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직업으로서의 학문
막스 베버 / 문예출판사 / 2017.4.25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1917년 자유학생연맹 바이에른 지부가 개최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 강연의 일부로 행해진 것으로 사회과학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강연문으로 꼽힌다.
이 짧은 강연문에서 베버는 순수한 진리를 탐구하는 길을 벗어난 학문, 즉 합리화되고 탈주술화된 사회에서 직업이 되어버린 학문의 새로운 역할을 설명한다.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이와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학문적 사고가 필요한 이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막스 베버가 ‘직업으로서의 정치’와 같이 1919년 뮌헨 대학의 학생 집회에서 한 강연이다.
내용을 보면, 우선 직업으로서의 학문의 외적 조건 (대학교수 취직과 승진)에 대해 독일과 미국의 사정을 비교한 다음, 이 논문의 중심 테마인 학문의 내적 조건 및 학문의 직분(職分)에 대해 언급한다. 여기서는 더욱 전문화되고 나날이 진보되는 학문의 세계에서 살려는 자는 자기의 전문영역에 전적으로 파묻힐 것, 그러나 그 업적은 늘 시대에 뒤떨어지게 마련인 운명을 감수할 것 등이 요구된다.
또한 학문이 사실의 객관적 인식에 노력하는 전문적 ‘직업’인 이상 사실판단 (事實判斷)과 가치판단 (價値判斷)을 엄격히 구별하고 학자로서의 교사는 특정한 세계관이나 당파의 입장에서 학생을 지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끝으로 학문의 직분으로서 ⑴ 예측에 의한 외계 (外界)의 지배, ⑵ 사고훈련 (思考訓練), ⑶ 명석성이 지적되었다.
이상과 같은 베버의 견해 중에서 ‘전문폐쇄 (專門閉鎖)’나 ‘교단금욕 (敎壇禁慾)’, ‘가치판단 배격’ 등의 과도한 강조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비판을 받았다.
○ 목차
직업으로서의 학문
부록_국민국가와 경제정책(프라이부르크대학 교수 취임 강연)
옮긴이의 말
○ 저자소개 : 막스 베버
막스 베버는 독일의 법률가, 정치가, 학자, 정치경제학자, 사회학자로 사회학 이론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는 사회학과 공공정책학 분야의 근대적 연구 토대를 마련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대 사회학을 창시한 사상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원래 법학도였던 베버는 점차 역사, 경제, 정치, 법제도, 종교, 철학, 예술 등 거의 모든 인문 사회과학적 현상들을 자신의 인식지평 안으로 끌어들이면서 이 현상들의 사회학적 분석에 필요한 이론들과 개념장치를 구축해냈고, 이를 통해 현대 사회학의 기초를 마련하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1864년 상인 출신의 국회의원 아들로 태어나 하이델베르크대학, 베를린대학 등 독일 각지의 4개 대학에서 철학ㆍ역사학ㆍ경제학을 공부하였다. 졸업 후에는 재판소의 사법관시보로 근무하는 한편, 연구를 계속하였다.
1892년 베를린대학을 시작으로 프라이부르크대학, 하이델베르크대학 등에서 강의와 연구를 하였다. 베를린대학의 교수 자격 논문인 ‘로마 농업사'(1891)와 프라이부르크대학 취임강연인 ‘국민국가와 국민경제정책'(1895) 등이 유명하다.
베버는 19세기 후반 독일에서 주류를 이루었던 신역사학파 또는 강단사회주의자들과 대결하였으며 가치판단을 명확하게 구별하는 ‘가치자유 (몰가치성)’를 강조했고 사회현상에 대해서 인식주체가 하나의 문제의식을 가지고 주관적으로 구성하는 ‘이념형’의 연구방법론을 구사하였다. 그의 주요 업적으로 종교사회학과 정치체제에서의 합리화를 들 수 있다. 또한 베버는 경제 분야에 큰 관심을 두기도 했다.
그의 가장 유명한 저서 중 하나인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시작된다. 그는 이 저서에서 종교가 서양의 다문화 현상과 동양의 발전에 대한 비배타적인 이유가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본주의, 관료제, 서유럽의 합리적-합법적 국가의 발전과 형성을 이끈 동인이 금욕적 프로테스탄티즘이라고 하는 부분적 특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직업으로서의 학문ㆍ직업으로서의 정치’라는 그의 또 다른 주요 저서에서는 인력의 정당한 사용에 대한 전매권을 가진 자주 독립체로서의 국가를 규정했다. 이 규정은 근대 서구 정치학 연구의 중추가 된다. 이러한 그의 규정들은 흔히 ‘베버 명제’라고 불린다.
그 외 주요 저작으로는 흔히 사회학적 개념 구성의 ‘건축학’이라고 불리는 ‘경제와 사회’, 기독교, 유대교, 유교, 도교, 힌두교, 불교 등 세계 대종교들을 다루고 있는 ‘종교사회학 논문집’, 그의 방법론적 구상을 담고 있는 ‘과학적 논문집’ 등을 들 수 있다.
– 역자 : 이상률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회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니스대학교에서 수학했다. 현재는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주요 번역서로는 클로드 프레드릭 바스티아의 《국가는 거대한 허구다》, 가브리엘 타르드의 《모방의 법칙》, 《여론과 군중》, 표트르 크로포트킨의 《빵의 쟁취》, 막스 베버의 《도교와 유교》, 《직업으로서의 정치》, 칼 뢰비트의 《베버와 마르크스》, 로제 카이와의 《놀이와 인간》, 데이비드 리스먼의 《고독한 군중》, 세르주 모스코비치의 《군중의 시대》, 피터 L. 버거의 《사회학에의 초대》, 그랜트 매크래켄의 《문화와 소비》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 오늘날 진실로 결정적이며 가치 있는 업적은 항상 전문적인 업적입니다. 그러므로 말하자면 가죽 눈가리개를 일단 끼고서 이 친필 원고의 이 구절에 대해서 이러한, 바로 이러한 판독 (判讀)을 올바르게 하는 것에 자기 영혼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생각에 빠져들 능력이 없는 사람은 누구나 학문을 멀리하십시오. 그런 사람은 사람들이 학문의 ‘체험 (Erlebnis)’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결코 자기 내부에서 경험하지 못할 것입니다. (23쪽)

· 학문은 오늘날에는 자각과 사실관계의 인식에 이바지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행해지는 ‘직업’이지 구원재와 계시를 주는 예견자나 예언자로부터 받는 은총의 선물이 아니며 또는 세계의 의미에 대한 현인과 철학자의 성찰의 일부분도 아닙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의 역사적 상황의 불가피한 소여인데,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충실한 한에서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67쪽)
· 합리화와 주지주의화, 특히 세계의 탈주술화를 특징으로 하는 우리 시대의 운명은 바로 궁극적이며 가장 숭고한 가치들이 공공(公共)의 무대에서 물러나서 신비적인 생활의 초월적인 왕국 속으로 들어갔거나, 아니면 개인들 서로 간의 직접적인 관계의 형제애 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시대]의 최고예술은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지 결코 기념비와 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은 우연이 아닙니다. 또한 전에는 예언자의 성령으로서 격렬한 열정으로 커다란 공동체들을 휩쓸면서 그들을 결합시킨 것에 해당되는 것이 오늘날에는 다만 개인 간의 가장 작은 공동체 내부에서만 가장 약하게 (impianissimo) 고동치고 있다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74쪽)
· 위대한 국민은 수천 년에 걸친 영광스러운 역사를 짊어지고 있다고 해서 그 무게 때문에 노쇠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자기 자신과 자신에게 부여된 위대한 본능을 신봉한다고 고백할 능력과 용기를 갖고 있다면, 그리고 그들의 지도층이 차갑고 맑은 대기 속에 솟아올라서 독일 정치의 사려 깊은 활동을 번성시키고 또 이 활동이 가장 진지하면서도 영광스러운 국민감정에 의해 고취된다면, 그 위대한 국민은 여전히 젊은 것입니다. (130쪽)
○ 출판사 서평
– 학문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갖춰야 할 조건과 자세에 대해 밝히고 있는 사회학의 고전! 막스 베버의 교수 취임 연설 〈국민국가와 경제정책〉 수록
막스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사회과학 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강연문으로 꼽힌다. 이 짧은 강연문에서 베버는 합리화와 주지주의화, 탈주술화 등 자신의 학문적 성과를 담고 있어 베버 사상의 정수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하는 고전으로 평가받아왔다. 또한 베버는 이 강연문에서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에 관해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어,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사람뿐 아니라 사회에 발을 내딛는 모든 이들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직업으로서의 학문〉은 1917년 자유학생연맹 바이에른 지부가 개최한 ‘직업으로서의 정신노동’ 강연의 일부로 행해진 것이다. 당시 독일은 1차 세계대전 전세 패전으로 치닫고 있었기에 정치적으로,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주최자 측은 베버가 좁은 의미에서의 직업 문제에 대해 말해주기를 바랐을 뿐 아니라 예언자나 설교자의 역할도 해주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베버는 냉정한 절제 속에서 학문의 의미와 가치, 그리고 학자가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했다.
베버에 따르면 현대문명의 가장 중요한 정신적 사건은 세계의 탈주술화, 주지주의화, 합리화이다. 이러한 합리화와 주지주의화, 세계의 탈주술화로 인해 우리 시대에는 숭고한 가치들이 공공의 무대에서 물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학문이 더 이상 진정한 존재로의 길, 진정한 예술로의 길, 진정한 자연으로의 길, 진정한 행복으로의 길이 아니다.

– 그렇다면 학문은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가?
베버는 세 가지 점에서 학문이 우리의 실제적인 삶에 도움을 준다고 보았다. 첫째, 우리 생활을 계산을 통해 지배할 수 있는 기술적 지식을 제공한다. 둘째, 사고의 방법이나 도구, 이를 위한 훈련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셋째, 명확함을 얻도록 도와줄 수 있다. 즉 학문은 이러이러한 입장을 취할 때 이러이러한 수단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거나, 아니면 이러이러한 목적을 얻고자 한다면 이러이러한 부수적인 결과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줄 수 있다. 이에 더해 베버는 책임윤리적 신념을 보급하는 데에도 학문이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강연의 요지를 베버 자신의 말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 될 것이다. “학문은 오늘날에는 자각과 사실관계의 인식에 이바지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행해지는 ‘직업’이지 구원재와 계시를 주는 예견자나 예언자로부터 받는 은총의 선물이 아니며 또는 세계의 의미에 대한 현인과 철학자의 성찰의 일부분도 아닙니다. 물론 이것은 우리의 역사적 상황의 불가피한 소여인데,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충실한 한에서는 우리는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67쪽)
– 베버 방법론의 출발점을 짚어보게 해주는 >프라이부르크대학 교수 취임 연설
〈국민국가와 경제정책〉은 1894년 베버가 프라이부르크대학 경제학 정교수에 취임하며 관례에 따라 행한 취임 연설이다. 강연은 크게 세 가지 내용으론 나뉘는데, 첫 번째 주제는 프로이센 동부의 농민문제였다. 베버는 1892년의 연구 조사를 인용하면서 폴란드인 농민과 독일인 농민은 똑같은 생활조건에 있었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똑같은 성질을 갖지 않았다고 분석하며, 주어진 사회경제적 생활조건에 더 큰 적응력을 가진 민족이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영향력을 끼치던 유물론에 대한 비판으로 받아들여진다.
두 번째는 경제정책의 가치기준에 대한 것이었다. 베버에 따르면 경제정책에 대한 과학은 일종의 정치적인 과학이며 정치의 시녀이다. 따라서 독일 경제저액의 가치기준은 독일일 수밖에 없다.
세 번째는 독일국민의 정치 성숙도를 다룬다. 독일국민을 구성하는 세 개의 계급 (융커, 시민계급, 노동자계급)에 대해 정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세 계급의 문제점을 각각 지적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을 고취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국가와 경제정책〉은 베버의 정치의식을 분명하게 드려냈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경제와 정치, 경제와 인간의식의 관계에 대한 분석에서 유물론에 대한 간접적인 비판도 들어 있다는 점에서 베버 방법론의 출발점을 엿볼 수 있는 글이라 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