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카탈로니아 찬가
조지 오웰 / 민음사 / 2001.05
작가 조지 오웰이 직접 공화파 의용군으로 참전하여 겪은 스페인 내전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높이 평가받고 있는 작품으로 권력 투쟁의 환멸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정의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작가적 양심의 기록이기도 한 이 소설로 작가는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지식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 목차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제12장
제13장
제14장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 저자소개 : 조지 오웰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다. 1903년 6월 25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태어났다.
책에서 말하듯 “하급 상류 중산층”에 속한 그는 영국 사립 최고 명문인 이튼 학교를 마치고는 명문 대학이 아닌 버마로 향한다. 식민 통치기구인 ‘인도 제국 경찰’에서 일하기 위해서였다.
식민지 경찰 활동에 대한 양심의 가책 때문에 영국으로 돌아와 런던과 파리에서 자발적인 부랑자 생활을 하고, 이 체험을 바탕으로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을 펴내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나선다. 조지 오웰이라는 필명도 이때부터 쓰기 시작한다.
작가로서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오웰은 1936년 1월, 한 진보단체로부터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들의 실상을 취재하여 책을 써달라는 제의를 받고, 두 달에 걸쳐 위건, 리버풀, 셰필드, 반즐리 등 랭커셔와 요크셔 지방 일대의 탄광 지대에서 광부의 집이나 노동자들이 묵는 싸구려 하숙집에 머물며 면밀한 조사활동을 한다. 바로 이 취재의 결과물이 『위건 부두로 가는 길』(1937)이다. 같은 해 일어난 스페인 내전을 예의 주시하던 그는 이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겨주자마자 “파시즘에 맞서 싸우러” 스페인으로 떠났고, 이후 이 전쟁 체험을 『카탈로니아 찬가』(1938)를 통해 전한다.
영국 북부 탄광 지대와 스페인 내전에서의 경험은 조지 오웰의 지향점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고 이후 『동물농장』(1945)과 『1984』(1949)를 구상하는 밑거름이 된다.
『1984』의 집필 중 폐결핵 판정을 받은 그는 1950년 1월 21일, 마흔여섯 나이로 숨을 거둔다.
– 역자 : 이한중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전문번역자로 일하고 있다. 역서에 『인간 없는 세상』, 『울지 않는 늑대』, 『글쓰기 생각쓰기』,『안 뜨려는 배』, 『작은 경이』 등이 있다.
– 책속으로
모든 혁명적 경향을 억제하고 전쟁을 가능한 한 평범한 전쟁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는 실제로 존재하던 전략적 기회들을 포기할 필요가 있었다. 나는 우리가 아라곤 전선에서 어떻게 무장을 했는지, 혹은 무장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무기들은 고의로 보급되지 않았음에 틀림없다. 무정부주의자들이 너무 많은 무기를 갖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나중에 혁명적 목적에 이용될 것을 걱정한 것이다. 그 결과 아라곤에서의 대공세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것이 가능했다면 프랑코는 빌바오에서, 또 어쩌면 마드리드에서도 물러났을지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것은 비교적 사소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전쟁이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으로 좁혀지자 국외 노동 계급에게 대대적으로 원조를 호소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는 것이다. —p. 93
– 출판사 서평
‘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조지 오웰이 평범한 민병대원으로서 프랑코의 파시즘에 맞서 싸우면서 그 역사 현장을 생생히 기록한 소설이다. 스페인 내전은 안으로는 자유와 평등을 위한 혁명이었고 밖으로는 2차 세계대전의 도화선이 된 사건이다. 조지 오웰은 당시 종군기자로서 스페인에 갔으나 혁명에 매료되어 이 전쟁에 뛰어들었다. 오웰은 평범한 민병대로 이 전쟁이 참가하였는데, 공화파가 분열되자 공산당의 음모로 오웰이 속한 통일노동자당이 위기에 몰리게 됐다. 그러나 오웰은 생사의 갈림길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프랑스로 탈출하였다. 그리고 영국으로 돌아와 완성한 작품이『카탈로니아 찬가』이다. 이 작품은 정의와 평등을 위해 투쟁하는 양심의 기록이며, 또한 혁명의 약속과 권력의 배반, 그로부터 비롯된 좌절과 환멸을 그린 작품이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같은 소재를 다룬 또 다른 작품, 헤밍웨이의『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비교될 수 있다. 두 작품 모두 자유와 평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헤밍웨이의 작품이 스페인 내전을 이야기의 배경으로 다룬 데 반해『카탈로니아 찬가』는 스페인 내전 자체를 이야기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 오웰은 그의 작품 속에서 수많은 당파들의 입장들을 밝혀내고, 내전의 핵심이 되는 사건을 분석하고, 또 오웰 자신의 사상적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한편『카탈로니아 찬가』는 <참호전>에 대한 자세하고 현실감 있는 묘사가 돋보인다. 오웰이 마치 자신의 일기를 쓰듯 써내려간 참호전에 대한 묘사에는 오웰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다.
오웰은 처음엔 수많은 정치 집단들의 차이를 잘 알지 못했다. 이 내전을 둘러싼 입장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번째, 전쟁에서 승리하기까지 혁명을 일시 중단하자는 입장으로, 이제 막 내전에 참가한 오웰을 포함하여 대부분이 이 입장이었다. 두번째, 부르주아 국가 타도와 혁명의 완성이 곧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극단적이면서도 가장 순수한 입장이다. 그리고 세번째로 부르주아 국가를 재건해야 한다는 순수 공화파의 입장인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소련 공산당의 입장이기도 했다.
오웰이 환멸을 느끼게 된 것은 바로 혁명을 도와야 할 공산당이 오히려 세번째 입장에서 서있었다는 걸 깨닫고 나서이다. 오웰이 휴가를 지내고 나서 국제여단에 합류하고자 바르셀로나로 다시 돌아왔을 때, 혁명은 사라지고 소련의 친인사들이 군대를 장악하고 있었다. 결국 소련을 등에 업은 공산당의 음모로, 1937년 5월 무정부주의자가 통제하고 있던 전화 교환소에 대한 일제 공격이 시작되었다. 그러자 사회주의자와 무정부주의자가 모두 한통속으로 감옥에 갔고 오웰은 트로츠키주의의 첩보원이란 누명을 쓰게 되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오웰은 운 좋게도 영국 영사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로 도망갈 수 있었다. 마지막 장에서 오웰은 왜 우리가 이 모든 이데올로기를 벗어던지지 못한 채 서로 싸우기만 하고 진짜 전쟁에는 몰두하지 못할까를 한탄하며 결말을 맺는다.
이 소설은 정의를 향한 오웰의 실천적 양심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스페인 내전에 대해 현대의 역사학계에서는, 만약 스페인 내전에서 독일의 개입을 유럽이 미리 막았더라면 2차 세계대전은 일어나지 않았으리라는 가정이 팽배하다. 즉 독일이 스페인 내전에서 자신들의 전투력을 실험한 계기가 유럽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이처럼 다양한 의미를 지닌 스페인 내전이 단지 파시즘에 대한 저항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의와 평등을 위한 투쟁이었다는 점에서 오웰이 작가적 소명을 발휘할 수 있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