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목회기도
걷는 기도 (5)
한 자리 변함없이
나무처럼 붙박이로 사는 건데
때로는 소나기 지나간 자리
새하얀 뭉게구름 보고 부러웠던 마음
날아가는 철새보고 흔들렸던 마음
훌훌 털어버리고
깨끗하게 비워버립니다
어디 미련이 있어
아쉽겠습니까
무엇이 그리움 남아
안타깝겠습니까
당신 생각하면
한 가지 부족한 건 거리뿐
모든 게 눈물 나도록 넉넉합니다
거리는 내 어쩌지 못하는
거룩한 부담일 뿐
표정 아래 숨기는 눈물
알면서도 돌아서는 발길
단 한 번 주어진 숨결 앞에
언제라도 당신의 사람입니다
걷는 기도 (6)
숨 가쁘게 달려온 하루
어둠이 밀려오는 저녁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
빗방울 하나하나의 발걸음 소리로
비 한방을 내리지 않는
사막 같은 가슴을 두들기기 시작합니다
어둠과 함께 감싸는 먹구름이
한 치 앞을 볼 수 없게 가로막더니
번쩍이며 오열하는 천둥을 달래며
거칠게 밤비가 내립니다
밤비를 맞으니
바람 냄새 좋고
비 냄새 좋고
사람 냄새가 참 좋습니다
마음 잃어버린 비에 젖은 길로
저벅저벅 다가오는 참 좋은 당신
어둠 속 빗물로 汎濫한 가슴이
당신을 그렇게 만납니다
사진 = 전현구 목사
전현구 목사 (시드니조은교회 담임)
배경음악/ Ich liebe dich (Dana Winner) / 바리톤 이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