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2025년 부활주일설교

본문 : 마가복음서 16장 1-8절
제목 : 역전승입니다.
역전승입니다 (마가복음서 16장 1~8절)
예수 다시 사셨습니다. 엇그제 금요일 낮,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던 예수께서, 이 아침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역사의 창조주요,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다시 사셨다고 하는 이 믿음은 타협하거나 변경하거나 수정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기독교 신앙의 기초요, 핵심이요, 전부입니다. 만약 예수께서 다시 살아나지 못하셨다면, 기독교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며, 우리의 믿음은 거짓이 되고, 우리는 거짓 증인들이요, 여전히 죄 가운데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요, 우리의 예배, 찬양, 선교, 봉사, 성도의 교제란 모두가 다 사기꾼들의 장난질에 불과 할 뿐이요, 우리는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가 되었을 것입니다.
예수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초대교회에서의 설교란 <예수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우리는 다시 살아나신 예수를 만났습니다. 우리는 이 일의 증인입니다.>라고 외치는 선포요, 증인이 되는 것으로써 <케리그마>라고 하였습니다. <케리그마>는 proclaim입니다. <예수 다시 살아나셨다>라고 선포하고 선언하고 외치는 것이 바로 설교입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 모두를 부활의 아침으로 초대하면서 아주 분명하고 확실하게 선포합니다. <예수 다시 사셨습니다. 예수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하나님이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어 우리의 주님이 되게 하셨고 왕의 왕, 주의 주가 되게하셨습니다.> Jesus, Jesus Christ, He is the King of Kings, Lord of Lords !
예수님의 부활은 인류 역사의 <역전승>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이 아침 다시 살아나신 것은 악에 대한 선의 역전승입니다. 죽음에 대한 생명의 역전승입니다. 거짓과 미움, 불신과 절망, 폭력과 힘에 대한 진리와 사랑의 역전승이요, 믿음과 소망의 역전승입니다. 예수님은 오늘 부활하심으로, 다 진 것 처럼 보이던 사랑과 진리, 영원과 생명의 역전승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오늘 설교의 제목, <역전승입니다>라는 귀절은, 부족한 제가 1985년 4월 7일, 지금으로부터 꼭 40년전, 시드니 시내 Town Hall에서 처음으로 모였던 시드니 한인교회들의 첫 부활절 연합예배 때 선포했던 말씀입니다. 당시 교민 3,4천여명 중에서 거의 2천여명이나 새벽에 타운홀에 모여 함께했던 그 때, 그 예배를 잊지 못하고 지금도 가끔 <목사님, 저는 그날 새벽, 목사님이 선포하신 ‘역전승’이란 그 설교 말씀을 잊지 못합니다.>라고 말씀하시는 옛날 교우들이 더러 계십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패배한 것 같던 진리가, 실패한 것 처럼 보이던 사랑이 역전승을 거둔 사건입니다. 이길 것 처럼 보이던 악의 힘이, 승전가를 부르던 거짓과 사망의 음침한 세력이 마침내 두 손을 들고 역전패를 당한 사건입니다.
우리는 경험적으로 인생살이에서 수많은 역전패와 역전승들을 보아왔습니다. 내내 수세에만 몰리다가 마침내 역전승을 거둔 율리우스 케이사르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Veni, Vedi, Vici>를 비롯하여 미국의 남북전쟁에서 패색이 짖었던 북군의 역전승 이야기, 제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의 노르만디 상륙을 통한 역전승 스토리, 나라를 완전히 내어줄뻔했던 피의 낙동강 전투에서의 역전승으로 나라를 지킨 6.25 이야기들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두고 온 조국도 지난날 완전한 역전패에서 자랑스런 역전승을 일구어 낸 나라입니다. 일제, 분단, 6.25 같은 패배 속에서 역전을 만들어냈습니다. 4.19당시 우리 국민소득은 1인당 겨우 80달라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호주 오기 얼마전 1977년엔 처음으로 1050달라가 되었고, 1994년엔 1만 달라에 이르렀으며, 2006년에는 2만 달라, 2018년에는 드디어 3만 달라를 넘어섰습니다. 최빈국에서 경제적 강국으로 역전승을 이루어온 우리 조국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두고온 우리조국이 아무리 어려운 일들을 당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절대로 우리나라를 버리지 아니하실줄 믿습니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역전의 용사는 군산상고 야구팀 이야기를 합니다. 1972년 동대문 운동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부산고와 맞붙은 군산상고는 9회초 까지 1대 4로 지고 있었습니다만, 그러나, 드디어,9회말 two 아웃에도 불구하고 안타 안타, 안타에다 홈런 까지 치면서 5대 4로 역전승을 이루어냈습니다.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를 이어 스포츠에서의 역전승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연장전까지 치루면서 이탈리아를 이기고 4강에 진출한 역전승을 비롯하여 야구, 축구, 권투, 골프, 테니스 등에는 수많은 역전의 용사들이 등장합니다.
역사와 사회, 정치와 종교란 끊임없이 보다 나은 내일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갑니다. <커피 라떼>이야기가 아니라 7080을 중심한 <인생 라떼>를 살아오신 우리 구포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동두천과 의정부에서 지나가는 미군 츄럭을 향하여 <Hello, chocolate give me>하던 시절, 저의 경험도 꼭 그렇습니다만 10대를 보내면서 점심이란 것은 한번도 먹어본 적이 없던 시절, 아침과 저녁은 늘 밀가루 풀데죽으로 떼우면서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조간신문 배달을 하며 한달에 200환, 300환 받던 시절, 열사의 땅 중동, 포탄이 쏟아지는 월남땅, 지하 1000미터를 내려가는 독일의 광산, 시신을 어루만지면서 눈물을 흘리던 파독 간호사 시절, 미지의 땅 남미 까지, 지구를 돌고 돌아 호주에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도록 인생길을 살아오신 분들은 모두들 잘 알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역사란, 신앙이란 모두가 다 역전의 드라마>입니다. 저처럼 늘 그렇고 그런 설교로 <라떼이야기>로 폼잡는 설교와는 비교도 할수 없이, 요즘 눈물과 웃음, 슬픔과 기쁨, 좌절과 희망을 잘그려준 아이유와 박보검의 넷플릭스 드라마 <푹싹 속았수다>도 그렇습니다. 산다는 것은 역전의 역전극입니다. 굳이 어렵게 헤겔이나 토인비의 긍정적 사관, 어쩌구 저쩌구 할 것 없습니다. 우리 역사와 사회, 인생과 신앙은 아무리 엎치락 뒤치락해도 그래도 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런데, 이 모든 인생과 역사의 역전승의 밑바탕에는 무엇이 자리잡고 있는지 아십니까? <예수다시 사셨다! 예수께서 마침내 역전승을 거두셨다!>는 선포입니다. 역사의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마지막 승리자는 오직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일 뿐입니다! 이것이, 이 역전승이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물론 모든 경쟁과 전투, 스포츠와 인간관계에는 엎치락 뒷치락하는 혼전과 반전과 역전이 이어집니다. Reversal Victory가 있고 Turn Around는 있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늘 아침 우리가 만난 이 예수 부활의 역전승은 한 개인이나 공동체가 전쟁이나 스포츠, 정치나 비지니스, 질병이나 미혹에서의 승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비교가 불가능한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완전한 역전승입니다. 땅에 대한 하늘의 역전승이요, 이성에 대한 영성의 역전승이요, 과학에 대한 신비의 역전승이요, 보이는 세상에 대한 보이지 아니하는 세계의 역전승입니다. 마침내 하나님께서 이기셨습니다. 이 땅에는 하나님과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정치가나 군사 전략가는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과 맞붙을 수 있는 힘을 지닌 군대, 과학, 사상, 이념, 철학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틀 가완디의 말대로 히포크라테스 이후 지구에 있었던 모든 의사를 다 합쳐도 하나님과 싸워서이길 수 있는 의사란 하나도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이 인간의 생사와 화복을 주관하시고 인류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건져내어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십니다.
예수의 부활은 죽음에 대한 생명의 역전극입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것이 되었도다 !>(고후 5:17) 예수의 부활은 악과 불의에 대한 선과 의의 완전한 역전극입니다. 악과 불의는 잠시 동안은 기승을 부릴 수 있으나 마침내는 완패합니다. 예수의 부활은 거짓에 대한 진리의 역전승입니다. 거짓은 반드시 드어나고 패배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수의 부활은 좌절과 포기와 절망에 대한 소망의 역적승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 던져졌다 하더라도 다시 사신 예수 안에서 <우리의 믿는 바 소망을 굳게 잡으면 반드시 역전의 날이 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양로원에서 무력하게 누워있어도 영안을 열어 주님 나라를 바라봅니다. 우리는 치매에 걸려 육신의 가족들은 알아보지 못해도 영적으로는 아주 똑똑하게 주님 얼굴을 보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하관식 자리에서 관을 땅속에 내려놓으면서도 다시 부활할 것을 확신하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소망으로 구원을 얻었으니 이 소망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이 됨이라> 사랑이 이깁니다. 용서가 승리합니다. 참고 기다리면 마침내 역전승을 거두게 되어 있습니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있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 기록된바 우리가 종일 주를 위하여 죽임을 당하게되며 도살할 양같이 여김을 받았으나,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넉넉히 이기느니라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결코 끊을 수 없으리라> (롬 8:35-39)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마십시오. 우리는 오늘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심으로 역전승을 이루어내신 예수님이 계시기에, 망해도 일어나고, 패해도 승리하고, 죽어도 다시 살아날 역전의 용사들입니다. Jesus Christ, He is the Final Hope of the World! Happy Easter! Happy Easter! Happy Easter! God Bless You! 여러분, 인생의 제일 밑바닥인 노예선 밑창 까지 떨어졌었지만 그래도 마침내는 예수님을 만남으로 역전승을 했던 벤허 처럼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역전의 용사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십시다! 이제 우리 모두 승리자 예수님께서 초청해주신 천국잔치의 예행연습 자리인 성찬상과 연합성가대가 부르는 부활절 칸타타 자리로 나아가 사망권세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 영광을 돌립시다! 할렐루야! 아멘, 아멘, 아멘!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4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