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크리톤
플라톤 / EJB / 2014.9.29

시민불복종의 권리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진짜 입장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국가와 법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가? 이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는 플라톤의 ‘크리톤’
이 책은 정치철학 혹은 법철학의 깊은 논의를 확인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크라테스를 이성적인 분별을 통해 매사를 처리하는 사람으로 파악하고 모든 것을 충분히 헤아려 본 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원칙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살고자 했던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삶에 임하는 소크라테스의 확고한 자세를 확인하고 악법도 법이라 외쳤던 소크라테스의 진심을 헤아려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정암학당 플라톤 전집“을 펴내며
작품 해설
작품 개요
본문과 주석
부록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 저자소개 : 플라톤(Platon)

플라톤은 그 유명한 펠로폰네소스전쟁이 시작된 지 4년째 되는 해, 그리스 아테나이에서 태어났다.
전쟁은 기원전 404년 아테나이의 패배로 끝났으므로 전쟁 속에서 태어나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성장했다.
플라톤 집안은 비교적 상류계급이었고 그러한 배경의 귀족 출신 젊은이답게 정계 진출을 꿈꾸었지만, 믿고 따르던 스승 소크라테스의 죽음에 정치적인 배경이 있음을 알고 철학을 통해 사회의 병폐를 극복하기로 결심한다.
자주 외국 여행길에 올라 이집트·남이탈리아·시칠리아 등지로 떠났던 플라톤은 기원전 4세기 초 아테나이로 돌아와 서양 대학교의 원조라 할 아카데메이아 학원을 열고 철학의 공동 연구, 교육, 강의를 시작했다.
그곳을 통해 뛰어난 수학자와 높은 교양을 갖춘 정치적 인재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철학자들을 배출하며 집필활동에 전념한다.
주로 스승 소크라테스가 등장해 대화를 주도하는 철학적 대화편을 집필하는데, 그러한 대화편이 무려 25편에 달한다.
『소크라테스의 변론』 『크리톤』 『이온』 『프로타고라스』 『메논』 『파이돈』 『파이드로스』 『국가』 『향연』 『필레보스』 『소피스트』 『정치가』 『티마이오스』 『법률』 등을 남겼다.
– 역자 : 이기백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같은 대학 인문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과 정암학당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는 『플라톤 철학과 그 영향』(2001, 공저), 『문화, 세상을 콜라주하다』(2008, 공저), 『인문의학』(2008, 공저)이 있고, 번역서로는 『소크라테스 이전 철학자들의 단편 선집』(2005, 공역)과 『크라튈로스』(2007, 공역)가 있다. 논문으로는 “『필레보스』편을 통해 본 플라톤의 混和思想”(1995, 박사학위논문), “필롤라오스의 세 가지 근본 원리와 수”(2002), “고대헬라스 의학과 연관해서 본 플라톤의 건강 개념과 자연관”(2004), “고대 헬라스에서 철학과 의학의 관계”(2005)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소크라테스: … 나는 이제 처음이 아니라 언제나, 추론해 보고서 내게 가장 좋은 것으로 보이는 원칙(logos) 이외에는 내게 속해 있는 다른 어떤 것에도 따르지 않는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네. 그러니 내게 이런 운명이 닥쳤다고 해서 내가 이전에 말한 원칙들을 지금 내던져 버릴 수는 없네. 그것들은 내게 이전과 거의 같아 보이며, 나는 바로 그 동일한 원칙들을 이전처럼 우선시하고 존중하네. 만일 지금 우리가 이것들보다 더 좋은 것들을 제시할 수 없다면, 나는 자네에게 동의하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아 두게. 다수의 힘이,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듯 우리를 지금보다 더 많이 도깨비들로, 즉 투옥과 사형과 재산몰수로 겁을 줄지라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네. —pp. 36-37
소크라테스: … 즉 다수의 사람이 우리에게 동의하든 않든, 우리가 지금 겪는 것보다 한결 더 혹독한 일을 겪어야 하든 더 가벼운 일을 겪어야 하든,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하는 것은 그 짓을 하는 사람에게 모든 경우에 나쁘고 부끄러운 것인가? 우리는 이렇게 주장하는 건가, 아닌가?
크리톤: 우리는 그렇게 주장하네.
소크라테스: 그러면 결코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해서는 안 되네.
크리톤: 분명 안 되고말고.
소크라테스: 그러니 정의롭지 못한 짓을 당하더라도, 다수의 사람이 생각하듯이, 보복으로 정의롭지 못한 짓을 해서도 안 되네. 정의롭지 못한 짓은 결코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네.
크리톤: 그래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이는군. —p. 42
소크라테스: … 알아 두게나.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관한 한, 자네가 그것들에 반대하는 주장을 편다면, 자네의 주장은 헛되게 될 것이네. 하지만 자네가 뭔가 더 해 볼 게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해 보게.
크리톤: 소크라테스, 나는 할 말이 없다네.
소크라테스: 그러면 이쯤 해 두게, 크리톤. 그리고 신께서 이렇게 인도하시니, 그대로 하세나. —p. 53

○ 출판사 서평
.플라톤의 ‘크리톤’ 출간! – 죽음을 맞이하는 소크라테스를 기록하다
크리톤이 감옥에 갇힌 친구 소크라테스를 찾아간다.
내일이면 사형에 처할 친구 소크라테스를 탈옥시킬 요량에서다.
이 밤이 지나면 더 이상의 탈출 기회도 없다는 크리톤에게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심경을 조목조목 펼쳐 놓는다.
피할 수 있던 죽음을, 한 치 흐트러짐 없이 받아들이는 소크라테스 최후의 모습이 ‘크리톤’을 통해서 전해진다.
소크라테스,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다!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은 ‘크리톤’의 일부 내용을 참작해서 훗날 누군가가 만들어 낸 듯하다. 소크라테스가 명시적으로 그런 말을 했음을 보여 주는 전거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고, 그가 당시 아테네 법이 악법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시민불복종의 권리에 대한 소크라테스의 진짜 입장은 무엇일까? 우리는 왜 국가와 법의 명령에 따라야 하는가? 우리는 ‘크리톤’을 통해 정치철학 혹은 법철학의 깊은 논의를 확인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죽음을 넘어서는 소크라테스
우리는 삶에 임하는 소크라테스의 확고한 자세를 ‘크리톤’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게 된다. 그는 이성적인 분별을 통해 매사를 처리하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헤아려 본 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원칙에서 한 치도 벗어남이 없이 살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점에서 그는 철저하게 원칙주의자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고장 난 시계처럼 이전의 원칙만을 무조건 고수하려는 사람은 아니다. 늘 그가 즐겨하던 문답식 대화를 통해 이전에 최선의 원칙이라고 여겼던 것이 더 이상 그렇지 않고 그보다 더 나은 것이 있음을 알게 된다면 기꺼이 이전의 원칙을 버리고 새로운 원칙을 취할 수 있는 합리적인 사람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