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고고학자 슐리만, 150년 전 청일을 가다
하인리히 슐리만 / 갈라파고스 / 2005.9.27
– 트로이 유적을 발굴한 고고학자 슐리만이 1865년에 청나라와 일본에 40여 일간 머물면서 기록한 기행문
그는 청나라와 에도시대 일본의 거리와 상점가 풍경, 사람들의 생활상을 꼼꼼하고 생생하게 기록했다. 특히 보고 들은 것에 대한 피상적인 기록에 그치지 않고 그 민족의 역사나 당시 정세 속에서 관찰했다.
슐리만의 중국 여행의 감상은 상당히 부정적인데, 이를 통해 아편 전쟁 이후 서구 열강의 외압 아래 중국이 피폐해지고 몰락해가는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슐리만은 베이징을 둘러본 감상을 이렇게 말한다. “지금은 몰락하고 타락한 인종이 거주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위대하고 창조적인 민족이 살았으며, 지금은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거리에 단층의 초라한 오두막만 보이지만 옛날에는 화려하게 포장된 거리들과 커다란 집들 그리고 위풍당당한 궁궐들이 있었다는 말이 맞기는 한 것 같다.”
슐리만은 확실히 일본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던 듯, 중국보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일본의 의식주 생활상에 대해서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일본은 단연코 세계에서 가장 청결한 민족”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남녀혼욕 문화를 보고는 아연실색한다. 30,40명의 벌거벗은 남녀들을 보고 “아이고, 이 가련한 중생들아!”라는 외침이 그의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온다.
○ 목차
머리말
청나라편 1865년 5월 3일
1장 텐진으로 가는 길
청나라 세관에서 일하는 서양인들
2장 옛 영화를 간직한 몰락의 도시, 베이징
수레를 타고 베이징으로
베이징의 호화로운 거리의 두 얼굴
도시 구경에 나서다
운구 행렬과 결혼식 풍경
옷은 초라해도 신발은 화려하게
도박을 좋아하는 청나라인
옛 영화는 사라지고 잡초만 무성한 궁궐들
경극을 구경하다
와인 대신 화주와 함께 한 저녁식사
3장 가장 위대한 건축물, 만리장성
위대하고 창조적인 민족의 삶은 흔적만 남아
청나라사람들의 이방인 구경
만리장성을 오르는 험난한 길
만리장성의 위용에 감탄하다
가장 위대한 건축물이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묘비가 되다
친절하고 소박한 구베이커우 사람들
4장 상하이, 전통과 서양 문물의 혼돈 속에서
텐진에서 상하이로
조상의 산소는 신성 불가침 영역
상하이 개항, 그 후
한밤의 극장 풍경
바다의 무법자, 해적선
일본편 1865년 6월 28일 에도에서 일본 여행기
5장 천황의 나라, 일본을 향하여
요코하마에 닻을 내리다
청나라와는 모든 게 다른 일본 – 벌거벗은 사람들
‘닛폰 무스코’의 명예
6장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 요코하마
일본인은 원예에 진정한 명수
간소하고 청결한 살림살이
일본 여성의 미 가꾸기
남녀노소가 함께 목욕하는 나라
공창은 일본 주 수입원의 하나
쇼군의 행차
7장 양잠의 도시, 하치오지
소박하고 께끗한 일본의 사찰
양잠 마을을 지나 히라마치다로
8장 에도, 그리고 두 얼굴의 일본인
호위무사들의 수행을 받으며 에도를 방문하다
몸에 문신을 많이 하는 나라
집집마다 연못과 정원을 가꾸다
미국 대리공사 포드먼 씨와의 만남
일본 땅 대부분을 소유한 다이묘의 권력
두 세습 통치자 쇼군과 미카도
성호와 높은 담으로 둘러싸운 쇼군의 성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에도의 외국인들
일본의 명품: 도자기, 검, 활과 화살
비단 제품 가게
명성 사찰에서 본 귀족의 애첩 초상화에 놀라다
이해할 수 없는 성속의 어우러짐
바넘 씨도 놀랄 팽이 곡예
대극장
남녀가 함께 외설극을 즐기는 일본인
단고자카의 언덕에서 에도를 감상하다
일본의 사당과 대장간
새벽 예불
일본의 신분 구조
에도의 인구는 약 250만에서 300만명
문명은 최고 수준 도덕 관념은 저급
정탐과 감찰로 권력을 유지하는 쇼군 정권
외국교역의 이익은 소수 고급 관리만 차지
에도에서의 마지막 날
9장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로
하인리히 슐리만 연보
옮긴이의 말
○ 책 속으로
공중목욕탕은 옷을 얹어놓을 수 있게 측벽에 벽감이 설치된 커다란 욕실로 되어 있다. 욕실 한켠에는 불 때는 곳과 연결된 관을 통해서 나오는 뜨거운 물이 담긴 큰 통이 놓여 있다. 욕실은 전면이 거리로 개방되어 있다. 남성, 여성, 중성을 구분하지 않는 일본어 문법의 특성이 이곳 일상생활에도 그대로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동틀 때부터 밤이 찾아올 때까지 공중목욕탕에는 선악과를 따먹기 전의 우리 선조와 똑같은 몸차림으로 남녀노소가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다. 각자 물통에 뜨거운 물을 담아서 온몸을 세심하게 닦은 다음 다시 옷을 챙겨 입고 각자 제 갈 길을 간다. – 본문 102쪽에서
○ 저자소개 : 하인리히 슐리만 (Heinrich Schliemann, 1822 ~ 1890)
하인리히 슐리만 (Heinrich Schliemann, 1822년 1월 6일 ~ 1890년 12월 26일)은 독일 출신의 사업가 및 고고학자로 트로이아와 미케네 유적을 발굴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독일 노이부코프에서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중학교만 마치고 상점의 점원과 사환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탁월한 어학 능력과 노력으로 15개 국어에 능통했으며 상인으로 대성공을 거둔 뒤 트로이 유적 발굴에 평생을 바쳤다. 발굴의 성공으로 많은 명성을 얻었으며 만년에는 아테네에 정착해 꾸준히 연구를 계속했다. 나폴리 여행 도중 갑자기 숨진 그는 그리스 아테네에 묻혔다.
슐리만이 정통 고고학자 출신이 아니어서 학계에서는 그를 학자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또한 트로이에 집착한 나머지 그 밖의 다른 유적층을 파괴하기도 했고, 지나치게 자기 상상에 의존해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야외 고고학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가 발굴한 유적지는 기원전의 지중해 일대의 역사를 밝히는, 매우 큰 기여를 했다. 언론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탁월했으며, 이를 통해 고고학을 대중적인 관심의 영역으로 만들었다.
저서로는 『트로이와 유물』(1875), 『미케네』 (1978), 『일리오스』(1881), 『티린스』(1885)가 있다.
– 역자 : 이승희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과를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인류학을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독일에서 고대 문명과 현대 문명에 대한 비교 연구를 계속하면서 틈틈이 책을 번역 소개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