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 목사의 주일묵상
악한 세상에서
빛을 따르는 자들은 가시밭길을 걷고
어둠을 먹고 자란 독풀들은 꽃을 피워
세상은 거꾸로 흐르는 강물처럼
정의의 목소리를 삼키고 무겁게 가라앉아
불의는 독버섯처럼 그늘마다 무성하고
탐욕은 성난 파도가 되어 낮은 곳을 덮쳐
진실을 말하는 입술은 자물쇠가 채워지고
거짓의 혀가 금빛 면류관을 쓰고 활보해
공평과 정의는 차가운 감옥에 갇혀
홀로 시들어가는 이름 없는 꽃이 되어가고
착하게 살라던 옛말은
비웃음의 과녁으로
양심을 지키는 가슴은 멍울진 흉터만 깊어
아! 하늘이시여 어쩌면 좋아요,
비틀린 저울을 보고 계시나이까
선한 이들의 탄식이
이슬비 되어 내리는 이 땅에서
우리의 무너진 무릎을 어떻게 다시 세우며
어느 길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아야 합니까.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발걸음,
비록 악이 득실대도 새벽은 기어이 올지니
꺾인 꽃대 위로 공의의 햇살 다시 비치길
비틀거리는 정의를 우리 손으로 일으키며
지독한 어둠의 끝자락을 묵묵히 걸어갈지라.

8월의 해방과 대한민국 건국
8월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를 깊이 묵상하게 하는 특별한 달
이다. 뜨거운 햇살 아래 곡식이 익어가듯, 우리 민족의 역사 또한 수많은 눈물과 희생을 지나 하나님의 인도하심 가운데 오늘에 이르렀다.
성경은 “지극히 높으신 이가 사람의 나라를 다스리시며”(다니엘
4:17)라고 말씀한다. 역사는 우연이나 인간의 능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 진행된다는 믿음으로, 우리는 8월의 역사를 돌아보고자 한다.
1945년 8월 15일, 36년간 이어졌던 일제강점기의 어둠이 끝나고 우리 민족은 해방을 맞이했다. 많은 그리스도인은 이 사건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주어진 자유의 선물로 기억한다.
그리고 불과 3년 뒤인 1948년 5월, 세계사에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약 1,900년 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 디아스포라로 살아가던 유대 민족이 이스라엘 국가를 다시 세우게 된 것이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한반도의 해방과 이스라엘의 재건국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주관하시며 민족을 회복시키신다는 사실을 묵상하게 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1948년 5월 31일, 대한민국 제헌국회가 역사적인 첫 회의가 열렸다. 국민이 선출한 198명의 제헌국회 의원이 모인 가운데, 첫 공식 순서는 하나님께 드리는 기도였다.
이승만 임시의장의 제안으로 이윤영 목사가 대표 기도를 드렸으며, 그는 하나님께 나라의 앞날을 맡기며 은혜를 구했다. 이 장면은 오늘날에도 대한민국 정치사의 상징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그리스도인은 이를 대한민국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첫걸음을 내디뎠던 역사적 장면으로 기억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건국 과정에서 미국의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제도의 영향을 받아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자유시장경제를 국가 발전의 기본 원리로 선택하여 개인의 자유와 창의, 책임을 존중하는 경제체제를 발전시켜 왔다.
1950년 한국전쟁으로 인하여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은 이러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세계가 놀란 경제성장을 이루었고, 이른바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발전을 경험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한미동맹을 국가 안보의 중요한 축으로 발전시켜 왔다. 이 동맹은 전쟁의 위기 속에서 자유를 지키는 기반이 되었으며, 오늘날까지 평화와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또한 기독교 정신은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라는 인간의 존엄과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를 지향하는 데 중요한 정신적 토대가 되었다. 인간의 존엄성, 자유, 사랑, 섬김, 교육과 의료, 이웃을 위한 봉사와 헌신 등을 구현함으로 다양한 영역에 큰 영향을 미쳐 왔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결코 당연하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해방을 위해 희생한 선열들, 건국의 기초를 세운 지도자들, 자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한 수많은 사람의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자 값진 책임이다. 우리는 자유를 사랑하고 진리를 잃지 말아야 하며, 번영과 행복을 누리되 그 은혜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8월은 감격과 감사와 다짐을 하는 달이다. 1945년 해방의 감격을 기억하고, 1948년 대한민국의 출발을 돌아보며, 같은 해 이스라엘의 재건국을 통해 역사 가운데 일하시는 하나님을 묵상해야 한다.
또한 제헌국회가 하나님께 기도하며 시작했던 역사적 장면을 기억하며,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 한미동맹, 그리고 인간의 존엄을 소중히 여기는 가치가 앞으로도 대한민국 사회 안에서 건강하게 이어지도록 기도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께서 이 나라를 정의와 자유와 사랑 가운데 붙드시고, 교회가 시대를 밝히는 빛과 소금의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는 신실한 파수꾼이 되기를. “의는 나라로 영화롭게 하고 죄는 백성을 욕되게 하느니라.”(잠언 14:34)

한상무 목사
(시드니생명나눔교회, smhan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