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공동체를 찾아서(1)
성지를 순례하는 심정으로 방문했던 호주의 공동체들
공동체운동 ‘개인을 위한 공동체의 목적 우선’
이 시대는 경쟁의 논리와 이익의 논리가 전 사회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사람과 자연 사이에 경외는 찾을 수 없으며, 하다못해 사람과 종교간에도 그러하다. 이러한 사회, 윤리, 종교 등의 분리현상에 대한 대안운동이 친환경적(eco)이고 지속 가능한(sustainable) 사회를 꿈꾸는 공동체운동(community movement)이다.
공동체의 영문 community는 ‘지역사회’와 ‘공동체’의 의미로 함께 쓰이는데, 이는 집단주의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집단주의는 개인보다는 집단의 목적을 우선하지만, 공동체주의는 개인을 위한 공동체의 목적을 우선한다. 이에 사회 정서적 빈곤현상에 대한 시대적 대안요구는 개인적인 대응으로는 한계가 있고 큰 주류적 흐름에 함몰되기 쉽기 때문에 공동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과 호주, 세계 각국에는 다양한 공동체들이 있다. 틈나는 대로 방문했던 한국의 공동체들 가운데는 돈이 필요없는 산안마을, 신앙과 친환경의 남양만 두레마을, 생활공동체운동을 전개하는 성남주민생협 등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공동체들이다.
한편 세계적인 공동체로는 독일의 브르더호프(Bruderhof) 신앙적 교육공동체, 미국의 아미쉬(Amish) 신앙공동체, 영미권과 한국, 일본 등의 생활협동조합과 같은 생활공동체, 스코틀랜드의 핀드혼(Findhorn)이나 인도의 오로빌(Auroville)과 같은 생태환경공동체 등 다양한 공동체들이 공동체적 접근을 통해 시대의 한계에 대응하고 있다.
호주 또한 세계적인 공동체들이 각 주의 주요도시마다 위치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먼저 NSW주의 Byron Bay 인근 님빈(Nimbin)에 위치한 대안공동체(Alternative Communs), Inverell에 위치한 단토니아 브르더호프 공동체(Danthonia Bruderhof Community), Blue Mountains의 Community Housing and Employment Co-operative, Kempsey의 Goolawah, Sydney의 Jesus Christians Community와 Servants of Jesus Community, 그리고 QLD주의 Maleny에 위치한 크리스탈워터스공동체(Crystal Waters Community), Gympie의 Phoenix Rising Farm 공동체, SA주의 Whyalla에 위치한 Whyalla Ecocity, WA주의 Perth 인근에 위치한 수도원 공동체 뉴 노씨아(New Norcia), Dunsborough의 Rosneath Farm 공동체, Fremantle의 Pinakarri Community, VIC주의 Melbourne 인근에 위치한 라운드 더 밴드(Round the Bend), Healesville의 Moora Moora Co-operative Community, Tasmania의 South Hobart에 위치한 Cascade Cohousing 등은 세계적인 공동체들이다.
필자가 방문한 호주의 공동체중 Theresa Park 소재 ‘기독교마리아자매회’(Evangelical Sisterhood of Mary)는 신앙공동체로서의 순수성을 간직한 곳으로, 지금은 옮겨갔지만 Picton에 소재했던(블루마운틴이 본부) ‘열두지파 공동체’(The Twelve Tribes)는 초대교회 공동체의 모습이, QLD주 Conondale 소재 ‘크리스탈워터스’(Crystal Waters)는 생태적이며 친환경적인 공동체로, 호주 우프(WWOOF)는 유기농 농장에서 자발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공동체, ‘탐워스’(Tamworth) 컨트리음악 마을공동체, ‘베리마’(Berrima) 역사·공예 예술마을공동체, 캔버라 소재 ‘벙엔도어’(Bungendore)는 예술의 아름다움을 통해 전체성을 알게 하는 예술인마을공동체, 멜번 소재 ‘The Round the Bend Project’는 환경보존에 힘쓰는 지역환경 프로젝트공동체, 멜번 ‘무라무라’(Moora Moora)는 의도적 친환경 교육과 생태농장 주거공동체 등으로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에 필자는 그 동안 성지를 순례하는 심정으로 방문했던 호주의 공동체들을 한곳씩 소개하면서 각 공동체의 추구하는 목적과 의결방식, 교육과 신앙, 삶의 철학 등 각 공동체들이 주는 의미를 해석해 보면서 공동체로 사는 세상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