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화술과 논증
키케로 / 유로서적 / 2006.2.20
– 키케로의 수사학 교본
이 책은 기원전 44년 7월, 키케로가 시칠리아로 가는 배에서 집필하였다. 이 책에는 17가지 논증 기법이 나온다. 키케로는 실무법학자로 활동하는 친구 트레바티우스(Trebatius)를 1차 독자로 하였기에, 당시 로마법과 연관시켜 응용의 예들을 가지고 각 논증기법을 설명한다. 실무법학자는 소송에도 참여하기 때문에 키케로는 법정연설에서 논거를 찾아내는 방법도 덤으로 설명한다. 이로써 그는 2차 독자인 우리를 화술과 논증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 목차
Topica
트레바티우스에게 보내는 편지
주석
칼 바이어의 서문
용어색인
인명색인
참고문헌
○ 저자소개 : 키케로 (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43)
기원전 106년 로마 남부 라티움의 아르피늄에서 태어났다. 문인이자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웅변가로, 어느 학파에도 치우치지 않고 모든 학파에 거리를 유지하며 적절히 조율한 철학의 대가로 손꼽힌다. 키케로에 의해 고전 라틴어의 틀이 잡혔을 뿐 아니라 그의 라틴어 문체가 곧 고전 라틴어의 표본으로 간주되고 있을 정도다. 31세의 젊은 나이에 재무관으로 공직을 시작했고, 5년 후에는 안찰관이 되었다. 그로부터 4년 후 법무관에 선출되었고, 3년 후에 로마 최고의 관직인 집정관에 오르면서 정치적으로도 최고의 명성을 얻었다. 기원전 43년에 카이에타에서 암살된다.
저서로는 『의무론』, 『최고선악론』, 『우정에 관하여』, 『노년에 관하여』, 『수사학』, 『국가론』 등이 있다.
– 역자 : 양태종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학과에서〈고대 (Antike)수사학 연구 : 키케로를 중심으로〉(1991)로 문학박사를 취득하고, 한국독일어문학회 회장 및 한국수사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동아대학교 독어독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수사학 이야기》(1999), 《수사학이 있다》(2009)등의 저서와, 《수사학과 텍스트 분석》(2002),《인문과학의 수사학》(2003), 《화술과 논증》(2006), 《생각의 수사학》(2007), 《분류체계의 수사학》(2009) 등의 역서가 있다.
○ 책 속으로
6 ‘논증의 방법’은 어떤 것이나 논거를 찾아내는 방법과 논거를 평가하는 방법, 두 가지를 포함하고 있다고 했을 때, 적어도 나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이 두 영역에서 으뜸가는 권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스토아학파 사람들은 두 번째 부분에만 전념하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지식의 영역에서 판단하는 방법인 dialektike에만 신중하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논거를 찾는 방법인 topike가 더 중요하고, 자연적인 순서로도 틀림없이 먼저 나오는 데에도, 그들은 이 방법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7 두 영역에는 매우 중요한 내용이 들어있다.19) (…) 지금은 첫 번째 영역부터 [즉, 논거를 찾는 방법부터] 시작할 것이다. (…) 그래서 논거를 찾아내려면, 일단은 [곳, 즉] 말터를 알아내야 한다. 그것을 “소재지”라고도 할 수 있지만,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터’라고 부르고 있다. 이곳으로부터 논거가 나온다.
8 그래서 ‘말터’는 ‘논거의 소재지’로, ‘논거’ (argumentum)는 ‘논쟁 대상에 신뢰를 주는 수단’으로 정의해도 된다. 논거들을 숨기고 있는 말터들 중에서 일부는 다뤄지는 대상 자체에 있고 (공통말터), 일부는 대상 밖에서 끌어들인 것이다(외부말터). 대상 자체에서는 전체에서, 부분에서, 어원에서, 어떤 식으로든 조사 대상과 관련이 있는 것에서 [앞으로 이를 ‘연관성에서’라 하자] 논거가 나온다. 외부로부터 끌어들인 논거는 [대상 자체와] 거리가 멀거나 분리의 정도가 큰 것이다. (19p.)
역주 19) 키케로는 두 영역의 중요성을 이렇게도 표현한다. “말해야 할 것을 찾아내고 평가하는 것, 그것은 육체 속의 정신처럼 매우 중요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말솜씨에 속한다기보다는 오히려 예지에 속한다. 어떤 소송에서도 예지가 필요하지 않겠느냐? 그러니까 우리가 이상적인 웅변가로 그려내는 웅변가는 논거의 말터와 [평가]방법의 말터를 통달해야 한다”(Orator, 44). 키츨러는 두 종류의 말터를 “die Topik der Argumente und Uberlegungen” (논거와 숙고의 말터이론)으로 번역하고 있지만, 그 말터들이 찾아내고 평가하는 것과 관련되는 것으로 보아, 제시문에서는 달리 번역하여보았다. (85p.)
66 그러니 “신의성실 원칙으로부터”라는 문구가 나오는 모든 절차에서, ‘<매우 자주 사용된다.>’ 또한 “훌륭한 사람들끼리의 훌륭한 교제에 맞게”라는 표현이 덧붙여지는 곳에서도, 특히 이혼 후의 지참금 조정에서“더 좋게, 더 공정하게”라는 문구가 나오는 곳에서도, 그들은 [즉, 변호인들은] 법학자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법학자들은 바로 <다음 개념들을 발전시켜 온 사람들이다.>
(가) 사기,
(나) 신의성실원칙,
(다) 형평.
그들은 또 다음 사항들
(라) 조합원이 조합원에게 할 일,
(마) 새로운 사무를 관리하는 사람이 그 사무를 위탁한 사람에게 할 일,
(바) 위임을 하는 사람이나 위임을 받는 사람, 간단히 말해서 어느 한 사람이
(사) 다른 사람에게 봉사해야 하는 일,
(아) 남편이 아내에게 할 일 그리고
(자) 아내가 남편에게 할 일, 등<에 대한 원칙을> 시간을 두고 분명하게 했던 사람들이다.
따라서 웅변가와 철학자뿐만 아니라 법 전문가도‘논거들의 말터들을’조심스럽게 학습한 후에는, 상의의 대상에 대하여 자세하게 논의할 수 있다. (53p.)
○ 출판사 서평
인류학자 블루멘베르크 (Blumenberg)는 “우리의 전통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수사학, 즉 키케로의 수사학은 진리 소유의 가능성에서 출발하여, … 진리의 전달을 미화하는 기능을 화술에 부여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서 미화의 기능을 ‘표현’으로, 진리 전달을 ‘착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말의 논리력을 찾는 착상이 말의 멋에 주안점을 둔 표현에 밀려나는 바람에, 착상에 속하는 논증도 역시 우리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여러 면으로 다시 생각해 보아도, 이 착상과 논증을 다시 우리의 화제로 삼을 필요성을 느낀다. 왜냐하면 블루멘베르크의 말처럼 키케로의 수사학이 진리 소유의 가능성에서 출발하였고, 그 진리를 전달하는 데에 일차적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서 진리를 보다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미화적인 기능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키케로의 수사학 교본인 Topica를 다시 끄집어들었다. 이 책에서 키케로는 설득적인 논거를 찾아내고, 응용하는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원전 44년 7월, 키케로가 시칠리아로 가는 배에서 집필하였다. 원제인 ‘토피카Topica’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명 저서와 관련이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거의 관련이 없다. 이 책에는 17가지 논증 기법이 나온다. 키케로는 실무법학자로 활동하는 친구 트레바티우스(Trebatius)를 1차 독자로 하였기에, 당시 로마법과 연관시켜 응용의 예들을 가지고 각 논증기법을 설명한다. 실무법학자는 소송에도 참여하기 때문에 키케로는 법정연설에서 논거를 찾아내는 방법도 덤으로 설명한다. 이로써 그는 2차 독자인 우리를 화술과 논증의 세계로 인도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