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시드니신학대학 설교문 (1)

본문 : 마태복음 7장 24 ~ 27절
제목 :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마태복음 7장 24~ 27절
공관복음서를 공부하신 분들은 잘 알고 계시겠지만 마태복음서는 구조적으로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모아서 마태의 이름으로 편집한 책입니다. 마태는 5개의 어록들이 중심을 이루고 있는데 그 처음은 마태 5, 6, 7장으로 우리가 흔히 산상수훈이라고 부르는 파트입니다. 두 번째는 10장인데 거기는 제자들이 가야 할 길, 즉 弟子의 道를 가르치고 있고 세 번째 13장은 천국에 대한 비유들을 collection해 놓고 있습니다. 네 번째 파트는 18장으로 교회생활의 기본 원리로 겸손과 용서를 가르치고 있으며 마지막 다섯 번째 24장과 25장에서는 세상 끝날과 그에 따른 심판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예수님의 어록모음>에서 첫 번째 말씀인 산상수훈 중 마지막 결론 부분을 읽었습니다. 성지순례를 가면 꼭 들리게 되는 갈릴리 호수 서쪽 언덕에 있는 팔복산에서 가르치신 이 말씀은 천국백성의 특성, 자격, 책임, 축복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구체적 실천 사항들로는 빛과 소금, 성냄과 맹세, 간음과 이혼, 복수와 원수 사랑, 구제와 기도, 금식과 물질, 비판과 좁은 문, 나무와 열매 등 주옥 같은 말씀들을 하시고 있습니다. 드디어 이 모든 말씀을 다 마치신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결론을 짓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는 자는 그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지혜로운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되 무너지지 아니하나니 이는 주초를 반석 위에 놓은 까닭이요 나의 이 말을 듣고 행치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 비가 내리고 창수가 나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부딪치매 무너져 그 무너짐이 심하니라>
오늘 메시지의 촛점은 <세상 모든 일에는 뿌리, 근본, 바탕, 터전, Root, Foundation, Basis, Ground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본문은 인생과 신앙의 기초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요, 그 말씀을 기록한 성서요, 더 나아가 그 말씀을 따라 사는 실천적 삶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이에 대한 주석적 설교 대신에 <우리는 제발 沙上樓閣하는, 모래 위에 집을 짖는 어리석은 인간이 되지 말고 반석 위에 집을 짖는 지혜로운 사람들이 되자>는 데 촛점과 강조점을 두고 말씀을 나누어 보고져 합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신학교에 들어온 데는 나름대로 어떤 목적들이 있습니다. 신학에 대한 관심, 형편상 젊어서 이루지 못한 대학공부에 대한 꿈, 비자연장의 필요성, 신학자나 목회자가 되려는 비젼, 이민교회를 위한 평신도 지도자가 되어 보자는 마음 등등 여러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우리 학교도 목적이 있어서 세워졌고 지금까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운영, 유지 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School Motto인 <경건과 학문>에는 우리 학교의 목표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김세현 학장님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의 존재 이유는 <지역교회를 섬기는 데 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 한국인 이민교회들이 건강하고 올바르게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신학적으로 뒷받침을 하고 좋은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존재 이유라고 밝히신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말씀 드릴려고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개인적이든, 공동체적이든, 나름의 목표를 이루어 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기초, 근본 바탕, 터전은 무엇일까, 한번 점검해 보자는 것입니다.
개인과 학교 뿐만이 아니라 가정도, 사업도, 정치도, 학문도, 신앙도, 그리고 문화 예술과 스포츠 까지도 세상 모든 일에는 기초가 제일 중요합니다. 집을 반석 위에 세우느냐, 아니면 모래 위에 세우느냐에 따라 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 있느냐, 없는냐가 결정 됩니다. 미국 뉴욕의 맨하탄에는 50층 이상 되는 건물이 200개 이상이나 됩니다. 유명한 Empire State Building은 1931년에 완공하여 금년에 95년이 된 고딕식 건물입니다. 높이 443미터, 102층, 72개의 엘리베이터, 지하 26미터에 10층 깊이의 주차장, 950개의 office와 2만 명 이상이 상주하는 건물입니다. 이 Empire State 빌딩을 위시한 초 고층 빌딩들이 운집되어 있는 맨하탄이란 어떤 지반을 지니고 있을까요? 돌섬입니다. 맨하탄은 완전히 암반도시 입니다. 기초가 흔들림이 없는 땅입니다. 시드니도 마찬가지입니다. Circular Quey 옆 동네는 The Rocks입니다. 시드니 시내는 돌덩어리 같은 반석 위에 거설된 도시 입니다.
1970년대 서울에서 처음으로 새로운 주거 형태로 건설된 와우 아파트는 한 순간에 무너져 버림으로 수백 명의 사상자를 냈습니다. 1990년대 서울의 성수대교는 한 순간에 붕괴되어 달리던 버스가 한강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삼풍 백화점도 무너졌습니다. 한 순간에 5백여 명이 죽고 천여 명 이상이 크게 다쳤습니다. 세월호도 가라앉았습니다. 앞날이 구만리 같은 학생들 304명이 떼 죽음을 당했습니다. 1970년대에 건설된 경부고속도로는 그 동안 투입된 보완 수리비용만도 고속도로 건설비의 100배를 넘어섰습니다. 기초가 부실하면, 기본이 잘못되면 건물이나 다리나 배만 가라 앉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와 사회도, 기업과 가정도, 교회와 인간도, 기초가 튼튼하지 못하면 무너집니다. 대통령과 정치인, 사업가와 재벌, 판사와 변호사, 목사와 교수들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그 동안 인생의 기초가 부실해서 무너진 사람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기본이 잘못 되었기에, 기초가 튼튼하지 못했기에, 거짓말을 식은 죽 먹듯이 하고, 부정과 부패에 휩쓸리고, 온갖 성추행, 뇌물, 음주운전, 폭력, 쌍소리, 마약, 약물중독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저명인사들과 연예인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살인마 히틀러도 일찌기 예수 믿고 세례받고 신앙생활 잘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공산주의자 스탈린도 러시아 정교회에서 성직자가 될 꿈을 꾸고 신학교 3학년 까지 다닌 신학도였습니다. 기초와 근본이 잘못 되거나 부실하면 겉으로는 아무리 멋지게 보여도 다 사상루각입니다.
국민소득 3만불, 4만불 하면 뭐합니까? 대통령부터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져 돈, 돈, 돈 하면서 물질만 추구하고, 정직과 신의, 합리성과 관용이 사라지는 나라에 희망이 있다고 보십니까? 성실성이란 하나도 없이 놀기만 좋아하고 열정이란 하나도 없이 교과서만 외우는 학생과 선생들 모아놓는다고 해서 좋은 학교가 될 수 있을까요? 나쁜 사람들, 폭력배들, 거짓말쟁이들, 불법을 행하는 인간들을 모아 놓으면 좋은 단체, 좋은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까요? 이민와서 사는 우리네 한국사람들은 두고온 조국이 잘 되기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안할 때가 참 많습니다. 왜 그런가요? 한국사회는 기초가 부실하다는 생각 – Paul Tillich가 지적한 대로 기초가 흔들리는 사회, 기반이 약한 공동체 –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가정도, 심지어는 교회 까지도 <Shaking Foundation – 흔들리는 터전> 위에 서 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도 기본이 잘 갖추어져야 합니다. 축구선수 손흥민을 예로들어 봅시다. 그는 단 하루도 걸르지 않고 체력은 물론 축구의 기본기를 거르는 날이 없다고 합니다. 땀흘리며 달리기, 공을 차고, 받고, 막기를 포함하여 근육 훈련, 호흡운동, 인내심 훈련 같은 기본기를 반복한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무리 발재주가 뛰어나고 운동감각이 남다르다 하더라도 다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21살 때 쇼팽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나 18살 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 그리고 우리 학교의 학장님과 이름이 똑같은 김세현 피아니스트, 금년에 겨우 19살인데 2년전 17살 때, 파리 롱티보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이 낳은 이들 천재적 음악가들도 다 똑같습니다. 단 하루도 걸르지 않고,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피아노 앞에 앉아서 쇼팡이나 리스트와 사투를 하는 사람들이기에 저와 여러분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피아니스트들이 되는 겁니다. 집은 반석 위에 세워야 하고 도로와 다리는 기초를 든든히 해야하고 예술과 스포츠, 정치와 경제, 인생과 신앙은 모두 다 그 기본이 제대로 다듬어져야지만 자신은 보람과 기쁨을 누리게 되고 다른 사람들은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가 있습니다. 좋은 집을 짖는데는 경관이나 환경도 중요하고 훌륭한 설계사와 건축기사도 있어야 하고 건축비도 넉넉히 있어야 하지만,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제일 중요한 것은 지반입니다. 택지의 기초, 기반이 단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자님도 君子務本 本立道生이라 했습니다. <무릇 군자는 인간의 근본에 힘을 기울인다. 근본이 바로 되어야지 인간이 나아 갈 길이 보인다>라는 말입니다. 예로 부터 우리 동양에서는 인간을 다른 짐승들과 구별하게 해 주는 것, 즉 인간만이 지닌 사람됨의 기초에는 네 가지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첫째는 惻隱之心입니다. 남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둘째는 羞惡之心, 즉 부끄러워 할 줄아는 마음이요, 셋째는 辭讓之心, 즉 자기를 낮추고 양보하는 심성이며, 마지막 넷째는 是非之心인데 이는 옳고 그른 것을 가릴줄 아는 태도> 라고 가르쳐 왔습니다. 無惻隱之心이면 非人也요, 無羞惡之心이면 非人也라, 無辭讓之心이면 非人也요, 無是非之心이면 非人也라 하였습니다.
로버트 폴건 (Robert Falghun)은 <내가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모두 다 유치원에서 배웠다.- All I Really Need to know, I learned in Kindergarten>이라는 그 유명한 책에서 인생의 기초, 인생의 기본, 인간의 근본을 12개로 정리해 주었습니다. 1) 무엇이든 나눌 줄 알아야 한다. 2) 무엇이든 정당하게 행동해야 한다. 3) 네가 쓴 것은 네가 제 자리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4) 네가 어지럽힌 것은 네가 치워야 한다. 5) 네 것이 아닌 것에는 손 대지 말아야 한다. 6) 다른 사람에게 실례했을 때는 즉시 Sorry라고 말해야 한다. 7) 어떤 경우에라도 폭력을 써서는 않된다. 8)밥먹기 전에는 꼭 손을 씻어라. 9) 네가 본 변기의 물은 꼭 네가 내려라. 10) 정직해야 한다. 절대로 거짓말을 해서는 않된다. 11) 하나에만 너무 빠져들지 말아라. 12) 매일 교회만 다닌다고다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수님도 교회에서 살지는 않으셨다. 꼭 기억해 두십시요. 입만 열면 아무 때나 어디서나 <할렐루야>를 외치며 <주여 3창> 한다고 해서 신앙과 인생의 기본이 잘 갖추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인생의 기초와 기본은 상황에 적절하게 <Thank you, Sorry, Excuse Me, You first Me last, I love You>라고 말하고, 양보할줄 알고, 아는 척, 잘난 척 하지 말고, 남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사는 것입니다. 부끄럽게도 대부분 설교를 하는 사람들은 설교를 듣는 사람들 보다 말씀대로 잘 살지를 못합니다. 저 역시도 그런 사람입니다. 여러분 보다 나아서 말씀을 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오늘 여러분 앞에서 다시 한번 더 연습합니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그 사랑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앞으로는 잘 할께요. 제가 양보 할께요.>
마지막으로 디모데 전서 1장 5절로 7절 말씀을 가지고 신앙과 신학, 인간과 삶의 기초와 근본됨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교훈의 목적은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 사람들이 이에서 벗어나 헛된 말에 빠져 율법의 선생이 되려하나 자기가 말하는 것이나 자기가 확증하는 것도 깨닫지 못하는도다> 이는 바울이 제자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기록의 목적은 디모데에게 좋은 목자가 되어 주님가신 길을 잘 따라가 교회를 바른 길로 인도하게 하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믿음의 아들이요, 자기 제자인 디모데에게 선배로써, 선생으로써 <이 글을 쓰는 이유, 이 말을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디모데야, 내가 오늘 너에게 이 교훈을 하는 이유, 이 설교를 하는 목적은 너로 하여금 예수님이 가신 길, 사랑의 길, 희생의 길, 구원의 길을 잘 갈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잘 들어라! 이 주님께서 가신 길을 잘 따라 가기 위해서는 꼭 갖추어져야 할 것이 3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청결한 마음이고, 둘째는 선한 양심이고, 셋째는 거짓이 없는 믿음이다> 바울이 말한 이 3가지 – 청결한 마음, 선한 양심, 거짓이 없는 믿음은 우리 기독교 신앙과 신학, 선교와 목회, 그리스도인 개인의 삶과 교회공동체에 있어서 가장 근본이 되는 것들입니다. SKTC 신학교의 영적 교수인 바울은 사랑하는 애제자 디모데에게 오늘 홍길복이란 사람을 보내여 신앙의 기초, 목회의 기본, 신학의 뿌리, 인생의 근본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청결한 마음, 선한 양심, 거짓이 없는 믿음> 이것이 인생과 신앙과 신학의 기초요, 모든 것의 기본이요, 근본입니다.
사랑하는 친구요, 후배 신학도인 여러분! 저는 이 학교 초창기인 2010년 부터 2015년 까지 만 6년 동안 여러분의 선배들과 함께 지지고 볶으면서 이 학교와 정을 쌓아왔던 사람으로써 이젠 80이 넘어서니 언제 여러분들을 다시 뵈올 수 있을지 자신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유언이라고 생각하시고 마음에 새겨 주십시요. <늘 마음을 깨끗하게 닦으십시오. 착하고 선한 양심을 지니도록 애쓰십시요. 그리고 거짓이 없는 믿음, 참되고 진솔하고 정직한 믿음의 사람들이 되도록 끊임없이 자신을 가다듬고 성찰하도록 힘쓰십시요> 이 3가지 – 깨끗한 마음, 선한 양심, 거짓이 없는 믿음, 이 3가지가 바로 신앙과 신학, 인생과 역사의 근본이요, 기초임을 결코 잊지 말아 주십시요. 부탁드립니다. 정말 우리네 인생과 신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기초를 든든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끝) *홍길복 (2026. 7. 29)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4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