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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미진 박사의 특별기고 찬장의 가치 거실에 있던 브라운 색의 찬장은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오면서 사게 되었다. 처음 선교단체의 훈련생으로 또 유학생으로 호주에서 삶이 시작되었던 우리 가족에게는 값비싼 그릇들이 별로 없었다. 값비싼 그릇 뿐 아니라 비싼 가구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사를 하면서 필요한 가구를 몇 가지 구입하게 되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브라운 색깔의 찬장이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다 보니 이제는 그 브라운 찬장에도 그릇이 가득 들어가 있었고 예전에 없었던 제법 비싼 찻잔들도 몇 개 들어가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 곳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 브라운 찬장을 페이스북의 중고 시장에 내 놓게 되었다. 구입했던 가격의 반 가격으로 내 놓았는데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훨씬 더 싼 가격으로 그것을 구입하려고 오퍼를 했다. 순간 기분이 나빠졌고 내가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을 누군가가 가치를 절감하는 것 같아서 속상한 마음이 들었다.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위와 같은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똑같이 입사한 친구는 승진을 하는데 상사에게 아부를 잘 할 줄 모르는 나는 계속해서 승진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나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오히려 절감 당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게 되고 때로는 엄청 실망을 경험하게 된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면,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 노력한 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할 때도 가치 평가의 절하를 받았다고 생각이 되어 억울함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렇게 나의 가치가 인정되지 못하는 경험을 하게 될 때 우리는 두 가지로 대부분 반응을 하게 된다. 한 부류는 그 경험으로 인해서 자존심이 상하여 하던 일을 그만 두시는 분이 있고 한 부류는 그 경험이 힘들지만 이겨내고 버티어 낸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나 자신이 일하는 곳에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쉽게 직장이나 일을 그만 두는 사람들이 있는 데 그런 사람들에게 참고 버텨야지 왜 그만 두었냐고 말하기는 쉽지가 않다. 그만 두는 것이 최선의 선택인 것으로 여겨질 만큼 어쩌면 고통스러웠는 지 모른다. 그래서 더 버티지 못했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젊은이들 중에 한 직장에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며 타인과 팀을 이루어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필요한 데 자존심을 지킨다는 이유로 계속 직장을 옮겨 다니는 경우가 있다. 그런 사람의 경우에는 성장을 위해서 자신의 가치가 인정되지 못하는 경험을 하더라도 좀 이겨내고 좀 불편한 사람과도 일을 할 줄 아는 법을 배워야 한다. 인생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갈 만큼 좋은 일만 생기거나 좋은 사람들만 만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과 조화를 이루어 때로는 타협하고 설득하고 용서하고 또 다독거리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사회 안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 때로 어려움을 겪지 못한 사람들이 이런 부분에서 약한 것을 보게 된다. 어려움을 겪으면 힘들어도 참아내는 법을 배우는데 그렇지 못할 때 마음에 들지 않으면 쉽게 하던 일을 그만 두고 다른 일을 찾게 된다. 이겨내고 버텨야 하는 것이라면 그것을 이겨내야 한다. 특히, 자아가 너무 팽창되어져 있고 성장하면서 한계설정을 잘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규율과 규칙이 있는 환경에서 자신을 순응하고 질서를 따르며 자존심을 굽히며 살아가는 것이 쉽지가 않다. 그러나 자존감은 높이되 자존심은 굽혀야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 결혼 생활에서는 다른 두 사람이 함께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하는데 한 번도 자신을 굽히지 않고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관계를 쉽게 깨뜨려 버리는 사람은 결혼 생활을 잘 유지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런 분들은 자존심이 조금은 상하는 경험을 해도 이겨내고 참아내는 법을 배울 때 타인과 어울려 잘 살아갈 수 있게 된다.그에 비해서 반대로 평소에 참아내기만 잘 하고 자신을 주장하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가치가 인정받지 못하는 경험을 할 때 그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줄 알아야 한다. 참고 인내하는 것만이 미덕으로 생각하는 경우에는 자칫 타인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게 될 수도 있고 타인을 위해 늘 자신을 희생하는 우를 범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는 희생하고 자신의 의사라는 커리어를 포기한 엄마가 늦은 나이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던 것은 많은 엄마들의 공감을 사는 이야기였기 때문이고 자신이 못하던 것을 드라마 주인공이 대신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살아온 사람은 삶에서 어느 순간에 자신이 없는 삶을 살아온 것에 대해서 후회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이런 분의 경우에는 자기 주장을 통해서 ‘더 이상 나의 가치를 절감하지 마세요’ 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럴 때 균형 있는 삶의 성장을 경험할 수 있다. 서두에서 언급된 오래된 우리집 찬장은 가치를 못 알아준다고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 결국 팔 수 없게 된다. 팔려고 한다면 그 가치를 못 알아 주어도 감정이 좀 상해도 가격을 낮추어서 팔아야 한다. 세상이 때로는 나의 가치를 높게 평가할 수도 있고 때론 나의 가치를 못 알아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낙담하며 포기하며 회피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며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날도 많은 세상이기에 더 나은 삶의 목적을 위해 치사해도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고 때로는 익숙하지 않더라도 용기를 내어서 박차고 나와야 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존심이라는 이름으로 쓸데 없는 나의 가치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서 참아내고 때로는 잃어버린 나의 가치를 찾기 위해 용기를 낼 줄 아는 균형을 이루는 사람이 되자. 관계중심 심리치료 언젠가 예수 전도단이라는 선교 단체에서 운영되는 상담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관계’ 다 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그 분의 말은 관계가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설명해 주는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현대 사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누구나 에게 걸릴 수 있지만 그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우울증의 증상을 가지신 분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져 있고 또는 다양한 상실을 경험한 경우가 많아서 우울증의 원인을 관계적인 문제로 보고 우울증을 고쳐주려고 하는 상담 기법이 있습니다. 그것이 관계 중심 심리치료 (interpersonal psychotherapy)라고 부릅니다. 다른 말로 하면 우울증을 관계의 문제를 해결함으로 고쳐준다는 것입니다. 어떤 한 여성이 우울증이 있습니다. 관계가 깨어진 가정의 9남매 중에서 한 아이로 태어났던 그녀는 가족들과의 관계가 별로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혼을 통해 남편과의 관계에서 가치감과 행복감을 느끼고 싶었지만 점점 더 남편은 자신을 단지 성적 욕구를 채우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또 남편의 일을 도와주는 피고용으로만 관심을 갖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이 여성분은 태어난 가정에서 친밀한 관계를 만들지 못했고 또 그것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할 뿐 아니라 지금도 사회적 관계가 약하고 부족한 것이 나타났습니다. 무엇보다도 결혼 전 보다 많이 바빠진 남편과의 관계에서 존중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점점 더 우울감을 경험하게 했고 그것이 나중에는 우울증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