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땅에 삶 바친 호주 선교사 78인…신앙과 헌신 재조명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심포지엄 개최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한국 사회의 계몽을 이끌고 신앙의 절개를 지킨 호주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오덕교 소장)가 주최하고 유나이티드문화재단(강덕영 이사장)이 후원한 ‘2026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심포지엄’이 18일 서울 강남구 유나이티드문화재단 더글라스홀에서 열렸다.
‘초기 내한 선교사 탐구 시리즈’의 열 번째 순서로 마련된 이번 심포지엄은 ‘호주 선교사들과 초기 한국교회’를 주제로 호주 선교사들의 헌신과 한국교회에 남긴 역사적 유산을 집중 조명했다.
1부 예배는 오덕교 소장의 사회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현창학 석좌교수의 기도, 박형용 전 총장의 설교, 정효제 한국개혁주의연구소 이사장의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 박 전 총장은 ‘하나님의 구속 성취를 위한 두 계획’을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2부 논문 발표회는 이승구 합동신학대학원대 석좌교수의 사회와 강덕영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의 격려사로 시작됐다. 호주 장로회 선교부의 사역을 사회개혁과 한국학 연구, 신학적 지조 등 세 가지 측면에서 분석한 논문들이 발표돼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이영식 한국연구재단 학술연구 교수는 호주 선교부의 백정 선교와 공창제 폐지 운동을 조명했다. 호주 선교부는 1889년 헨리 데이비스 선교사의 입국을 시작으로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선교 활동을 펼쳤다.
이 교수는 “호주 선교부는 단순한 복음 전파를 넘어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세우는 데 앞장섰다”며 진주에서 사역한 휴 커렐 선교사가 당시 차별받던 백정들과 함께 예배를 드린 사례를 소개했다. 또 배돈병원 원장을 지낸 맥라렌 선교사 등이 일제가 도입한 공창제에 맞서 여성 구호 활동을 펼친 사실도 짚었다.
이와 함께 호주 여성 선교사 제시 맥라렌의 한국학 연구 성과도 조명됐다. 이상규 고신대 명예교수는 한국에서 30년간 사역한 맥라렌이 1931년 경주 지리지인 한서 ‘동경잡기(東京雜記)’를 영문으로 번역한 사실을 짚으며 “그동안 학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서양 여성 선교사의 학술적 기여와 역사적 가치를 입증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정병준 서울장신대 교수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선 호주 선교회의 대응을 살폈다. 정 교수는 편지와 보고서, 회의록 등 1차 사료를 토대로 호주 선교회가 신앙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교육 사역 철수와 학교 폐교까지 감수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호주 선교회는 신앙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교육 사역 철수와 학교 자진 폐교라는 결단을 내렸다”며 “이러한 신앙적 결단이 주기철·손양원·이자익 목사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배출되는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1889년 첫발을 내디딘 이래 한국 땅에서 삶을 바친 호주 선교사 78명의 숭고한 헌신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 주최 측은 앞으로도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발자취와 숨은 유산을 지속적으로 발굴·조명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출처 : 데일리굿뉴스
