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광기의역사
원제 : Histoire de la folie a l’age classique
미셸 푸코 / 나남 / 2010.10.10
광기란 무엇인가? 이 책은 우리가 정신질환, 사회적 부적응의 하나로 쉽게 인식해왔던 광기에 대해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광기가 이성 중심의 서구 문화가 포용하지 않고 배척했던 인간적 특성임을 주장하며, 중세시대부터 19세기까지 감금된 광기에 대해 방대한 자료의 추적을 통해 그 개념 형성과 변화 과정, 광기의 역사를 밝힌다.
또한, 광기의 성격을 확립한 의학, 철학의 텍스트를 통해 광기의 이론적 탐구와 광인을 격리수용한 사회적 조처를 연결시켜 광기의 언어를 침묵 속에 빠뜨린 담론과 제도의 상호관련성을 규명한다. 광기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그것이 가져오는 서로 다른 억압의 모습, 광인이 침묵 속에서 어떻게 진실을 상실하게 되는지 보여주며 광기가 억압되어도 망각될 수 없음을 알려준다.
끝으로 데카르트의 한 문단을 둘러싼 푸코와 데리다의 해석논쟁을 통해 광기에 대한 역사적 인식의 차이도 보여준다.

○ 목차
역자 서문…5
해제: 푸코의 <광기의 역사>, 혹은 침묵의 고고학…19
저자 서문…35
제1부
제1장 “광인들의 배”…41
제2장 대감호…113
제3장 비행의 세계…165
제4장 광기의경험…211
제5장 정신이상자들…249
제2부
서론…291
제1장 종들의 정원에서의 광인…307
제2장 정신착란의 선험성…353
제3장 광기의 형상들…415
제4장 의사와 환자…481
제3부
서론…545
제1장 대공포…559
제2장 새로운 분할…597
제3장 자유의 선용…653
제4장 정신병원의 탄생…711
제5장 인간화의 악순환…779
보유
후주…819
참고문헌…837
찾아보기…851

○ 저자소개 : 미셸 푸코 (Michel Paul Foucault)
기존 사회이론의 문제제기와는 전혀 새로운 시각을 제기한 프랑스의 사회학자. 프랑스 쁘와띠에에서 태어났다.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심리학, 정신병리학 등을 공부했으며, 니체, 하이데거, 바따이유, 바슐라르, 깡길렘, 알튀세르 등의 영향을 받았다. 파리대학 반센 분교 철학교수를 거쳐 1970년 이래 꼴레주 드 프랑스 교수를 지냈다.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후 정신의학에 흥미를 가지고 그 이론과 임상(臨床)을 연구하는 한편, 정신의학의 역사를 연구, 『광기(狂氣)와 비이성(非理性)―고전시대에서의 광기의 역사』(1961)와 『임상의학의 탄생』(1963) 등을 저작하였다. 그 과정에서 각 시대의 앎[知]의 기저에는 무의식적 문화의 체계가 있다는 사상에 도달하였다.
그는 보는 사람에 따라서 약간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구조주의 혹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철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사회 구조나 언어 구조 등의 ‘구조’가 우리 사회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구조란 ‘짜여진 어떤 틀’을 말하는 것으로, 인간의 자아나 관념 역시 이 틀 안에서 탄생하고 전개, 소멸한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든 논의의 중심에는 인간의 신체가 있었다. 그는 신체야말로 권력의 시발점임과 동시에 저항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저서인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다.
『감시와 처벌 : 감옥의 역사』에서 푸코는 정신병원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인간적 장치가 아니라 이성중심적 사회가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가치기준으로 광인을 추방하고 감금해온 장소로서 인간에 대한 권력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한 억압적 수단의 필연적 산물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감옥은 범죄자들의 단순한 수용소가 아니라 권력의 사회통제를 위한 전략의 소산이며 그 범죄자들은 경제적, 정신적으로 유용한 존재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존속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기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언어와 사물』(1966)과 『앎[知]의 고고학(考古學)』(1969)에서 무의식적인 심적 구조(心的構造)와 사회구조, 그리고 언어구조가 일체를 결정하며, 주체로서의 인간이라든가, 자아라고 하는 관념은 허망이라고 하는 반인간주의적(反人間主義的) 사상을 전개하였는데, 이것이 구조주의 유행의 계기가 되었다.
정상적인 자기가 어떤 지식의 배치를 통하여 마련되는지에 대한 분석을 푸코의 초기라고 본다면, 중기에는 니체의 권력, 힘 개념을 재해석하면서 근대 사회에 작용하는 미시권력의 다양한 장치와 테크놀로지를 추적한다. 주로 포스트 구조주의자들을 연구하고 많은 논문을 써온 양운덕 선생은 근대인이 어떻게 태어나는가라는 질문에서부터 푸코는 권력이야기를 시작한다고 말한다. 그에 대한 답으로 푸코는 규율 지키기와 몸 길들이기를 통해서 근대를 살아가는 ‘주체’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즉 권력이 근대 주체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라는 것이다. 푸코는 개인의 몸에 작용하는 일정한 관계망 속에서 권력의 작용을 살필 수 있다고 말한다. 푸코에게 있어 권력은 작용할 대상을 일정하게 형성하고 그 대상이 스스로 권력을 수행하게 된다고 말한다. 즉 권력은 억압하고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생산적, 긍정적인 힘인 것이다.
『성의 역사』는 ‘성’과 그것을 행하는 ‘인간’ 그리고 그것들을 조직하는 권력(혹은 담론 – 힘있는 말)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저작으로 ‘성정치학’ 논의에 기초가 되는 아주 중요한 저작물이기도 하다. 3부작으로 이뤄진 『성의 역사』에서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성의 역사는 오히려 선동과 증대의 역사다. 억압 대신 선동과 증대가 이뤄지고 거기로부터 수많은 ‘말’ 그리고 ‘권력 망’이 생겨났기 때문에 오히려 성이 ‘억압의 역사’를 가진 듯이 보인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발달과 함께 노동력이 이전보다 훨씬 많이 필요하게 되고, 불필요한 노동력을 사용하게 하는 수음을 금지하게 하거나(실제로 그런 캠페인이 있었다), 그것의 사례로 얘기되는 청교도주의나 금욕주의의 전개에 대해 푸코는 우선 의심했으며, 그 이면을 파헤쳤다. 그 결과 일반적인 견해와는 달리 당시에는 ‘성 담론’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고해, 성의학, 정신분석학 등 수많은 지식들이 그것을 이야기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밖에 『광기와 문화』『정신병과 심리학』『비정상인들』『사회를 보호해? 한다』『자기의 테크놀로지』등의 저서가 있다. 또한 푸코를 다루는 저서들도 많이 출간되었다. 푸코는 1984년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으로 사망하였다.
– 역자 : 이규현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미셸 푸코의 대표작인 『광기의 역사』, 『말과 사물』, 『성의 역사-지식의 의지』 외 다수의 인문서와 소설을 번역했다.

○ 책 속으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광기는 죽음과 살해로 이어지고, 세르반테스의 작품에서 형태들이 정돈되는 기준은 상상세계에서 비롯되는 온갖 자기만족과 자만이다. 그러나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의 모방자들은 모방의 원형인 고귀한 신분의 모델들을 굴절시키고 이러한 모델들의 무장을 해제한다. 아마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는 둘 다 그들의 시대에 전개되는 비이성에 대한 비판적이고 도덕적인 경험의 증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15세기에 생겨난 광기에 대한 비극적 경험의 증인일 것이다. 그들은 시간을 넘어서서 사라지고 있는 중이고 단지 어둠 속에서만 계속성이 추구될 의미의 명맥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들의 작품과 그들의 작품이 보존하는 것을 그들의 동시대인들이나 모방자들에게서 생겨나는 의미와 비교할 때에만 비로소 17세기 초에 문학적 광기의 경험에서 일어나던 것을 해독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르반테스나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광기는 언제나 극단적 자리, 광기란 어지한 도리가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극단적 자리를 차지한다. 어떤 것도 광기를 진실이나 이성으로 되돌리지 못한다. 광기는 오로지 파멸과 더 나아가 죽음으로만 통해있다. —p. 102
○ 줄거리
<광기의 역사>는 근대 서구사회에 있어서 나병의 쇠퇴와 나병의 폐쇄에 따른 광인(?人)을 감금하는 장소가 개설된 사실에서 이론적 비판을 전개한 논문이다.
푸코에 따르면 광기란 17~18세기를 지배한 문화에 있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인식상태라는 것이다. 그는 광기를 이성 (理性)과 비이성 (非理性)의 혼합으로 파악한다. 그러므로 이성이 비이성에 대하여 어떤 객관적인 특권을 소유하는 것을 거부한다. 이성의 시대 (고전주의의 시대)에 있어서 <광기 (狂氣)>와 <정상 (正常)>의 대화는 끝났다는 것이다.
저서의 이름을 <역사>라고 불렀으나 이 책은 역사에 관한 연구서는 아니다. 왜냐하면 광기라는 것은 여러 양상과 치료법을 통시적 (通時的)으로 서술할 수 있는 하나의 질병이 아니라, 지식의 한 형태이기 때문이다.
푸코는 정신의학을 <광기에 관한 이성의 독백>이라고 격렬하게 비판한다. 광인의 담론을 내면에서 바로 잡는 것, <이성적> 인간이 광인을 감금하고 침묵시키는 메커니즘을 분해하는 것, 이것이 푸코의 핵심적 과제이다.

○ 출판사 서평
– 이 책은 미셸 푸코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린 <고전주의 시대에 있어서 광기의 역사>를 완역한 것
한국내에서는 10여년 전에 번역 소개된 바 있으나, 이 책은 1972년의 재판본을 조금의 생략도 없이 완역한 것이다. 엄청난 박학과 통렬한 풍자가 참으로 유혹적인 이 책은 ‘광기’의 개념이 형성되고 유포된 과정을 고고학적 방법으로 추적하여, 이성주의의 ‘차별과 배제의 논리’를 역으로 드러낸다. 어째서 이성은 비이성을 질병으로 치부했을까? 어째서 감금하고 억압하고 마침내 침묵 속에 가두었을까? 이성의 독단에 대한 강력한 경고와 ‘타자/외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 일으킨 문제작이다.
– 푸코의 대표적 저작 중 하나인 <광기의 역사>가 완역본으로 출간
1972년 원서로부터 조금의 생략도 없이 옮긴 것으로 그 분량은 900페이지에 육박한다.
본래 <광기의 역사>는 푸코가 소르본 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으로, 1961년에 출간되어 푸코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하였다. 방대한 양의 문헌과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중세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광기가 이성에 내쫓기는 과정을 추적하면서, 이를 사회학적 담론으로 이끌어 갈 뿐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전제에 대한 분석 또한 정치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기의 저작으로 꼽힐만 하다.
우리도 이제 푸코의 역작《광기의 역사》(원제 : Histoire de la folie a l’age classique) 완역본을 읽을 수 있는 기쁨을 갖게 되었다.
《광기의 역사》는 이미 10여 년 전 김부용의 초역으로 도서출판 인간사랑을 통해 소개된 바 있지만, 이번에 나남출판에서 출간된《광기의 역사》는 1972년의 재판본을 원서로부터 조금의 생략도 없이 옮긴 것으로 그 분량은 900페이지에 육박한다. 내로라 하는 불문학자와 철학교수를 제치고 17년 만년강사의 우직함이 해낸 것이다. 여기에는 물론 4년이란 번역기간 동안 역자가 흘린 굵은 땀방울이 배어 있음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경제적 한계와 번역능력의 한계를 부여안고 이 책을 번역하느라 혹시 광기에 사로잡히는 것이 아닐까 두려워한 적도 있었다”는 역자 덕에 우리도 이제 푸코의 호방한 웃음과 치밀하고도 즐거운 사유를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본래《광기의 역사》는 푸코가 소르본 대학에 제출한 박사논문이었다. 1961년에 출간되어 저자를 세상에 알린 이 책은 이후 출간된《병원의 탄생》,《말과 사물》,《지식의 고고학》,《감시와 처벌》,《성의 역사》등에서 피어나는 ‘푸코적’, ‘고고학적’ 사유의 씨앗을 담고 있다.
아이덴티티는 대립항의 설정을 통해 확립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덴티티의 유지 및 강화는 대립항과의 ‘대립적’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말하자면 대립항의 배제를 통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광기의 역사》는 ‘이성’(raison)이 ‘비이성/광기’(draison)를 배제, 감금하고 침묵시킨 일련의 과정에 대한 서술이다. 이러한 과정 중 푸코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두 가지 역사적 사건인데, 17세기 프랑스에서 왕명에 의해 이루어졌던 ‘대감호’(le grand renfermement)와 대혁명 직후 등장한 정신병원의 탄생이 그것이다.
‘대감호’는 중세시대에만 해도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성’과 공존하던 존재였던 광기가, 중세말 나병이 거의 사라지게 되자, 대신 감금되어야 할 존재로 주목되었고, 17세기에 부랑자, 빈민, 걸인, 범죄자 등과 함께 수용되게 된 사건을 일컫는다. ‘구빈원’으로 불린 수용소에는 파리의 경우 인구의 1%가 강제 수용되기에 이르며, 구빈원의 설립은 이후 유럽 각지로 확산된다. 대혁명 이후에는 정신병원이 탄생한다. 광기는 이제 수용의 대상일 뿐 아니라 질병이 되고 만 것이다. 광인은 쇠사슬에서 풀려나 좀더 안락한 환경에 거주하게 되지만, 이것은 박애주의의 발로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푸코의 주장이다. 광인에 대해 육체적 억압은 완화되었을지 몰라도, 광인들은 사실 이전보다 더한 배제의 영역 속에, 절대적 침묵 속에 내동댕이쳐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감금이건 강제입원이건 이러한 현상은 당시의 사상적 권력을 장악했던 계몽주의적 이성의 독단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푸코의《광기의 역사》는 그 서술작업 자체가 이성에 의해 문화의 ‘외부’로 배척되었던 비이성에 언어를 돌려주려는 시도이며, 블랑쇼의 해석처럼 ‘광기와 비이성 사이의 대화를 확립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중세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광기가 이성에 내쫓기는 과정에 대한 추적은 기본적으로 방대한 양의 일차 문헌과 사료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이루어진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제목에 나타난 그대로 한편의 ‘역사’서이다. 한편, 그러한 역사적 현상을 사회학적 담론으로 이끌어 갈 뿐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철학적 전제에 대한 분석 또한 정치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광기의 역사》는 사회학적.철학적 저술이기도 하다.
이미 탈이성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21세기인에게 이 책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들이 다소 진부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상-비정상, 이성-비이성의 구분과 그에 따른 일방의 억압과 배제, 그리고 그 뒤에 권력의 음침한 시선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유효하다면, 이 책의 독서는 지적 해방의 출구로서, 즉 ‘다르게 사유할 가능성’의 지평을 여는 계기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