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이상 소설 전집
이상 / 민음사 / 2012.11.5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스무 살 젊은 나이에 쓴 첫 번째 소설이자 유일한 장편소설, <십이월 십이 일>에서 이상은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있어 “무서운 기록”이자 “최후의 칼”인 ‘소설 쓰기’는 당시 한국 사회가 직면했던 현실의 위기와 그 위기를 살아 내야 했던 우리들의 불안, 공포, 절망의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라고 불리우는 이상은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식민지 근대 한국과 그 시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상은 사회 존재 기반, 삶의 배경 없이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뿌리 뽑힌 도시인과 소외된 지식인의 억압된 충동, 감추어진 욕구를 폭로하며 그들의 무의식을 처절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어떤 특정 이념에 기대지 않은 채 단지 자신만의 특이한 시각과 생각에 충실한 ‘소설 쓰기’는 이상의 모더니스트적 면모와 더불어 시대의 예술 철학에 도전한 천재적 재능을 거침없이 보여 준다. 실험성과 전위성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다양한 비평 담론과 논쟁을 야기하는 이상의 소설을 한 권에 엮었다.

○ 목차
지도(地圖)의 암실
휴업과 사정(事情)
지팡이 역사(轢死)
지주회시(蜘蛛會豕)
날개
봉별기(逢別記)
동해(童骸)
종생기(終生記)
환시기(幻視記)
실화(失花)
단발(斷髮)
김유정(金裕貞)
십이월 십이 일

○ 저자소개 : 이상 (본명 : 김해경)
1910년 경성부 사직동에서 출생.
1926년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 입학.
1929년 경성고등공업학교 졸업. 조선총독부 내무국 건
축과 기사로 근무.
1931년 처녀시 「이상한 가역반응」 등을 「조선과 건축」에
발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서양화 <자화상>으
로 입선.
1932년 처음 ‘이상(李箱)’이라는 필명을 사용하여
시 「건축무한육면각체」를 발표.
1933년 폐결핵으로 총독부 기사직 사임. 배천온천에서
요양하던 중 기생 금홍을 만남.
1934년 구인회 참여. 시 「오감도」를 <조선중앙일보>에
연재하나 독자들의 항의로 15회를 마지막으로
중단.
1935년 경영난으로 다방 ‘제비’ 폐업. 금홍과 이별.
1936년 창문사에 들어가 동인지 『시와 소설』을 편집하지
만 1집만 내고 퇴사.
1937년 도쿄제국대학 부속병원에서 요절.
작품 : 소설 ; 「날개」 「종생기」 「지주회시」 「봉별기」 등.
시 ; 「오감도」 「이상한 가역반응」 등.
– 엮은이 : 권영민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미국 하버드대학교 초빙교수, 일본 도쿄대학교 외국인 객원교수, 단국대학교 석좌교수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버클리대학교 겸임교수로 활동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국현대문학사』(1, 2) 『한국계급문학운동연구』 『이상 연구』 등이 있으며, 평론집으로 『소설과 운명의 언어』 『문학사와 문학비평』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 p 300
사람에게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p 300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 p 300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 p 300
사람에게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이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 p 300

○ 출판사 서평
– 한국 소설의 현대성을 창조한 불우의 천재! 전위적이고 해체적인 글쓰기로 한국 현대 문학사를 개척한 실험적 소설! 식민지 근대 한국의 위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와 뿌리 뽑힌 도시인, 소외된 지식인의 불안, 공포, 절망에 대한 치열한 탐구
“나는 죽지 못하는 실망과 살지 못하는 복수, 이 속에서 호흡을 계속할 것이다. 나는 지금 희망한다. 그것은 살겠다는 희망도 죽겠다는 희망도 아무것도 아니다. 다만 이 무서운 기록을 다 써서 마치기 전에는 나의 그 최후에 내가 차지할 행운은 찾아와 주지 말았으면 하는 것이다. 무서운 기록이다. 펜은 나의 최후의 칼이다.”
스무 살 젊은 나이에 쓴 첫 번째 소설이자 유일한 장편소설, 「십이월 십이 일」에서 이상은 이렇게 말했다. 그에게 있어 “무서운 기록”이자 “최후의 칼”인 ‘소설 쓰기’는 당시 한국 사회가 직면했던 현실의 위기와 그 위기를 살아 내야 했던 우리들의 불안, 공포, 절망의 표현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천재’, ‘광인’, 혹은 ‘모던 보이’라고 불리우는 이상은 시인으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실험적 구성과 파격적 문체를 통해 식민지 근대 한국과 그 시기를 살아 낸 사람들의 혼란스럽고 불안한 내면 심리를 형상화한 훌륭한 소설가이기도 하다. 이상은 사회 존재 기반, 삶의 배경 없이 추상적으로만 존재하는 소설 속 등장인물들을 통해, 뿌리 뽑힌 도시인과 소외된 지식인의 억압된 충동, 그리고 감추어진 욕구를 폭로하며 그들의 무의식을 처절하게 드러내고자 했다. 어떤 특정 이념에 기대지 않은 채 단지 자신만의 특이한 시각과 생각에 충실한 ‘소설 쓰기’는 이상의 모더니스트적 면모와 더불어 시대의 예술 철학에 도전한 천재적 재능을 거침없이 보여 준다.
실험성과 전위성으로 인해 오늘날에도 다양한 비평 담론과 논쟁을 야기하는 이상의 소설은 그 문학적 존재 자체만으로도 여전히 현실에 대한 엄청난 충격이자 도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