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에덴의 용 – 인간 지성의 기원을 찾아서
칼 세이건 / 사이언스북스 / 2014.03.28
1978년 퓰리처상 수상작을 번역한 것.
대폭발에서 시작된 우주의 진화와 인류의 등장과 진화에 이르기까지 150억년의 시간을 넘어 인간의 뇌가 어떻게 발달했는가에 대하여 설명한다.
‘에덴의 용’은 침팬지 언어 실험을 통해 언어가 지능에 미치는 영향과 뇌 수면 연구, 좌뇌와 우뇌의 역할, 뇌의 사회 정치적 문제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코스모스’로 전 세계인을 대우주로 안내한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이 본 서에서는 뇌의 신비를 탐구한다. 대폭발에서 시작된 우주의 진화에서 인류의 등장과 인간 지성의 진화에 이르기까지 150억 년의 시공을 가로지으며 우리가 어떻게 해서 우리 자신과 우주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게 되었는지 분석한다. 뇌과학의 연구 성과와 동서양의 여러 신화를한데 어우르며 뇌라고 하는 미로를 탐구하는 칼 세이건의 뒤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지성의 기원과 신비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목차
책을 시작하며
1장 우주력
2장 유전자와 뇌
3장 뇌와 마차
4장 메타포로서의 에덴
5장 동물의 추상 능력
6장 꿈속의 용들
7장 연인과 광인
8장 미래의 뇌
9장 지식은 우리의 운명
감사의 글
용어 해설
참고 문헌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그림 및 사진 저작권
○ 저자소개 : 칼 세이건
우주 과학의 대중화를 선도한 세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은 미국 우주 계획의 시초부터 지도적인 역할을 해왔다. 1950년대부터 NASA의 자문 조언자로서, 여러 행성 탐사 계획에서 실험관으로 활동했으며, 최초의 행성 탐험 성공(마리너 2호)을 목격했다. 또한 핵전쟁의 전 지구적 영향에 대한 이해, 우주선에 의한 다른 행성의 생물 탐색, 생명의 기원으로 이끄는 과정에 대한 실험 연구 등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다.그는 1975년 인류 복지에 대한 공헌으로 성 조셉 상, 1978년 『에덴의 공룡 The Dragons of Eden』으로 문학부문 퓰리처상, 미국우주항공협회의 존 F. 케네디 우주항공상, 소련우주항공가연맹의 치올코프스키 메달, 미국천문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또한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수많은 책과 논문,기고문을 남겼는데, 그 중 『코스모스 Cosmos』는 지금까지 영어로 출판된 과학 서적 중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 TV시리즈로 방영되어 현재까지 60개국 5억의 시청자를 매료시켰으며, “까다로운 우주의 신비를 안방에 쉽고도 생생하게 전달했다”라는 평가를 받아 에미 상 및 피보디 상을 수상했다. 대중적이면서도 문학적인 칼 세이건 특유의 문체는 온갖 과학지식과 인문학적 상식을 종횡으로 엮어 우주라는 거대한 주제를 명쾌하면서도 알기 쉽게 독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그는 코넬 대학교의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과학 교수, 행성연구실험실의 소장,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제트추진실험실의 초빙교수, 세계 최대 우주 애호가 단체인 행성협회의 공동 설립자이자 회장을 역임하였고, 1996년 12월 골수병으로 세상을 떠났다.주요 저서로는 『창백한 푸른 점 Pale Blue Dot 』『우주의 지적인 생명체 Intelligent Life in the Universe 』『대지의 속삭임 Murmurs of Earth 』『브로카의 두뇌 Broca’s Brain 』『우주의 관계 Cosmic Connection 』등 30권이 넘는 책을 남겼다. 코넬 대학교의 행성 연구소 소장, 데이비드 던컨 천문학 및 우주 과학 교수, 행성 협회의 공동 설립자 겸 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NASA의 자문 위원으로 보이저, 바이킹 등의 무인 우주 탐사 계획에 참여했다. 행성 탐사의 난제 해결과 핵전쟁의 영향에 대한 연구로 NASA 훈장, NASA 아폴로 공로상, 소련 우주 항공 연맹의 콘스탄틴 치올코프스키 훈장, 미국 천문 학회의 마수르스키 상, 미국 국립 과학원의 최고상인 공공복지 훈장 등을 받았다. 평생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을 일구던 그는 1996년 12월 20일에 골수성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 독자의 평
칼 세이건 교수를 일컬어 지성인의 전범이자 시대의 선각으로 부르는 게 결코 헛된 찬사가 아니었다. [코스모스]와 [창백한 푸른 점]에서 보여주었던 과학적 지식의 융합과 이를 뛰어넘는 탁월한 안목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인간의 뇌와 지식의 미래에 대한 과학적, 아니 인문학적 접근이다. 우선 뇌 구조에 대한 생물학적 분석과 진화의 원리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토대로 뇌의 작동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특기할만한 것은 삼위일체로서의 뇌에 대한 견해였다. R복합체와 변연계 및 신피질, 세 부분으로 뇌를 구분한 다음 각 부위의 특질과 진화 계통을 밝히고 있는 대목에서는 호기심을 한껏 충족시킬 수 있었다. 인간의 뇌에 아직 파충류적인 특성을 지닌 R복합체가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다. 다른 개체에 대한 가차 없는 공격과 위험에 대한 본능적인 방어기제가 세팅돼 있었기에 우리는 생존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정서를 조절하는 변연계에 대한 이해도 뇌 관련 질병을 해결하는 열쇠일 것이다. 가장 나중에 분화된 신피질 덕분에 우리는 다른 종과 구별되는 인간적 특성을 지닐 수 있게 되었음을 알고는 인간의 조건에 대해 성찰해보았다. 그리고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숙고해볼 수 있었다.
세이건 교수는 두뇌의 발달과 사회의 진보를 동시에 감안하여 미래를 전망하고 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그리 암울하지 않다. 인간의 지성에 대한 믿음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기계와 협력하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지속 가능성을 넓혀 나가리라 믿고 있다.
인간 지능의 역사에서 다음에 다가올 주요 구조적 발달은 아마도 지적인 인간과 지적인 기계 사이의 협력이 될 것이다. (277)
그리고 과학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신기원이 열릴 수도 있을 것이라 내다보았다. 그 대안은 외계 생명체와의 교신과 연대이다.
적어도 어딘가에 진보된 문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바로 그 결론이다. 그것은 바로 기술 진보 측면에서 막 사춘기에 접어든 인류가 당면하고 있는 심각하고 실질적인 자기 파괴 위험을 피해 갈 수 있는 길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될 것이다. 따라서 다른 별에게서 메시지를 받는 것은 수학에서 존재 정리라고 부르는 이 경우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사회 역시 생존과 번영을 누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매우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다. 문제에 대한 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아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풀어 나가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이는 지구 외의 다른 어떤 곳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과 지구에 지적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 사이의 수많은 흥미로운 연결 고리 가운데 하나이다. (288)
그런데 세이건은 과학을 빙자한 사이비 신앙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미래를 그리고 있는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인간이 생화학적으로나 뇌의 생리적 특성으로나 다른 동물들과 유사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인간은 신 또는 신들이 특별히 창조한 존재라는 믿음 등이 있다. 이러한 이야기들 중 일부에는 일말의 진실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이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지적 엄밀함이 부족하고 회의주의가 결여되어 있으며 실험이 욕망으로 대치되어 있는 현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들은 대체로,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지만, 변연계 및 우뇌의 원리들이고, 꿈의 세계의 표준이며, 우리가 사는 세계의 복잡성에 대한 자연스럽고 분명하고 완전하게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인간적인 반응이다. 그러나 이들은 초자연적이고 신비주의적이며 반증을 거부하고 합리적인 논의의 대상이 될 여지가 없는 원리들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는 신피질의 완전한 기능을 통해서만 밝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음이 너무나 확실하다. 직관이나 변연계 및 R 복합체의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성, 그러나 어쨌든 이성이 미래로 나아갈 유일한 길이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세계에서 용감하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292~293)
세이건 교수는 자신의 견해를 아우르면서 사이비 과학의 발호를 억누르고 진정한 과학기술을 꽃피우기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어쩌다 물리학자 한 사람이 변위 전류와 같은 것을 하나만 우연히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수천 명의 과학자를 지원하는 일은 사회 전체를 위해 훌륭한 투자가 될 수 있다. 기초 과학 연구를 긴 안목을 가지고 열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부추기고 지원하지 않는 것은 마치 종자로 쓸 곡식을 먹어치우는 것과 다름없다. 그로 인해 한 겨울 동안은 굶주림을 면하겠지만 그 이듬해 겨울까지 살아 낼 희망이 사라져 버릴 것이다. (289)
그래서 이 책은 과학에 문외한인 초보자를 포함하여 과학자나 정부관계자 등 모두에게 중차대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하겠다. 우리의 뇌를 제대로 이해함으로써 관련 질병을 퇴치하고 사회를 건전하게 구성하며 미래를 체계적으로 대비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가 수십 년 전에 던진 화두와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만큼 그가 혜안을 지닌 선각자였다는 뜻이면서 세상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의 견해를 귀담아 듣고 실천에 옮기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추천평
특히 내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약육강식의 생존경쟁에서 위험할 수도 있는 수면은 칼 세이건이 어떻게 설명할까 하는 대목이었다. 포식자가 수면을 취하는 틈을 타서 인간도 수면시간을 늘리면서 지능을 발전시키고 생존에 유리한 방식으로 잠을 활용했다는 그의 주장은 재미있게 들린다.
그러나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뭐니뭐니해도 그의 아름다운 문장과 책의 구조에 있다 (번역가가 매우 뛰어나서인가?). 이 책을 읽노라면 누구나 인류 최고의 지성이 들려주는 유려한 ‘인간 등정의 발자취’에 빠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