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마틴 가드너 수학자의 노트 : 수리 논술 대수 조합 논리 기하
마틴 가드너 / 보누스 / 2013.4.25
- 수리 논술, 대수ㆍ조합ㆍ논리ㆍ기하 『마틴 가드너 수학자의 노트』
대수와 조합, 논리학, 확률, 통계, 기하학, 알고리즘까지 스토리텔링으로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배울 수 있도록 구성한 책이다. 과학 소설과 접목해 만든 수학 문제를 풀면서 수학의 개념과 원리에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 목차
서문 절대 진리란 무엇인가
머리말 수학에 도전하는 청소년들에게
이 책의 사용법
- 실종된 지그 박사를 찾아라
- 바수미언 플루의 감염을 막아라
- 삼차원 우주 당구
- 독재자의 양성인 말살 계획
- 수리 알고리즘
- 무한 증식 미생물에 대처하는 법
- 수리물리학자의 악수법
- 해왕성 고리의 면적 구하는 법
- 보로미안 링의 수수께끼
- 연속된 수의 합을 얻는 최고의 조합
- 시침과 분침이 일치하는 시간
- 수성 분화구의 지름 구하기
- 핑크 교수의 피부색 알아내기
- 누가 진실을 말하는가?
- 보드게임에서 언제나 이기는 법
- 골동품 가게의 수상한 계산법
- 위상수학의 기본 정리
- 인공지능 컴퓨터의 패러독스
- 뱀파이어 칵테일의 제조법
- 예언 패러독스
- 바이러스의 DNA 암호
- 두 이등변삼각형의 면적비
- 시간 여행 역설
- 사실일까? 실수일까?
- 기묘한 이중 수열
- 루시퍼의 확률 속임수
- 달로 가는 셔틀의 운행 시간
- 미래의 숫자 퍼즐
- 뉴컴의 패러독스
- 칸토어의 집합론
- 슐러 진자 주기
- 아홉 개 자연수의 신기한 계산법
- 아폴로니우스의 원

○ 저자소개 : 마틴 가드너 (Martin Gardner, 1914 ~ 2010)
저자 마틴 가드너 (Martin Gardner, 1914 ~ 2010)는 미국의 수학자이며 과학 저술가.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유희 수학으로 수학의 대중화에 세계적으로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가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25년 동안 연재한 칼럼 ‘수학 게임 (Mathematical Games)’은 수학의 정수와 위트가 담긴 위대한 지적 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학자 퍼시 디아코니스 (Persi Diaconis)는 “마틴 가드너는 수많은 천진한 아이들을 수학 교수가 되게 했으며, 무수한 수학 교수들을 천진한 아이로 만들었다”라는 말로 그의 업적을 찬양했다.
가드너는 수학과 과학뿐 아니라 유사과학 비판ㆍ종교ㆍ철학ㆍ문학 등 다방면에서 왕성한 저술 활동으로 무려 70여 권에 달하는 저서를 남겼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는 《샘 로이드 수학 퍼즐 1ㆍ2》 《이야기 파라독스》 《이야기 수학퍼즐 아하!》 《아이큐를 높여주는 그림퀴즈》 《세상을 바꾼 위대한 과학 에세이》 등이 있다.
– 역자: 윤금현
역자 윤금현은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광주과학기술원 정보통신공학과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지금은 수학ㆍ과학 관련 대중서의 집필과 번역 작업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셜록 홈즈 추리 파일》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마틴 가드너와 아이작 아시모프가 선사하는 수학의 세계, 수학의 개념과 원리를 스토리텔링으로 배운다
2013년부터 초등학교 1, 2학년과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에 스토리텔링 방식이 도입되면서 수학 교육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 스토리텔링형 수학은 다른 학년에도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다. 이제 수학은 신속하고 정확한 연산 능력을 키우는 과목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적용 가능하도록 개념과 원리에 충실하면서도 논리력과 사고력을 키우는 과목으로 바뀌고 있다. 더욱이 최근 융합형 인재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다른 교과와 연계한 통합적인 수학 지식을 함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책의 저자인 마틴 가드너는 미국의 과학 전문 잡지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25년 동안 ‘수학 게임 (Mathematical Game)’이라는 칼럼을 연재하며 수학의 대중화에 앞장선 과학 저술가이다. 수학뿐 아니라 과학에도 높은 식견을 가지고 있던 그는, 아이작 아시모프가 발행한 《사이언스 픽션 매거진》에 과학 소설로 엮은 수학 칼럼을 연재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그는 이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고 두 분야를 조합해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으로 수학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이 책은 마틴 가드너가 《사이언스 픽션 매거진》에 연재한 문제 중 완성도가 높으면서도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것들을 선별해 친절한 해설과 함께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한 것이다. 대수, 조합, 논리, 확률, 기하 등 다양한 수학의 원리를 재미있는 과학 소설로 풀어내 수학에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수학의 기초를 닦는 청소년기에 수학의 즐거움을 깨닫고, 과학적 사고와 논리적 판단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길잡이가 될 것이다.
-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문제 속에서 발견하는 수학의 원리
수성에 있는 완벽한 원 모양의 분화구 둘레에 건설된 두 개의 보급 기지. 그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수성에 도착한 우주비행사 스미스와 존스는 분화구 둘레를 따라 걷고 있었다. 두 사람이 보급 기지에 도착하기 위해 걸어야 할 평균 거리는 원주의 몇 분의 몇일까? 마침내 첫 번째 보급 기지에 도착한 그들은 보급 기지에서 직선으로 5킬로미터를 걸어 분화구 가장자리에 도착했다. 그리고 거기서 90도를 돌아 다시 가장자리에 도착할 때까지 직선으로 12킬로미터를 걸었다. 이때 분화구의 지름은 얼마일까? 이 문제의 답을 금방 내놓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림으로 그려낼 수 있다면 문제는 생각보다 쉽게 풀린다.
이 책에 실린 문제들은 흥미로운 한 편의 과학 소설 전개 과정에서 나온다. 하지만 여타의 책처럼 문제를 풀고 답을 확인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답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이어지며 독자를 더욱 고차원적인 문제로 이끈다. 처음에는 간단히 풀릴 것 같았던 문제들은 갈수록 심오해지면서 만만치 않은 사고력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수학의 원리를 발견할 수 있는 열쇠가 숨어 있다.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끈기 있게 도전해 문제를 풀어낸다면, 그 속에 담긴 원리를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해답의 마지막에 있는 ‘덧붙이는 이야기’에서는 문제에서 미처 다 설명하지 못했던 색다른 풀이법을 소개하거나 유용한 과학 상식 등을 실었다. 또한 문제마다 ‘Math Note’라는 코너를 마련해 ‘숫자 0의 개념’ ‘축구공의 비밀’ ‘야구장의 수학’ ‘피보나치 수열’ ‘콩도르세의 역설’ 등 알아두면 수학이 더욱 재미있어지는 수학 이야기를 담았다. 문제를 푸는 데 매달리느라 복잡해진 머리를 식혀주는 활력소가 될 것이다.
- 사고력에 상상력을 더하면 수학이 즐거워진다
수학을 공부할 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높은 지능, 꼼꼼함, 정확성, 논리력? 이런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 수학을 잘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근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상상력이다. 우리는 흔히 수학자라는 이미지에서 한 치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철저한 사람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숫자와 씨름해야 하는 수학자들은 항상 꿈속을 유영하는 것처럼 깊은 생각에 빠지는 몽상가들이다. 선사 시대에 한 수학자가 있었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아마 무더기로 쌓여 있는 돌칼을 두 더미로 나누면서 ‘돌칼의 개수가 무한히 늘어나면 이 나눗셈이 영원히 계속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실생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생각일 뿐이다.
이 책은 수학이 실용적인 학문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그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독자들에게 수학의 근본적인 성질과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절대성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과학 소설 속에 수학 문제를 접목해 독자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초현실적인 세계에서 수학이 적용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수학적 연관성은 시대와 관습, 기술의 변화와 상관없이 항상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책은 배움의 절정에 있는 청소년들이 수학의 바다에서 길을 잃지 않고 흥미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고력에 상상력을 더해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보자. 수학의 세계가 열리면 훨씬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다.
○ 추천사
마틴은 모든 이들 (단지 수학자만이 아니라)의 상상력을 끌어올리는 창조적인 수단을 제시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문제들은 단순한 퍼즐이 아니다. 현실에 적용하기에는 조금 더 고차원적인 깊은 수학적 원리를 담고 있다. 이 ‘게임’을 ‘실제’ 수학보다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 오히려 더 중요할 수도 있고, 미래 수학의 전조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짧은 과학 이야기와 함께 엮여 있다. 이야기가 문제를 푸는 데 즐거움을 더하기는 하지만 이 책의 본질은 아니다. 과학 소설은 시대와 관습, 기술의 변화에도 수학적 연관성은 항상 같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마도 수학은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절대적 요소일 것이다. – 아이작 아시모프의 추천 서문, 7쪽

○ 독자의 평 1
이 책을 처음 본 것은 서평단을 통해서였다.
왠지 재밌을 것 같아 신청을 했지만 떨어졌고 나중에 다른 곳에서 다신 만난 이 책을 너무나도 읽어보고 싶었다.
운이 좋게도 당첨이 되었고 책을 받았다.
조금은 흥분이 되었고 기대도 되었다.
하지만 처음 몇장을 제외하고는 생각보다 어려운 책이라는 것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책을 받은 시간이 저녁이 늦은 시간이라 일단 앞부분의 몇장만 보았지는데
장갑 두 켤레를 사용한 세번의 수술을 다룬 문제는 쉬운 듯 하면서도 졸려서 그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몇번을 다시 생각하고 나서야 이해가 되었지만 다음페이지부터의 문제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문제를 제시하는 부분은 상당히 흥미롭지만 풀이 방법을 알려주는데 이해는 커녕 한글로 된 글을 읽으면서도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첨에는 그냥 글로만 읽다가 노트에 적어서 직접 풀어보기를 몇번을 반복해야했고 그렇게해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동생에게 물어보고 해설을 듣고서야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정작 책을 신청한 나보다 내물음에 답을 해주던 동생이 이 책을 더 좋아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머리를 굴렸지만 문과를 나온 나의 머리로는 이해가지 않는 문제들이 너무 많았고 덕분에 나의 모자란 수학 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수학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을 잘 하는 사람이 읽어야만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수학이 특기이자 취미인 동생이 지금 이 책을 너무나도 재밌게 보면서 노트에 뭔가를 작으면서까지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도 녹슬지 않은 동생의 수학실력이 한없이 부러워졌다. [이글은 책콩서평단으로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다]
○ 독자의 평 2
그날은 12월 8일, 유럽에서는 “마리아 승천일”이라고 하여 공휴일이었습니다. 작곡 학사를 마치고 드디어 석사로 진학하면서 저는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음악이론을 또 다른 전공으로 선택하여 들뜬 마음으로 세미나에 향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공휴일이었지만, 오히려 공휴일이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이나 수업에 영향을 받지 않고 마음껏(?) 열린 세미나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긴장도 되고 기대도 많이 되었었죠. 그 날 수업이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은 애초에 3~4 시간 정도로 예상했던 세미나가 무려 여덟시간 반이 지난 후에야 (그것도 단지 학교 문이 닫히는 관계로) 해산하게 되었기 때문인데요, 주제는 바그너 전문가인 철학가이자 음악학자 Ernst Kurth의 책 “Romantische Harmonik und ihre Krise in Wagners ‘Tristan'” (바그너의 ‘트리스탄’에 나타난 낭만적 화성과 그 위기)였답니다. 아직 철학의 “ㅊ”자도 알지 못하던 때였기 때문에 책 전체는 커녕 서문을 읽기에도 너무너무 힘든 때였죠.아무튼 채 열명이 되지 않는 소그룹이 황금같은 휴일에 모여 식사도 마다하고 끝까지 불꽃 튀기는 논쟁을 벌였던 그 날을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음악사에서도 음악이론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진 바그너의 “트리스탄 코드”에 대해서 하루종일 지치지도 않고 이야기하면서 우리는 (이라고 하기에 초보였던 저의 비중은 너무나도 작았습니다만) 바그너가 어떻게 이 코드를 통해 조성음악역사에 길이 남을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려 애썼습니다. 토론에 열기에 매료되다가도 “도대체 이 문제를 왜이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는걸까?” 가끔 생각하기도 했었고요.다들 지쳐가던 저녁즈음에 뛰어난 작곡가이자 유망한 음악이론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선배가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이봐. 어쩌면 이랬을지도 몰라. 바그너가 곡을 쓰려고 술도 마쳐보고 노래도 불러보고, 아무튼 피아노 앞에서 이것 저것 다 해봤는데 도저히 진도가 안나가는거야. 궁시렁거리다가 술기운에 깜빡 잠이 들었는데 그대로 앞으로 쿵! 그 때 안 넘어질라고 우연히 건드린 건반이 딱 이 코드였던거야. 그리고 그가 소리쳤겠지. ‘이봐! 올가! 이것좀 적어봐, 이거 끝내주는데!’.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탄생한 코드의 철학적 의미에 대해서 멍청하리만큼 진지하게 여기서 이야기하고 있는거고.”순간 교수님을 포함한 모두가 멈추지 않고 한 일이분은 웃은 것 같습니다. 그 웃음은 그렇게 열띈 토론을 펼친 우리 모습이 한심해서가 아니라, 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한 부분이 그렇게 ‘우연히’ 탄생할 수도 있었다고 주장하는 선배의 여유와 유연한 사고가 유쾌했기 때문이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랬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라는 의견은 외부 사람들에게는 참 실없이 들릴지 몰라도, 어떤 학문을 파고들면 파고들 수록 점점 더 진리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서론이 조금 길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화를 꼭 언급하고 싶었던 것은, 오늘 소개할 “마틴 가드너 수학자의 노트”는 이런 학문의 유쾌한 즐거움을 빼놓고선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단지 책상 앞에서 그저 머리만 쓰고 있는 학문을 바라보면서 “저런 탁상공론이 뭐가 좋다고 저렇게 몰두할까” 궁금해하곤 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의학이나 범죄 해결을 도와주는 법의학이면 모르지만, 가끔 “도대체 누가 그런 게 궁금하다고!”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주제를 평생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요. 그나마 대학시절 학사 논문을 집필하고 대학원에 진학하여 연구가 무엇인지 대충이나마 느껴볼 수 있었던 학생들이라면 다행이지만, 평생 무언가를 “연구”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그저 컴퓨터 앞에만 앉아 어마어마한 연구지원비를 받아가며 허송세월(??)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심하게까지 보이기도 합니다. 어떤 분야에 집착하여 몰두하는 사람을 조금 비꼬아 너드(nerd)라고 부르곤 합니다만, 남들이 비웃는 너드로 남느냐 아니면 세상을 바꾸는 혁신자가 되느냐는 정말 종이 한장 차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곁을 떠났어도 오래토록 우리 마음에 남을 스티브 잡스가 그렇고 그야말로 “한심한 청년” 취급 받던 월트 디즈니도 성공하기 전에는 모두 실없는 사람 취급을 받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서 그저 주변 사람들이 “멋지다”고 하는 대로 살아간다면 어떻게 될까요? 명문대에 진학하여 대기업에 입사하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해피 엔딩을 가지게 될까요? 현실은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빈번하다고 증명하고 있습니다.생각해보면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너드가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전문가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일할 때 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시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연구 혹은 프로젝트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생각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흔한 예로 열두 시간 리허설을 마치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가라오케에서 새벽까지 열창하는 가수들이 있습니다. 노래하고 공연하는 것, 혹은 연습하고 준비하는 것을 “일”로 생각했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야말로 퇴근 없이 24시간 내내 일하는 것이 될테니까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이기 때문에 쉬지 않고 생각할 수 있고, 진심으로 궁금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마틴 가드너 또한 그런 수학 “너드” 중 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격 공상 수학 소설 – 우주가 위험해!이 책의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하나의 공상과학소설을 연상시키는 쳅터별 발단과 전개 그리고 해결입니다. 각 챕터에서 우리는 은하계 (혹은 우주) 를 자유롭게 누비며 여러가지 문제에 직면하게 됩니다. 때로는 세 개의 우표만으로 원하는 모든 수를 얻을 수 있는 위험하지 않은(?) 문제에서부터 (물론 이 경우에도 배경은 미국이나 지구가 아니라 무려 우주식민지입니다!) 탐험 중 실종된 탐사대의 생사가 걸린 급박한(?) 문제도 등장합니다. 하나의 수학적 문제와 가설을 제기하기 위하여 소설의 영역까지 침범한 가드너의 책은 감탄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아 이런것들도 수학적으로 풀 수 있구나”라는 깨달음을 넘어 수학이라는 어렵고도 기이한 학문을 이처럼 유쾌하게 풀어낸 것이 너무나도 놀라웠기 때문인데요, 아직 수학에서는 어린아이들만큼이나 초보적인 저 자신의 능력이 안타깝기 그지 없었답니다. 뭔가 그가 낸 문제들을 스스로 풀어보면서 해답을 찾아가는 쾌거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아직은 그저 역부족이더군요. 놀랍게도 이 책의 서문은 미국의 유명한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글입니다. 이 책의 원서가 2000년 첫 발간된 것을 감안해보면 아이작 아시모프가 친애하는 동료 마틴 가드너를 위해 이미 썼던 글을 인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작 아시모프가 1992년 타계하였으므로). 그는 서문에서 25년동안 “수학 게임” 칼럼을 연재한 마틴 가드너의 번쩍이는 재치와 수학에 관한 지식 그리고 열정을 아낌없이 칭찬합니다. 그는 또한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수학자들의 궁금증과 열정에 관하여도 이야기합니다. “어떤 이들은 ‘유희 수학’이나 ‘수학 게임’이라는 것을 약간 냉소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단지 ‘유희’나 ‘게임’일까? 관점에 따라 이것들은 전혀 가치 없는 바보짓일 수도 있다. (…) 그러나 수학자들은 이런 것에 항상 궁금증을 가진다. 모든 수학의 출발점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그것은 ‘게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서문 중, 6 페이지)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던 글씨체 (폰트) 에서 스티브 잡스는 맥킨토시의 미래를 발견했고, 더러움과 전염병의 상징이었던 쥐는 월트 디즈니의 손을 통해 전세계 어린이의 가장 친근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시작만 두고 보자면 정말 “쓸데없는” 일들이었는데 그 결과는 모두가 인정하고 놀랄만한 것이 되었고요.학교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 수능을 위해서 이 책을 읽기 시작한 학생들이라면 “이게 뭐야”라고 실망할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수학 공식과 그 비밀을 알아내는데도 부족한 시간인데 갑자기 행성이니 지그박사니 베이글호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상황극을 시작하나 답답해질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짧은 시간이지만 수학이 궁금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한 제가 깨달은 사실은 이렇습니다. 그저 머리가 좋아야 하고 이해력이 빨라야 하는 학문이라고 여겼던 수학은 (아직 범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그 자체로 논리이며, 문법이고, 어느무엇보다 호기심 가득한 발견인 것 같습니다. 마틴 가드너 역시 명망높은 수학자였지만 그가 가진 호기심은 마치 어린아이의 것과도 같아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생각할 수 밖에 없지 않았을까요? 그가 유명한, 인정받는 수학자였다는 배경이 없었다면 그의 이런 유희들은 “실없는” 것들처럼 보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 글을 쓰던 그가 실제로 어떤 기분이었을지 더이상 알 수는 없지만,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확실히 “일을 해야 한다”는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써내려가는 작은 공상과학소설 속 등장하는 인물들과 한마음이 되어 그들이 처한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흥미진진한 마음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그 문제를 결국 해결했을 때 그가 느꼈을 유쾌한 즐거움과 흥분을 함께 느끼기 위해서라도 제대로 배우고 연구해보아야겠다라는 다짐이 들었던 책입니다. 오묘한 학문인 수학을 접근하는 또 다른 방식과 시선에 유쾌해진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 독자의 평 3
- 수학,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수학’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다른 과목 성적은 나쁘지 않았는데, 그에 비해 수학 성적이 좀 떨어졌었다. 그런데 내 짝은 다른 과목은 별로인데 유난히 수학 성적이 좋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수학 시험을 치고 짝끼리 시험지를 바꿔서 채점을 했는데 자기 점수보다 내 점수가 낮으면 나를 하루 종일 놀리기 일쑤였다. 그 때는 내 성격이 소심해서 “하지 말라”는 소리도 한 번 못 하고 속상해 하기만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고 하나있는 언니는 5살이나 차이가 나서 자기 공부하기에 바빠서 도움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점점 수학에 자신이 없어졌고 ‘수학은 어려운 과목이구나’하는 생각을 가지고 중학교에 가게 되었다. 그런데 중학교에서의 수학은 초등학교와는 달랐다. 나를 놀리는 짝이 없어서인지 아니면 나의 이해력이 좋아져서인지 알 수 없지만 수학 선생님께서 알려 주시는 개념과 원리가 머리에 쏙쏙 들어 왔다. 나의 수학 점수는 점점 올라갔고 어느 정도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그 때는 공교롭게도 내 짝이 수학을 너무 어려워하는 바람에 그 아이에게 수학을 가르쳐 주면서 실력이 더 좋아졌던 것 같다.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하지 않도록 좀 더 알기 쉽고 체계적으로 수학을 가르쳐 주려고 하는데 참 쉽지가 않았다. 그래서 도움을 얻고자 『마틴 가드너 수학자의 노트』를 읽게 되었다. 이 책에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직접적인 수학 공부의 비법은 소개하고 있지 않다. 대신에 독자들이 책 속에 담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필요한 수학 지식을 발견하고 수학에 대해 흥미를 가질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바람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마틴 가드너가 〈IASFM〉에 기고한 수학 퍼즐 중 청소년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수학 개념을 담은 33개의 문제가 실려 있는데 대수와 기하는 물론 조합과 논리등 수학의 원리가 포함되어 있는 이 문제들은 수학에 흥미를 잃어가는 청소년들이 다시 수학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와 함께 구성되어 있다.
흥미로운 SF 이야기를 읽으면서 수학 문제까지 풀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문제집 속에 문제를 푸는 것과는 달라서 호기심이 생겼다. 체계적인 설명으로 정답도 알려 주고 문제마다 ‘MATH NOTE’를 달아 놓아서 문제와 관련된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 그리고 수학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실려 있기 때문에 이제까지 알지 못 했던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독자에게 인내력을 요구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의 의도대로 재미있게 흥미롭게 보다는 개인적인 차이가 있겠지만 어렵기도 하고 한 번에 읽어 내려가기는 힘들었던 책이다.
나처럼 욕심내서 한 번에 읽어 나가기보다는 목차를 읽어 보고 그 중에 관심 있는 내용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 가면서 흥미를 갖길 권한다.
급변하는 사회에 살아서인지 요즘 아이들은 깊이 오래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저 단순하고 빨리 눈에 보이는 결과만을 원한다. 예전에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몇 시간씩 끙끙거리며 공부하던 그 열정과 끈기가 그리워지는 시대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참 안타깝다.
이 책을 통해 작가의 바람대로 청소년들이 수학에 다시 흥미를 가지고 도전해 보길 바라본다.

크리스찬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