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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청정에너지 자원, 호주 해상풍력 기지개를 켜다
멜버른무역관 정큰별
글로벌 기업들과 호주 에너지 기업들의 해상풍력 사업권 확보를 위한 경쟁 치열
호주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사업초기부터 관련 기업들과의 네트워킹 구축 필요
2022년 12월 호주 정부는 빅토리아 주 Gippsland 지역 인근 해역을 호주 첫 공식 해상풍력 개발 허가 구역으로 발표함으로써 호주 해상풍력발전 시장의 막을 열었다.
Gippsland 를 시작으로 2023년 7월에는 뉴사우스웨일즈 주 동쪽 해안에 위치한 Hunter 지역 인근 해역을 두번째 해상풍력 개발 허가 구역으로 지정하였으며, 이 밖에도 호주 정부는 현재 빅토리아 주 Portland, 뉴사우스웨일즈 주 Illawarra, 타즈매니아 북부 해역 등 4개 구역에 대한 개발 허가를 추가로 검토 중이다.
<승인 및 검토 단계의 해상풍력 개발 구역 6 곳>

[자료: Norton Rose Fulbright]
호주 해상풍력 프로젝트 진행 절차
이처럼 호주 환경부(Department of Climate Change, Energy, Environment and Water)에서 사업지를 지정하면 프로젝트 개발을 희망하는 기업들이 해당 지역에서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라이센스(Feasibility Licence)를 신청하게 된다. 보통 환경부 장관이 사업지를 공식 발표한 날로부터 4개월간 기업들로부터 사업신청서를 접수하며, 이 과정을 통해 정부는 개별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사업지 중복 프로젝트들의 조정 또는 재입찰을 통해 다음 단계로 진행할 프로젝트를 선별한다.
타당성 조사 라이센스를 받은 프로젝트는 사업 대상 구역에서 최대 7년간 타당성 조사를 진행할 수 있는 허가를 받게 되며, 이후 최대 40년간 시공 등 실질적인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사업권(Commercial Licence)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 밖에도 해저케이블 설치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 라이센스(Transmission and Infrastructure Licence), 프로젝트의 환경 영향 조사, 사업지 인근 주민의 동의를 얻는 소셜라이센스(Social Licence) 등의 일반 건축 프로젝트와 같은 필수적인 절차를 따르게 된다.
기업들의 해상풍력 사업권 확보를 위한 경쟁으로 뜨거운 빅토리아 주 Gippsland
호주 첫 해상풍력 개발 허가 구역으로 지정된 Gippsland 사업지는 현재 타당성 조사 라이센스 접수 마감 후 정부 검토 단계 중에 있다. 총 면적 15,000 제곱킬로미터의 이 사업지에는 다양한 해상풍력 사업 계획을 가진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총 37개의 프로젝트 제안서를 제출하였는데, 이 중 5개만이 승인될 것으로 보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Gippsland 입찰에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
디벨로퍼 | 프로젝트명 | 발전규모 | 비고 |
CIP (덴마크) | Star of the South | 2.2GW | Cbus Super (호주연금운용사) 에서 10% 지분투자 |
Ocean Winds (스페인) | 없음 | 3.6GW (1.2GW+1.2GW+1.2GW) | EDP & Engie 합작법인 |
KIMA Energy (스코틀랜드) | Elanora | 5GW (2.5GW+2.5GW) | Energy Australia, Boskalis 등 컨소시엄 구성 |
Flotation Energy (스코틀랜드) | Seadragon | 1.5GW | ‘22년 도쿄전력에서 인수 |
Orsted (덴마크) | 없음 | 5.6GW (2.8GW+2.8GW) | – |
Corio Generation (영국) | Great Eastern | 4GW (2.5GW+1.5GW) | Macquarie Group 소유 |
Shell Energy (영국) | 없음 | 2.3GW | – |
RES (영국) | 없음 | 3GW (1.5GW+1.5GW) | Origin Energy 공동개발 |
[자료: KOTRA 멜버른무역관 정리]
호주는 해상풍력 일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진 한국과 달리, 자국 기업들이 이렇다 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황이다. 자연스레 수십GW의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한 유럽 여러 해상풍력 선진국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며 각자 신시장 선점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AGL, Origin Energy, Energy Australia 등 재생에너지 확보가 시급한 호주 에너지 기업들도 가세하여 해상풍력 전문기업들과 손을 잡고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에너지 기업, 투자은행, 국민연금 운용사 등 많은 기업들의 높은 관심에 비해 사업권 확보까지의 길은 좁다. 올해 말 발표 예정이었던 Gippsland 입찰 결과는 예상보다 많은 기업들의 참여로 인해 내년으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낙찰에 실패하는 기업들은 자연스레 두 번째 사업지인 뉴사우스웨일즈 주 Hunter 입찰에서 경쟁을 해야 한다. 하지만 Hunter의 경우 개발허가 구역 면적이 크지 않아 2개 정도의 프로젝트만 승인될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많은 기업들이 이미 세 번째 예상 사업지인 빅토리아 주 Portland 지역, 그리고 네 번째, 다섯 번째 사업지까지의 입찰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호주 해상풍력 사업권 확보 경쟁의 Key는 속도
현재 호주 해상풍력 프로젝트 중 선두주자로 평가받고 있는 덴마크 기업 CIP(Copenhagen Infrastructure Partners)의 Star of the South 프로젝트는 2019년에 이미 호주 정부로부터Gippsland 해역의 탐사 라이센스를 승인 받은 바 있다. 이는 당시 호주에서 처음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위해 발급된 탐사 라이센스였던 만큼 CIP는 이른 시점부터 정부와 밀접히 논의하며 프로젝트를 준비해 왔다. 구체적인 프로젝트 계획과 유럽 및 대만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 간 정부, 주민 등 프로젝트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해온 결과 Star of the South 프로젝트의 낙찰은 현재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동 프로젝트의 디벨로퍼인 CIP는 현재 사업지 인근 부두인 Port of Hastings 운영사와 해상풍력 전용부두 조성에 대해 논의 중이다.
<Star of the South 해상풍력 전용부두 컨셉 이미지>

[자료: Star of the South]
Star of the South 프로젝트처럼 낙찰이 확실시되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유리한 위치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기업들도 있다. 작년 도쿄전력에서 인수한 스코틀랜드 해상풍력 기업 Flotation Energy의 경우 Seadragon이라는 1.5GW 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로 입찰에 참여 후 올해 7월 해양 환경조사에 2천2백만 호주달러(약 188억원) 투입을 결정하였다. 동 기업은 2021년 빅토리아 주 정부로부터 2백만 호주달러(약 17억원)의 타당성 조사 지원금을 약속 받았지만 낙찰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러한 행보는 기업에 재무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필요한 과정이라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Gippsland 외에 호주의 세 번째 해상풍력 사업지로 전망되는 빅토리아 주 Portland 지역에서도 누구보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이 있다. 호주 전기 및 가스 공급 업체인 A사는 2021년부터 Portland 해역에 1GW 규모의 해상풍력 개발 사업을 추진해왔다. 프로젝트 공급망 관련하여 멜버른무역관과 밀접히 교류해 온 A사의 담당자는 “이미 작년부터 Portland 지역 주민들과 프로젝트 허가를 위해 긴밀히 협의해 왔으며 사전 해상 환경 조사도 이미 마친 단계”라고 설명했다. A사는 현재 기자재 공급망과 시공사 리스트업을 진행 중이며 관련 한국 기업과의 연결을 희망하여 멜버른무역관과 논의 중이다.
<A사 해상풍력 프로젝트 소개 미팅>

[자료: KOTRA 멜버른무역관 촬영]
풀어야 할 문제로 남아있는 공급망 구축과 소셜 라이센스 획득
분주한 기업들의 행보 속에서 공급망 문제는 현재 호주 해상풍력 시장의 가장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정식으로 사업권을 취득한 프로젝트가 없고 실제 착공은 먼 미래의 일이지만 프로젝트의 사업성과 직결된 문제인 터빈을 어디서 만들지, 발전단가는 얼마가 될지 등의 주제에 대해 벌써부터 기업들의 우려 섞인 소리가 들리고 있다.
해상풍력 주요지가 될 빅토리아 주는 지역 경제 부흥과 일자리 증대를 위해 ‘지역 일자리 우선정책(Local Jobs First Policy)’을 시행 중이다. 이 정책으로 인해 빅토리아 주에서 진행되는 5천만 호주달러 이상 규모의 건설 프로젝트는 최소 90%의 인력 및 기자재를 현지에서 조달하여야 한다. 일부 산업적 특성을 고려하여 도로 공사에 사용되는 터널 보링 머신(TBM)은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는 등 예외사항을 적용하긴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신시장인 해상풍력 개발 사업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정책이다.
관련 기업들은 다른 건설 프로젝트들에 적용되는 정책과 동일한 기준이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적용된다면 사업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호주 정부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자국에서 대부분의 기자재를 생산하고 조달하기를 원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는 모든 국가에서 터빈 등 주요 기자재 생산 공장을 신설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호주의 경우 인건비가 비싸고 호주에서 생산되는 기자재에 대한 수요는 호주 내수 시장에 국한되기 때문에 공급망을 새로 구축할 정도의 시장이 없다는 것이 기업들의 의견이다. 이에 빅토리아 주는 올해 말까지 해상풍력 프로젝트들에 요구될 현지 조달율 및 정부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며 정부 발표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프로젝트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기업들이 풀어야 할 숙제로 소셜 라이센스 획득이 있다. 프로젝트 진행 승인의 필수 요소인 소셜 라이센스는 사업지 인근 주민들이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전달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동의하는 과정이다. 아직 호주는 해상풍력 발전시설이 없어 이 과정에서 다른 인프라 프로젝트들에 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주민들의 어업에 끼치게 될 영향, 바다 전경을 해칠 수 있는 수십개의 풍력기 등 여러 우려 사항들에 대해 주민들을 이해시키고 설득해야 한다. 또한 호주는 특징적으로 ‘땅의 원래 주인’인 원주민(Indigenous People)의 영향력이 크다. 프로젝트가 이들의 가치와 문화를 훼손하지 않고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은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원주민 커뮤니티와 관계를 쌓고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 주민을 위한 Star of the South 프로젝트 설명회>

[자료: Star of the South]
시사점
호주의 해상풍력은 새로운 재생에너지 산업인 만큼 관련 규제 신설, 인허가 취득, 공급망 구축 등을 거쳐 프로젝트가 완공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호주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자재 수출, 지분투자, EPC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 해상풍력 개발 허가 구역으로 공식 지정되지 않은 후보 사업지에서도 여러 기업들이 사업권 선점을 위해 입찰 전부터 많은 자원과 인력을 동원하여 프로젝트를 앞당겨 진행하고 있다.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이러한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디벨로퍼 및 관련 기업들과 네트워킹을 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호주에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중 한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우리 기업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 중인 기업들이 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레퍼런스를 활용하여 호주 해상풍력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호주 시장 진출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올해 말 빅토리아 주 정부에서 발표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최소 현지 조달율과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정부 지원 방안에 따라 현지 생산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우리 기업들의 진출 방향에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은 형성 단계에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정책 변화들이 예상되는 만큼 밀접하게 시장 동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호주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은 아래 KOTRA 멜버른무역관의 연락처로 문의하면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OTRA 멜버른무역관 | 정큰별 대리
070 7954 5315
자료: Australian Fiancial News, WIND POWER Monthly, Gippsland Times, A사 인터뷰 및 KOTRA 멜버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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