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연인 서태후 : Imperial Woman
펄 S. 벅 / 길산 / 2015.01
‘연인 서태후’는 과감한 플롯 전개와 섬세한 묘사 등에서 오는 소설적 재미, 시대를 재현한 심도 깊은 탐구, 역사적 고증 등을 적절히 배합한 작품이다.
실로 서태후는 중국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여자 통치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작고도 넓은 세계 속의 서태후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서태후가 아니다. ‘연인 서태후’에서 그녀는 뜨거운 가슴과 영민한 두뇌, 과감한 결단력 등으로 중국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오르고, 이후 격변의 청 왕조 말기에 외세에 맞서 용감히 싸운 여전사로 묘사되어 있다. 또한 한 남자만을 끊임없이 사랑한 지고지순한 여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사실인지 그렇지 않은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펄벅 여사는 놀라운 필력과 섬세한 솜씨로, 강력한 통치자라기보다는 ‘연인’에 가까운 서태후를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히 복원했기 때문이다. 또한 책 전반에 흐르고 있는 풍부한 정취 묘사 등은 실로 자금성의 웅장한 모습을 눈으로 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스타트 라인이 끊어지고 서둘러 인쇄가 시작되던 날, 필자는 오랫동안 책상머리에 앉아 곰곰이 생각했다. 출판 쪽에 몸을 담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으리라. 한 권 한 권 고르고 공정하는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지나가고 탄생의 경종이 울릴 때, 막연한 허탈감과 더불어 가슴 속에 솟아나는 생경한 기쁨을 말이다.
다시 돌이켜 생각하고 생각했을 때야, 비로소 필자는 깨달았다. 책을 만지는 사람에게 책과의 인연이란, 실로 사람과의 인연에 비견할 만한 것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책상에서 일어나 잠자리에 누웠을 때,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것은 바로 펄벅 여사, 그리고 새로이 만난 ‘서태후’와의 인연이 소중한 행운이었다는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 목차
제1장 예흐나라
제2장 자희황후
제3장 서태후
제4장 여왕
제5장 늙은 부처
○ 줄거리
부흥과 영광의 시대도 점차 저물어가던 청조.
예흐나라는 외국인들의 침입에서 비롯된 환란의 시기에 함풍제의 후궁으로 간택된다. 그러나 황제 함풍제는 기울어가는 국사를 바로잡을 힘이 없는 나약한 인물이었고, 그의 사랑을 한몸에 받던 예흐나라는 자신의 정혼자였자 황실경비대장인 영록에 대한 마음을 숨긴 채 혹독하고 매몰한 실권자로 부상한다.
그러나 그녀 앞에 놓여진 현실은 영광이라기보다는 고난에 가까운 것이었다. 그녀는 수많은 이들의 배신과 죽음을 딛고 더더욱 권력을 굳건히 하지만, 마음 한켠에 지울 수 없는 사랑의 상실감으로 괴로워한다. 결국 외국인들의 전쟁에서 패하고 피난길에 오르게 되는 서태후, 과연 그녀의 선택은 어느 쪽이었을까?
그러나 이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결말이 아니다. 눈치 빠른 독자들이라면 펄벅 여사가 이 소설에서 보여주려 한 것이 역사적 사실들만이 아니라는 것을 일찍 알게 될 것이다.
또한 소설 전반에 흐르는 아름다운 자금성의 정취와 각각의 인물들의 전형적이되 새로운 심리 표현 등을 눈여겨보는 것도 보다 즐거운 독서 방법이라 할 수 있겠다.
○ 저자소개 : 펄 S. 벅
미국에서 태어난 지 수개월 만에 선교사였던 부모를 따라 중국에서 10여 년간 어머니와 왕王 노파의 감화 속에서 자랐다. 그 후 미국으로 건너가 우등으로 대학을 마친 그녀는 다시 중국으로 돌아와 남경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1917년 중국의 농업기술박사인 John L. Buck과 중국에서 결혼하여 정신지체인 딸을 낳았는데, 그 딸에 대한 사랑과 연민은 그녀가 작가가 된 중요한 동기였다.1950년作 [자라지 않는 아이]는 그 딸에 대해 쓴 작품이었다. 그 외에도 중국을 배경으로 한 다수의 작품이 있다. 1931년作 [대지大地]로 1938년 미국의 여류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1964년 ‘출생으로 인해 고통 받는 아동들을 위한 비영리 국제기구’ 펄벅인터내셔널을 창시했고, 국내에서는 부천에 보호자가 없는 혼혈 아동과 일반 아동을 위한 복지시설 ‘소사 희망원’을 건립한 바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