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사진으로 읽는 영화 : 고사동에서 할리우드까지’ 개최
영화는 끝나도 이미지는 남는다 … 이재용 · 이관용 · 김미림, AP9에서 만난 영화의 기억
김미림 감독, 이후 호주로 활동 넓혀갈 계획 … 2027년에는 시드니 중심으로 독립영화 창작과 영화·영상 교육, 연극영상치료 분야의 경험 바탕으로 현지 영화·문화·교육 분야와의 교류 및 새로운 활동 가능성 모색
영화가 끝난 뒤 우리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한 장의 스틸사진일 수도 있고, 극장 앞에서 마주했던 포스터일 수도 있으며,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영화 속 한 장면일 수도 있다.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갤러리 AP9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으로 읽는 영화 : 고사동에서 할리우드까지’는 영화와 사진이 만나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전시다.

지난 9월 17일 개막한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 이재용, 아트디렉터 이관용, 영화감독 김미림의 작업을 중심으로 전주 고사동에서 충무로를 거쳐 할리우드까지 이어지는 영화와 사진의 관계를 펼쳐낸다. 세 사람은 모두 영화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이미지를 다루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영화의 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사진작가와 한 장의 포스터로 압축하는 아트디렉터, 영화 속 이야기를 만드는 영화감독의 작업이 이야기를 풀어간다.
사진작가 이재용은 영화 <봄날은 간다>, <복수는 나의 것>, <비열한 거리> 등 한국영화의 포스터 사진 작업에 참여해왔다. 영화의 가장 절묘한 순간을 이어온 그의 작업은 영화가 상영된 이후에도 이러한 이미지가 관객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보여준다.
이관용 아트디렉터는 영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고양이를 부탁해>, <범죄와의 전쟁>, <화차>, <명량>, <터널> 등 다수의 한국영화 포스터 작업을 이끌어왔다. 영화를 한 장의 이미지로 압축해내는 그의 작업은 관객이 영화를 만나는 첫 만남이기도 하다.

영화감독 김미림은 영화 <손톱달>, <청춘사진>, <공수내로>, <미주꺼 햄버거>, <선아의 세계>, <이별에 치킨이 필요한 이유> 등 지난 10여 년간 연출한 6편의 작품을 주요 장면과 스틸사진 및 하이라이트 영상을 선보인다. 현재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연극영상치료전공 책임교수로 재직 중인 김 감독은 영화 창작과 함께 연구와 교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김 감독은 “영화의 어떤 장면은 유독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며 “지난 작품을 통해 당시 영화를 만들었던 시간과 공간, 함께했던 사람들까지 다시 떠올리게 되어, 자연스레 영화가 불러일으키는 기억과 감정을 마주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AP9 표지를 통해 만나는 세계 영화인들의 얼굴도 만날 수 있다. 사진가 제롬 드 펠링히 (Jerome De Perlinghi)가 촬영한 조니 뎁 (Johnny Depp), 줄리엣 비노쉬 (Juliette Binoche), 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이완 맥그리거 (Ewan McGregor), 마이클 더글러스 (Michael Douglas) 등 세계적인 배우들의 포트레이트가 전시장에 함께 소개된다. 스크린 속 캐릭터로 익숙한 배우를 포착해 온 제롬 드 펠링히의 사진은 AP9의 표지로 재구성되며, ‘사진으로 영화를 읽는다’는 의미와 함께 고사동과 충무로에서 세계 영화계로의 공간성을 확장시킨다.
이번 전시은 AP9의 박승환 대표와 사진가 김혜원 편집인을 중심으로 계간 예술·사진 화보신문 발행 및 사진 전시로 이뤄졌다. 특히, 지난 9월 18일에는 오프닝 작가 토크가 열리며, 사진작가 이재용과 영화감독 김미림이 참여해 독립영화의 제작 과정과 영화 포스터 사진, 촬영 현장 등 영화와 사진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누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관객과의 만남은 오는 10월에도 계속된다. 10월 9일 오후 7시 갤러리 AP9에서는 영화 상영과 함께 김미림 감독이 직접 관객들과 만나는 GV (관객과의 대화)가 열린다.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제작 과정과 영화에 담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다.
김미림 감독은 이번 전시 이후 활동의 무대를 호주로도 넓혀갈 계획이다. 2027년에는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국에서 이어온 독립영화 창작과 영화·영상 교육, 연극영상치료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영화·문화·교육 분야와의 교류 및 새로운 활동 가능성을 모색한다. 김 감독은 “한국에서 영화를 만들고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아온 경험을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과도 나누고 싶다”며 “시드니에서도 영화와 교육을 매개로 새로운 만남과 작업으로 이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전주 고사동에서 시작된 영화의 기억이 충무로를 지나 세계 영화인들의 얼굴로 확장된 것처럼, 김미림 감독의 다음 행보 역시 시드니라는 새로운 공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으로 읽는 영화: 고사동에서 할리우드까지>는 오는 10월 16일까지 전주 서학동예술마을 갤러리 AP9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의 ‘2026년 우수기획전시지원사업’ 선정 사업으로 진행된다.

다음은 김미림 감독의 작품정보와 시놉시스 등의 내용이다.
1. 〈손톱달〉
작품명 : 손톱달
세부장르 : 극영화 / 드라마
러닝타임 : 15분
제작년도 : 2015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조윤정, 채요원, 김유리
.시놉시스
초등학교 과학수업 시간, 우연히 듣게 된 ‘손톱달’에 궁금증을 갖게 된 해원은 수업이 끝난 뒤 선생님에게 달의 존재에 대해 묻는다. 그렇게 손톱달을 찾던 해원은 어느 날 자신의 실수로 동생을 잃게 된다. 그 후 자신의 손톱이 손톱달 모양으로 자라면 불행해진다는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살아간다. 해원 스스로에게 묻는 달의 존재는 과연 끝일까, 시작일까?
.제작지원
2015 전주영상위원회 제작지원작
.연출의도
어린 시절의 기억은 때로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현재의 삶에 남아 있다. 자신의 실수로 동생을 잃었다고 믿는 해원에게 ‘손톱달’은 불행과 죄책감을 상징하는 존재가 된다. 손톱달에 대한 두려움과 기억을 마주하는 해원의 모습을 통해 과거의 상처에 갇힌 한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이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했다.
2. 〈청춘사진〉
작품명 : 청춘사진
세부장르 : 극영화 / 드라마
러닝타임 : 11분
제작년도 : 2017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우현아, 김민성, 안혜경
.시놉시스
여름과 가을 사이의 어느 날, 한여름은 전주한옥마을로 여행을 온다. 친구 선영과 한옥마을을 둘러보던 중 사진을 찍고 있던 하정우와 우연히 만나게 되고, 선영의 실수로 인해 여름의 숙소 예약이 취소된다. 선영은 급히 다른 숙소를 구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고, 둘만 남게 된 여름과 정우는 뜻하지 않은 동행을 시작한다. 함께 전주한옥마을을 걷는 동안 정우의 카메라에는 여름의 순간들이 하나둘 기록되고, 짧은 여행에서 시작된 우연한 만남은 두 사람에게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 된다.
.제작지원
2017 전라북도 제작지원작
.상영
2018 제18회 전북독립영화제 상영
2023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스페셜 섹션 초청 상영
.연출의도
청춘은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그 순간의 빛을 발견하게 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전주한옥마을이라는 공간에서 우연히 만난 두 청춘의 짧은 동행과 그 찰나를 사진이라는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누군가에게는 스쳐 지나가는 한순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영원처럼 오래 기억되는 순간이 된다. 사진이 한순간을 붙잡아 기록하듯, 영화 역시 사라져가는 청춘의 한때와 그 순간의 설렘을 기록하고자 했다.

3. 〈미주꺼햄버거〉
작품명 : 미주꺼햄버거
세부장르 : 극영화
러닝타임 : 25분
제작년도 : 2018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김에스더, 최유송, 김현균
.시놉시스
아이돌 콘서트에 가고 싶은 미주는 이런 마음을 몰라주는 엄마 몰래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어느 날 친구 대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미주는 가족에게 도서관에 간다고 거짓말을 하고, 인형탈을 쓴 채 가게 홍보 일을 시작한다. 자신의 모습을 감춘 채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미주. 과연 미주는 콘서트에 갈 수 있을까?
.제작지원
2018 전주영상위원회 제작지원작
.상영
2019 전주국제영화제 상영
2019 서울구로국제어린이영화제 경쟁부문 상영
2019 한중영화제 초청 상영
.연출의도
너무 가까이 있을 때는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다. 미주는 인형탈이라는 가면을 쓰고 자신의 모습을 감추면서 역설적으로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게 된다. 일정한 거리를 두었을 때 비로소 보이기 시작하는 타인의 삶과 마음, 그리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의 모습을 이야기하고자 했다.
4. 〈공수내로〉
작품명 : 공수내로
세부장르 : 극영화
러닝타임 : 23분
제작년도 : 2018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이건희, 조준원, 임수연
.시놉시스
축구선수라는 같은 꿈을 꾸는 고등학생 수창과 문수는 친한 친구다. 하지만 어느 날 수창은 자신과 다른 형편의 문수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흔들리기 시작한다. 같은 꿈을 향해 달려가던 두 친구는 서로에 대한 감정과 현실의 차이 속에서 결국 치열하게 부딪친다.
.제작지원
2018 전라북도문화콘텐츠산업진흥원 지역특화스토리텔링 제작지원작
.연출의도
‘공수내로’는 과거 전주를 흐르던 물길로, 거센 물살이 서로 부딪치며 흘렀던 곳이다. 지금은 복개되어 그 모습을 볼 수 없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여전히 물이 흐르고 있다. 같은 꿈을 꾸는 수창과 문수 역시 겉으로는 나란히 같은 곳을 향해 가지만, 서로 다른 현실과 마음속에 감춰둔 감정은 결국 치열하게 부딪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흐르며 부딪치는 공수내로의 물길처럼, 두 소년의 관계와 그 안에 감춰진 내면의 충돌을 담아내고자 했다.

5. 〈선아의 세계〉
작품명 : 선아의 세계
세부장르 : 극영화
러닝타임 : 35분
제작년도 : 2021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임민지, 이수용, 문영동, 권오춘, 이화선, 김찬송, 김찬미, 홍재민, 최원규
.시놉시스
국문학과 조교 선아는 손가락 통증으로 병원에 다녀온다. 다음 날, 남자친구의 전화를 기다리다가 날아온 농구공에 맞아 쓰러져 학교 경비실에 잠시 머무르게 된다. 나이 지긋한 경비원은 선아에게 알 수 없는 이상한 과거 이야기를 꺼낸다.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선아는 교수의 요청에 따라 한 장례식장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특별한 사람들과 낯선 상황들을 겪게 된다. 비현실적인 공간을 헤매던 선아는 정작 이상한 곳에서 뜻하지 않은 무언가를 마주한다.
.제작지원
2021 전주영화제작소 촬영장비 제작지원작
.수상
2022 고창농촌영화제 특별상
.연출의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에서부터 상상일까. 선아가 경험하는 세계에서 상상과 상징, 실재의 경계는 끊임없이 흔들리고 서로 뒤섞인다. 익숙한 현실에서 출발한 이미지들은 어느 순간 낯선 세계로 선아를 이끌고, 그곳에서 선아는 자신이 외면해왔던 욕망과 결핍을 마주한다. 교차하는 경계를 통해 한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세계를 이미지로 표현하고자 했다.
6. 〈이별에 치킨이 필요한 이유〉
작품명 : 이별에 치킨이 필요한 이유
세부장르 : 극영화
러닝타임 : 7분
제작년도 : 2025
연출·시나리오 : 김미림
출연 : 김찬미, 신유철, 허지만, 송하은, 장수호
.시놉시스
정우와 갑작스럽게 이별하게 된 지수. 그런데 정우는 다른 여자와 아무렇지 않게 치킨을 먹고 있는 듯하다. 지수는 정우에게 직접 만나 제대로 이별하자고 하지만, 정우는 그마저도 귀찮아한다. 결국 지수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정우와의 ‘온라인 이별식’을 거행하기로 한다.
.제작지원
2025 완주문화재단 제작지원작
.연출의도
‘이별’이라는 누구에게나 익숙하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는 감정을 일상을 풀어내고자 했다. 직접 만나 관계를 끝내는 것조차 번거로워진 시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정작 서로에게서 고립되어 가는 21세기의 관계와 이별 방식을 유머러스하게 바라본다. 관계가 끝난 뒤 남겨진 감정과 기억, 그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완성해가는 과정을 담고자 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