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1년 2월 1일, 파나마 운하 (Panama Canal) 기공
파나마 운하 (Panama Canal, 스: Canal de Panamá)는 파나마 지협을 가로질러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길이 82km의 운하이다. 1881년 2월 1일 기공, 1904년 5월 4일 착공해 1914년 8월 15일에 완공되었으며, 1999년 운하 소유권이 미국 정부에서 파나마 정부로 이전되었다.
– 파나마운하의 제원
.기공: 1881년 2월 1일
.착공: 1904년 5월 4일
.완공: 1914년 8월 15일
.길이: 83km
.폭: 33.53m
.깊이: 25.91m
.통과가능한 최대의 선박 (Panamax급 선박): 길이 304.8m, 흘수 12.56m
1881년 2월 1일 파나마 운하 기공식이 있은 후, 1904년 5월 4일에 시작한 운하 건설은 총 건설비 3억7천5백만불에 5만6천명이 투입된 대규모 공사였으며, 공사 기간도 10년이나 걸렸다. 황열병과 말라리아 등으로 공사 도중 2만 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마침내 1914년 8월 15일에 Ancon호가 첫 통과를 하며 파나마 운하는 공식적으로 개통을 하였다.
미국에 의해 운영되던 파나마 운하는 2차 세계 대전 이후 파나마와 미국 간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운하의 권리를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파나마 국민들의 불만이 드러나기 시작했고 1964년 1월에는 반미 유혈사태가 발생하는 등 운하 권리에 대한 파나마 국민들의 열망은 점차 거세졌다. 마침내 1977년 9월 7일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과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 장군은 ‘토리호스-카터 조약’을 체결하고 1999년 12월 31일에 운하의 운영권은 파나마로 이양되었다.
총 80km 정도의 길이로 여러 개의 수로와 갑문 (Lock)으로 이루어진 운하는 20세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린다. 파나마 운하 지역은 산악지대이며, 암반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선박은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있는 해수면보다 수위가 약 26m 높은 꼬르디예라 센뜨랄 산맥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파나마 운하의 복합 갑문 시스템이다. 파나마 운하로 들어온 선박은 여러 개의 갑문실을 거치면서 차오르는 물을 통해 해발 약 26m 까지 올라간다. 이후 선박은 꼬르떼 꿀레브라 구간과 가뚠 호수를 지나고 반대편 지협에서 다시 여러 개의 갑문실을 거쳐 해수면까지 내려간다. 각 갑문실 내에서 선박이 오르내리는데 사용되는 물은, 중력에 의해 운하 중간에 위치한 가뚠 호수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렇게 운하를 통행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10시간이다.
2000년대 들어 운하 수요가 지속 커지면서 파나마 정부는 제3갑문 신규 건설, 수로 준설·확장 및 수심 확장 등 운하 확장 공사 계획을 세우고 2007년에 운하 개통 100주년인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파업과 건설 시공사와의 26.9억불 상당의 초과공사비 분쟁 등으로 인해 실제로는 2년이 지연된 2016년 6월에서야 완공되었다. 확장 운하 개통으로 기존의 20피트 컨테이너 5,000개를 적재한 파나막스 (Panamax, 32m * 294m 길이)급 선박에서 최대 13,200개를 적재한 네오파나막스 (Neopanamax, 49m * 366m 길이)급 선박의 통행이 가능해 짐에 따라 확장 전에는 통항이 불가능했던 LNG선도 통항이 가능하게 되었다. 확장 운하 개통 이래 2019.8월까지 6,900척 이상의 네오파나막스급 선박이 운하를 통과하였으며, 2019 회계연도 (2018.10 ~ 2019.9)에는 컨테이너선, 자동차 운반선, LNG/LPG선, 여객선 등 총 4.69억톤의 물동량이 파나마 운하를 통항하였다.
파나마 운하의 최대 이용국가 1, 2위는 미국과 중국이다. 우리나라도 매년 6~8위 사이를 차지하는 주요 이용 국가이다. 확장 운하 개통으로 미국 동부 해안과 동북아시아를 연결하는 항로를 이용하는 수출주도형 국가들은 시간과 거리, 비용 절감의 수혜를 보고 있다. 아시아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파나마 운하를 이용하면 남아메리카 칠레의 케이프혼을 지나서 가는 항로보다 보름 정도, 약 7,500km나 단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는 그 지리적 이점으로 파나마를 역내 해상 물류·항만 허브로서 위상을 구축하게끔 해주었을 뿐 아니라, 국가의 주요 수입원으로 커다란 역할을 하고 있다. 선박 통행료와 관광 수입 등을 통한 운하 전체 소득은 파나마 GDP의 약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8년 한해 동안 13,785척의 선박이 통항하며 17억불을 국고에 기여하였다.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파나마는 정부 내 운하부와 운영을 총괄하는 운하청(ACP)을 두고 있다. 현 Aristides Royo 운하부 장관은 과거 대통령까지 지낸 고위 인사이다. 그 만큼 파나마에게 운하의 중요성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이점으로 파나마 운하가 국가 경제에 확실한 수입원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동시에 여러 가지 위기도 직면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파나마 운하 확장 공사 당시 근로자들의 파업과 건설업체와 파나마 정부간 초과공사비로 인한 분쟁 등으로 2년이나 공사가 지연되었으며, 현재에도 분쟁은 계속 진행 중이다.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에 따른 추가적인 수자원 확보도 중요한 과제이다. 선박의 운하 통항 시 인위적으로 갑문의 수위를 조절해야 하므로 풍부한 수자원 공급이 요구된다. 운하 운영에 사용되는 가툰 호수는 지역 농업용수와 식수공급에도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효율적으로 수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수립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강수량 감소로 운하의 수위가 줄어들고 있어 사회경제적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특히 파나마는 주요 발전 에너지원으로 수력이 65%나 차지하기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은 전력 생산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더불어, 160종 이상의 토착 포유류가 파나마 운하 유역이 있는 물과 서식지를 원천으로 생존하고 있기 때문에 물의 양과 질을 영구적으로 관리하면서 수자원을 보호하는 것도 파나마에게는 매우 중요하다. 미주개발은행 (IDB)는 2019.3월 ‘파나마 경제: 성장 공고화를 위한 과제’ 제하 보고서를 발간하며 파나마가 물류 거점으로서의 강점이 큰 반면에, 약점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수자원 관리를 꼽았다. 파나마에게 수자원이란 국가의 미래와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과도 같다.
대외적으로는 파나마 운하 이용 1, 2위 국가인 미중 간의 무역전쟁이 시간이 지날수록 치열해 지면서 세계 교역 (물류)의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파나마 운하에 어떤 잠재적 영향을 끼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연결하는 해상 운송은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경로가 최적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과의 교역 불안정성은 운하를 통과하는 물동량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 또한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정책 등 보호무역론적 성향이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물동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카 대륙의 중심부에서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의 지리적 이점은 여전하다. 세계 교역의 무게중심이 지구촌 최대의 소비 시장인 아시아로 옮겨지고 있고, 중동의 정세 불안정 등으로 인해 보다 안전한 태평양과 대서양을 통과하는 파나마 운하의 이용율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으로 LNG선 등 네오파나막스 (Neopanamax)급 선박의 통과가 가능해지면서 통항료 수입, 물동량, 선박수가 모두 증가 추세에 있다. 또한, 파나마 운하를 찾는 관광객을 비롯하여 인근 카리브해 등 크루즈 관광객 수요도 늘어나고 있어 파나마 운하의 이용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인의 탐험가 바스코 발보아의 상상이 500년이 지난 지금 생생하게 실현되어 세계 교역의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