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
존 키츠 / 바른북스 / 2019.6.21
마지막 순간까지 이 편지를 다 쓰지 않을 거야
아무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존 키츠 러브레터에는 무한한 사랑에 더해 삶에 대한 성찰, 살아가는 아픔과 성숙, 사랑에 대한 절망과 갈망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존 키츠 러브레터는 20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리만치 오늘날 읽어도 하나 어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계문학사 면에서도 커다란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키츠의 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존 키츠’라는 명성에 빠져들기보다, ‘이름 없는 이십 대 한 청년’이 되어 그의 러브레터와 시를 읽을 필요가 있다. 독자도 스스로 자신을 내려놓고 키츠를 마주할 때, 키츠가 왜 키츠인지 누구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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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번역가의 말
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에 대하여
제1부 러브레터
1~5 샹클린
6~10 윈체스터, 플릿가, 컬리지 거리, 그레이트 스미스가
11~33 웬트워스 플레이스
34~39 켄티쉬 타운
제2부 시
빛나는 별이여 내가 너처럼 한결같다면
가을에게
나 스러질까 두려워질 때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
그리스 항아리에게 부치는 노래
우수에 부치는 노래
여치와 귀뚜라미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
살아 있는 이 손 지금 따뜻하고
그날은 가버렸네 달달하던 순간도 다 가버렸네
사람의 사계절
잠에게
프시케에게 부치는 노래
오늘 밤 나는 왜 웃었을까
패니에게 부치는 노래
무정한 여인
게으름에 부치는 노래
그대 자비와 동정, 사랑을 다오
공상
패니에게
작품해설: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부 교수 윤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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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존 키츠 (1795~1821)
19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천재시인이며 퍼시 셸리, 조지 바이런과 함께 3대 영국 낭만주의 시인이다.
대표적인 시로 [가을에게],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 [그리스 항아리에게 부치는 노래] 등이 있다.
연인 패니 브론에게 보낸 러브레터는 ‘러브레터 전형’이라 여겨질 만큼 많이 읽히고 있고 문학사적으로 가치가 높다.
폐결핵으로 26세에 요절하였는데, 5년 정도 짧은 활동에도 키츠가 남긴 작품들은 200년이 흐른 지금도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 역자: 김용성
시인이자 번역가이다.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대학원에서 문학번역을 전공하여 소설, 에세이, 시 등 다양한 문학작품을 번역하였다.
《월간 문학바탕》에서 시 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여, 시인으로 등단하였다. 개인 시집 《나는 물이다》가 있으며, 동인 시집 《시와 에세이》가 있다. 번역시집으로 《한국시로 다시 쓰는 셰익스피어 소네트》, 《예이츠 시선 첫사랑》이 있다. 엮은 시집으로 《크고 있는 나무》가 있다.
《월간 문학바탕》에서 번역시를 연재하고 있으며, 한라일보에서 칼럼을 쓰고 있다. 서울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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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 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를 통해 진정한 삶과 사랑을 읽다
존 키츠 (1795~1821)는 바이런, 셸리와 함께 영국 낭만주의 3대 시인으로 불린다. 대상을 바라보는 탁월한 감각, 삶과 인간 본성에 대한 통찰력과 빼어난 표현력으로 19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이기도 하다.
존 키츠 러브레터에는 무한한 사랑에 더해 삶에 대한 성찰, 살아가는 아픔과 성숙, 사랑에 대한 절망과 갈망이 곳곳에 스며들어있다. 독자는 러브레터를 통해 진정한 삶과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존 키츠 러브레터는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는 마음과 사랑을 잃을까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마음, 연인에게 더 다가가고 싶어 하는 마음과 불치병으로 인해 멀어질 수밖에 없어 자조하는 마음까지 사랑과 삶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담아내고 있다. 빼어난 서간문으로 문학사적 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200년이 흐른 지금도 널리 읽히며 사랑받고 있다.
키츠는 〈가을에게〉,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 〈그리스 항아리에게 부치는 노래〉 등의 명시를 남겼다. 키츠의 시선은 존재와 무, 삶과 죽음을 넘나든다. 나이팅게일의 매혹적인 노랫소리에 빠져들어 순간적으로 자신을 비우고 저 아름다운 세계를 바라보면서도 무력한 현실에도 기꺼이 자리를 내어준다. 한계가 있는 꿈이지만 아름답고, 운명을 받아들이지만 절망하지 않는다. 다가오는 죽음을 직시하며 자신의 내면을 비워내고 새로운 내면으로 변모하고자 한다. 키츠 작품에서 나타나는 현실적인 모습과 이상적이거나 환상적인 세계의 공존과 갈등은 독자로 하여금 궁극적인 삶과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키츠의 시를 잘 이해하려면 ‘존 키츠’라는 명성에 빠져들기보다, ‘이름 없는 이십 대 한 청년’이 되어 그의 러브레터와 시를 진솔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독자 스스로 자신을 내려놓고 키츠를 마주할 때, 키츠가 왜 키츠인지 누구나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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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평 1
영국의 대표 시인 존 키츠!
19세기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존 키츠는 바이런, 셸리와 나란히 3대 낭만주의 시인으로 불렸다고 한다. 예전에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를 어렴풋이 들었던 기억이 있었는데 부끄럽게도 작가가 존 키츠인지는 몰랐다. 이참에 존 키츠에 대해 알아볼 겸 책을 펼쳤다.
존 키츠는 폐결핵으로 26살의 나이로 요절한 청년이다. 지금이야 유명한 시인이지만 그 당시에는 런던 빈민가 출신의 형편없는 시인이었다고 한다. 시대를 잘 못 타고난 탓일까? 현대의학으로 폐결핵은 약만으로도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시대에 사는 우리이지만, 그 당시에는 그게 불치병이었다고 하니 얼마나 삶이 힘들었을지 가슴이 아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키츠는 5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누구에게도 시 창작 교육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시 창작을 했고, 지금의 명시는 그 짧은 시간 속에서 탄생했다. 명시가 탄생한 그의 뮤즈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책은 러브레터와 시로 나누어져 있지만, 이 책 한 권을 다 읽고 나면 러브레터의 내용이 시에까지 뻗쳐 있는 느낌이 든다. 2019년, 타임캡슐을 열어 200년을 거슬러 올라가 본다. 러브레터는 1819년 7월의 편지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여인 패니에게 쓴 피 끓는 젊은 청춘의 사랑 노래! 여러 장의 편지는 연애 시절 남자 친구와 주고받은 이메일을 보는 느낌이랄까! 편지를 쓰는 시간은 사랑하는 사람의 모든 것이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존 키츠 역시 사랑을 하는 여느 남자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패니를 열렬히 사랑한 순정남이었다. 그녀의 안부가 늘 궁금했고, 그녀가 사교장 모임에 나가는 것을 질투했고, 그녀에게 집착했으며 그녀의 아름다움을 매혹적으로 노래했다.
만약 오늘날 누군가에게 이런 아름다운 편지를 받는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울 것 같다. 여느 러브레터와 다름없는 내용이지만 존 키츠의 그녀를 찬양하는 표현은 더욱 아름답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아픔과 사랑이라는 시간 속에서 삶을 다시 바라보는 눈을 갖게 되는데 그러한 시선은 삶에 대한 성찰, 내면의 성숙, 나아가 해탈하는 그의 감정 변화가 편지의 곳곳에 나타나 있다. 짧은 시간 일련의 감정변화와 성찰하는 자세가 명시를 탄생하게 만든 밑거름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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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여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할 줄 아는 용기 있는 젊은이, 존 키츠!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게 있다면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아닐까 싶다. 그러한 감정선은 시를 창작하는데도 영향을 미치는데 자신의 아픈 몸을 비관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려 노력했다. 그것이 뮤즈의 힘인지는 몰라도 존 키츠는 자신만의 시선으로 자연과 풍경, 사물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으며 그의 대표작<가을에게>,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 <그리스 항아리에게 부치는 노래> 등의 작품은 200년이 흐른 지금도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한 작품을 한국의 시적 감각에 맞춰 번역한 김용성 작가의 숨은 노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운율을 살린 시 <가을에게>의 첫 구절과 마지막 구절을 인용하며 마무리한다.
- 가을에게
안개와 감미로운 열매가 있는 계절
무르익게 해주는 해님의 절친한 벗
해님과 짜서 초가집 처마를 에워싼
덩굴에 포도 한껏 매달아 축복하고
…중략
여름 끈적끈적 벌집 넘쳐흐른 탓에
꿀벌 이 좋은 날 끝없다고 할 지경
…중략
봄의 노래 어디 있나 아 어디 있나?
그리워 마라, 너도 네 노래 있으니
…중략
귀뚜라미는 찌르르찌르르 노래하고
농장 뜰엔 방울새 휘파람 또르르륵
제비 떼 지지배배 하늘하늘 날리네
_ 저자 John Keats, 번역 김용성, 「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 바른북스, 2019,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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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평 2
- 사람의 사계절
사계절이 채워져야 한 해가 되듯
사람 가슴엔 사계절이란 게 있지
봄은 활기차 해맑은 공상이 술술
별별 아름다움 다 흡수하는 계절
여름은 달콤한 봄의 생각 샘솟아
생기 넘치게 빛깔 나게 즐기면서
되새겨 천국 가까이 맛보는 계절
가을은 고요한 작은 만을 품어서
영혼에 날개 고이 접어 유유하게
흐뭇이 안개도 보고 젖어 가다가
빠져드니 다 무심히 아름다운 것
그리 개울처럼 흐르게 두는 계쩔
겨울은 하얗게 말라 가는 껍데기
천성대로 담대히 놓고 가는 계절
낭만주의 시인 중 한명인 존 키츠. 문단과 독자에게는 <나이팅게일에게 부치는 노래> 등이 많이 알려져있지만 내게는 서두에 발췌한 작품 <사람의 사계절>이 가장 와닿았다. 통속적으로 사랑을 노래하지 않았고 자연에서 영혼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선을 가진 작가라는 표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기도 하고 사람에게 사계절이 있다고 노래했음에도 정작 본인은 26세에 요절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였다. 폐결핵으로 엄마아 동생 그리고 자신도 결국 폐결핵으로 인해 사망했던 그는 죽음을 가까이에서 접했기에 처음에는 문학이 아닌 의학과 약학을 공부했고 실제로 의사 및 약사 자격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그러다 시를 통해 영혼을 치유하는 쪽으로 자신의 삶을 정한 후 제대로된 문학, 시작법을 배운적도 없으면서도 이토록 아름다운 시를 쓴 존 키츠. 책의 서문에는 번역시가 독자에게 외면당하는 까닭이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번역되어 시인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번역시의 경우 역자의 역할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처럼 작가가 쓴 러브레터와 시, 이렇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사실 이 책을 읽기전에 가장 기대했던 부분이 다름아닌 러브레터였던 내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다. 20대의 청년이 사랑하는 연인에게 고리타분하게 적진 않았으리라 생각되지만 지나치게 가벼운 문체가 시인의 러브레터처럼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시는 또 달랐다. 내가 기대했던 자연과 삶의 대한 진지함과 자기만의 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역자와 문단이 칭찬했던 바로 그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같은 역자의 번역이고 생각해보니 시인으로 시를 적을 때와 사랑하는 여인에게 편지를 쓸 때의 청년일 때와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구나 어느정도 헤아려지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러브레터 부분은 시작품을 읽은 뒤 다시 돌아와 다시금 읽게 되었다. 불치병을 앓고 있고, 사랑하는 여인은 아름답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그저 생각한다는 것자체로 나를 호흡하게 할 만큼 사랑스러운 그 여인에게 편지를 쓰는 청년의 문체는 어떤 것일까 하는 생각으로 말이다. 자신이 위로받았던 시를 첨부하기도 하고, 때론 연인에게 보낼 시를 찾다보니 본인도 다시금 위안이 받기도 한다. 환경적으로 또 병세로 인해 자주 쓸 수 없지만 연인에게는 하루 빨리 자신에게 답장을 써달라고 재촉도 하고 질투도 하면서 사랑해 마지 않는 연인에게 아, 이보다 더 어떻게 진지하게 쓸 수 있을까 생각하니 가볍다고 느꼈던 것은 그저 ‘시인’이란 테두리에 가둔 내 선입견때문이었나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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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20년 2월 내 사랑 패니에게
-중략-
네가 나를 여전히 ‘내 사랑’이라고 불러주면 참 좋겠어. 행복하고 기분 좋아하는 널 바라보기만 해도 내겐 커다란 위안이 되거든. 내가 회복되어 네가 행복해져도 그 행복은 실은 절반도 안 되는 행복이라고 내가 그리 믿게 해주면 안될까? _ ‘페니에게’ 중에서
두 번째 읽을 때는 처음과는 달랐다.
아, 얼마나 간절하게 연인의 답장을 기다리고,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혹 감추진 않을까 싶어 조바심내는 그저 한 남자의 모습이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역자서문에 적혔던 다음의 말이 무슨뜻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키츠 작품을 잘 이해하려면 ‘존 키츠’라는 명성에 빠져들기보다, ‘이름 없는 이십 대 중반 한 청년’이 되어 그의 러브레터와 시를 진솔하게 읽을 필요가 있다.’ 서문을 다 읽고서도 난 역자가 우려했던 바를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고 만것이다.
지금이야 유명한 시인이지만 발표 당시에는 빈민 출신이라 외면당했고, 또 질병으로 인해 미래마저 불투명했을 청년 키츠.
러브레터에게 기대했던 나와 같은 독자들이여.
부디 나처럼 우를 범하지 말고 역자의 조언을 꼭 들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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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의 평 3
존 키츠 러브레터에는 만인의 러브레터에 있는 무한한 사랑에 더해 삶에 대한 성찰, 살아가는 아픔과 성숙, 삶에 대한 절망과 갈망이 스며들어있다. 키츠 러브레터를 통해 진정한 삶과 사랑을 돌아보게 된다. 사랑에 빠져 행복해하는 마음과 사랑을 잃을까 불안하고 초조해하는 마음, 연인에게 다가가고 매달리고 싶어 하는 마음과 불치병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어 자조하는 마음까지 사랑과 ̂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존 키츠 러브레터는 담아내고 있다.
키츠 시는 단순히 이별이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나 회피를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이루지 못하는 사랑에 대한 한탄과 괴로움을 늘여놓고자 하는 게 아니다. 시인은 자신을 배워내면서 아름다운 도자기를 말하고, 가을 풍경을 말할 뿐이다. 시인은 내면에 비친 시적 대상의 면모를 받아들인 상태에서 그것의 의미를 시로 표현한다.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이를 키츠만큼 드러내는 시가 몇이나 있을까?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랑해야 할지 한번이라도 고민해봤던 사람이라면 존 키츠 러브레터와 시를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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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