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의 비밀과 한국인의 정체성(2)
아리랑은 인류 최고(最古)의 찬송가
창조주 유일신의 이름 ‘알’
왜 ‘알’이 유일신 하느님(하나님)을 뜻하는 말이었을까? ‘알’이 수많은 생명을 낳기 때문이다. 쌀도 볏알(볍씨)에서, 과실도 씨알에서 생기고, 하늘과 땅과 바다의 허다한 생물들이 또한 ‘알’에서 탄생한다. 그래서 ‘알’은 ‘모체(母體)’요, ‘근원(根源)’이요, ‘시작(始作)’과 같은 뜻을 갖는다. 따라서 창조주 하느님(하나님)도 ‘알’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만물의 모체이시고 근원이시며 시작이시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 한국인은 그 ‘알’이 ‘큰 모체’이시고 ‘큰 근원’이시며 ‘커다란 시원(始原)’이시기에 ‘알’ 앞에 ‘한’이라는 관형사를 붙였다. 또한 그 ‘알’이 인격적 존재이심으로 ‘알’ 뒤에 ‘님’이라는 존칭어미를 붙였다. 그래서 창조주 유일신을 ‘한알님’이라고 부른 것이다. 이 ‘한알님’이 [한알님→하날님→하늘님→하느님]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므로 ‘알’은 ‘엘(EL)’과 동의어로서 하느님(하나님)을 뜻하는 말이다.
고구려, 신라 그리고 가야의 지도자들이 모두 ‘알’에서 탄생했다는 이른바 ‘난생설화’(卵生說話)가 있다. 박혁거세가 큰 알에서 나왔다는 것, 주몽이 알의 껍질을 깨고 나왔다는 것, 김수로왕이 알에서 뛰쳐나왔다는 것은 모두 그들이 ‘한알님’의 자손 곧 천손(天孫)이라는 말이다. 바로 이것이 난생설화 이면에 숨어 있는 진정한 의미이다.
난생설화의 주인공들이 말 그대로 알에서 태어났다고 이해한다면 그것은 대단히 유치한 생각이다. 인간이 실제로 알에서 태어날 수는 없다. 그렇게 파악하기보다는 하늘에서 내려온 자손 즉 천손(天孫)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난생설화는 시조의 탄생에 신적권위를 부여하기 위한 이야기이다.
더욱이 ‘하늘’은 둥글어서 ‘알’인데, ‘하늘’이라는 말도 처음에는 ‘한알’, 즉, ‘큰 알(大卵)’이었다. 한알→하날→하늘로 변한 것이다. 만물을 내신 한알님(하느님)은 한알(하늘)에 계신다. ‘큰 알(大卵)’, ‘큰 모체(母體)’, ‘큰 근원(根源)’ 같은 뜻으로서의 ‘한알’에 ‘하늘’이라는 말의 기원이 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처럼 지난날의 우리 신화 ․ 전설에서, 한 시조(始祖)의 탄생이 난생(卵生)으로 이어지던 것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신라를 세운 박혁거세(밝불거뉘)는 망아지가 알을 품고 있다가 뛰쳐나간 그 알에서 태어났다. 그 밖에도 비슷한 이야기는 많다. 짐승이나 사람이 알을 낳는다. 너무도 이상해서 갖다 버린다. 그러면 새와 짐승들이 그 알을 보호하며 노래 부른다. 그렇게 하늘의 뜻에 따라 보호를 받으며 태어난 것이 고주몽(高朱夢)이기도 하고, 금와(金蛙)이기도 하다.
‘알’이라는 것은 우리 조상들에게 있어서 사물(事物)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시작’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커다란 시원(始原)’으로서의 ‘알’이 곧 한알→하날→하늘로 된 것이다. 그러한 하늘이었기에 삼라만상(森羅萬象)은 곧 당신의 것이었다. 당신이 낳으시고, 당신이 기르시고, 또 당신이 주재하시는 것이었다. 홍수 전 사람들이 창조주 유일신을 ‘알’이라고 불렀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느님(하나님)을 뜻하는 성경 원어 ‘엘(EL)’은 바로 이 ‘알’에서 소리바꿈 되어 나온 말이다. ‘엘’은 ‘다스리는 이’, ‘강하신 분’이란 뜻을 가진 신명(神名)으로 셈어(Shemitic)에서 전반적으로 사용된 ‘하느님’ 또는 ‘신성(Divinty)’에 관한 호칭이다. 이 ‘엘’은 바로 ‘알’의 변음이다.
종교철학자 오강남 교수(캐나다 리자이나 대학)는 그의 저서 ‘길벗들의 대화’에서 ‘알다’는 동사가 ‘알’에서 나왔음을 가르쳤다. 알은 천지창조의 모태였다. 또 알의 열림 혹은 깨어짐은 밝음의 시작이었다. 실로 ‘알’(하느님)을 ‘앎’(지식)이 가장 큰 ‘앎’이다! 하느님을 아는 지식이 가장 큰 지식이다.
‘알’에서 가지 쳐 나온 말 ‘얼’
‘얼’이라는 토박이말도 ‘알’에서 가지 쳐 나온 말로서 역시 ‘신(神)’, ‘넋’과 같은 의미의 말이다. ‘정신 나간 사람’을 두고 ‘얼간이’(얼이 간 사람) 혹은 ‘얼 빠진 사람’이라고 하고, ‘얼떨떨함’이나 ‘얼이둥절’(어리둥절)은 ‘정신을 가다듬지 못한 상태’이며, ‘얼뜨기’는 ‘다부지지 못하고 겁이 많은 사람’을 뜻하며, ‘얼버무림’은 ‘제대로 버무리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이렇게 ‘얼’은 ‘정신’을 뜻하는 우리의 훌륭한 토박이 말이다. 이 ‘얼’이라는 말의 시작이 바로 ‘알’이었다. 이와 같은 사실은 고대 수메르어에서도 인간의 정신(Human spirit)을 뜻하는 단어가 ‘A-LA’였다는 것이 뒷받침 해준다.
이 ‘얼’을 드러내는 곳이 인체에 있어서는 ‘얼골’(얼골→얼굴)이다. ‘얼골’을 보면 그 사람의 영적인 상태, 즉 ‘얼’이 어떤 것인가를 대충 알 수 있다. ‘얼골’에 그것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몸 안에서 ‘얼’이 사라지면 송장이 되고 나중엔 뼈만 남는데, 그것은 더 이상 ‘얼골’이 아니므로 ‘해골’이라고 한다.
한국인의 무덤이 동그란 까닭
한국인의 무덤은 동그란 모양의 봉분인데, 그것은 ‘큰 알’(大卵=한알)을 뜻한다. 셈의 후손으로서 ‘한알님’께 제사지내며 생활했던 한국인의 선조들은 스스로 천손민족(天孫民族), 즉 ‘한알님’의 백성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죽음이란 ‘한알’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래서 무덤이 동그란 모양의 ‘알’인 것이다. 그들은 ‘한알님’의 백성으로서 ‘알’에서 왔으니 ‘알’로 돌아가고자 했다. 실로 한국인은 ‘알이랑정신’으로 살고 죽는 ‘알이랑민족’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는 ‘알’이 원래 무슨 말인지 확실히 깨달았다. 그것은 홍수 이전 최초의 인류 가계로부터 내려온 지상 최초의 낱말 중 하나로서, 고대에 창조주 유일신을 뜻하는 하느님(하나님)의 이름이었다. 그래서 ‘알이랑’은 ‘하느님과 함께(With God)’라는 말이다.

유석근 목사 (알이랑코리아 대표, 알이랑교회 담임)
| ※ 유근만 목사의 저 「또 하나의 선민 알이랑 민족 – 아리랑과 성경과 민족사의 만남」(도서출판 예루살렘)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부르심이 무엇인지를 내증(특별계시)과 외증(일반계시)으로 설명한 책으로, 본서는 출간되자 국민일보에 “화제의 신간”이라는 제목 아래 기사로 취급되었으며, 월간 「신앙계」에 1년 6개월 간 연재되었고, 강문호 목사(갈보리교회 담임)에 의해 CTS 기독교방송에서 연속특강으로 소개된 바 있다. 본지에서는 요약해 몇 주간 소개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