 산은 눈썹먹처럼 파릇하여라. (막막원산미대,얉을-천)
水國多愁又有情 강남에는 근심도 많고 인정도 많아 (수국다수우유정)
夜槽壓酒銀船滿 밤이면 동이에 술 걸러 은빛 배에 가득 싣는다. (야,구유-조압주은선만)
細絲採怨凝曉空 가는 현악기의 구슬픈 소리 새벽 하늘에 엉기면 (세사,캘-채원응효공)
吳王臺榭春夢中 봄을 맞은 오왕의 누대는 봄 속에 꿈이로다. (오왕대,누대집-사춘몽중)
鴛鴦鸂鶒喚不起 원앙과 뜸부기는 소리쳐도 날아오르지 않고 (원앙,비오리-계,뜸부기-칙환부기)
平鋪綠水眠東風 잔잔한 푸른 물은 봄바람 속에 잠들어 있어라. (평,펼/가게-포녹수면동풍)
西陵路邊月悄悄 서릉 가는 길가에 달빛은 고요한데 (서능노변월초초)
油壁輕車嫁蘇小 가벼운 휘장수레 타고 소소가 시집간다. (유벽경거가소소)
○ 봉 (蜂, 벌)
不論平地與山尖 평지와 산꼭대기를 가리지 않고 (불론평지여산첨)
無限風光盡被占 끝없는 산천은 모두 점령 당했구나 .(무한풍광진피점)
采得百花成蜜後 온갖 꽃을 채집하여 꿀을 만든 뒤 (채득백화성밀후)
爲誰辛苦爲誰甛 누굴 위해 수고하고 누굴 위해 달게 하는가 (위수신고위수,달-첨)
○ 경중정월칠일입춘 (京中正月七日立春, 서울에서 입춘일에)
日二三四五六七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일이삼사오육칠)
萬木生芽是今日 온갖 나무들도 오늘부터 싹이 튼다네 (만목생아시금일)
遠天歸雁拂雲飛 하늘가 저멀리 돌아가는 기러기 구름 스치며 날고 (원천귀안불운비)
近水游魚進冰出 가까운 강물 물고기는 얼음 위로 튀어나오네. (근수유어진빙출)
– 당나라의 시인 나은 (羅隱, 833 ~ 910)
나은 (羅隱, 833년 ~ 910년 1월 26일)은 중국 당나라 말기부터 오대십국 초기를 살았던 시인이다.
자 (字)는 소간 (昭諫)으로 여항 (餘杭) 또는 신증 (新登) 사람이라고도 한다. 본명은 횡 (橫)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