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 목사의 특별기고
솔직한 의사소통
요즘 한창 인기가 있는 ‘눈물의 여왕’이라는 드라마가 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되는 데 이혼 후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 중에 이런 대화가 있었다. “당신을 만나서 사랑했던 기억만 있고 결혼을 하지 않았으면 나쁜 기억이 없었을 텐데“ 라고 여자 주인공이 말하자, 다른 배우자는 자신은 결혼을 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 한 후 혼자 내버려 두지 않고 “지금 기분이 어떻냐? 오늘 하루가 어떠했냐?” 라고 물어 보았더라면 이렇게 이혼까지 이르지 않았을 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단순한 대화의 내용이지만 이 대화는 많은 것을 함축한다. 결국 이 부부는 처음 사랑을 해서 결혼을 했지만 결혼 관계에서 서로에게 아픔을 많이 주었는데 그 아픔을 함께 나누는 법을 잘 모르고 건강하게 소통하지 못함으로 결혼 관계가 깨졌다는 것이다. 사람이 잘 소통하지 못하게 될 때는 이미 상처를 받고 자신도 모르게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소통하며 그 건강하지 못한 소통이 관계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경우다. 이 드라마의 부부는 결국 잘 소통 하지 못하고 한 쪽은 공격하고 한 쪽은 도망가 버리는 상호작용의 틀을 오래 가짐으로 헤어지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소통을 잘 하는 것이 어떤 것일까? 우리는 이론적으로 소통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또는 유튜브에서 또는 주위의 사람들로 부터 들었을 것이다. 소통을 잘 하려면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도 잘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공감을 언어로 잘 표현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것에다 갈등을 풀려면 문제에 대한 옵션을 선택한 다음에 가장 손해가 가지 않는 해결 중심의 방법으로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필자가 일하는 학교에서 학생들이 의사소통을 연습하면 곧잘 하고 들어주는 경청도, 갈등해소하는 대화도 너무 잘 배워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런데, 연습 때는 잘 하지만 실제 관계에서 소통하는 것을 할 때는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전문가들도 자신들의 실제 상황에서는 소통을 건강하게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머리로만 소통하는 방식을 배워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머리로는 용서하는 것이 좋고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실제 상황에서 상처를 크게 받으면 용서가 잘 되어지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오랫동안 특정 대상과 소통하던 패턴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과 만나면 익숙한 건강하지 못한 의사소통방식을 사용해서 같은 갈등을 나도 모르게 반복하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그 뿐인가! 건강하지 못한 방식의 대화에는 정직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은 숨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정직하게 연약한 감정을 드러내면 상처를 오히려 더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에서 언급한 드라마의 주인공은 자신이 상처 받아서 너무 마음이 아프고 힘들다는 것을 상대에게 표현하지 않고 위로와 함께함이 필요하다는 것도 나누지 않았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을 깊어져 갈 뿐이었다. 너무 슬프고 불안하다는 것 대신에 분노를 쏟아내고 대화를 나누고 싶고 위로 받고 싶다는 표현 대신에 회피를 선택한 두 사람이었던 것이다.
건강하게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분노와 같은 감정으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화가난 진짜 이유에 해당하는 일차 감정, 즉 상처 받아서 슬프고, 불안하고, 외롭고 힘들다는 감정을 나누어야 한다. 그럴 때 배우자는 그 마음의 소리를 듣고 건강하게 돌보는 반응을 할 수 있게 된다.
우리집에는 20대 초에서 중반의 아이가 4명이 있는데 연애 프로를 종종 보곤한다. 옆에서 가끔 보게 되면 건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그들은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조정하려고 하면서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야할 때는 정직하게 표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성숙하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에는 실패하고 관계가 맺어지더라도 위태 위태한 갈등들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을 보게 된다. 솔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직면하고 그 감정을 지혜롭게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건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관계에서 어려운 감정 또는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는 사람들은 그 감정이 이차 감정인 지 그 밑에 일차 감정은 어떤 것인지를 살펴 보고 일차 감정으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을 연습해야 한다. 오래된 습관을 좇아서 대화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직하게 표현하는 새로운 방식의 대화 방식이 필요하고 그것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감정은 사람들에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들려주는 기능이 있다. 그러기에 감정을 건강하게 다루는 사람은 감정을 신호로 사용하여 내가 무엇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지를 충분히 생각해 보는 도구로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그 감정을 성숙하게 표현하는 것은 이성의 기능으로 해야 한다. 내 감정이 화가 났다고 화난 감정을 그대로 여과없이 표현하는 것은 감정을 잘 다루는 것이 아니라 감정에 휘둘림을 당하는 것이다. 감정은 신호로 여기고 이성은 그 문제를 이해한 후 처리하는 방식에 사용하여 이성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더 나은 갈등해소와 좋은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이성과 감정을 적절하게 사용하여서 의사소통을 잘 연습하게 되면 부정적인 상호작용 패턴이 생기지 않고 서로를 더 이해하여서 더 깊은 친밀감을 경험하는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의사소통은 그냥 잘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은 일어나는 정보의 아주 작은 정보만 자기 방식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어서 오해는 늘 일어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소통이 잘 안된다고 배우자만 탓 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어떤 대화법이 필요한 지를 잘 알고 감정의 기능을 사용하여 솔직한 마음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이성적으로 잘 표현하여서 더 나은 소통 방식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관계에 발전을 가져오게 한다.
드라마에 나오는 그 커플은 썼다 지웠다를 핸드폰으로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자존심을 조금 내려 놓고 솔직하게 자신에게 필요로 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상대에게 잘 표현하는 것을 시작하고 그런 모습들이 조금씩 더 있으면서 관계의 회복이 일어나는 것이 드라마에서 그려진다. 이것은 실제 커플 관계도 마찬가지다. 배우자와 오랫동안 상호 작용하면서 건강하지 않은 소통 방식을 진행하고 있는 커플들에게는 솔직한 자기 주장이나 자기 표현이 너무 어렵지만 상담이나 배움의 기회를 통해 그것을 솔직하게 잘 전달하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사람들은 소통과 관계에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소통은 솔직한 나의 마음을 타인이 상처 받지 않는 방식으로 잘 표현될 때 일어나며 솔직한 표현을 그대로 받아주는 용서의 마음이 있을 때 개선이 되어질 수 있음을 기억하자. 그것을 통해서 오래된 건강하지 못한 소통 방식을 깨뜨리는 시도를 해 보자.
김훈 박사 (호주기독교대학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