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신임 호주대사, 부임 11일만에 자진사퇴
외교부, “본인의 사의 표명 수용” … 이 대사, “서울에 남아 모든 (수사) 절차에 대응할 것”
해병대 채 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받는 이종섭 호주 대사가 결국 사임했다.
방산 공관장 회의 참석 명분으로 귀국한지 8일 만이다.
대한민국 외교부 (이하 외교부)는 3월 29일 (현지시간) 오전 기자단 공지를 통해 “이종섭 주호주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이종섭 주호주대사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29일 오전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의가 속전속결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이 대사는 주호주대사로 임명된지 25일, 부임 11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대사는 입장문을 통해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 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 …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국방부 장관 재임 시절 해병대 수사단이 경찰에 이첩한 채 상병 사건 관련 기록을 회수하도록 지시하는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로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공수처가 지난해 12월 이 대사를 출국금지 조치했지만, 법무부가 당사자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출금을 해제했고, 이 대사는 지난 10일 주호주 대사로 부임했다.
그러나 ‘수사 회피’ 의혹이 계속 제기됐고, 부임 11일 만인 지난 21일, 이 대사는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 참석을 이유로 귀국했다.
이 회의는 일정이 급박하게 짜여져서, 총선 전 여론 수습을 위한 이 대사의 조기 귀국 명분 등을 위해 급조된 거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 대사는 귀국 당시 업무에 충실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지만, 8일 만에 사퇴하게 됐다.
공관장이 임명 한 달도 안 돼 사임하는 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 호주에 적지 않은 외교 결례를 범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