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 엄수
운구 ‘4141’ 기관차 편으로 이동, 텍사스 A&M 대학의 도서관&박물관 정원에 안장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유해가 12월 6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 성공회교회에서 장례식을 실시했다.
부자간 미 대통령을 지냈는데 그중 아버지 부시로 불리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장례식이 엄수된 것이다. 전 현직 대통령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겸손과 타협으로 냉전 시대를 종식한 고인을 기렸다.
지난 1989년 지중해 몰타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동서 대결 구도를 끝내자며 손을 맞잡았다. 베를린 장벽 붕괴, 독일 통일로 이어진 냉전 종식의 신호탄이었다. 이렇게 세계사에 한 획을 긋고 지난 11월 30일 향년 94세로 별세한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열렸다.
장례식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전·현직 대통령 5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또한 영국 찰스 왕세자와 독일 메르켈 총리와 같은 각국 주요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6일 오전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서 장례식을 마친 뒤 부시 전 대통령의 유해는 장지인 텍사스 A&M 대학으로 향했다. 휴스턴에서 텍사스 A&M 대학까지는 특별 열차편으로 이동했다. 유해를 운구한 열차는 유니언퍼시픽철도의 ‘4141’ 기관차로 2005년 부시 전 대통령에게 헌정돼 ‘조지 부시’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4141’은 제 41대 미국 대통령을 의미하는 숫자다.
열차의 외부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과 비슷하게 하늘색과 회색으로 도색돼 있다.
이 열차가 지난 2005년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헌정됐을 때 그는 “대통령 재임 중에 이 열차가 있었다면 에어포스원 대신 열차를 더 많이 타고 다녔을 것”이라며 애정어린 농담을 하기도 했다.
미국 역사상 대통령 유해를 운구한 ‘장례 열차’는 1865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을 시작으로 8번째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69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후 49년만에 처음이다.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유해는 당시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장례식을 가진 뒤 고향인 캔자스주 애빌린까지 7개주를 거치는 긴 거리였음에도 열차로 운구됐다. 영부인 메이미 여사가 비행기 타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었다.
부시 전 대통령 유해는 4141 열차를 타고 약 70마일(113㎞)을 달려 칼리지스테이션에 있는 텍사스 A&M 대학으로 향했다. 열차가 출발하기 전 많은 시민들은 철로 옆에 줄지어 서서 부시 전 대통령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부시 전 대통령 유해는 텍사스 A&M 대학의 도서관&박물관 정원에 안장된다. 이곳에는 지난 4월에 이별한 아내 바버라와 1953년에 먼저 세상을 떠난 딸 로빈이 잠들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